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양심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에 절망과 환멸을 느끼게 만드는 대혼돈, 대퇴행을 초래한 단 하나의 원인을 들라면 나는 이 포스트에 흐르는 역사관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우리를 경악하게 만드는 물질적 생산력과 정신문화(정치 포함)의 엄청난 괴리의 원인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독립은......의병부터 광복군, 봉오동, 청산리 전투 우리의 독립운동은 전쟁이며 항쟁이었다"라는 유치졸렬한 역사관은 완전한 허구거나 극단적인 과장이다.
그런데 한급 아래로 봐온 왜놈에게 당했다는 억하심정이 (당대의 증인들이 사라져간) 1980년대 부터 점점 많은 국민들이 허구와 과장을 믿게 만들었다. 급기야 정통집착=실용홀대증, 사실가공증, 거짓둔감증, 진실외면증과 반일정신병 등을 한반도 풍토병처럼 유행하게 만들었다.
이 포스트에 흐르는 역사관은 한반도 근현대사에서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근대문명의 수용과 발전사를 소거해 버렸다. 단지 반제(반일), 반독재, 분단 극복 투쟁이라는 좁은 대롱으로 보게 만들었다.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항일 폭력•무장투쟁을 정통으로 보고, 나머지 모든 투쟁과 운동과 시도를 폄하, 무시해 버린다.
이는 나를 포함한 86운동권이 어릴 때(대학생 때) 교육받은 근현대사의 기조였다. 물론 북한이 떠벌이는 용비어천가와 조선력사의 기조이기도 하다. (이건 뒤에 알았다)
포스트에 집약된 역사관의 패악이 심각한 것은 엉뚱한 존재에게 정통성을 부여하고, 개화-독립-건국-호국-부국-민국으로 이어지는 세계사적 기적을 창조한 국가(대한민국), 리더, 정신, 문화, 제도, 정책을 삿된 것으로 여겨 부끄러워하고, 혐오하고, 증오한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포스트에 집약된 역사관은 한반도 근현대사를 정과 사, 선과 악, 양심과 비양심, 정의와 불의, 민주와 독재, 노동과 자본, 약자와 강자, 개혁과 반개혁, 비기득권과 기득권으로 양단한다. 적대와 증오와 선동은 넘치지만, 상호 존중과 이해와 토론이 사라진 이유다.
이 허구의 역사관은 정치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정체성을 규정한다, 자신의 정체성도 규정하고, 상대의 정체성도 규정한다.
자신을 정통, 즉 정, 선, 양심, 민주, 약자, 개혁, 비기득권으로 규정하면, 자신의 허물에 관대해지고 뻔뻔스러워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자신을 친일독재의 후예요, 강자, 기득권으로 규정하면, 툭하면 사과하고, 조아리고, 달아나고, 손절(제명)하는 등 내부총질을 능사로 알기 마련이다.
판사들이 왜 이렇게 편향된 판결을 하냐고? 추측컨대 이들이 대학을 다니고 고시공부할 때는 역사관의 주류과 포스트식 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노선을 고민하고 성찰하고 과감히 볌화하는 운동의 선봉•중심 보다는 박수치며 따라오는 후위•주변이 변화가 느려 진보꼴통적 면모를 많이 보여주는 법이다.
86세대와 4050세대의 특이한 표심도 이런 단순무식한 프레임으로 역사와 현실과 정치를 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 무슨 대규모 투개표 조작의 결과가 아니다.
진실과 상식에 입각한 역사 투쟁, 사상 투쟁, 설득•교양 투쟁, 이미지(쇄신) 투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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