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8

알라딘: 한국인의 탄생 - 한국사를 넘어선 한국인의 역사, 홍대선 2024

알라딘: [전자책] 한국인의 탄생


[eBook] 한국인의 탄생 - 한국사를 넘어선 한국인의 역사, 개정증보판 
홍대선 (지은이)메디치미디어20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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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주간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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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 384쪽
책소개
한반도에서는 개인들이 살아남기도, 또 국가로서 살아남기도 힘들었다.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국인만의 여러 특질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탄생》은 그 과정을 세 명의 인물(단군, 고려 현종, 정도전)과 세 개의 키워드(생존, 전쟁, 혁명)로 살핀다.

단군은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잡았고, 고려 현종은 한민족을, 정도전은 한국인 개인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그들의 후예이고, 혹은 그들 세 명의 현재형이다. 나와 우리의 기원을 쫓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탐구 생활로 초대한다.


목차


개정증보판에 붙여
들어가는 글: 한국인이라는 미스터리

1부 한반도에 사로잡히다

1장 창세기
초대받지 않은 손님 | 아버지들의 아버지들 | 순결한 잡종 | 쑥과 마늘의 민족

2장 평화는 생존의 지옥이다
인간의 식사 | 생존투쟁이 남긴 ‘밥상’의 유전자 | 경쟁과 나눔의 적정비율 | 징그러운 내 편, 이웃 | 지능과 불행의 상관관계 | 한(恨)과 흥(興) | 피곤과 공포를 위로하는 자극 | 음주가무의 민족 | 무속의 민족 | 단군의 위치 선정 실패

3장 전쟁은 산성이다
중국은 지옥이다 | 중국과 중국‘들’ | 지옥에서 살아남다 | 산성(山城)은 질병이다 |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 | 산성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었다 | 산성으로 본 고구려 흥망사

4장 전쟁은 사격이다
승리의 경제학, 양(量)에 대항하는 질(質) | 활과 총포, 냉병기와 열병기 | 루프탑 코리안과 명량해전 | 화력 중독 | 애증하는 한국인

5장 전쟁과 평화 
재난, 전쟁의 다른 이름 | 바이러스에 대항한 산성 | 광장과 길거리의 산성 전투 | 숭고한 속물

2부 민족의 탄생

6장 고려는 고구려다
고구려는 추억이 아니라 현실이다 | 두 번의 삼한일통(三韓一統),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한반도와 중원, 불편한 동거

7장 추남과 사생아
저주받은 아이 | 강조와 강감찬 | 사상 최악의 적 | 멸망전야(滅亡前夜) | 영웅의 죽음 | 싸움의 법칙

8장 싸움터에 솟아오른 비명
국가와 백성의 계약 | 제국의 역습 | 귀주(龜州) 벌판 | 왕국의 역습 | 동아시아의 균형자 | 한민족의 탄생

3부 민족성의 탄생

9장 천명과 혁명 
좋은 나라 | 혁명은 패륜이다 | 실패한 혁명가와 시골 무인(武人) | 임금의, 사대부에 의한, 백성을 위한

10장 임금의 
“책임자 나와” | 국가는 나를 위해 존재하라 | 읍소와 상소 | 참을성 없는 백성과 의리 없는 유권자 | 무력은 철학을 이기지 못한다

11장 사대부에 의한 
민본(民本)으로부터 | 신성(神性)과 인간성 | 조선 사대부란 무엇인가 | 실학(實學)이라는 말의 허상 | 저승과 현세, 거래의 기술 | 이상적인 사대부라는 모순 | 그의 기품 그리고 그의 쓸모없음

12장 백성을 위한 
안전한 세계, 민생의 조건 | 대식국(大食國) 조선 | 조선인의 신체 | 서울과 꼭대기를 향한 질주 | 백성의 욕망 | 효(孝), 질서의 토대 | 밥과 문자, 한글

13장 조선의 몰락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 현세에 강림한 지옥 | 현실에 패배한 이상 | 붕당정치가 옳았다 | 탕평책과 국가의 붕괴 | 추월당한 문명 | 문명이 사는 시간

