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6

윤석열의 호전성과 퇴진, 그리고 탈미·반전·중립을 통한 평화 < 이재봉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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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호전성과 퇴진, 그리고 탈미·반전·중립을 통한 평화
[기고]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
기자명 이재봉   입력 2024.11.01 
이재봉 (원광대 평화학 명예교수 / 한국중립화 추진시민연대 공동대표)

 

요즘 윤석열 일당이 안으로는 공안을 빌미로 통일·평화 운동가들 압수·수색·체포를 일삼고, 밖으로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을 핑계로 전쟁에 미쳐 날뛰는군요. 윤석열-김건희의 비리와 범죄, 위선과 무능, 독선과 횡포 등으로 맞게 될 탄핵을 피해보려는 발악일 텐데, 나라를 분탕질하며 전쟁으로 몰고 가는 그를 어서 끌어내려야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와 윤석열 일당의 말을 믿지 않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냈다고 이토록 호들갑떨며 발작할 일인가요? 북한이 파병하고 러시아의 군사기술과 돈을 받으면, 남한을 공격할 무기와 화력에 쓰일 거라고 지나치게 엄살떱니다.

북한의 도발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세우는 걸 검토하겠다는 말도 들립니다. 남한도 우크라이나에 포탄이나 병력까지 보내 직접 싸워야 한다고 설치기도 하고, 북한군을 포로로 잡아 남한군이 심문하며 탈북을 유도하겠다는 객기도 부립니다. 꼭 60년 전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군요. ‘내로남불’도 떠오르고요.

1960년대 온 세계가 반대한 미국의 베트남 침략전쟁에 남한은 1964년부터 1967년까지 5차에 걸쳐 5만 병력을 보냈습니다. 연인원 30만명을 훌쩍 넘겼지요. 당시 주한미국대사가 말했듯 “인구 비율로 따지면 미국보다 2-3배 더 많은” 전투병을 보냈으니까요. 1968년엔 2개 전투사단을 더 보낼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미국의 군사지원과 재정지원을 더 원하면서요. 남한 군인들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월급·수당을 받는 ‘용병 (mercenaries)’들이었는데 말이죠. 남한의 5만 병력 중 약 10% 거의 5천명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죽거나 실종되고 포로가 된 겁니다.

북한도 베트남에 병력을 지원했습니다. 김일성이 1966년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요. “미국은 추종국이나 괴뢰 군대까지 투입해서 베트남을 침략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침략을 반대하는 사회주의 국가들은 그저 정치적 지지나 보낼 뿐 군대를 보내서 미국과 맞서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선로동당과 조선 인민들은 베트남 인민들의 투쟁을 자기 자신들의 투쟁으로 간주하며, 베트남 인민들을 돕기 위해서 모든 가능한 노력을 다하겠으며, 베트남 정부가 요청하면 우리는 지원군을 보내서 참전할 것이다. 미국은 그 어느 추종국보다 먼저 남한 군대를 수만 명이나 월남에 파병해서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

김일성이 말한 “모든 가능한 노력” 중엔 수백 명의 전투기 조종사를 포함한 공군병력과 공병부대 그리고 심리전부대의 베트남 파견이 있었고, 남한의 추가 파병을 막기 위한 비무장지대 안팎에서의 무장침투를 비롯한 수많은 ‘도발’도 있었습니다. 1968년 “박정희 목을 따기 위해” 청와대 뒷산까지 침투한 것이나 원산항 앞바다에서 미국 해군정보함 푸에블로호를 붙잡아 끌고 간 것도 남한과 미국의 발목을 잡아 베트남을 돕기 위한 것이었고요.

그런데 북한의 심리전부대가 남한군의 전투지역에서 활약하며 남한군 포로를 심문하기도 하고 탈남을 유도해 적어도 몇 명은 북한으로 건너갔답니다. 이를 따라 60년 후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군을 포로로 잡아 남한군이 심문하며 탈북을 유도하겠다니 어처구니없는 ‘종북’이군요.

이에 덧붙여, 2003년 유엔과 나토까지 반대한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남한이 파병한 것도 생각하며, 요즘 윤석열 일당의 호전적 언행을 살펴볼까요? 남한이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북한을 적으로 삼고 미국과의 동맹 강화뿐만 아니라 일본도 끌어들이는 동맹을 추진하며 나토(NATO)에도 동참하려면서 조선과 러시아의 동맹을 비난하는 게 타당할까요?

