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4

*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 김낙중 2008

김낙중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 2008


14일, 김낙중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 출판기념회 - 에큐메니안

14일, 김낙중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 출판기념회평화통일에 대한 고민 그리고 젊은이에게 주는 유언
이철우 기자 | 승인 2008.05.12 



김낙중 평화연대 고문 © 이철우

김낙중 평화통일시민연대 고문(평화통일운동가)의 글을 모은 책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 출판기념회가 14일(수) 저녁 6시30분 중구 명동 YWCA 4층 강당(명동성당 앞)에서 열린다.



김낙중 고문은 발간사에서 “나는 이제 어쩔 수 없이 희수를 넘긴 늙은이가 되었고, 내가 한 평생 동안 그토록 집착하던 ‘겨레의 평화’를 이룩하는 일은 내일을 살아갈 젊은이들의 과제임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낙중 고문은 우리민족을 ‘고려민족’으로 칭하며, 민족이 분열 상쟁하는 원인을 찾기 위해 민족 형성과 분열 과정을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나아가 민족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조건들을 거론하며, 앞으로 젊은 세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세계최대 바다 태평양과 세계최대 육지 유라시아대륙이 마주치고 세계최강 4대국이 마주하는 이곳에서 민족 평화통일 문제는 결코 우리 민족만의 문제가 아니며, 세계평화 문제, 세계통합문제라 역설하고 있다.

그는 또한 지구촌이 하나 되는 ‘세계화 시대’, 온 세상 민족이 저마다 특성을 자랑하는 총천연색 시대, 교향악 시대에 우리는 무슨 색깔 무슨 음향으로 참여해야하는가 묻는다.

아울러 이 책은 발간사에서 밝혔든 지난 반세기 분단 상쟁 시대를 살아오면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한 결실이자, 내일의 역사를 담당할 젊은이들에게 남기는 유언이기도 하다.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은 

▲제1장 민족이란 무엇인가
 ▲제2장 고려민족 형성발전(선사시대~조선왕조)
 ▲제3장 고려민족 분열과 분단(왕조시대·일제시대·민족국가수립운동의 분열과 고려반도 분단-미·소 분할점령) 
▲제4장 분단시대 민족통일운동 전개(남북통일정책) 
▲제5장 민족통일방향 
▲제6자 평화통일관련 논문 
▲제7장 21세기 민족통일 설계 등으로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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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중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 요약 및 평론

1. 책의 개요 및 저술 배경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2008)은 평화통일운동가 김낙중이 희수(77세)를 넘어선 나이에 출간한 학술적 결산물이자, 평생에 걸쳐 고민해 온 통일 사상을 후대에 전달하기 위해 집대성한 역작이다.

2000년대 후반 탈냉전 고착화와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그는 우리 민족의 분단을 단지 한반도 내부의 이념 대립에 국한해서 보지 않았다.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이 접하고 주변 4대 강국이 충돌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한반도의 통일 문제는 곧 세계 평화 및 세계 통합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거시적 시각을 정립하였다. 그는 저서의 발간사를 통해 이 책이 다음 세대를 살아갈 청년들에게 남기는 사상적 '유언'과도 같음을 밝히기도 했다.

2. 주요 내용 요약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21세기 미래 구상까지 통사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취한다.

민족의 개념과 '고려민족'의 형성 (제1장 ~ 제2장)

김낙중은 민족의 학술적 개념을 재정의하며 시작한다. 그는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 역사를 함께해 온 우리 민족을 '고려민족'이라 명명한다. 선사시대를 거쳐 단군 신화, 삼국시대, 고려,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혈연적·문화적·지리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하나의 독자적인 민족공동체가 형성되고 발전해 온 역사적 궤적을 추적한다.

민족의 분열과 분단의 역사 (제3장 ~ 제4장)

조선왕조 말기의 국권 상실, 일제강점기 민족국가 수립운동 내부의 이념적 분열, 그리고 해방 직후 미·소 강대국의 분할 점령으로 이어진 분단의 과정과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이어서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 정권이 추진해 온 통일 정책의 공과를 평형감 있게 점검하고, 재야 및 민간 차원에서 전개된 민족통일운동의 흐름을 정리한다.

