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8

6 책 김종성 패권 쟁탈의 한국사

패권 쟁탈의 한국사

[eBook] 패권 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책소개

동북아의 무역로와 사상 혁신, 기후 변화 등 패권을 둘러싼 여러 요소들과 한.중.일 삼국의 입체적인 관계를 통해 본 새로운 개념의 한국사 책. 역사를 이끄는 본질적인 원동력인 패권 쟁탈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보다 거시적인 안목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1부 '무역로와 사상 혁신'에서는 초원길과 연결되어 있던 고조선이 어떻게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행사하게 되고 이후 쇄락해 갔는가를 이야기한다.

2부 '왜곡과 정통성 논쟁'에서는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 우리 역사를 대륙 중심의 역사관에서 한반도 중심의 역사관으로 바꾸면서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를 축소시켰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아울러 백제의 건국시조를 통해 고대 왕국에서 정통성 논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 '주변 정세와 전략'에서는 중국과 한반도의 3국(고구려, 신라, 백제)이 정세 변화에 따라 어떠한 전략을 운영했는가와 그에 따른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4부 '위기관리와 정치력'에서는 당나라에 의해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는 원인과 배경 등을 이야기하고 아울러 신라와는 다른 정치력을 보였던 고려에 대해 이야기한다.

5부 '기후 변화와 정체 체제'는 원나라의 등장과 기후 변화에 따른 몰락, 공민왕의 정치 개혁과 신진사대부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정치 체제의 변화가 패권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야기한다.

6부 '외교와 안목'에서는 명나라와 조선과의 외교 관계, 바닷길 시대의 등장과 더불어 시대의 흐름을 볼 줄 알았던 일본의 안목과 이에 뒤처졌던 조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 패권 쟁탈의 역사를 해부하는 힘과 에너지들
  • 1부 패권의 기반은 길 위에 있다
  • - 무역로와 사상 혁신
  • 1 한민족의 전복과 반전의 역사를 이해하는 출발점
  • 2 빗살무늬 토기와 햄버거가 오가던 길
  • 3 초원길을 기반으로 한 한민족 왕조
  • 4 고대 중국을 위협한 고조선의 힘
  • 5 기원전 6세기 이후, 농경 지대의 문화 혁신
  • 6 전삼한과 후삼한으로 본 고조선의 변화
  • 7 고조선은 왜 분열했는가
  • 2부 무엇이 패권을 지키는가
  • - 왜곡과 정통성 논쟁
  • 1 패권의 시각을 뒤흔든 김부식의 거짓말
  • 2 한국 고대사에서 의문으로 남은 왕국, 부여
  • 3 왜 평민은 건국 시조가 되지 못했을까
  • 4 주몽과 소서노의 패권 다툼
  • 5 소서노의 백제 건국을 뒷받침하는 여섯 가지 증거
  • 6 세계를 지배하던 길 대신 찾은 새로운 길
  • 7 고조선을 둘러싼 역사 왜곡
  • 8 한나라가 설치한 한사군의 진실
  • 3부 기회를 얻는 자가 패권을 얻는다
  • - 주변 정세와 전략
  • 1 정세 변화에 따른 삼한의 위상 축소
  • 2 후한의 등장과 힘을 추스르는 한민족
  • 3 중국의 분열과 한민족의 각개약진
  • 4 고대 왕국의 전략, ‘땅보다는 노동력을 확보하라’
  • 5 고구려의 전략 변경과 한반도의 긴장 고조
  • 6 전략을 바꾼 신라의 상징, 화랑도
  • 7 한반도의 비주류가 주류로 올라서던 날
  • 8 고구려와 백제에는 왜 슈퍼 정권이 들어섰을까

  • 4부 패권의 향방을 가늠하는 근본적인 힘은 무엇인가
  • - 위기관리와 정치력
  • 1 연개소문의 죽음이 만든 위기를 넘지 못한 두 나라
  • 2 백제의 위기관리 부재와 전략적 실수
  • 3 당나라의 몰락과 측천무후의 정치력
  • 4 호기를 살리지 못하고 위기를 맞이한 발해
  • 5 풍요로운 만주의 밥상을 가로챈 거란
  • 6 동아시아 패권의 캐스팅보트가 된 한반도
  • 7 위기에 따른 동아시아의 나비효과
  • 8 고려의 통일에서 제외된 탐라
  • 9 신라의 안목을 넘어선 고려의 뛰어난 위기관리
  • 10 동아시아의 균형을 잡은 고려의 중간자 역할

  • 5부 패권은 하늘과 사람이 만든다
  • - 기후 변화와 정치 체제
  • 1 몽골의 말머리를 남쪽으로 돌린 기후 변화
  • 2 무신정권 체제의 한계와 종말의 원인
  • 3 기후 변화에 따른 몽골의 몰락
  • 4 고려의 새로운 피가 결국 고려를 멸하다
  • 6부 패권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 - 외교와 안목
  • 1 명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한 나라였던 조선
  • 2 일 년에 세 번이냐, 삼 년에 한 번이냐
  • 3 명나라와 조선의 ‘악의 축’, 여진족 견제
  • 4 북쪽만 신경 썼던 조선의 근시안
  • 5 임진왜란의 후폭풍을 잠재운 조선의 외교 전략
  • 6 상식 밖의 시각으로 열린 바닷길
  • 7 근현대사를 움직인 새로운 패권 쟁탈의 무대
  • 8 의자왕의 전략을 닮은 고종의 근시안
  • 에필로그 - 남북한 분단 이후의 패권 향방
  • 찾아보기
  • =================
  • 출판사 제공 책소개

    무엇이 패권을 만들고, 지키고, 뒤집는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불편한 동반자였던
    패권 쟁탈의 흐름을 한·중·일, 삼국 관계로 진단하다