결어 한국인의 탄생 
쉴 줄 모르는 선진국 | 중앙집권의 유전자 | 소중화와 K-pop | 사람이 곧 하늘이다, 통(通)과 접(接) | 민본(民本)에서 민주(民主)까지

나가는 글: 한국인은 성격이 너무…
참고문헌
권말 특별 부록: ‘귀주대첩’ 전투에 관한 하나의 주장
접기


책속에서


P. 12~13 한국인은 누구인가? 한국인은 불운한 운명의 자식이자 혁명의 후손이다. 한국인(대한민국 국민, 남한인)과 북한인, 재일교포, 조선족(재중동포), 카레이스키(고려인), 재미교포에 이르기까지 이들 모두를 한국인이라 부르기로 해보자. 누가 이 한국인들을 만들었는가? 첫 번째로 지목할 우리 한국인의 공통 조상은 신화적 영역에 있는 단군 할아버지다. 역사적인, 실체를 가진 조상은 두 분이 더 계신다. 먼저 고려 임금 현종이다. 현종은 거란과의 전면전쟁을 통해 한반도 주민을 처음으로 하나의 민족이라는 틀 안에 그러모았다. 다음은 유학자이자 신국가 조선의 설계자 삼봉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한국인의 구체적인 특질을 창조해냈다. 역사는 우연과 필연이 나선처럼 교차를 거듭하며 이어진 줄기다. 수많은 이들과 사건, 투쟁의 성취와 좌절이 거듭된 결과다. 그러므로 단 세 명을 중심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말하려는 시도는 심한 압축이며 비약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한국사의 모든 것’이 아니라 ‘한국인에 대한 이해’다.
_들어가는 글: 한국인이라는 미스터리 중 접기
P. 28~29 단군은 두 가지 차원에서 실패했다. 첫째는 자연환경이다.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은 눈으로 보기엔 아름답지만 몸으로 견디기엔 매우 고통스럽다. 한국보다 더운 곳도 있고, 추운 곳도 있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 안에 한국처럼 극단적인 사계절의 차이가 강요되는 곳은 없다. 한국인은 차이에 고통 받지 절대적인 온도에 고통 받는 게 아니다. 여름에 덥기로는 대만이나 그 남쪽의 아시아가 더 덥다. 겨울에 춥기로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일부 지역이 더 춥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우리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1년 시간 안에 더위와 추위가 함께 있지만, 그 차이는 한반도에 비해 훨씬 온화하다. 한국은 한반도의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조건에 노출돼 있다. 여름엔 정말 덥고 겨울엔 정말 춥다. 한국인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기후의 극단적인 변화에 매년, 반드시 정기적으로 노출돼왔다. 한반도는 생산력도 절망적이다. 70% 이상이 거칠고 변화무쌍한 산악지형이다. 그렇다고 평지가 풍요로운 것도 아니다. 좁디좁은 평지는 산악지형보다 조금 더 풍요로울 뿐이다. 한반도의 겨울은 추운 사막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척박하다.
_1장 창세기 중 접기
P. 68 한국인이 한반도에 사로잡혔다는 말은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한국인은 단군이 고른 땅 내부에서만 형성되지 않았다. 외부의 요인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한국인의 원형을 설명할 수 없다. 이제 단군의 결정적 실패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단군은 무엇을 또 실패했는가. 위치선정이다. 단군은 이웃을 잘못 두었다. 한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이며 가공할 적, 바로 중국이다.
_2장 평화는 생존의 지옥이다 중 접기
P. 70~71 한국은 어째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는가?
역사학자라면 모두가 의아해하는 결과가 도출된 과정이야말로 한국인의 비밀을 푸는 몇 가지 열쇠 중 하나다. 한국은 왜 오래전에 망하지 않았는가? 다시 말해 한국은 왜 존재하는가? 어째서 중국의 팽창으로부터 살아남았는가?
한국인은 자신들이 전쟁민족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최근의 전적이 별로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최근이란 임진왜란부터를 말한다. 임진왜란에서 조선은 일본에 멸망 직전까지 몰렸고, 병자호란에선 임금이 자신이 통치하는 나라 안에서 침공군에게 항복하는 수모를 겪었다. 구한말 러일전쟁의 전리품이 되어 제대로 된 저항도 못 해보고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일은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오랫동안 한국인의 자존심을 긁을 것이다. (…) 현재의 한국인에게 한민족이 전쟁을 못 한다는 착각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유라시아 대륙의 주요 민족 중 전쟁민족이 아닌 집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패배자들은 이미 사라졌다. 혈통과 언어를 잃어 정체성을 말살당한 것이다. 민족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관한 복잡한 논의는 이 책에서 하지 않겠지만 혈통과 언어 중 적어도 하나를 잃으면 민족은 사라진다. 여기서 ‘민족’을 ‘종족’으로 바꿔도 무방하다. 반도는 대륙과 연결되어 있다. 섬과는 처지가 다르다. 일본과 비교하면 한반도의 사정을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_3장 전쟁은 산성이다 중 접기
P. 122 산성 위에서 적에게 투사(投射, 던지고 쏨)하던 화살과 돌, 그리고 현재 남북한의 미사일은 한반도 안에서 하나의 유전적 동일성을 가진다. 한 손에 들어오는 조그만 애완견이 회색늑대의 아종(亞種)인 것과 같다. 아종은 눈으로 보기에만 다를 뿐 사실 유전적으로는 같은 종의 생물이다. 한반도 주민은 화력 없이 보낸 백년의 고독에 원한이 맺혀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위해 공포와 파괴를 떠벌리는 북한을 잘 이용해왔다. 미치광이 행세하는 북한의 뒤에서 최대한 쓸데없는 소리를 내지 않고 고급 무기 체계를 개발해왔다. 외국의 눈에 21세기 들어 고급 무기를 갑자기 쏟아내기 시작한 한국은 기이한 나라다. 센 척하는 북한 덕분에 약한 척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더는 엄살을 부릴 수 없게 됐다. 현재 한국은 태도를 바꿔 해외에 무기를 팔아치우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_4장 전쟁은 사격이다 중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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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홍대선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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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묻고 글을 쓰는 사람. 한국인은 누구이고, 어떻게 현재의 한국인이 되었는지를 탐구하며 답을 찾고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문학과 칼럼, 시나리오 등 다양한 글쓰기를 해왔다. 국내 최초 인터넷 신문인 《딴지일보》에서 일하며 쓴 <테무진 to the 칸>은 역대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문교양 팟캐스트 〈안 물어봐도 알려주는 남 얘기〉 등의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한국인의 탄생》, 《행복이 이글이글》, 《유신 그리고 유신》, 《1미터 개인의 간격》,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테무진 to the 칸》, 《축구는 문화다》, 《태양의 해적》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유신 사무라이 박정희>,<한국인의 탄생>,<행복이 이글이글> … 총 1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인의 기원을 쫓는 역사 추적 다큐

