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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식민지 근대 - 한국 종교의 내면화, 정치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윤해동,이소마에 준이치 (엮은이)책과함께201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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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쪽
책소개
일제 강점기에 경성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남대문을 거쳐 조선신궁이 있는 남산부터 올라 경성의 풍경을 조망했다. 식민지 조선은, 새로운 '종교' 개념을 만들어낸 서구인들과 그것을 식민지 조선으로 가지고 들어온 일본인들과 그 전파 대상인 한국인들이 어울려 만들어낸 종교와 유사종교와 민족주의가 서로 얽혀 있는 복합적인 시공간이었다.
어떤 사람은 자발적으로 동화되고, 어떤 사람은 강고하게 저항하고, 또 다른 사람은 동화가 바로 저항이라는 전략을 사용하는 가운데, 식민지민이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한 방식으로 모색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기독교, 유교, 천도교, 증산교, 보천교 그리고 민족주의 등 모두가 정치적 태도를 버리지 않고 국가 이데올로기에 저항하기도 하고, 거꾸로 그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이 시기에 종교 개념이 어떻게 법을 통해 제도화되었으며 식민지민들의 기억 속에 내면화되어 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동아시아라는 장에서 펼쳐진 근대 경험을 총체적으로 대상화하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서구적 '종교' 개념에서 탈피하여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종교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작년에 진행된 국제 심포지엄 <식민지 조선과 종교―트랜스내셔널 제국사 서술을 위하여>의 결과물이기도 한 이 책은, 앞서 <植民地朝鮮と宗敎>(磯前順一尹海東 編著, 三元社)라는 제목으로 일본어판이 출판되기도 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 종교를 통해 인문학을 다시 본다/ 윤해동
서장 - 제국사로 종교를 논하다/ 이소마에 준이치
1부 종교 개념과 제국사
1장 1910년 전후 ‘종교’ 개념의 행방_제국사적 관점에서/ 김태훈
2장 일제시대 종교 개념의 편성_종교 개념의 제도화와 내면화/ 장석만
2부 일상생활에서의 종교 포교
3장 1910년대 최중진의 자유교회와 그 주변_축첩과 제사를 둘러싸고/ 배귀득
4장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 불교의 사회사업을 통해 본 ‘식민지 공공성’/ 제점숙
3부 국가신도와 유사종교론
5장 종교 개념과 국가신도론_‘제국=식민지’를 중심으로/ 가쓰라지마 노부히로
6장 조선총독부의 신사정책과 유사종교_국가신도 논리를 중심으로/ 아오노 마사아키
4부 국가신도와 고유종교론
7장 식민지 조선과 종교 개념에 관한 담론 편성_국가신도와 고유신앙의 틈새/ 이소마에 준이치
8장 ‘방법’으로서의 최남선_보편성을 정초하는 식민지/ 심희찬
5부 조선민속학과 고유신앙
9장 일본인의 조선민속학과 식민주의_민간신앙론을 중심으로/ 남근우
10장 일제시대 무속 담론의 형성과 근대적 재현_식민 담론의 양의성/ 김성례
종장 - 식민지 근대와 종교_종교 개념과 공공성/ 윤해동
보론 - 종교 연구의 돌파구_포스트모더니즘·포스트콜로니얼 비평·포스트세속주의/ 이소마에 준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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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윤해동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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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현재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교수, 한국사와 동아시아사를 대상으로 한 저작으로 『식민지의 회색지대』(역사비평사, 2003), 『지배와 자치』(역사비평사, 2006), 『근대역사학의 황혼』(책과함께, 2010), 『植民地がつくった近代』(三元社, 2017), 『동아시아사로 가는 길』(책과함께, 2018) 등이 있음. 주요 관심 분야는 평화와 생태를 중심으로 한 융합인문학 연구임.
geobookz@gmail.com
최근작 : <식민국가와 대칭국가>,<경성제국대학과 동양학 연구>,<제국 일본의 역사학과 '조선'> … 총 29종 (모두보기)
이소마에 준이치 (磯前順一)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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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대학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 문학박사. 하버드대학, 런던대학, 취리히대학 등에서 객원교수를 지냈고 현재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 주요 저서로는 『근대 일본의 종교 담론과 계보-종교·국가·신도』, 『죽은 자들의 웅성거림-피재지 신앙론』, 『종교와 공공 공간-재검토되는 종교의 역할』(공저), 『상실과 노스텔지어』, 『기기(記紀)신화와 고고학-역사적 시원(始原)의 노스텔지어』 외 다수가 있다.