    기존의 역사서와 달리, 동북아의 무역로와 사상 혁신, 기후 변화 등 패권을 둘러싼 여러 요소들과 한·중·일 삼국의 입체적인 관계를 통해 본 새로운 개념의 한국사 책 『패권 쟁탈의 한국사』가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한반도에 국한된 한국사가 아니라, 세계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한국사를 만날 수 있다. 독자들은 역사를 이끄는 본질적인 원동력인 패권 쟁탈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보다 거시적인 안목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패권은 어떻게 움직이고, 어디로 흘러갔는가?
    패권의 향방으로 바라본 동북아 역사의 새로운 시각


    중국 어선들이 우리 서해 앞바다에서 불법 조업을 하고 우리 해양 경찰들이 이를 막느라 골머리를 썩인다는 기사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단순히 중국과 한국의 사회적 현안만은 아니다. 이러한 사건의 밑바탕에는 동북아의 패권 질서와 이데올로기가 깔려 있다. 우리는 국제질서가 이상과 도덕보다는 힘의 논리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한 힘의 논리와 흐름이 바로 패권 쟁탈이다. 앞서 이야기한 중국 어선들의 서해 불법 조업은 우리 선조들이 본다면 개탄할지도 모를 사건이다. 적어도 저자가 보기에 신라인들은 작금의 현실을 믿지 않을 것이다. 비단길을 개척했던 중국인들은 당나라 때까지만 해도 바닷길에 약했다. 이는 일본 천황의 초청을 받은 당나라의 유명한 승려 ‘감진 대사’가 일본을 방문하는 데 무려 11년이나 걸린 사건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당나라에서 일본으로 가기 위해서 가장 쉬운 해로는 산둥반도에서 서해를 가로질러 한반도 남해안과 대마도를 거치는 경로다. 하지만 신라인들은 이 해로를 감진대사 일행에게 내주지 않았다. 결국 감진대사는 상하이 쪽의 양자강 하구에서 출발해 동지나해를 가로질러 일본으로 가는 위험한 경로를 택해야만 했다. 그 결과 여행은 번번이 실패했고 여섯 번 만에야 겨우 성공하여 일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장보고의 청해진이 서해를 주름잡은 것도 이러한 신라인의 해상권 장악의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다. 과거 패권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다툼이 오늘날에도 유사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이러한 패권 쟁탈의 과정을 통해 고조선부터 남북한 분단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바라보고 있다. 1부 ‘무역로와 사상 혁신’에서는 초원길과 연결되어 있던 고조선이 어떻게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행사하게 되고 이후 쇄락해 갔는가를 이야기한다. 2부 ‘왜곡과 정통성 논쟁’에서는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 우리 역사를 대륙 중심의 역사관에서 한반도 중심의 역사관으로 바꾸면서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를 축소시켰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아울러 백제의 건국시조를 통해 고대 왕국에서 정통성 논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 ‘주변 정세와 전략’에서는 중국과 한반도의 3국(고구려, 신라, 백제)이 정세 변화에 따라 어떠한 전략을 운영했는가와 그에 따른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4부 ‘위기관리와 정치력’에서는 당나라에 의해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는 원인과 배경 등을 이야기하고 아울러 신라와는 다른 정치력을 보였던 고려에 대해 이야기한다. 5부 ‘기후 변화와 정체 체제’는 원나라의 등장과 기후 변화에 따른 몰락, 공민왕의 정치 개혁과 신진사대부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정치 체제의 변화가 패권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야기한다. 6부 ‘외교와 안목’에서는 명나라와 조선과의 외교 관계, 바닷길 시대의 등장과 더불어 시대의 흐름을 볼 줄 알았던 일본의 안목과 이에 뒤처졌던 조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오늘날 분단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과 남북한의 패권 흐름을 분석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패권의 역사로 바라본 신개념 한국사
    역사적 사건 밑에 숨어 있던 원동력을 분석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한민족의 역사를 다시 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대표적인 세계 무역로인 초원길, 비단길, 바닷길이 활성화되고 패권의 향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에 따라 시대를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무역로를 통해서 당시의 선진 문물이 교류되었기 때문에 이 무역로에 가까운 민족일수록 주변 민족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다. 3대 무역로 중에서 가장 먼저 활성화되었던 초원길 시대에는 이 길과 인접해 있던 한민족이 초원길 아래, 황하 주변에 모여 있던 중국인들을 압도했다. 이러한 사실은 만리장성의 축조로도 나타난다. 만리장성은 흔히 생각하듯이 흉노족이나 다른 북방 유목 민족을 막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한민족을 막기 위해 지어진 것이다. 지금의 베이징에서 서북쪽 140킬로미터 정도 되는 곳에서부터 동쪽을 향해 뻗는 만리장성은 고조선을 견제하기 위해 지은 것이었다. 당시 흉노족은 몽골 초원 쪽에 본거지를 두고 있었다. 만약 만리장성이 흉노족을 막기 위해 지어졌다면 현재 위치보다 좀 더 왼쪽에서부터 시작했어야 한다. 『사기』 「조선열전」에서도 연나라가 현재의 만리장성의 토대가 되는 장성을 쌓은 것은 고조선을 견제하기 위해서란 기록이 보인다.
    이처럼 초원길에서는 한민족이 중국의 한족을 압박하거나 최소한 대등한 위치에서 패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비단길 시대로 접어들면서부터 동북아의 패권은 중국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초원길 다음에 국제 무역로로 성장한 비단길 시대에는 중국이 한반도의 여러 왕국을 압도해 나갔다. 저자는 비단길의 개척은 바닷길의 개척에 버금가는 ‘미친 짓’이었다고 말한다. 비단길은 사막을 관통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무모한 시도가 성공한 결과 중국은 비단길을 통해 로마와의 무역으로 막대한 은을 벌어들였고 곧 세계 패권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된다. 반면 바닷길 시대에서는 이 국제 무역로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개방 정책으로 세계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 중국과 한국을 압도하게 된다.
    이외에도 한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러 굵직한 전쟁이나 외교사에 관해서도 저자는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유교를 통해 사상 혁신이 일어난 중국이 어떻게 급성장하게 되었는가를 따지기도 하고, 중국의 통일과 분열이 한반도 역사에 미친 영향, 기후 변화가 동아시아 여러 국가들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등을 논한다. 저자가 말하는 한반도를 둘러싼 이 모든 패권 쟁탈의 역사는 흥미진진하면서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마이리뷰(16편)