LA폭동 루프탑 코리안, IMF 금모으기, 촛불혁명, 코로나…
재난 극복이 취미인 한국인의 DNA
세계가 놀란 한국인의 전설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단군 이래 한국인의 선조는 한반도의 극단적인 기후와 척박한 생산력 아래에서 있는 힘껏 생존을 모색했다. 먼저 척박한 한반도에서 한국인들은 뭐든 먹어야 했다. 아무거나 먹다 세균에 감염되어 죽지 않으려고 감염에 효능이 있는 걸 따로 먹기도 했다. 마늘과 쑥이다. 단군신화의 ‘마늘과 쑥’은 어떻게든 살겠다는 한국인의 의지를 상징한다.
오랫동안 중국은 버거운 이웃이었다. 다른 나라의 역사학자들은 궁금해한다. 한국은 어째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는가? 한, 수, 당, 거란, 여진, 몽골, 청… 지금의 미국과 러시아를 합친 정도의 초열강이었고, 그런 나라들과 싸워 이기거나 혹은 ‘졌잘싸’여서 살아남았다. 아마도 중국 역사의 숨은 페이지에는 한국이 이렇게 묘사되어 있으리라. “저 독종들!”
한반도에서는 개인들이 살아남기도, 또 국가로서 살아남기도 힘들었다. 어쨌든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국인만의 여러 특질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탄생》은 그 과정을 세 명의 인물(단군, 고려 현종, 정도전)과 세 개의 키워드(생존, 전쟁, 혁명)로 살핀다. 단군은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잡았고, 고려 현종은 한민족을, 정도전은 한국인 개인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그들의 후예이고, 혹은 그들 세 명의 현재형이다. 나와 우리의 기원을 쫓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탐구 생활로 초대한다!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 한국
세계 어디와도 다른 문화와 기질… ‘종특’ 한국인
무엇이 오늘의 한국과 한국인을 만들었는가?
한국인의 탄생과정을 탐구하는 본격 역사 추격 다큐!