최근작 : <탈국민국가라는 외재적 식민주의와 제국>,<일본脫국가론>,<근대 일본의 종교담론과 계보> … 총 13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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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호모 히브리스>,<악티움 해전>등 총 188종
대표분야 : 역사 12위 (브랜드 지수 300,373점), 초등 한국사 18위 (브랜드 지수 1,945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제 강점기에 경성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남대문을 거쳐 조선신궁이 있는 남산부터 올라 경성의 풍경을 조망했다. 식민지 조선은, 새로운 ‘종교’ 개념을 만들어낸 서구인들과 그것을 식민지 조선으로 가지고 들어온 일본인들과 그 전파 대상인 한국인들이 어울려 만들어낸 종교와 유사종교와 민족주의가 서로 얽혀 있는 복합적인 시공간이었다. 어떤 사람은 자발적으로 동화되고, 어떤 사람은 강고하게 저항하고, 또 다른 사람은 동화가 바로 저항이라는 전략을 사용하는 가운데, 식민지민이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한 방식으로 모색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기독교, 유교, 천도교, 증산교, 보천교 그리고 민족주의 등 모두가 정치적 태도를 버리지 않고 국가 이데올로기에 저항하기도 하고, 거꾸로 그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이 시기에 종교 개념이 어떻게 법을 통해 제도화되었으며 식민지민들의 기억 속에 내면화되어 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동아시아라는 장에서 펼쳐진 근대 경험을 총체적으로 대상화하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서구적 ‘종교’ 개념에서 탈피하여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종교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작년에 진행된 국제 심포지엄 <식민지 조선과 종교―트랜스내셔널 제국사 서술을 위하여>의 결과물이기도 한 이 책은, 앞서 ≪植民地朝鮮と宗敎≫(磯前順一·尹海東 編著, 三元社)라는 제목으로 일본어판이 출판되기도 했다.
제1부 ‘종교 개념과 제국사’에서는 이 책의 문제의식의 중심축이 되는 종교 개념론의 과제와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책의 이론적 골자를 이루는 김태훈의 글 <1910년 전후 ‘종교’ 개념의 행방>에서는 식민지와 내지를 아우르는 제국의 역사를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서술해야 함을 강조한다. 장석만의 글 <일제시대 종교 개념의 편성>에서는 식민지 조선에서도 ‘세속=정치/종교=내면’이라는 서양의 프로테스탄티즘적 정교분리가 시행되었다는 점과 현실에서는 그 이념과 상반되는 종교의 정치화 현상이 강해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제2부 ‘일상생활에서의 종교 포교’에서는 식민지 조선으로의 종교 개념의 유입이 정치적 차원이 아니라 민중의 일상 신앙생활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가를 고찰한다. 배귀득의 글 <1910년대 최중진의 자유교회와 그 주변>에서는 민중의 삶에 대한 강인함이 일본과 서양을 통해 들어온 기독교의 의례와 교리를 변혁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더불어 조선총독부의 종교정책에까지 영향을 끼쳤음을 지적한다. 제점숙의 글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 불교의 사회사업을 통해 본 ‘식민지 공공성’>에서는 진종대곡파(眞宗大谷派)에 의한 사회사업을 통해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억압과 저항 혹은 갈등과 협력이라는 복잡한 관계가 교차했음을 논의한다.
