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0

12 국방일보 시사안보-北인권운동가로 변신한 주사파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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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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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안보-北인권운동가로 변신한 주사파 대부 
2012. 07. 30 00:00 입력 | 2013. 01. 05 08: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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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체포됐다 귀국한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 씨.


 지난 7월 20일, 중국에서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되었다가 113일 만에 석방된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 씨가 귀국했다. 김씨는 입국하면서 “북한주민은 참혹한 인권침해와 잔혹한 독재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탄압에도 맞서 북한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종북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북한의 변화를 위해 활동하겠다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그를 지칭했던 대명사가 바로 ‘주사파의 대부’였기 때문이다.

 김영환은 1982년 서울대에 입학한 이후 학생운동에 투신했고, 북한의 대남방송과 서적들을 통해 주체사상을 공부했다. 그러면서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주체사상의 교본이 된 ‘강철서신’을 작성, 대학가와 노동계에 전파함으로써 주체사상을 급속히 확산시켰다.

 1989년에는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조선노동당에 입당한 뒤 ‘관악산 1호’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했고, 1991년에는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하여 북한에서 17일간을 체류했다. 그는 묘향산 별장에서 김일성을 두 차례 만나기도 했다. 김일성은 “남조선 인민들 1,000명 정도만 주체사상으로 무장시키면 남조선 혁명은 이룩한 것이나 다름없다.… 남조선 혁명도 김 선생의 사상조직을 중심으로 주체사상을 전파하고 조직화해야 한다.… 조직을 잘 이끌어 통일 사업을 잘 해주길 바란다”고 김영환에게 강조했다고 한다.

 그 후 김씨는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을 조직하여 한국에서 주사파 활동과 반미, 연방제 통일운동을 주도했다.

 이처럼 주사파의 대부로 활동했던 김영환은 90년대 중반부터 심경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밀입북하여 김일성을 만나고 융숭한 대접을 받았지만 그의 마음 속엔 그때부터 회의감이 싹트기 시작했던 것이다.

 김영환은 방북 당시 북한의 학자들과 주체사상에 대해 토론했지만 전혀 엉뚱한 대답만 늘어놓는 학자들을 보며 “세상에서 주체사상을 연구할 자유가 없는 곳이 바로 북한이란 사실을 느꼈다”고 한다. 또 “김일성은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된 주체사상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고, 그가 주체사상에 대해 발표된 책을 한 번이라도 정독했는지 의심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이와 함께 90년대 중반 수많은 북한주민들이 굶어죽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김일성ㆍ김정일이 주체사상을 이용하여 주민들을 억압하는 독재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북한주민의 적은 바로 ‘김일성ㆍ김정일 정권’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 북한은 지구상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재를 펼치고 있다. 인민을 굶겨 죽이고 인권을 억압하고 있다. 우리는 혁명가다. 인민의 적은 우리의 적이다. 인민의 적이 된 북한정권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나는 남은 인생을 북한정권을 타도하는 데 바치려고 한다. 나와 같은 길을 걸으려고 한다면 나의 벗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김정일과 함께 나의 적이 될 것이다.”

 1997년 김영환은 민혁당 핵심 간부들에게 이 같은 편지를 보냈고, 자신이 창당한 민혁당을 해체했다. 1998년에는 ‘시대정신’이라는 잡지를 창간해 김정일 정권 타도 투쟁을 제안하기도 했고, 1999년에 쓴 사상 전향서에서는 “북한 동포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한다. 김정일 체제를 무너뜨리고 북한을 민주화하기 위해 모든 힘을 바치고 싶다”고 썼다.

 한때 남한사회를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던 사람이, 북한체제를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대전환을 가져온 것이다. 그를 전향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다름아닌 ‘북한의 현실’ 그 자체였다.

 만인평등의 사회주의를 외치면서 김씨 일가는 엄청난 특권과 사치생활을 즐기고, 주민들은 배고픔으로 죽어가고 그들의 인권은 처참히 짓밟히는 현실. 인민의 자주성을 외치는 주체사상을 내세우면서도 인민의 자주성을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억압하는 현실…, 북한을 본 순간 주체사상은 단지 수령 우상화와 권력의 도구에 불과한 것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아직도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종북세력들은 ‘주사파의 대부’였던 인물이 왜 사상 전향을 통해 북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도 주체사상의 허구성을 재인식하고, 이 땅에 아직도 미망에 사로잡힌 종북세력들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되새기면서 확고한 정신무장으로 사상전 승리를 위한 각오를 다지자.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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