마늘이 뭐라고!
자, 이렇게 물어보자. 한국인에게 마늘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이렇게 마늘을 먹는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일본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는 친선 경기를 위해 입국한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분명, 농담으로 한 대답이었는데) “마늘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만 국민 밉상으로 등극하고 말았다. 그 사정의 시시비비를 밝히자는 건 아니고, 그런데 여기서 확실히 해둘 게 있다. 어째서 김치 냄새가 아니라 마늘 냄새라 한 것일까?
이미 상식이 됐지만 고춧가루 듬뿍 들어간 빨간 김치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대략 100년 내외로 보는 게 정설. 그에 비해 마늘은 한국인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등장할 만큼 역사가 길다. 사실, 단군신화의 ‘마늘과 쑥’ 이야기는 좀 어처구니가 없다. 잡식 동물 곰과 육식 동물 호랑이에게 마늘과 쑥만 먹으며 100일을 버티라 했으니, 불공정게임도 이런 불공정게임이 없다. 호랑이 입장에서는 억울해서 복장이 다 터질 일이다.
어쨌든 한국인의 기원에는 마늘과 쑥이 있다. 그 신화의 마늘이 지금 우리가 아는 마늘과 조금은 다른 식물이라는 정보도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어느 순간부터 한국인은 자신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곰이 인내하며 100일을 먹었던 그 식물에 ‘마늘’이란 이름을 붙였다. 수천 년 역사에 남고 그만큼 사람들이 먹어야 그 냄새가 한반도의 땅과 공기에 제대로 배어들겠지. 마늘은 기껏 일이백 년 역사의 김치가 경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러니 이치로의 진단은 사실 맞는 말이다. 한국은 마늘 냄새가 진동을 하는 나라다.
그러니까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왜 마늘인가, 어째서 마늘인가, 이다.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의 효능은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주된 효능은 인체에 해를 끼치는 세균을 처치하는 것이다. 알리신은 세균의 단백질 구조를 분해한다. 한국인은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기 위해, 즉 이런저런 식재료에 붙어있는 각자 고유하면서도 다양한 세균을 일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알리신을 필요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살기 위해 무엇이든 먹는 것인데, 그렇게 애써 먹었더니 세균에 감염되어 죽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거의 모든 요리에는 마늘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며, 아주 많이 들어간다. 그것도 주로 반드시 먹을 수밖에 없게끔 대체로는 잘게 다진 형태로 들어간다. 한국인의 입맛은 마늘을 맛있다고 느끼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늘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집착한다. 쑥도 마찬가지다. 쑥은 감염을 막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특히나 섭취할 경우 내장의 감염을 저지해 결과적으로 소화를 돕는다. 쑥과 마늘은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다른 것들을 먹기 위한 차원에서 중요하다.”
_1장, 창세기 중

단군의 부동산 투자 실패
신박한 이야기다. 한국인은 살기 위해서 마늘을 먹었다. 다시 한번 어째서?
그건 단군(신화)에 대한 2000년대 이후 한국인들의 밈/농담과 관련이 있다.
단군은 조선을 건국했다. 고조선을 건국했다고 믿는 이들이 가끔 있는데, 이성계가 세운 조선과 대비되어서 부르는 말이 고(古)조선이다. 우리 역사에는 두 번의 조선이 있고, 단군은 그 첫 번째 조선의 건국자다. 그런데, 나라를 세우며 심각하게 잘못을 했다. 21세기 한국인들은 현대 재산증식의 중요 수단에 빗대 이렇게 말한다. “역사 이래 최대의 부동산 투자 실패!” 그렇다. 단군은 부동산 투자 실패자다.
어째서 실패인가.