제3부 ‘국가신도와 유사종교론’에서는 현재 일본의 국가신도 연구가 암묵적인 전제로 삼는 일국사적인 틀의 한계를 지적함으로써, 식민지 조선에 대한 신사정책을 ‘제국사로서의 국가신도론’으로 포착하는 시각을 제시한다. 가쓰라지마 노부히로의 논문 <종교 개념과 국가신도론>에서는 식민지 조선에 ‘유사종교’라는 개념이 공인종교와 비공인종교 사이의 회색지대로 설정되었음을 제시한다. 아오노 마사아키의 글 <조선총독부의 신사정책과 유사종교>에서는 이 유사종교 개념이 1910년대 조선총독부의 정책에서 성립하여 1920년대 이후 일본으로 역수입되었다는 주목할 만한 해석이 제시된다.
제4부 ‘국가신도와 고유종교론’에서는 국가신도 교설을 둘러싸고 제국의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서 전개된 해석 투쟁을 분석한다. 이소마에 준이치의 <식민지 조선과 종교 개념에 관한 담론 편성>에서는 당시에 신도를 일선동조론에 호응하는 식민지 통치 이데올로기의 일환이자 동북아시아로 확장되는 보편종교로 이해하는 입장이 일본과 조선 모두에서 일정한 세력을 차지하고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심희찬의 글 <‘방법’으로서의 최남선>에서는 이런 잡종적인 모호함을 가진 신도가 식민지 조선에서는 식민지민의 횡령 행위에 의해 재해석되었으며, 나아가 오늘날에는 친일 행위로 단죄되는 일본 문화에 대한 동화 행위도 당시의 사회 상황으로 보면 암묵적인 저항 행위로 재평가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제5부 ‘조선민속학과 고유신앙’에서는, 서양의 프로테스탄티즘 종교 개념이 일본을 경유하여 조선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유사종교’, ‘신도’, ‘고유신앙’ 등의 개념도 종교 개념으로 그대로 회수되는 것이 아니라 종교 개념과의 관계성에 의해 규정되면서 성립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남근우의 글 <일본인의 조선민속학과 식민주의>에서는 ‘조선민속학’에 종사하는 일본인에게 ‘유학=우월한 남성/무속=열등한 여성’이라는 이항대립적인 구도가 존재했으며, 이 젠더적인 표상에 근거하여 조선의 기층문화가 정체되어 있기에 문명화라는 이름 아래 식민화되어야 하는 것으로 묘사되었음을 문제 삼는다. 김성례의 글 <일제시대 무속 담론의 형성과 근대적 재현>에서는 ‘무속’이 그때그때의 식민지 상황에 따라 ‘민족종교’, ‘민족문화’, ‘민속문화’, ‘민중문화’, ‘원시심성’ 등의 각기 다른 함의를 가진 범주로 분절되었음을 기술한다.
[집필진 소개]
가쓰라지마 노부히로(桂島宣弘)
리쓰메이칸대학(立命館大學) 교수. 리쓰메이칸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후기과정 단위 취득 퇴학. 문학박사. 저서로 ≪思想史の十九世紀≫, ≪增補改訂版 幕末民衆思想の硏究≫, ≪自他認識の思想史≫ 등이 있다.
김성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Journal of Korean Religions 편집장. 종교인류학·한국종교·샤머니즘과 민간신앙 연구. 논문으로 <歷史的暴力の記憶>(≪宗敎槪念の彼方へ≫), “Mourning Korean modernity in the memory of the Cheju April Third Incident”(Inter-Asia Cultural Studies, Vol. 1, No. 3), 공저로 ≪한국종교문화연구 100년≫, ≪동아시아의 근대와 민속학의 창출≫ 등이 있다.
김태훈
리쓰메이칸대학 문학부 강사. 리쓰메이칸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후기과정 수료. 현재 근대종교사 연구. 논문으로 <이데올로기와 희망―천리교의 3교 회동>(≪日本硏究≫ 14), <유일신 개념을 둘러싼 지의 경쟁―赤松智城의 재평가를 둘러싸고>(≪사이SAI(間)≫ 12), 공역서로 ≪동아시아 자타인식의 사상사≫ 등이 있다.