jyk3927
  • 201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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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적 사건의 쟁점!! 
  • 패권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한 나라의 역사는 그 나라의 뿌리를 알려 주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책은 동북아의 무역로와 사상 혁신, 기후 변화 등 패권을 둘러싼 여러 요소들과 한.중.일 삼국의 입체적인 관계를 통해 본 새로운 개념의 한국사 책이다. 여섯 가지 쟁점들 중에서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2부 '왜곡과 정통성 논쟁‘이다. 이 부분에서는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 우리 역사를 대륙 중심의 역사관에서 한반도 중심의 역사관으로 바꾸면서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를 축소시켰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들이 지금까지 배워 온 역사들이 왜곡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충격이었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역사를 올바른 시각으로 보고 기술해야 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neobr
  •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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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권쟁탈의 한국사 
  • 패권쟁탈이라는 맥락에서 한국사를 조명한 책이다.
    한국사 전체를 한권의 책으로 표현하려다 보니, 단언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권(힘)의 변화에 따라 나라의 명운이 바뀌는 것을 역사적 사실로 한눈에 볼 수 있게 안내해주었다.

    힘의 변화가 육상에서의 무력, 해상에서의 힘, 핵무기의 보유권 으로 변화해가는 큰 틀을 조망해 볼 수 있었다.

