한국의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 - 냉전 자유주의와 보수적 민주주의의 기원
| 커리큘럼 현대사 4
박찬표 (지은이)후마니타스200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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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7년 고려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바 있는 지은이의 책을 수정, 증보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사실 오류의 정정과 함께 재해석이 이루어졌는데, 본문의 제3장 신탁통치 파동, 5장 5.10선거와 제헌 및 정부 수립 과정을 새로 추가하고, 서론과 결론은 오늘의 관점에서 다시 서술했다.
한국현대사 연구에서 누락되어 있는 큰 주제 분야인 한국 민주주의의 초기 제도화 과정을 끈질기게 파고들고 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국가와 정치체제로서 어떻게 이식되고 제도화되었는가 하는, 그 원형의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있다면, 이 책은 그 관심을 해소하는데 좋은 입문서가 될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면서
제1장 서론
제2장 군사점령과 점령 통치 기구의 수립(1945년 8~12월)
제1절 군사점령에 기초한 군사적 점령 통치 체제의 수립(45년 9월 8일~10월 중순)
1. 구체제의 위기와 새로운 동맹의 결성
2. 군사점령 과정과 그 의미
3. 점령 통치 체제의 수립
4. 소결
제2절 군정 부대의 진주와 국가 기구의 수립(45년 10월 하순~12월)
1. 초기 탁치 구상과 ‘기능주의적’ 대한 전략
2. 군정 부대의 진주와 국가 기구의 재건
3. 소결
제3장 반공 체제의 형성
제1절 모스크바협정과 임시정부 수립을 둘러싼 경쟁의 시작
제2절 반공 국가 기구의 완성
1. 민사 행정 체제의 분리와 중앙집권화
2. 군정의 지방 장악과 ‘대항 국가 세력’의 종식
제3절 좌파 통제 기제와 우파 국가 권력 집단의 형성
1. 좌우 대립 구도의 구축과 좌파 통제 기제의 확립
2. 남한국가의 국가 권력 집단 형성
제4절 소결
제4장 남한국가의 기반 확대 및 개혁 시도와 좌절(1946년 5월~47년 6월)
제1절 국무성의 신정책
1. 통합?개혁 노선과 비(非)공산 중도 연립정부 구상
2. 경제 안정화?부흥 구상과 좌절
제2절 국가 기구의 현지화 및 국가 기구 개혁 시도의 좌절
1. 점령 통치 기구의 현지화
2. 점령 권력 개편 시도와 국가 기구의 자유주의적 개혁 시도
제3절 국가 권력 집단의 확대 시도와 좌절
제4절 소결
제5장 반공 체제의 강화와 자유민주주의의 제도화(1947년 7월~48년 8월)
제1절 단정 노선의 확정과 단정 수립 국면의 점령 정책
제2절 반공 체제의 강화
1. 점령 통치 구조의 변화
2. 국가 기구 정비와 확대
제3절 자유민주주의 제도와 이념의 이식
1. 자유민주주의 제도의 이식
2.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이식
제4절 5?10선거와 정부 수립
1. 5?10선거에 대한 국내 정치 세력의 대응
2. 5?10선거와 그 결과
3. 제헌과 정부 수립
제5절 소결
제6장 결론
접기
책속에서
...임시정부에 참여할 국가 권력 집단의 구성 문제에서, 국무성은 애초 우파를 배제한 중도 및 중도 좌파 중심의 중도 정권 수립을 구상했지만 군부의 반발로 좌절되었고, 군부와 국무성의 타협의 결과 '극우 및 극좌 배제'방침이 점령 당국에 하달되었다. 그러나 점령 당국에 의해 실행되는 과정에서 이는 다시 왜곡되어 결국 중도 좌파를 ...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박찬표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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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목포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 의회정치와 민주주의』(2002), 『한국의 국가형성과 민주주의』(2007), 『한국의 48년 체제』(2010) 등이 있고, 역서로 『민주주의의 모델들』(2010)이 있다.
최근작 : <양손잡이 민주주의>,<논쟁으로서의 민주주의>,<어떤 민주주의인가> … 총 13종 (모두보기)
박찬표(지은이)의 말
이 연구는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고자 하는 미래의 전망 속에서, 그것을 부과한 한국 민주주의 초기 역사 조건과 그 제도화 과정을 추적하고자 한다.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명제의 의미를 "과거의 사건들과 서서히 등장하고 있는 미래의 목적들 사이의 대화"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는 민주주의를 사회, 경제적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미래의 방향 속에서 그에 대한 구조적 제약을 부과한 해방 3년사를 재해석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심층적인 역사 공부의 일환
시시프 2011-04-04 공감 (0) 댓글 (0)
한국의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
<짧은 소개>
학부 수업시간에 제출해야 할 레포트를 결국 능력부족으로 끝내지 못하고 서론만을 쓴 채로 남겨두게 되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추천 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마이리뷰 첫 글을 올린다.