남근우
동국대학교 교수. 쓰쿠바대학(筑波大學) 대학원 역사인류학연구과 박사후기과정 수료. 저서로 ≪‘조선민속학’과 식민주의≫, 편저로 ≪동아시아의 근대와 민속학의 창출≫, 공저로 ≪제국일본이 그린 조선민속≫ 등이 있다.
배귀득
리쓰메이칸대학 문학부 강사. 리쓰메이칸대학 대학원 박사후기과정. 근대일본기독교사 연구. 논문으로 <日本組合敎會の朝鮮傳道における一考察―渡瀨常吉の初期朝鮮傳道を中心に>(≪一神敎世界≫ 第3號), <1910년대 최중진과 그 주변>(≪전북사학≫ 40), <渡瀨常吉の朝鮮傳道における論理―その初期傳道活動を中心に>(≪宗敎硏究≫ 第85卷, 第4輯) 등이 있다.
심희찬
리쓰메이칸대학 전문연구원. 리쓰메이칸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현재 한일근대사상사 연구. 논문으로 <實證される植民地, 蠶食する帝國―今西龍の朝鮮史硏究とその軋み>(≪季刊日本思想史≫ 第76號), <降倭‘金忠善/沙也何’の表象と近代歷史學―‘賣國奴’と‘善隣’の隙間, そして‘こころのオアシス’>(≪日本硏究≫ 第16輯), <틈입의 역사학 혹은 파탄하는 보편―최남선의 조선사 연구를 둘러싸고>(≪일어일문학≫ 53) 등이 있다.
아오노 마사아키(靑野正明)
모모야마가쿠인대학(桃山學院大學) 교수. 쓰쿠바대학 대학원 역사인류학연구과 박사과정 중퇴. 저서로 ≪朝鮮農村の民族宗敎―植民地期の天道敎·金剛大道を中心に≫, 논문으로 <朝鮮總督府の農村振興運動期における神社政策―‘心田開發’政策に關聯して>(≪國際文化論集≫ 第37號), <植民地期朝鮮における‘類似宗敎’槪念>(≪國際文化論集≫ 第43號) 등이 있다.
윤해동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교수. 서울대 국사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현재 한국근대사, 동아시아사 연구. 저서로 ≪근대역사학의 황혼≫, ≪식민지근대의 패러독스≫, ≪지배와 자치≫, ≪식민지의 회색지대≫, 공편저로 ≪식민지 공공성≫, ≪실체와 은유의 거리≫, ≪역사학의 세기≫, ≪植民地近代の視座≫ 등이 있다.
이소마에 준이치(磯前順一)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준교수. 도쿄대학 인문과학연구과 중퇴. 현재 종교·역사 연구. 저서로 ≪近代日本の宗敎言說とその系譜≫, ≪喪失とノスタルジア≫, ≪宗敎槪念あるいは宗敎學の死≫, Japanese Mythology, 공편저로 ≪マルクス主義という經驗≫, ≪‘近代の超克’と京都學派≫ 등이 있다.
장석만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서울대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 취득. 현재 한국근대종교사, 근대성 및 종교이론 연구. 논문으로 <종교와 동물>(≪종교문화비평≫ 21), <3·1운동에서 종교는 무엇인가>(≪1919년 3월 1일에 묻다≫),<병원의 장식문화와 사회적 맥락 및 효과>(≪종교문화비평≫ 16)등이 있다.
제점숙
동서대학교 일본어학과 조교수. 리쓰메이칸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후기과정. 현재 근대한일관계사, 근대일본불교사 연구. 논문으로 <식민지조선에서의 일본불교의 사회사업―‘식민지 공공성’을 실마리로 삼아>(≪일본근대학연구≫ 36), <개항기 부산 일본불교의 교육사업에 관한 연구>(≪비교일본학≫ 25), 공편저로 ≪한일종교문화교류의 최전선≫ 등이 있다. 접기
심포지움에서 제각기 발표한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 한계가있으리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전체적으로 일제침략기 조선의 종교를 어떤 시각에서 이해하면 좋을까 하는 점에 초점이 놓여 있다. 일본 제국의 억압과 조선 민중의 수난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려고 고민하는 점이 돋보인다
chomin99 2013-11-12 공감 (1) 댓글 (0)
잊혀진 근대와 식민지 근대
한국 근대사를 다룬 책이 나오는 건 전혀 새로운 뉴스가 아니지만, 덜 주목받은 분야나 주제의 책이라면 주목해봄직하다. 이덕일의 역사평설 <잊혀진 근대, 다시 읽는 해방전사>(역사의아침, 2013)와 한일 역사학자들이 같이 쓴 <종교와 식민지 근대>(책과함께, 2013)가 그런 경우다.