①극단적 기후: 널뛰기의 극단!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은 눈으로 보기에 아름답지만 몸으로 견디기엔 매우 고통스럽다. 한국보다 더 더운 곳도 많고, 역시 더 추운 곳도 많지만 1년 동안 한국처럼 극단적인 사계절의 차이가 강요되는 곳은 드물다. 서울은 자주 모스크바보다 더 추운 날씨를 자랑하고, 한여름에 서울 정도의 무더위를 보이는 ‘글로벌 대도시’는 사실상 없다. 한국인들은 덥기도 덥고 춥기도 춥고, 게다가 중간에 사이계절이 있어서 두툼한 패딩부터 나시와 반바지, 그리고 적당한 긴팔 옷들까지 갖추어야 하는, 사실상 극악한 조건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홍대선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차이에 고통받지, 절대적인 온도에 고통받는 게 아니다.”

②낮은 생산력: 그래서 틈새마다 텃밭을 가꾼다
땅의 생산력에서도 한반도는 절망적이다. 70% 이상이 거칠고 변화무쌍한 산악지형이다. 평지가 있지만 좁아서 산악지형보다 조금 더 풍요로울 뿐이다. 한반도는 유목만으로는 육식을, 농경만으로는 채식을 배불리 누릴 수 없다. 괜히 사람들이 쑥을 뜯고 그러는 게 아니다. 이렇게 척박한 한반도에서 한국인들은 뭐든 먹어야 했다. 다른 나라에서라면 먹지 않을 것들도 먹었다. 그렇게 살기 위해 무엇이든 먹었는데, 혹시라도 그걸 먹고 세균에 감염되어 죽으면 안 되지 않는가. 마늘이나 쑥은 감염을 막는 효능이 있다. 어떻게든 살겠다, 살아보겠다는 한국인의 의지가 바로 단군신화의 ‘마늘과 쑥’인 거다.

③위치 선정: 이웃은 내가 고를 수 없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 눈으로 보면 극단적인 기후나 척박한 생산력 등이 부동산 투자 실패로까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문명의 이기(利器)들을 잘 사용하면 기후쯤은 잘 대처할 수 있다. 화학비료 듬뿍의 농업혁명으로 생산력도 높아졌다. 물론 여전히 한국 땅에서 나는 것만으로 먹고 사는 자급자족은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땅을 치며 후회할 결정적인 실패가 하나 더 있다. 위치선정이다. 단군은 이웃을 잘못 두었다. 한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이며 가공할 적, 중국이다. 중국 옆이어서 문화도 전수받고 발전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데, 그건 좋은 결과만 본 거다.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 ‘한국은 어째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는가?’가 맞는 질문이다.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역사학자들도 궁금해한다. 한국은 왜 오래전에 망하지 않았는가? 어떻게 중국의 팽창으로부터 살아남았는가?

실패 혹은 생존의 연대기
수백 수천의 수많은 민족과 국가들이 중국에 흡수되거나 멸망해 사라졌다. 팽창 지향의 중국으로부터 끝끝내 살아남은 건 고비사막 북쪽으로 피신한 몽골과 험난한 산악과 밀림으로 사이를 둔 베트남, 그리고 조선-한국뿐이다. 더구나 우리와 중국 사이엔 사막이나 산맥, 밀림 같은 특별한 지리적 장벽이 없다. 그래서 드넓은 만주 평원을 넘어 몇 번이고 침공해왔던 거다. 한나라, 수나라, 당나라, 거란, 여진, 몽골, 청나라… 모두 지금 기준으로 미국과 러시아를 합친 정도의 당대 초열강 국가들이었다. 우리는 그런 나라들과 싸워 결국 이기거나 버티거나 혹은 지더라도 무기력하게 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명나라 이후로는 더 이상 한국을 공격하려 하지 않았던 거다. “저 독종들!” 아마도 중국 역사의 숨은 페이지에 한국이 묘사되어 있다면 그런 말이 적혀 있으리라.
어쨌든 극단적 기후와 척박한 생산력이라는 조건에서 개인들이 살아남기도 힘들었지만, 세계 최강대국 중국 옆에서 국가로서 나라로서 살아남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한국인만의 여러 특질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탄생》은 바로 그 과정을 다룬다. 흥미진진하고 의미충만한 역사 다큐 소재로 이만한 게 없다.