교수님께서 현대사에 관한 책은 기본적으로 500페이지가 넘는다고 말씀하셨는데, 거짓말처럼 이 책도 500페이지였다. 이 책은 이미 물리적인 볼륨면에서 만만하지 않고, 내용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집중력이 요구되는 책이다. 저자의 박사 논문을 다듬어 출간된 책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요즈음과 같은 시기,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많이 왜곡되어 전달되어 온, 몇몇 사람들을 진저리치게 만드는 자유민주주의' 기원에 대해 탐구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이라는 국가가 세워진 이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과거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은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고, 이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지시할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초강대국에 의해 분할 점령되는 과정에서 이미 한반도는 국내 정치 세력의 역량을 넘어 외부에 의해 체제 개혁을 위한 기본적인 규정력이 부과되었고, 따라서 초기 점령 통치 기구 수립 과정에서 구체제의 해체 정도, 민주개혁의 수행 정도는 역설적이게도 변혁 세력의 힘과 반비례했다."
-『한국의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中-
<서론 부분>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는 민주공화국으로 자유민주적 질서 위에 세워졌다. 자유민주주의는 이념적 개방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따라서 정치사회 및 정치적 반대에 또한 개방적이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과연 이념에 있어서 개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나 정치에 있어서 ‘반공’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작동하고 있으며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해서도 ‘종북’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이념적 탄압은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 경제, 사회적 민주주의까지 제한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와 같이 규정된 사회 안에서 제한적인 민주주의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 박찬표는 책 서두에 “역사는 항상 앞선 역사가 남긴 유산을 그 사회적 조건으로 하여 전개된다는 제약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한국 민주사회가 왜 민주화 이후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어떻게 현재의 사회, 경제적 지점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역사적 맥락으로 파악하기 위해 해방 후 3년간의 시기를 재해석한다. 즉, 현재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고자하는 관점에서, ‘이러한 제약을 부과한 한국 민주주의 초기 역사 조건과 그 제도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그는 이 시기를 ‘한국 현대 국가의 형성기이자 정치적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동시에 한국민주주의가 넘어야 할 구조적 제약 역시 규정된 시기’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한 초점은 ‘민족주의적 지향에서 분단으로의 과정’이 아닌, ‘민주주의 지향의 관점에서 남한의 국가 형성과정’에 맞추어져 있다.
저자는 남한의 민주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개념이 남한의 국가형성과 초기 정치 체제 형성을 둘러싼 대내외적 배경에서 어떠한 특수성을 갖는지 일본, 독일 등과 비교한다. 이러한 비교는 미국의 주도로 남한에 ‘자유민주주의’가 이식되는 과정에 있어서 그 특수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때 남한은 군국주의국가가 아닌 식민지 해방 국가이자, 반공블럭 형성이 최우선 사항이 된 좌우대립 국가이며 따라서 미국은 ‘반공블럭 형성’과 ‘자유민주주의의 초기 제도화’라는 두 가지 이질적인 측면을 갖고 남한을 점령하게 된다. 특히나 책에서는 두 측면에 관한 미국세력 내부의 갈등이 이 시기에 대한 기존연구들에 비해 두드러진다. 책은 소련과 미국의 대립, 조선 내 좌파·우파의 대립뿐만 아니라 ‘반공’의 하한선에 있어서 점령 본국과 점령 당국, 점령 당국 내의 강경파와 개혁파 사이의 대립 등 미군정의 권력구조와 내부 역학관계 내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대립구도를 다룬다. 미군정 점령정책 내부의 정책조류 차이는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서 대한정책의 성격을 해명하는데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책의 주 구성과 내용인 ‘미국의 대한정책과 정책 수단의 변화, 이에 따른 점령 통치 기구의 변화 과정 및 점령 정책의 변화에 초점을 둔 미군정기 연구’에 대한 이해는 미군정기가 한국의 초기 국가형성과 민주주의의 내재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에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떠한 특수성을 갖게 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특수성의 배경인 한국의 국가 형성시기부터 오랜 기간 왜곡되어 온 현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개념 확립의 가능성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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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브 2017-01-0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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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표 (지은이)후마니타스200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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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7년 고려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바 있는 지은이의 책을 수정, 증보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사실 오류의 정정과 함께 재해석이 이루어졌는데, 본문의 제3장 신탁통치 파동, 5장 5.10선거와 제헌 및 정부 수립 과정을 새로 추가하고, 서론과 결론은 오늘의 관점에서 다시 서술했다.