    삼국사기에서 신라중심의 왜곡된 역사관 지적을 통해, 작금의 국정 국사교과서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지금의 힘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사/한국라는 명칭을 우리나라/우리역사라고 하면 어떨까 
    곳곳에 그런 표현이 있는데, 바꾸면 더 좋겠다.
오즐
  • 20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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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권 쟁탈의 한국사 
  •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문제는 역사 왜곡를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마치 일제시대로 돌아간 듯한 시대착오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패권 쟁탈의 한국사>
    굉장히 시의적절한 책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책에서는 역사 공동체가 무너지고 세워지는 과정 속에서 권력이 이동하는 과정 등을 패권 쟁탈로 표현했습니다.
    역사가 바뀌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사에서 나타난 패권 쟁탈의 과정을 여섯 가지 쟁점들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습니다.
    무역로와 사상혁신, 왜곡과 정통성 논쟁, 주변 정세와 전략, 위기관리와 정치력, 기후 변화와 정치 체제, 외교와 안목.
    여기에서는 고조선 때부터 1910년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중 눈에 띄는 내용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패권의 시각을 뒤흔든 김부식의 거짓말입니다.
    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고구려가 신라보다 20년 뒤인 기원전 37년에 건국됐다고 기록했습니다. 백제는 그보다 19년 뒤인 기원전 18년에 건국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국사 교과서에는 김부식의 기록을 근거로 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따르면 광개토태왕은 시조 고주몽의 12대손이라고 했지만, 광개토대왕릉 비문에 따르면 17대손입니다. 광개토태왕은 서기 413년에 사망했고, 비석은 그의 아들 장수태왕의 주관으로 414년에 건립되었습니다.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1145년경에 편찬했습니다. 그렇다면 광개토태왕과 시간적으로 가장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증거는 약 732년 뒤에 나온 <삼국사기>가 아니라 1년 뒤에 세워진 광개토태왕릉비가 될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너무나 명백한 증거인데 왜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배우고 있는 것일까요. 그건 김부식이 의도적으로 고구려의 역사를 왜곡, 축소하여 기록한 <삼국사기>때문입니다. 김부식은 신라가 양국보다 늦게 세워졌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역사조작을 했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는 왜 아직까지도 잘못된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이 모든 건 친일파들을 역사의 심판대에서 처벌하지 못한 탓입니다. 아직도 일제 식민사관을 진짜 역사인양 떠들어대는 친일파 학자들이 있고, 그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한국사 국정교과서가 왜 문제인지는 일부 교과서 내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더욱더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패권 쟁탈의 역사를 해부하면서 그 중심을 이루는 힘과 에너지 중에서 주목할 점은 '사상 혁신'이라는 철학적 키워드입니다. 정치적 키워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원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sunny
  • 201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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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를 패권쟁탈의 관점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는 책 
  • 패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사실은 그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이 책은 우리 역사를 바로 패권 쟁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선이 가득 담겨 있다.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을 알기 쉽게 정리한 이 책에선 세계사에 등장한
    가장 인상적인 무역로인 초원길, 비단길, 바닷길을 누가 장악했느냐에 따라 인류의 운명과
    한민족의 흥망성쇠가 좌우되었다고 보고 있다, 인간과 물건과 정보를 이동시키는 세계 최대 루트인 이 세 가지 길은 초원길에서 비단길, 바닷길의 순서로 출현했는데 초원길 시대라고 할 수 있는
    고조선 시대에는 오히려 중국보다 앞서 있었다고 얘기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만리장성도 흉노족만
    방어하기 위해서가 아닌 고조선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조선이 세 개의 도읍을 갖춘 3경제로 세 왕은 진한, 변한, 마한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우리가 흔히 알던 한반도에 존재하던 삼한과는 구별해야 해서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고조선 연맹의 형태로 먼저 출현한 것을 북 삼한, 한반도에서 출현한 것을 남 삼한이라 불렀다.
    이렇게 이 책에선 기존에 우리가 국사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던 한국사와는 사뭇 다른 내용들을 알려준다.
    대표적인 고대사 사서인 '삼국사기'가 김부식의 신라 중심의 유교적, 사대주의 사관에 의해 왜곡된
    탓으로 보고 있는데, 삼국사기에는 신라의 건국 연도가 삼국 중에서 가장 빠르고 고구려는 신라보다
    늦은 기원전 37년에 수립되었다고 되어 있지만 광개토태왕릉비 등을 근거로 기원전 232년으로 본다.
    그리고 백제 건국 시조도 온조가 아닌 그의 어머니인 소서노로 보고, 고조선이 단군조선 - 기자조선
    - 위만조선으로 계승되었다는 기존의 견해와는 달리 기자조선은 고조선의 일부에 불과했고,
    단군조선이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으로 이어졌다는 건 왕조 국가의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고조선 전부가 한나라에 멸망한 것이 아닌 고조선의 일부인 변한이 멸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한국사를 완전히 다시 쓰게 만들었다.
    중국이 통일을 이뤘는지 분열되었는지에 따라 한반도 국가들은 상당한 영향을 받았는데
    중국이 약해진 틈을 타서 만주를 비롯한 고조선이나 고구려의 고토를 회복할 기회들이 없지
    않았음에도 기회를 놓친 발해 등의 사례를 보면 어떤 전략을 갖고 기회를 잘 이용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줬다. 이 책에서는 역사 공동체를 움직이는 힘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국사를 고찰하는데 기후변화나 무역로 등 기존에 접하지 못한 신선한 관점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전에 읽었던 '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책의 저자였는데 역시나 기존에 알고 있던 우리의 역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서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솔직히 뭐가 맞는 얘기인지 혼란스럽기는 한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처럼 천편일률적인 역사를 주입식으로 배우는 것보다는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게 좀 더 역사를 제대로 배우는 게 아닌가 싶다. 
노박사
  • 201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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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성 저의 『패권쟁탈의 한국사』 를 읽고 
  • 김종성 저의 『패권쟁탈의 한국사』 를 읽고
    요즘 매스컴에서 중고등학교에서 배워야하는 국정교과서인 한국사에 대한 내용논쟁이 시끄러운 것 느낀다.
    여러 내용에서 미비하여 폐쇄토록 압력을 가하는 것 같지만 정부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고...
    참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별로 좋은 입장은 아니다.
    그만큼 국가에 있어서 국민에게 한나라의 역사는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논증 하에서 우리의 역사를 공부하고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학창시절에서 의무적으로 공부를 하고, 각종 국가나 공적인 시험에서 필수적인 과목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해야 하지만 그런 과정과 관련이 없다면 팽개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좋은 책을 많이 출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거나 강연회나 각종 공연이나 전시회 등을 통해서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어쨌든 우리가 교과서에서 전개하고 있는 우리 한국사를 설명하는 일상적인 절차와 관점에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즉 패권의 역사를 다루기 있기 때문에 세계사 속의 한국사를 조명하는 관점이 폭넓게 대두하면서 고조선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의 기나긴 시기를 한 권이라는 분량을 통해 잘 다루어 내고 있다 할 수 있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 밑에 숨어 있던 원동력을 확실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한민족으로 역사를 다시 보는 내용들이 너무 마음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마치 새롭게 우리 한국사를 공부하는 그래서 지식을 쌓도록 만들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예전에 아주 어렵게 느껴지는 역사적인 공부가 흥미롭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다.
    전문적인 학자가 집필하였지만,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고, 통찰과 재미를 선사한다.
    유목민족에서 농경민족으로 패권이 역전된 패러다임이나 기후변화가 한민족을 포함한 세계사에 끼친 영향 등을 상당한 논리적 토대와 배경지식으로 탄탄하고 설득력있게 전개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정통역사서적과는 애초부터 방향성이 남다르다.
    그만큼 저자의 연구와 내공이 보통 여간하지가 않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민족의 국가와 주변에 포진한 이웃국가, 그리고 범위 내에 있지 않은 여타 세계 문명 및 세력들을 한민족으로 구심력이 발휘되는 지점, 즉 상호작용과 쟁탈의 역사를 6가지 요인으로 명쾌하고 분석해 포착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한민족 역사가 조리에 맞게, 재미있고 제법 깊이 있게 다가온다. 
    이런 책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그것은 편견일 수 있다. 
    참신한 해석과 책 구성의 완결성 등 책 자체의 필력과 그리고 집필의 의도를 깊이 생각한다면 좀 더 다양한 시각의 필요성도 느끼게 될 것이고, 내용의 통쾌함에 크게 놀라 감탄하게 될 것이다.
    무엇이 패권을 만들고, 지키고, 뒤집는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불편한 동반자였던 패권 쟁탈의 흐름을 한·중·일, 삼국 관계로 진단하다 동아시아 패권은 어떻게 움직이고, 어디로 흘러갔는가?
    패권의 향방으로 바라본 동북아 역사의 새로운 시각을 직접 느낄 수가 있으리라고 본다.
    즉 동북아시아의 패권 질서와 이데올로기가 깔려 있음을 알 수가 있고, 이것은 결국 국제질서가 이상과 도덕보다는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그 힘의 논리와 흐름이 바로 패권 쟁탈이다.
    그렇다면 이런 패권 쟁탈의 국제 정세의 흐름에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만 없다는 점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처럼 철저하게 대비해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참으로 당당하게 우리 국민 모두가 알고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면 너무 멋진 모습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바로 이런 멋진 모습으로 나아가는데 이 책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행하리라 보며, 일독을 강력이 권한다. 
stria
  •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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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권쟁탈의 한국사 
  • 이 책은 시대순이나 왕조를
    중심으로 나열하는 기존의
    역사책과 달리 패권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서술한다.
     역사가 패권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에
    패권 쟁탈의 과정으로 동아시아사를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패권을 만든 에너지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적인 측면,
    무역로라는 경제적인 측면, 중국과 일본의
    위상변화로 인한 국제적인 측면,
    정치체제, 지배층 교체와 같은 정치적인
     측면들로 패권은 시시각각 변했다.

    지금껏 교과서를 통해 배워왔던 한국사의
     흥망성쇠는 일반적으로 고증된 사실에
    기반을 두어 배웠다.