우리를 만든 세 사람!
《한국인의 탄생》은 한국인의 지금 모습을 만든 세 사람으로 단군, 고려 현종, 조선 정도전 세 사람을 꼽는다.
다시 요약하면, 단군은 위치선정을 뜻한다. 역사에 지리와 지정학이 끼어드는 이야기인데 지리는 한반도의 자연환경이고 지정학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 하필 중국이라는 사실이다. 한반도는 개인이 먹고살기도 힘들었지만, 국가가 중국에 흡수되지 않기도 힘들었다. 개인의 살아남기와 국가의 살아남기 모두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의 숙명이다. 지금도 우리는 세계 초강대국 네 나라-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사이에 끼어서 살고 있지 않나.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을 우리만큼 몸으로 현타오게 받아들이는 나라가 또 있나(물론, 대만은 논외로 한다)?
고려 현종은 한민족을 탄생시키는 대전쟁을 이끌었다. 당시 고려를 침공한 거란은 세계 최강의 군대였다. 한국인은 이제까지 산성을 중심으로 버티면서 전쟁에 나섰지만, 거란과의 전쟁은 사실상 전면전이었다. 이 전쟁을 이기며 ‘전쟁민족’ 한민족의 실체가 중국에 뚜렷이 각인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가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는 게 괜한 과장이 아니다.
정도전은 우리가 잘 아는 그 조선의 설계자다. 조선시대를 통해 한국인의 구체적인 윤리관과 국가관, 욕망이 형성되었다. 단군은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잡았고, 고려 현종이 한민족을 만들었다면, 정도전은 우리 한국인 개인들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세 명, 신화적 인물 한 명과 두 명의 실존 인물이 지금 우리와 같은 별종 한국인을 탄생시켰다. 우리는 그들의 후예이고, 혹은 그들 세 명의 현재형이다. 책과 격투하며 나-우리의 기원을 쫓아가보자! 스스로를 이해하는 탐구 생활로 초대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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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한국인의 탄생

한반도의 역사에서 작가는 3인을 꼽습니다.
단군, 고려 현종, 정도전
고려 현종??
척박한 한반도에 부동산 투자를 잘못하신 단군 ㅎㅎㅎ
환웅은 세련된 문명의 혜택을 받은 외부세력이며, 곰과 호랑이는 토착세력이고, 한국인은 이질적인 외부인과 토착민의 융합을 통해 생성, 융합을 마친 후부터는 쳐들어오는 외부세력을 강력하게 거부했죠.
한국인은 혼혈민족이되,배타적 혼혈이라는 이중적인 속성을 갖게 됩니다.

한국인의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현상은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벼농사와 적이 침범했을때 모든 삶의 터전을 불사르고 산성에 모여 버티며 전쟁을 이겨내는 산성의 민족.
생존의 민족이자 욕설의 민족, 흥의 민족이며 산성의 민족.
척박한 환경에서 어울려 돕고 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민족.
특히나 중국, 일본과 비교되는 욕설에서도 우리는 강적입니다 ㅋㅋㅋㅋ

벼농사의 북방한계선을 끌어올린 한국인은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해 다시 한번 증명됩니다. 스탈린 치하에서 고려인 대부분은 힘들게 가꾼 삶의 터전을 잃고 중앙아시아 각지로 강제 이주당하지만 고려인들이 현지인보다 높은 경제력을 갖게 되기까지 거의 모든 지역에서 3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기어이 농경을 일궈 생존하는 데 한 해를 보내고, 다음 해에 잉여 생산물을 저장하는 데 성공하고, 남는 잉여물을 이용해 삼 년째부터는 부유해지기 시작했답니다.