미국의 침략전쟁에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병력을 보낸 남한이 러시아의 침략전쟁에 북한이 파병한다고 호들갑떠는 게 정상인가요?

미국이 북한.중국 겨냥해 핵무기 늘리고 미사일 시험.개발하며, 핵무기 실은 미국 함정과 폭격기가 한반도에 들락거리며 북한을 위협하는 데는 환호하고, 북한이 미국 겨냥 미사일을 쏘아올리면 난리법석 피우는 것은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국제법이나 유엔결의안을 수없이 지키지 않는 데는 가만있으며,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법이나 유엔결의안 위반한다고 큰소리치는 것은 얼마나 호소력을 지닐까요?

미국은 전쟁을 일삼느라 미군들이 국제법정에 피고로 서는 걸 막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ICC가 미군들의 잔혹행위 조사를 추진한다고 ICC 지원금지법을 만들며, 중동에서 대량학살 벌이는 이스라엘 권력자들을 체포하겠다는 ICC 위원들 제재법안까지 통과시키는 사실을 알기나 하면서, 푸틴이나 김정은을 ICC에 세우겠다는 걸까요?

남한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모든 유럽 국가들이 보낸 포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포탄”을 미국을 통해 보냈기에, 포탄을 직접 보내겠다는 건 새삼스럽지 않지만 병력까지 보내겠다는 건 이스라엘 네타냐후처럼 정권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살상을 불러올 천벌 받을 짓 아닌가요?

거듭 밝힙니다. 미국처럼 침략전쟁 많이 하고 좋아하는 나라 없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이 2019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전화로 직접 말했듯, “미국은 242년 (1776-2018) 역사에서 오직 16년 동안만 평화 즐기며 ‘세계 역사상 가장 호전적 국가 (the most warlike nation in the history of the world)’가 되었습니다.”

이런 미국을 비판 없이 적극 호응하고 지원한 나라가 남한이고요. 세계 12위 안팎의 경제력과 6위 안팎의 군사력,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문화력을 자랑하면서도 미국 없이는 살 수 없다며 호전적 미국에만 매달리는 비굴한 노예근성을 언제쯤 버릴 수 있을까요?

점진적으로 쇠퇴하는 미국과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사이에서 세계질서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서유럽 중심의 G7은 세계 인구의 10% 미만과 GDP 30% 이하를 차지하며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브릭스(BRICS)는 세계 인구 45%와 GDP 35% 그리고 석유생산의 30% 안팎을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10월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신흥경제국들과 나토의 튀르키에 등 13개 나라가 정회원 후보인 동반자(partner) 국가로 받아들여졌는데, 여기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습니다.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쿼드(QUAD)의 일원이면서도 미국과 G7에 맞서는 브릭스의 중추 역할을 하며 중국과의 국경분쟁을 해소하고, 튀르키에는 나토 회원국으로 미군기지를 두고 있으면서도 브릭스 가입을 신청한 것입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엔 친구가 되는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건 국익밖에 없는 터에, 인도와 튀르키에처럼 양다리 걸치며 왔다갔다하는 게 실리외교 아니겠어요? 남한은 언제 이런 외교를 펼칠 수 있을까요?

마침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기면, 윤석열의 호전적 발악은 수그러들 겁니다. 트럼프는 오래 전부터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즉각 멈추거나 끝나게 할 수 있다고 장담해왔으니까요.

또한 주한미군 방위비를 대폭 올리라고 압박할 텐데, 한 푼이라도 깎아달라며 굽실거리고 쩔쩔맬 윤석열을 그 전에 퇴진시켜야겠지요. 주한미군은 이미 1990년대부터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바뀌었으니 미국이 주둔비를 전부 내거나 그게 싫으면 나가라고 큰소리치며 협상할 수 있는 자주적 지도자를 세우기 위해서 말입니다.

미국에 대한 의존과 종속에서 벗어나, 전쟁을 반대하며, 어떠한 전쟁에도 개입하거나 휘말리지 않아야,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지 않겠어요? 이게 바로 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탈미·반전·중립 <한국중립화 추진시민연대>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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