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1

17 택시기사가 본 세상 > 애물단지 '평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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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택시기사 십여년. 남의 일에 관심없고, 나와 관계된 한국, 호주, 미국, 종교 등...... 남기고 싶은, 굴러먹은 이야기 입니다.

작성일 : 17-07-0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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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평통'
글쓴이 : 지성수
조회 : 1,790 추천 : 0


황 인성 처장 님!

어려운 시절에 NCC 인권위원과 간사로 만났던 선생이 평통 사무처장으로 신문에 이름이 올랐을 때 세상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한국을 보면서 마치 마비되어 있던 몸에 피가 공급되어 혈관이 살아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몸의 말단 조직의 미세혈관까지 영향이 미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할 터이겠지요. 그래서 황 처장이 대한민국의 최 말단까지 퍼져있는 평통이라는 가장 광범위한 조직의 책임을 맡은 것은 축하와 더불어 염려가 뒤따릅니다.


국민의 많은 사람들은 이름도 멋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라고 하는 조직의 유래가 박정희가 4년 마다 치사하게 국민에게 표를 구걸해야 하는 짓을 못해먹겠다고 해서 만든 유신헌법 제35조에 의하여 ‘통일주체국민회의’ 라는 북한식 선거제도로 만들어 체육관에서 99.9% 찬성하도록 만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두환이 이 조직으로 셀프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 더 이상 써먹을 일이 없게 되자 조직의 이름을 바꾸고 더 크게 확대해서 소위 토호세력들을 몽땅 긁어 모은 것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아무리 쓸모 없는 조직이라도 한 번 생긴 것을 없애기는 어려운 법인데가 더욱이 평통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조직이다 보니 헌법을 건드리지 않고는 없앨 수가 없는 골치 덩어리이어서 자문위원수 꾸준히 증가하여 2만 명 이상의 위원이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고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존속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뉴월 곁 불이라도 쪼이다가 없으면 허전한 법이기도 하고 또 어느 정권이든 정권을 잡으면 외곽조직이 있으면 좋은 일이고 뭐 하나라도 입에 물려주어야 할 자리가 필요한 법이기도 해서 이래 저래 평통은 없애기가 어려운 조직이라고 생각됩니다.


오죽하면 지난 대선이라는 정치대목에서 북풍을 위한 노이지 마켓팅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12년에 이런 말을 했겠습니까?

“언론에 대놓고 할 얘기는 아니지만 일종의 코미디지요. 2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무슨 자문을 합니까. 구시대 유물일 뿐입니다.”



그나마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정부의 햇볕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이나 했지만 나머지 시기에는 평통위원이라면 동네에서 유지 소리 듣는 것이 역할이라면 유일한 역할이었다는 인상입니다. 그런 조직이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모여서 ‘떡을 해 먹든지 굿을 하든지’ 전혀 관심 밖의 사항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이상한 대통령이 일찍 하차 해서 하옥되는 바람에 순서가 바뀌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여기 저기서 벌어지는데 평통도 그 중에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7월에 시작되는 평통 18기 위원들의 추천이 이미 지난 4월에 끝냈으니 말입니다. 원래가 평통이라는 조직이 태생부터 비민주적 조직이다 보니 위원 선정을 놓고 지역마다 말썽이 많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특히 고국과는 심리적으로 밖에는 끈이 있을 수 없는 750만 해외의 교민 사회에서는 평통 위원 한 자리 하느라고 머리 터지게 싸우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러므로 해외 공관에서는 뉴욕이나 LA 처럼 교민이 많거나 사나운(?) 곳이 아니면 대부분 스리쓸적 비공개로 위원추천을 넘어갔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동안은 형식적인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제멋대로 추천을 하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7월에 시작하는 평통의 위원을 6월에 심사를 해서 발표를 하게 되어 있는데 전 정권에서 이미 추천을 받아 놓은 인사들을 놓고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이치인데 헌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할 형편이기 때문 입니다.


이러한 난제가 놓여 있기는 하지만 침착과 인고로 어려운 시절을 거쳐온 황 처장님이 지혜롭게 헤쳐나갈 줄 믿어 의심치 않아 건투를 빕니다.

시드니에서 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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