고려 현종때의 귀주대첩은 거란의 침공에 맞선 나라의 국운 전부를 건 백척간두의 싸움으로, 강감찬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휘한 생애 유일의 전투이고, 장원급제자였음에도 정계에서 소외됐던 강감찬이 70대의 노구를 이끌고 거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한반도를 소멸에서 구해 낸 전쟁입니다. 그때 졌으면 고려는 끝난거라고 하네요.

한국의 산성은 한반도라는 지형과 중국이라는 이웃이 동시에 만들어낸 조건 속에서 발달해 국가의 수도까지 집어삼킬 정도로 당연한 조건이 되었습니다. 중국이 침략하면 기본 30만~100만이 쳐들어오기 때문에 평지에서 머릿수로 전쟁을 하면 이길 수가 없어서, 산성으로 들어가 버티면서 전투를 해야 적은 숫자로 크게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성격 절반은 쌀농사를 짓는 논에서, 나머지 절반은 산성에서, 전쟁과 평화의 시소게임 위에서 만들어졌죠.

마지막으로 유교를 정치철학으로 삼아 민본정치를 세팅한 정도전.
‘나를 위해 사용되는 임금’
국가는 나에게 언제나 공평무사해야죠. 우린 지금도 관공서가서 “책임자 나오라고 그래!!!”로 울부짖곤 합니다. ㅎㅎㅎ
고려 농민은 땀 흘려 일해 얻은 소출의 50% 이상, 심하면 80% 이상을 기득권에 착취당했는데, 이성계와 정도전이 땅문서를 불태우면서 조선 건국이 시작되죠. 농민들은 가족의 머릿수에 따라 농지를 나눠받고, 세금도 10%만 내게 됩니다. 정도전은 백성을 위한 나라를 꿈꿨고 그 설계자입니다.

조선은 원칙과 융통성이 동전의 양면처럼 반대편을 향해 한 몸으로 붙어 있는 나라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으로 조선이 망했다기 보다는 경신대기근과 을병대기근을 정치가 극복하지 못한점, 정치집단은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국익과 사회정의를 부르짖는데, 가족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죠. 세도정치가 시작된 시점에 조선은 유교적이지 못해서 멸망했다는 근거로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이 글을 읽으며, 윤방구는 탄핵될 줄 알았고, 우리는 모든 불의를 거둬내고 가야할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나는 한국인이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국인은 화가 많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성격이 그 모양인데 행복할 수가 없다. 반면 한국이 앞으로 어떤 위기에 처할지 알 수 없지만, 결국엔 극복하고 회복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기엔, 한국인은 성격이 너무 나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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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2024-12-19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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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한국인의 탄생

이런 종류의 책을 한 번씩 읽고 배움을 얻으려 한다. 역사 지식을 매력적으로 전달하고 각인되게 하는 일. 그냥 교양 상식으로 알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역사에서 뭔가를 곱씹게 하고 때로는 가슴속에서 뜨뜻한 피가 끓게 만드는 일.

그 어려운 일을 출중하게 잘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많이 배웠다. 때로는 정교하고 자세한 설명 보다, 조금은 거칠지라도 마음을 움직여서 나중에 자꾸 찾아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설명이 필요하다. 물론 큰 틀에서 사실 관계에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그걸 잘 해내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 잘 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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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가 곧 고려라는 이야기, 성리학의 긍정적 의미에 대한 저자의 의미 있는 항변이 무척 재미있게 잘 읽혔다. 그리고 이 논의가 근현대의 질곡을 거치며 저자가 설명하고 싶은 ‘한국인‘이라는 존재에 대한 큰 줄기의 이야기로 나아가는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민족주의를 믿지 않고, ‘한국인의 독특한 특성‘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의 관점에는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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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탕아 2024-12-0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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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과 같이 어수선할 때 꼭 봐야 할 책

요즘 참 나라가 어수선한다.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한국 사람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참 많았다.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왜 그런지 조금은 알 거 같다.또 한편으론 한국인의 이런 특질을 가지고 그것을 꿰어 맞추기로 역사를 끄집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기도 하다.어쨌든 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이상한? 모습들이 잘 이해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그리고 이 책은 재미있다.작가가 맛갈나게 글을 썼다.꼭 한번 봐보길 바란다.https://fatcat-world.tistory.com/203
뚱냥이 2024-12-0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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