    비교적 역사가들의 연구로
    사실에 가까운 것들이리고 알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초원길, 비단길, 바닷길, 3대 무역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패권이 흥미롭다.
    햄버거도 초원길시대
    몽골을 통해 전해졌다.
    초원길과 맞닿아 있던 시절에는
    중국보다 고조선이 앞설 수 있었고
     비단길에서 바닷길로 패권이 이동되며
    중국이 서유럽 강대국들에게 패권을
     내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 무역로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가 있었다.

    우리가 배워온 역사에서는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을 통해 신라가 고구려보다
    먼저 건국이 되었고 그것은
    신라의 우월성을 높이기 위한
     조작이었다고 한다.
    김부식의 삼국사기,
     신채호의 조선상고사가 특히 그러하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가
    아니면 역사를 이용하는가는
    이렇듯 같은 역사를 바라보는
     사관에 따라 다르게 쓰여진다.
    신라도 중국을 지배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잠깐 이었다 할지라도 우리 교과서에는
     그러한 사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김부식은 세상이 다 아는 만주 지배자 고구려는
    어쩌지 못했지만, 백제나 신라의 중국 진출은
    최대한 감추는 데 성공했다.

    ​그의 역사 왜곡이 성공을 거둔 것을 계기로,
    그 후에는 대륙이 아닌 한반도를 중심으로
    민족의 기상을 세우려는
    지식인들이 사회적으로 부각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민족의 진취적 기상이 사라지고
    한반도에 만족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므로,
    묘청과 김부식의 대결이 한반도 1천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는게 신채호의 견해이다."​

    ​-p.210
    ​한반도 사관을 가지고 있었던 김부식에 의해
     그러한 사실은 감추어져 있었다고 한다.
     역사가 있는 그대로 기록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주류라고 하는 교과서에서
    들어 보지 못한 패권중심의 역사.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사료와
    분석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panda
  •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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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권 쟁탈의 한국사 
  • 책을 읽음으로 인하여, 새로운 지식이나 아니면 우리의 뇌리에 고착화되어 있던 지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과 마주한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이 책-패권 쟁탈의 한국사 김종성 지음-을 처음 대할 때 사실 작가도 처음이었고,제목도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와 내심 걱정이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갈수록 그 생각은 쓸데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우선 오랫동안 배워오고 기억하고 있던  역사의 구분 나눔인 고대,중세,근(세)대를 무시하고 무역로를 기준으로 세계사를 초원길,비단길,바닷길로 역사를 구획하여 이 루트의 흥망성쇠에 따라 세계의 권력 관계가 부침을 거듭하였고 그에 따라 우리 민족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는것이 이 책의 주된 목적이다. 역사의 흐름을 이렇게 재단하는것이 맞나 아닌냐를 떠나서 상당히 흥미로운 시각임을 부인 할수는 없을것 같다.
    작가의 구분에 따라 초원길 위에서 우리 민족의 DNA는 초원길을 장악한 고조선이 그 장악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행사한 이야기를 여러 사례를 보여주며 중국을 압도한 한민족의 이야기를 하고있다. 초기에 행사한 고조선의 패권이 중국의 문명이 진일보하는 시기에 진한,변한,마한으로 고조선 내부가 독립화되고 분열하는 시기와 겹치면서 동아시아의 패권의 축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도 우리 민족에게 뼈아픈 이야기이지만 새겨둘만한 이야기이다.
    두번째로 이야기되는 비단길은 초원길보다 아래쪽(남쪽)으로 형성된 중동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을 연결하는 사막루트이다. 이 루트의 개척은 초원길을 차지할수 없던 중국이 선택한 모험이었지만 이런 모험이 대성공을 거두고 중국의 한나라가 동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만드는 기초가 된다, 물론 작가는 비단길이 초원길을 역전한 데는 기후의 변화에 따른 초원 지대의 경제력 약화도 한 몫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농경민인 중국이 비단길 시대가 열리면서 세계적 강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고,이 발판을 무기로하여 중국은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고 이런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고조선은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우리의 삼국시대가 도래하고 중국이 5호16국으로 분열되고 위기에 빠지면서 다시 중국을 능가할 기회가 왔지만 비단길을 장악하지 못한 결과로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음을 생각할 때 국가의 전략을 세울때 무엇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이 시기에 한국사에서 빼놓을수 없는 고구려,백제,신라 그리고 그 이후의 고려까지 그 나라들이 세우고 진행한 외교전략, 전쟁의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 그러고 멸망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기원전 2세기에서 15세기까지 지속된 비단길이 서유럽의 상인들에 의해서 바닷길로 대체되는 과정도 흥미롭다.상인들의 더 많은 이윤 창출의 기회를 얻고자 했던것이 대서양 횡단,아프리카 둘레,태평양 횡단 노선까지 개발되고 이 길을 따라 인간,상품,정보가 교류되고 유통됨으로인하여 바닷길 시대가 이행되었다고 한다. 이 19세기에 조선의 선택은 청나라,일본,서양을 끌어들여 상호 경쟁하게하여 세력균형을 유지 할려는 전략을 택했지만, 도리어 끌어들인 나라들은 조선에서 서로 싸우면서 그들의 세력을 확장하는 기회가 되어 최종적으로 일본이 정상급의 국제적 지위를 부여받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역사의 부침속에 국가의 흥망이 함께하지만 무역로를 따라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패권이 결정되는 과정을 살펴본다는것은 분명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의 역사를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되었다.
    거의 모두가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역사의 일부분 이야기이지만, 말미에 작가는 통일을 전제로 하지만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한반도 전역이 바닷길과 초원길의 최대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지금 우리나라의 역량을 최대화하여 전략을 잘 짜야하는것도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가 아닐까 한다.
potato4
  •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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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권 쟁탈의 한국사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담긴 의미 중 하나는 우리가 배운 역사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만나게 되는 역사적 토대 중 하나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이다. 두 저자의 역사적 관점은 완전히 다르다. 물론 시대가 다르고 각자가 가진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저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본 것이냐, 아니면 무언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냐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고조선에서부터 1910년에 이르는 시기의 우리나라 역사를 패권 쟁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는 기존의 관점들과는 상당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역사이다. 특히 고대 역사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했다.

