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김대중 대통령(1924~2009)의 육성 회고록이 발간되었다.
대담을 진행한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은 김대중 대통령의 전문적인 사료연구 기관이다.
전문 연구자들의 질문과 김대중의 답변이 심도있게 펼쳐져 777쪽이 넘는 회고록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본인의 입장에서 쓴 자서전은 자신의 실수와 실책에 대한 변명과 회피를 피할 수 없다.
또 본인을 배제한 평전은 제3의 눈이 개입하면서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생전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대담집에서 나는 진실을 본 경우가 꽤 많았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과 언론인 페터 하프너가 한 달을 동거하며 기록한 대담집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기』에서 나는 비로소 노학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의 첫 장 첫 질문은 “아버님 김운식 선생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로 시작된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섬, 하의도에서 출생한 그는 다정다감하고 예술적 감성이 뛰어난 부친과 생활력 강하고 현실판단이 빠른 모친 밑에서 평탄한 유년기를 보냈다.
공부 잘하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과감하게 목포로 이사하는 모친을 위시해서 그의 인생에서 여성은 확실한 생의 조력자로 나타난다.
책의 전반부는 성장기의 일화가 우선하는데 인간 김대중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많다.
수석으로 입학한 목포공립상업학교에서의 이야기와 사업가로서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해운사업과 <목포일보> 경영은 그가 경제 감각을 타고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포에서 보낸 소년기, 청년기와 정치의 소용돌이로 뛰어든 장년기, 노년기가 펼쳐지면서 일제강점기, 남북분단, 6·25 전쟁,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의 인격과 신념을 형성하는 과정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책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총 41회 42시간 28분간 진행된 구술 인터뷰다.
김대중의 구술 회고록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역사다.
다섯 번의 죽을 고비, 6년간의 투옥, 그리고 망명과 가택연금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성장기에서 그의 독서와 학구열은 성장하는 인간의 진면목을 보인다.
그런데도 회고록이 쉽게 읽힌다.
무엇보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상당하다.
인간 김대중에 대한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도 처음 보거나 듣는 장면이 많다.
QR코드를 넣으면 김대중 대통령의 육성을 직접 들을 수도 있다.
스티븐 호킹과 찍은 사진은 나도 처음 보는데 그동안 미공개였던 사진들도 수록되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이 시대의 선물 같은 책이다.
그를 죽이려 했던 군부와 사형선고를 내린 신군부들의 공통점은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언제나 국민의 편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덕목은 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의 신념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의 전략과 사상을 확연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마지막 일기는 이렇게 쓰였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보복하지 않는 인간 김대중.
그 많은 고난과 역경에도 마지막까지 평화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김대중.
그를 만나야 할 시간이다.
이 책을 추천한다.
김대중 대통령(1924~2009)의 육성 회고록이 발간되었다.
대담을 진행한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은 김대중 대통령의 전문적인 사료연구 기관이다.
전문 연구자들의 질문과 김대중의 답변이 심도있게 펼쳐져 777쪽이 넘는 회고록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본인의 입장에서 쓴 자서전은 자신의 실수와 실책에 대한 변명과 회피를 피할 수 없다.
또 본인을 배제한 평전은 제3의 눈이 개입하면서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생전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대담집에서 나는 진실을 본 경우가 꽤 많았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과 언론인 페터 하프너가 한 달을 동거하며 기록한 대담집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기』에서 나는 비로소 노학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의 첫 장 첫 질문은 “아버님 김운식 선생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로 시작된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섬, 하의도에서 출생한 그는 다정다감하고 예술적 감성이 뛰어난 부친과 생활력 강하고 현실판단이 빠른 모친 밑에서 평탄한 유년기를 보냈다.
공부 잘하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과감하게 목포로 이사하는 모친을 위시해서 그의 인생에서 여성은 확실한 생의 조력자로 나타난다.
책의 전반부는 성장기의 일화가 우선하는데 인간 김대중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많다.
수석으로 입학한 목포공립상업학교에서의 이야기와 사업가로서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해운사업과 <목포일보> 경영은 그가 경제 감각을 타고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포에서 보낸 소년기, 청년기와 정치의 소용돌이로 뛰어든 장년기, 노년기가 펼쳐지면서 일제강점기, 남북분단, 6·25 전쟁,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의 인격과 신념을 형성하는 과정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책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총 41회 42시간 28분간 진행된 구술 인터뷰다.
김대중의 구술 회고록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역사다.
다섯 번의 죽을 고비, 6년간의 투옥, 그리고 망명과 가택연금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성장기에서 그의 독서와 학구열은 성장하는 인간의 진면목을 보인다.
그런데도 회고록이 쉽게 읽힌다.
무엇보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상당하다.
인간 김대중에 대한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도 처음 보거나 듣는 장면이 많다.
QR코드를 넣으면 김대중 대통령의 육성을 직접 들을 수도 있다.
스티븐 호킹과 찍은 사진은 나도 처음 보는데 그동안 미공개였던 사진들도 수록되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이 시대의 선물 같은 책이다.
그를 죽이려 했던 군부와 사형선고를 내린 신군부들의 공통점은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언제나 국민의 편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덕목은 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의 신념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의 전략과 사상을 확연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마지막 일기는 이렇게 쓰였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보복하지 않는 인간 김대중.
그 많은 고난과 역경에도 마지막까지 평화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김대중.
그를 만나야 할 시간이다.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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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 II. Allegr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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