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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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도리와 좌파의 대의를 추구하는 중년
편집장 at 레디앙
Former 부대표 at 진보신당
Former 위원장 at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Studied at 서울대학교
Went to 부산 동인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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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전대협이다!
“일어섰다 우리 청년 학생들 민족의 해방을 위해
뭉치었다 우리 어깨를 걸고 전대협의 깃발 아래
강철 같은 우리의 대오 총칼로 짓밟는 너
조금만 더 쳐 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
역시 민주당의 본령은 586 정치인들이고, 이들의 영혼은 전대협 시절에 멈춰 있다.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대해서는 거의 전두환 군사정권 급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는 화려했던 전대협 정신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더 나아가면 그들은 식민지 조선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그 심정인지도 모르겠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찬성한 내부 세력들을 향해 배신자 프레임과 마녀사냥, 색출과 응징 심지어 살인예고 등의 섬뜩한 단어들을 보면서, 그리고 정의당의 6명 의원을 향해 퍼붓는 광기어린 저주들을 보면서, 내가 겪은 전대협 신화의 어두운 이면과 실상을 떠올리게 된다. 언급하기도 싫은 소위 프락치 치사 사건도 그런 맥락에서 발생한 비극이다. 물론 이들은 또 군사정권의 프락치 공작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잔인하게 진행되었는지, 그 상황을 전제하지 않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대꾸할 것이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들과 싸우면서 적들과 닮아간다는 슬픈 말이 있는데, 지금 상황과 맥락이 맞는 건 이것이다.(이 사건 관련한 어떤 이가 또 “굳세어라 이재명” 언급을 하기도 했더군)
이재명 대표는 저들에게(586 정치인, 친명계, 개딸 등등) 수만명이 출범식에서 옹위하던 전대협 의장과 같은 인물이다. 의장은 곧 수령, 수령은 우리 운동의 뇌수. 여기에 이견을 제기하거나 반발하는 자는 가차 없이 무찔러야 할 내부의 적, 이런 관념은 지금도 여전히 강고하다. 의장 놀이의 그 광적인 퍼포먼스와 비장미 짙은 분위기를 만들고 조장하고 즐기던 어떤 이들이 떠오른다. 정청래와 같은 이의 멘탈에서만 이런 흔적을 발견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전 정부에서 장관급 고위공직자나 청와대의 핵심 참모를 했던 이들도 역시 유사한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는 것 보는 건 슬픔을 넘어 기괴함이다.
그냥 떠오르는 에피소드들
어떤 대학의 총학생회 집회, 전대협 엔엘 주류 세력이 주관하던 집회에 좌파들 일부가 발언권을 달라며 옥신각신할 때 전대협을 추종하던 열혈 투사(^^) 몇 명이 갑자기 발언권을 요구하던 좌파들을 향해 이단옆차기를 날리던 장면, 주류 지도부는 그것을 막거나 제지하는 게 아니라 그걸 기화로 반대파들의 발언권을 봉쇄하고 자신들만의 집회를 유유히 이어가던 어떤 모습
어떤 대학교에서 있었던 일. 엔엘 주류와 좌파 후보가 총학생회 선거에서 경선을 했는데, 좌파가 그냥 10~20% 정도 득표하고 엔엘 당선을 위한 소모품 정도로 생각했는데 분위기가 그게 아니었다. 수십년째 총학을 독점하고 있던 엔엘에 대한 불만이 좌파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고 강한 바람으로 나타났다. 투표 결과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 개표 절차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엔엘 계열의 세력들이 정색을 하고 좌파 후보의 참관위원들을 개표장에서 강압적으로 몰아낸다. 그 이후 개표장에서 무슨 일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른다.... (개표 현장에 있다가 쫒겨난 사람에게 직접 들었다. 굳이 어떤 지역과 학교였는지 언급하지는 않겠다.)
얼마전 국힘의 태영호 의원을 향해 “북에서 온 쓰레기”이라고 비난하여 주목을 받았던 박영순 민주당 의원이 있다. 사람들은 박영순 의원이 정청래 의원 등과 같이 평소에서도 설화와 거친 발언이 많은 스타일이 아닌 대전시의 지역구 초선의원이 왜 저런 소리를 했지 라고 궁금해했다. 그러다 그가 586 의원, 충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이고 전대협 부의장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아~~그래서...”라고 반응을 한다. 사람들이 의원들에 대해 학력 경력을 통해 간접적 인상을 받는 것처럼, 586 정치인들은 전대협의 공식 비공식 지위, 정파 등을 넣어줘야 인물 성격을 더 잘 파악할 거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과거의 어떤 흔적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강한 현재형 정신상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부를 ‘전대협 정부’라고 규정하고 비판했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전대협에 비판적인 학생운동의 경험자였던 나는 조선일보가 과도하고 개오버해서 정치질을 한다고 생각했다. 전대협 출신이라는 건 호불호가 있지만 그건 20~30여년전의 과거형인데 그걸로 현재를 규정하는 건 적절하거나 올바른 비판이 아닌 이러저러한 불온함의 딱지 붙이기, 천박한 색깔론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런데 하나는 정정한다. 민주당 586에게 전대협은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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