    고대 역사에 대한 논쟁은 상당하다. 고대 역사에 따라 이후의 역사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앞서 말한 김부식과 신채호의 차이가 상당하게 다가온다. 저자 역시 이런 점을 강조한다. 신라의 우월성을 높이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김부식 때문에 우리는 제대로 된 역사를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왜곡으로 고조선이 어느 정도의 패권 국가인지를 알 수 없었다. 그저 우리 민족의 시초가 되는 국가 정도로만 기억할 뿐이었다.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고구려, 백제 뿐 아니라 신라도 역시 중국을 지배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나도 이런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신라가 중국을 지배했다고. 그 기간이 길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김부식의 사관이 한반도 중심 사관이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설명에 놀라움을 넘어서 절망감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 기록되어야 한다. 사관의 관점에 의해 뒤바뀐 역사는 역사가 아니다. 패권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역사가 지금은 제대로 아는 이가 없는 역사가 되어버린 모습에서도 이런 폐단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써나가는 지금의 역사가 올바르게 기록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왜곡의 역사가 생기게 될 것이다. 역사가 없는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말하듯이 올바른 역사가 전해지지 않는 민족에게도 미래가 없다. 그렇기에 패권의 역사를 올바르게 들려준 저자의 노력처럼 수많은 묻혀버린 혹은 왜곡된 역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레삭매냐
  •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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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 변화와 무역로 그리고 사상 혁신 


  • 아주 오래 전에 역사학도였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랑케 실증사학이 아니면 다른 역사적 접근방식은 사문난적으로 몰리던 시절이었다. 정도에서 벗어난 해석은 받아 들일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그런 학문적 방식이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래 시간이 지나, 전공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역사서적을 읽다 보면 그 시절의 유산과 사유가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번에 읽은 김종성 작가의 <패권 쟁탈의 한국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책의 서두에서 작가는 이 책을 이해하는 기본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기후 변화와 무역로 그리고 사상 혁신이다. 정치사가 예전 역사학계의 주된 연구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미시적인 접근 차원에서 다양한 방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 지구의 기후 변화가 역사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역사적 접근은 꽤나 흥미롭다.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물자와 사람 그리고 정보의 교류는 초원길에서 시작되어,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중국의 세계의 중심이 되는 혁신적인 기회였던 비단길의 개발 그리고 19세기 이해 바닷길을 이용한 해양세력 세계적 패권을 쥐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초원길이 융성하던 상고사 혹은 고대사 시절에 고조선이 중국에 비해 월등했다는 주장은 다시 한 번 랑케 실증사학 때문인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입장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과연 그것이 모두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성을 띠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에 빙하기가 오면서 북방의 흉노족이 생존을 위해 농경민족이 주를 이루던 중원 지방으로 남하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2류였던 중국의 한족(漢族)이 춘추전국시대에 발생한 사상 혁신을 통해 통일제국을 완성하면서 비로소 세계사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이다. 중원이 통일이 되면, 이웃한 한민족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오호십륙국 시대나 10세기 오대십국 같은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중원 공략에 나설 정도로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가설은 공감할 수 있었다.

    시대의 추세에 맞춰 고구려의 광개토태왕이 서진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다음 군주였던 장수태왕은 안정세에 접어든 남북조시대에 맞춰 남진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중원경영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저자는 보고 있는 것 같다.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분열과 통일의 순환이 주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본다면 중원에 통일제국이 들어서는 것이 반가운 현상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중원의 제국정부가 외세에 시달릴수록 우리에게는 유리하다는 걸까?

    이웃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는 한반도 남동부의 신라는 가야연맹을 병합하고, 신선교에 불교 세계관을 도입한 사상 혁신을 이루면서 자력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았기에 중원의 당나라와 연합해서 백제와 고구려를 복속시키기에 이르렀다고 작가는 <패권 쟁탈의 한국사>에서 분석해냈다. 그 점 역시 신라가 백제나 고구려에 비해 2류국가였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기존의 질서에 안주하려는 보수 기득권 세력을 타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극적인 방식이 필요한데, 2류국가 신라의 비주류였던 김춘추는 가야 출신 김유신과 의기투합해서 반쪽짜리 통일이긴 했지만, 통일에 성공했다. 이후 대동강 이북에는 고구려 유민 출신으로 구성된 발해가 세워지면서 다시 한반도는 남북조 시대를 맞이하기도 했다. 한 때 강성한 영역을 자랑하던 발해는 서쪽 중원으로 진출할 생각을 하는 대신 같은 민족인 남방의 신라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결국 다수의 피지배 민족이었던 거란족에게 멸망당한다.

    오대십국의 혼란기를 송나라가 통일하고, 동북 국경의 만주지방을 거란족의 요나라가 지배하게 되면서 동아시아는 다시 한 번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당시 한반도의 자리잡은 고려가 동아시아 질서유지의 균형추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요나라의 배후에 고려가 있었기 때문에, 요나라가 중원의 지배자였던 송나라에 대한 군사행동을 마음껏 펼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란족의 요나라는 배후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세 차례나 고려를 침공하기도 했단다. 그렇다면 거란족의 뒤를 이은 여진족의 나라 금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금나라는 요나라처럼 고려를 침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강의변으로 북송을 멸망시킬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여전히 유목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던 금나라는 어쩌면 중원경영에 뜻이 없었던 게 아닐까? 게다가 다시 불어온 지구 빙하기 시대에 몽골 초원의 원나라의 침공에 금나라는 맥없이 무너져 버렸다.