한국현대사 연구에서 누락되어 있는 큰 주제 분야인 한국 민주주의의 초기 제도화 과정을 끈질기게 파고들고 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국가와 정치체제로서 어떻게 이식되고 제도화되었는가 하는, 그 원형의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있다면, 이 책은 그 관심을 해소하는데 좋은 입문서가 될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면서
제1장 서론
제2장 군사점령과 점령 통치 기구의 수립(1945년 8~12월)
제1절 군사점령에 기초한 군사적 점령 통치 체제의 수립(45년 9월 8일~10월 중순)
1. 구체제의 위기와 새로운 동맹의 결성
2. 군사점령 과정과 그 의미
3. 점령 통치 체제의 수립
4. 소결
제2절 군정 부대의 진주와 국가 기구의 수립(45년 10월 하순~12월)
1. 초기 탁치 구상과 ‘기능주의적’ 대한 전략
2. 군정 부대의 진주와 국가 기구의 재건
3. 소결
제3장 반공 체제의 형성
제1절 모스크바협정과 임시정부 수립을 둘러싼 경쟁의 시작
제2절 반공 국가 기구의 완성
1. 민사 행정 체제의 분리와 중앙집권화
2. 군정의 지방 장악과 ‘대항 국가 세력’의 종식
제3절 좌파 통제 기제와 우파 국가 권력 집단의 형성
1. 좌우 대립 구도의 구축과 좌파 통제 기제의 확립
2. 남한국가의 국가 권력 집단 형성
제4절 소결
제4장 남한국가의 기반 확대 및 개혁 시도와 좌절(1946년 5월~47년 6월)
제1절 국무성의 신정책
1. 통합?개혁 노선과 비(非)공산 중도 연립정부 구상
2. 경제 안정화?부흥 구상과 좌절
제2절 국가 기구의 현지화 및 국가 기구 개혁 시도의 좌절
1. 점령 통치 기구의 현지화
2. 점령 권력 개편 시도와 국가 기구의 자유주의적 개혁 시도
제3절 국가 권력 집단의 확대 시도와 좌절
제4절 소결
제5장 반공 체제의 강화와 자유민주주의의 제도화(1947년 7월~48년 8월)
제1절 단정 노선의 확정과 단정 수립 국면의 점령 정책
제2절 반공 체제의 강화
1. 점령 통치 구조의 변화
2. 국가 기구 정비와 확대
제3절 자유민주주의 제도와 이념의 이식
1. 자유민주주의 제도의 이식
2.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이식
제4절 5?10선거와 정부 수립
1. 5?10선거에 대한 국내 정치 세력의 대응
2. 5?10선거와 그 결과
3. 제헌과 정부 수립
제5절 소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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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에 참여할 국가 권력 집단의 구성 문제에서, 국무성은 애초 우파를 배제한 중도 및 중도 좌파 중심의 중도 정권 수립을 구상했지만 군부의 반발로 좌절되었고, 군부와 국무성의 타협의 결과 '극우 및 극좌 배제'방침이 점령 당국에 하달되었다. 그러나 점령 당국에 의해 실행되는 과정에서 이는 다시 왜곡되어 결국 중도 좌파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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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목포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 의회정치와 민주주의』(2002), 『한국의 국가형성과 민주주의』(2007), 『한국의 48년 체제』(2010) 등이 있고, 역서로 『민주주의의 모델들』(2010)이 있다.
최근작 : <양손잡이 민주주의>,<논쟁으로서의 민주주의>,<어떤 민주주의인가> … 총 13종 (모두보기)
박찬표(지은이)의 말
이 연구는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고자 하는 미래의 전망 속에서, 그것을 부과한 한국 민주주의 초기 역사 조건과 그 제도화 과정을 추적하고자 한다.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명제의 의미를 "과거의 사건들과 서서히 등장하고 있는 미래의 목적들 사이의 대화"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는 민주주의를 사회, 경제적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미래의 방향 속에서 그에 대한 구조적 제약을 부과한 해방 3년사를 재해석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심층적인 역사 공부의 일환
시시프 2011-04-04 공감 (0) 댓글 (0)
한국의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
<짧은 소개>
학부 수업시간에 제출해야 할 레포트를 결국 능력부족으로 끝내지 못하고 서론만을 쓴 채로 남겨두게 되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추천 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마이리뷰 첫 글을 올린다.