먼저, <잊혀진 근대>는 작년에 나온 <근대를 말하다>(역사의아침, 2012)의 속편 격이다. 저자는 "필자는 이미 <근대를 말하다>에서 민족주의 계열 삼부의 무장투쟁에 대해 서술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사회주의 및 아나키즘 운동사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고 적었다. 전체 5부 가운데 일제하 사회주의 운동사와 아나키즘 운동사가 책의 1, 2부를 구성한다. 좀더 자세한 설명으론 이렇다.
한국 근대사는 1945년 해방 이후 냉전체제가 고착화되면서, 일제와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 세력마저 이념적 취사선택에 따라 서술되어야만 했다. 즉, 독립운동의 바탕이 되었던 삼부三府 무장투쟁론이 아닌 외교독립론 위주로 논의되었으므로, 사회주의나 아나키즘을 바탕으로 한 독립운동사는 더욱 역사 속에 잊히고, 묻히고, 지워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현재 일본의 우경화 바람은 1930-40년대 전 세계를 전쟁으로 몰고 갔던 군국주의 체제를 청산하지 못한 데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했던 일제의 제국주의적 침략과 학살의 전말을 제대로 살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근대사 중에서도 1918-1945년까지의 역사는 주요 테마로 다루지 않았던 부분이자, 우리에게 가장 낯선 역사이기도 하다. 특히 사회주의와 아나키즘 운동사는 시대를 휩쓴 이념과 사상의 영향을 받아 국제적인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민족주의 독립운동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일제 군부와 파시스트가 이웃 국가에 저지른 만행과 학살은 잘 알고 있지만, 그들의 정신세계에 대한 분석은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저자는 이런 점에 천착해 그동안 근대사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를 선정하고,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역사적 과정을 서술하면서 새로운 근대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한편, <종교와 식민지 근대>의 부제는 '한국 종교의 내면화, 정치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이다. "식민지 조선은, 새로운 '종교' 개념을 만들어낸 서구인들과 그것을 식민지 조선으로 가지고 들어온 일본인들과 그 전파 대상인 한국인들이 어울려 만들어낸 종교와 유사종교와 민족주의가 서로 얽혀 있는 복합적인 시공간이었다"는 게 출발점. 한일 동시 출간을 목표로 했으나 일어판이 지난 1월에 먼저 나왔다고 한다. 일어본의 제목은 <식민지 조선의 종교>다.
이 책은 이 시기에 종교 개념이 어떻게 법을 통해 제도화되었으며 식민지민들의 기억 속에 내면화되어 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동아시아라는 장에서 펼쳐진 근대 경험을 총체적으로 대상화하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서구적 '종교' 개념에서 탈피하여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종교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작년에 진행된 국제 심포지엄 <식민지 조선과 종교―트랜스내셔널 제국사 서술을 위하여>의 결과물이기도 한 이 책은, 앞서 <植民地朝鮮と宗敎>(磯前順一尹海東 編著, 三元社)라는 제목으로 일본어판이 출판되기도 했다.
식민지 시기 종교에 관해서는 주로 일본의 종교정책과 민족운동으로서의 종교운동에 초점을 맞춘 연구서들이 나와 있다. <종교와 식민지 근대>는 일본 학자들도 참여한 만큼 좀더 폭넓은 시각으로 이 시기 종교 문제를 다루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 11. 10.
- 접기
로쟈 2013-11-10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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