    수십 년간 몽골족의 침공에 저항한 고려 무신정권을 저자는 높이 평가하는 것 같은데, 아무런 정당성 없이 무단통치를 해온 군사정권은 자신들의 정권유지에만 관심이 있었지 전화를 직접 감당해야 하는 백성들의 삶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지 않았던가. 몽골의 속국이 되어 버린 고려는 공민왕의 개혁정치로 부흥의 계기를 마련하는가 싶었지만, 공민왕이 키운 신진사대부에 의해 멸망을 재촉하게 되기도 했다. 이성계로 대표되는 군부와 결탁한 신진사대부의 대표주자 정도전은 신라에 이은 두 번째 사상 혁신으로 조선 개국에 성공하지만, 이방원과의 사활을 건 권력투쟁에 패배하면서 그가 품었던 웅대한 아이디어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

    개국 이래 200년간의 태평성대를 누리던 조선 역시 이웃 해양세력이었던 일본에서 불어오는 강풍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백여 년간의 전국시대라는 대혼란기를 통일하고, 일찍이 포르투갈 상인들로부터 전수 받은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은 대마도주를 포섭하고 정명가도라는 허황된 구호를 앞세워 대륙진출이라는 미명 아래 대대적인 조선침략에 나선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여진 전선에 전력을 다하던 조선군은 기병 위주로 전략을 구사하다, 장비와 훈련에서 앞선 일본 보병과의 전투에서 족족 패전을 기록했다. 근왕군이라는 이름으로 호국을 위해 일어선 의병과 해상에서 이순신이 이끄는 수군의 활약 그리고 명나라 원군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이미 조선은 이전의 조선과는 다른 나라가 되어 버렸다. 흐트러진 신분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조선후기에 예학과 보학이 발전하게 되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세계 최악의 신분제 국가의 탄생은 그런 연유에서 출발한 게 아니었을까.

    수세기 동안 유지되던 비단길 패권은 역시 세계사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서유럽의 모험가들에 의해 바닷길이 개발되면서 대륙세력이 아닌 해양세력에 넘어가게 되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서유럽 유력층들이 선호하던 금값과 같은 값으로 거래되던 후추를 찾아 나선 탐험가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동남아 후추 산지를 찾았고(아울러 흑인 노예 노동력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아메리카에서 착취한 은광으로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산업혁명으로 확고부동한 세계적 패권을 장악했다. 서세동점의 시대에 조선의 실질적인 마지막 군주였던 고종은 서구제국을 이용하겠다는 판단착오로 망국의 군주가 되었다. 그의 선택은 나당연합군의 침공 앞에서 장기전을 도모하는 대신, 건곤일척의 승부로 국가와 왕조의 안위를 보존하겠다는 도박 같은 전략으로 패망했던 백제 의자왕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패권 쟁탈의 한국사>는 참신하면서도 기존의 역사관과는 다른 접근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의 주관적인 주장이 너무 강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치밀한 고증을 통한 검증을 해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빙혈
  •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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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권 쟁탈의 한국사 
  • 인류 역사는 언제나 패권의 소재와 장악을 놓고 혈투를 벌인 종적으로 채워졌습니다. 현재의 패자(覇者)가 영원히 그 강성한 권력을 휘둘러 왔을 것만 같아도 자취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미한 위상에 머물러 있기도 했고, 반대로 패권 투쟁에서 밀려 약자의 처지로 떨어진 민족이라도 먼 과거에는 인접 국가나 부족을 두려움에 떨게 한 위세를 떨친 예도 허다합니다. 이처럼 여러 정치 단위에 흥망성세를 교차하게 한 "패권"의 실체는 무엇인지, 과거의 그 패턴이 이러이러했다면 현재의 우리가 미래를 위해 직시해야 할 대목은 무엇인지, 지난 역사는 많은 시사점과 교훈을 던져 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과거의 종적을 어떤 비생산적이고 패배주의적 틀에 갇혀 바라보게만 된다면, 그런 시선을 고집하는 이에게 어떤 발전이 있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먼저 우리 고대사를 돌이켜보며, 동아시아의 패권이 무역로의 이동을 따라 부침과 이동을 거듭했음을 지적합니다. 초원길을 따라 물자와 문명이 교류하고 이전되던 시절에는, 이 초원길을 장악하던 세력이 곧 패권을 쥐는 형국이었습니다. 이 무렵엔 농경 생활에 의존하던 중화 제국이 유목 민족(널리 우리 조상들도 포함합니다)에 비해 그리 나은 처지가 아니었고, (저자의 관점에 의하면) 공자가 동이의 문명에 법도가 있다며 동경한 것도 문화권 간의 실제 역량 차이를 반영하는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던 게 서역과 동맹을 추구하던 한 무제의 원대한 계략에 따라 장건지가 (본의 아니게) 개척한 새로운 무역로가 트이고, 이 새로운 "비단길"을 따라 동과 서가 새로운 교역 루트를 왕성히 이용하면서부터, 패권의 중심은 (보다 저위도에 놓여 있던) 농경 문명권으로 이동했다는 거죠.

    저자는 이 대목에서, "이때까지만 해도 바닷길을 이용하는 세력은 여전히 제3위 서열에 머물러 있었다"고 지적하며,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 본격 해상 무역로가 개척되며 "세력 관계는 크게 역전되어, 현재처럼 유목 민족 세력이 가장 열위에 놓이는 식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주장들은 대체로 통설이나 유력설에 따르는 편이며, 다만 저자의 문장력이 좋아 읽는 독자가 그 박력 있는 흐름을 잘 타며 읽게 되는 맛이 있다고나 하겠습니다. 어째서 몽골이나 중앙아시아 등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종족들이 현재처럼 미미한 꼴로 떨어졌는지에 대해, 저자의 단순명쾌한 프레임은 분명한 경로와 일관된 시야를 제공합니다.