교수님께서 현대사에 관한 책은 기본적으로 500페이지가 넘는다고 말씀하셨는데, 거짓말처럼 이 책도 500페이지였다. 이 책은 이미 물리적인 볼륨면에서 만만하지 않고, 내용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집중력이 요구되는 책이다. 저자의 박사 논문을 다듬어 출간된 책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요즈음과 같은 시기,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많이 왜곡되어 전달되어 온, 몇몇 사람들을 진저리치게 만드는 자유민주주의' 기원에 대해 탐구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이라는 국가가 세워진 이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과거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은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고, 이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지시할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초강대국에 의해 분할 점령되는 과정에서 이미 한반도는 국내 정치 세력의 역량을 넘어 외부에 의해 체제 개혁을 위한 기본적인 규정력이 부과되었고, 따라서 초기 점령 통치 기구 수립 과정에서 구체제의 해체 정도, 민주개혁의 수행 정도는 역설적이게도 변혁 세력의 힘과 반비례했다."
-『한국의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中-
<서론 부분>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는 민주공화국으로 자유민주적 질서 위에 세워졌다. 자유민주주의는 이념적 개방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따라서 정치사회 및 정치적 반대에 또한 개방적이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과연 이념에 있어서 개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나 정치에 있어서 ‘반공’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작동하고 있으며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해서도 ‘종북’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이념적 탄압은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 경제, 사회적 민주주의까지 제한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와 같이 규정된 사회 안에서 제한적인 민주주의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 박찬표는 책 서두에 “역사는 항상 앞선 역사가 남긴 유산을 그 사회적 조건으로 하여 전개된다는 제약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한국 민주사회가 왜 민주화 이후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어떻게 현재의 사회, 경제적 지점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역사적 맥락으로 파악하기 위해 해방 후 3년간의 시기를 재해석한다. 즉, 현재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고자하는 관점에서, ‘이러한 제약을 부과한 한국 민주주의 초기 역사 조건과 그 제도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그는 이 시기를 ‘한국 현대 국가의 형성기이자 정치적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동시에 한국민주주의가 넘어야 할 구조적 제약 역시 규정된 시기’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한 초점은 ‘민족주의적 지향에서 분단으로의 과정’이 아닌, ‘민주주의 지향의 관점에서 남한의 국가 형성과정’에 맞추어져 있다.
저자는 남한의 민주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개념이 남한의 국가형성과 초기 정치 체제 형성을 둘러싼 대내외적 배경에서 어떠한 특수성을 갖는지 일본, 독일 등과 비교한다. 이러한 비교는 미국의 주도로 남한에 ‘자유민주주의’가 이식되는 과정에 있어서 그 특수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때 남한은 군국주의국가가 아닌 식민지 해방 국가이자, 반공블럭 형성이 최우선 사항이 된 좌우대립 국가이며 따라서 미국은 ‘반공블럭 형성’과 ‘자유민주주의의 초기 제도화’라는 두 가지 이질적인 측면을 갖고 남한을 점령하게 된다. 특히나 책에서는 두 측면에 관한 미국세력 내부의 갈등이 이 시기에 대한 기존연구들에 비해 두드러진다. 책은 소련과 미국의 대립, 조선 내 좌파·우파의 대립뿐만 아니라 ‘반공’의 하한선에 있어서 점령 본국과 점령 당국, 점령 당국 내의 강경파와 개혁파 사이의 대립 등 미군정의 권력구조와 내부 역학관계 내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대립구도를 다룬다. 미군정 점령정책 내부의 정책조류 차이는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서 대한정책의 성격을 해명하는데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책의 주 구성과 내용인 ‘미국의 대한정책과 정책 수단의 변화, 이에 따른 점령 통치 기구의 변화 과정 및 점령 정책의 변화에 초점을 둔 미군정기 연구’에 대한 이해는 미군정기가 한국의 초기 국가형성과 민주주의의 내재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에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떠한 특수성을 갖게 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특수성의 배경인 한국의 국가 형성시기부터 오랜 기간 왜곡되어 온 현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개념 확립의 가능성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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