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중국의 '반일 내셔널리즘'을 제목으로 하는 서적이 한 권도 없는데 반해서 일본에서는 이 주제를 다룬 책들이 꽤 많다. 대체로 논조가 중국이 장쩌민 집권 이후에 사회주의 이념의 공동화空洞化 속에서 새로운 통합 기제로 반일 내셔널리즘을 추동한 걸 주요한 계기로 삼는다. 그래서 이를 논파하기 위해 모택동의 '친일(?)'을 강조하는 논조를 펼치는 주장도 있고 이런저런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중국의 반일 내셔널리즘이 장쩌민에 의한 위로부터의 주입에 의한 것인가.
한국도 반일 내셔널리즘이 강화된 걸 노무현 시기부터로 잡는 연구들이 있는데
위로부터의 무언가라기보다는 전체주의, 권위주의 체제가 어느정도 해체되면서 인민이 담론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어느정도 민주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내셔널리즘은 기본적으로 양날의 검이라 한국의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중국의 경우에는 반일 내셔널리즘에 의해 오히려 민주화되는 시나리오도 그릴 수 있지 않은가.
한국의 경우에도 지배 집단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반일 내셔널리즘이 흥기하면서 결과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추동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었는데
중국의 경우에도 반일 내셔널리즘이 강화된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의 대일 정책을 친일매국적이라 비판하는 정치적 담론이 형성되고 전개된다면 충분히 공산당의 권력 정당성을 위협할 수 있다.
공산당 자체가 자신들의 권력 정당성을 항일전쟁에서의 승리로부터 끌어오고 있다보니 이 부분에 타격을 받으면 공산당이 와해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는데 그뒤가 참 문제이겠다.
공산당 입장에서는 인민들의 감정을 반미反美로 바꾸는 게 차라리 안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미일 동맹이 강화될수록 무언가 어려워질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아무튼 내셔널리즘의 추동을 공산당의 지배강화로 보는 경향이나 만들어진 무언가로 보는 건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의 경우를 보아도 오히려 반체제 집단이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이 창출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이데올로기를 반체제집단이 점취하는 순간 뒤집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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