    우리의 고대사로 보다 주제를 좁히면, 저자는 여기서부터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 묘청 세력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전과(戰果)를 살리기 위해, 모화 사관과 왜곡된 반도 중심적 패러다임을 고집하며 여러 사료를 폐기하고 자신의 관점에 맞춰 내용을 축소, 왜곡했다는 태도입니다. 여러 문헌(이 중에는 그 신빙성이 의혹의 눈초리로 보여지는 것도 상당수겠습니다만)을 참조하고, 심지어 일부 드라마(<기황후>라든가)의 내용까지 거론하며, 저자는 광대한 만주 영토를 포기하고 서방(여기서는 중국 본토) 경략까지 단념한 몇몇 군주(장수태왕 등 - 저자는 고구려의 군주 칭호가 "태왕"이었음을 강조하는데, 책봉왕도 아니고 그렇다고 황제도 아닌 외왕내제 시스템에서 이 점의 부각은 의의가 있죠)의 전략적 실패를 거론하며, 우리의 이후 역사가 옹색하게 반도에 한정된 것이 그런 단견에서 비롯했다며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일견 타당하기도 합니다). 저자 특유의 흥미로운 관점으로는 "소서노가 실질적인 백제의 창업자였다"라든가, 송나라 서긍이 지적한 재가승려가 실은 화랑도, 낭가 사상의 추종자였다는 것 등입니다. 이런 관점이라면 임란 당시 큰 전공을 세운 승병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재고가 필요하겠네요.

    진한은 동만주, 변한은 (이후)한사군이 설치된 만주 서부 지역 등으로 그 판도를 정하고, 마한은 이들 가운데서 다소 옹색한 처지로 명맥을 이었으나 한 제국의 흥기로 인해 진한, 변한의 이주민들을 한반도 남쪽에 비정함에 따라 오늘날의 인식처럼 (후)삼한이 정립했다는, 일부 독자들에게는 매우 낯익은 설이 제기됩니다. 이런 입장에 따르면 <만주원류고>의 그 충격적인 기사가 이어지는 맥락으로 언급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아니나다를까 금나라의 기원, 즉 고려 건국에 미온적이었던 안동 일대의 세력이 북상하여, 권력 공백 상태였던 여진족의 세력을 북돋웠다든가 하는 주장들이 그 뒤를 받습니다.

    저자 고유의 주장 중 가장 설득력있게, 다른 사료적 근거와 잘 녹아들며 독자에게 어필하는 건 "고대 국가들은 영토의 장악보다 노동력의 확보가 더 큰 과제였다"입니다. 고구려와 백제 패망 후, 당나라가 왜 패잔국의 백성들을 본토로 실어갔는지, 혹은 아예 무대를 달리해서 바빌로니아 등 패권국이 피정복지(유대 지방이라든가)의 신민들을 수고롭게 재배치했는지 하는 게, 그저 세력 약화를 노렸거나 재흥을 예방하는 외에 더 본질적인 목표가 존재했던 거죠. 현재의 관점과 필요가 과거에까지 무분별하게 확장 적용되는 태도가 제법 소양 있는 독자들에게서도 발견되는데, 그런 안이한 관점에 경종을 울려주는 서술이라고나 하겠습니다. "패권의 이동"이라는 거대 패러다임 아래 이런 하위 구조 인식의 틀이 별 위화감이나 비약 없이 스며드는 논의 구조라서, 개별 주장의 타당성에 무관하게 독자를 설득하는 힘이 큰 듯했습니다.

    항몽 전쟁사를 저자는 자랑스럽다는 태도로 되짚는데, 무신 출신 집권자들이 정국을 주도했었기에 이런 장기간 항쟁이 가능했으며, 만약 기존의 문신 출신들이 여전히 주도적이었다면 바로 외교적 수단으로 난국을 타개하려 들었을 테며(이자겸의 대금 사대처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리라 단정합니다. 항몽 과정에서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장기간의 방어에 성공했으나, 이후 문신 세력 주도로 강화가 이뤄짐에 따라 유리한 협상력을 유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입니다. 현대 정치와 관련 저자의 의미심장한 주장은, 반도에서는 대륙과의 접촉 루트(외교)를 장악한 세력 사이에서만 왕조 교체가 이뤄졌기에, 중국처럼 내부의 힘이 외부의 힘을 능가하며 카리스마적으로 대두한 "서민 출신" 지도자가 등장할 기회가 없었다는 건데요. 중국은 물론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한고제 유방이라든가 주원장이라든가 마오 등의 좋은 예가 있죠. 현재 공산당 측에서는 마오를 부농 출신이라며 뭐가 켕기기라도 하는지 미화하는 경향이 다분합니다만.

    단군-기자-위만 조선으로 교체되는 국면에서 역성 혁명이 이뤄졌다면 그건 단일 왕조의 연속으로 볼 수 없으며, 이런 관점에서 기자 조선설이 부당하다고 하시나, 기자 책봉설을 반대하건 찬성하건 무관하게 그런 "왕조 시대를 바라보는 상식" 자체가 뚜렷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잔티움 제국은 다 알듯 여러 번 왕실 가문이 교체되었음에도 단일 법통이 이어진 것으로 보며, 고대사에서 이는 한 가지 관점을 고집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무측천때 이미 당나라가 한 번 망했고, 중종 이후의 왕조는 "후당"으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지만 이에 대해서는 논의의 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일일이 논거를 들기도 힘들 만큼 반대의 여지가 많습니다.

    후반부로 올수록 이 책의 주제의식이 어디에 놓였는지가 명확해지고, 이 책의 최고 장점은 1)이처럼 책의 서두와 본론, 종지부가 일관된 관점(물론 저자의 관점)에서 빈틈없이 연결되며, 2) 저자께서 오랜 연구와 사색을 거치신 듯 주장 사이의 논리적 뒷받침이 매우 치밀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미덕이 물론 사관의 정합성, 타당성까지 담보하는 건 물론 아니겠습니다만, 최소한 책을 읽는 재미는 확실히 보장해 줍니다. 그 결론에 동의하건 아니건 간에, 한민족이 그 생존을 위한 중대 기로에 놓인 지금 이런 책 한 권을 읽고 방대한 과거사의 반추를 통해 현명한 생존 전략을 모두가 궁리해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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