통일의 방향과 21세기 미래 설계 (제5장 ~ 제7장)

김낙중은 남북한의 이념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 조건을 다룬다. 21세기 '세계화 시대' 속에서 우리 민족이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한반도 영세중립화, 단계적 체제 공존, 그리고 미·중·일·러 등 주변 강국들과의 평화적 협력 구상을 제시한다.

3. 평론: 역사적 통사성과 거시적 세계관의 결합

한반도를 세계 평화의 거점으로 본 역사적 통찰

이 책이 지닌 가장 뛰어난 평론적 가치는 한반도의 통일을 단일 민족의 단순한 혈통적 복원이 아닌 세계 통섭과 동북아 평화의 거점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태평양 해양 세력과 유라시아 대륙 세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반도가 중립적 평화 지대를 형성할 때, 비로소 강대국의 패권 다툼을 막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그의 '영세중립화 및 평화통일론'은 고전적이면서도 매우 현대적인 전략성을 띤다.

'고려민족' 담론과 세계화 시대의 다채로움

김낙중은 단일민족이라는 폐쇄적 민족주의에 갇히지 않는다.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는 세계화 시대에 온 세상 민족들이 저마다의 특성을 자랑하는 총천연색 '교향악 시대'가 도래했음을 전제하고, 그 속에서 '고려민족'이 이바지해야 할 유일무이한 음향과 색깔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이는 분단 극복의 당위성을 민족주의적 내셔널리즘을 넘어 범지구적 다문화·평화주의적 가치로 확장한 고차원적 사상적 도약이라 할 수 있다.

청년 세대를 향한 사상적 유산

1950년대 목숨을 걸고 임진강을 건넜던 청년 김낙중이 50여 년의 세월이 흘러 희수의 노인이 되어 다시 청년들에게 건네는 이 책은, 비타협적 투쟁의 기운보다는 묵직한 학술적 깊이와 숭고한 지혜를 담고 있다. 감정적 통일론이나 교조적 정치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역사의 형성 원인부터 차분히 짚어 올라가는 정밀한 역사사회학적 접근은 오늘날 통일 담론이 희미해진 젊은 세대에게도 깊은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4. 결론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은 평화통일운동가 김낙중이 일생 동안 체화하고 연구해 온 한반도 평화 사상의 결정판이다. 분단의 역사적 모순을 차분하게 해부하면서도 21세기 세계화 시대 속 한반도가 나아갈 평화적 비전을 설파한 이 책은, 남북 관계의 경색과 강대국 간 패권 갈등이 심화되는 현재 더욱 빛을 발하는 비판적 지식인의 영원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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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중,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2008) — 1,000단어 요약·평론

김낙중의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은 2008년 평화연대 평화연구소에서 출간된 책이다. 출판기념회 소개문에 따르면 김낙중은 이 책을 “지난 반세기 분단 상황에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한 결실”이자, 앞으로의 역사를 맡을 젊은 세대에게 남기는 일종의 유언으로 생각했다. 사용자가 올려주신 자료에도 같은 취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이 책은 앞서 살펴본 <사회과학원론>이나 <민족통일을 위한 설계>보다 훨씬 늦은 시기의 저작이다. 따라서 20대부터 통일운동을 해온 김낙중이 70대 후반에 자신의 민족론과 통일론을 역사적으로 다시 정리한 <후기 사상의 결산>으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

책의 구성은 다음 일곱 장이다.

  1. 민족이란 무엇인가
  2. 고려민족 형성발전 — 선사시대에서 조선왕조까지
  3. 고려민족 분열과 분단 — 왕조시대·일제시대·민족국가수립운동의 분열, 그리고 한반도 분단·미·소 분할점령
  4. 분단시대 민족통일운동 전개 — 남북통일정책
  5. 민족통일방향
  6. 평화통일관련 논문
  7. 21세기 민족통일 설계

이 목차 자체가 김낙중의 사고를 잘 보여준다. 그는 통일문제를 1945년 이후의 국제정치 문제로만 보지 않고, 먼저 <민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묻고, 그 민족이 <어떻게 분열되었는가>를 추적한 뒤, 마지막으로 <어떻게 다시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를 논한다.

1. 민족은 혈통이 아니라 ‘공동운명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민족>이다.

김낙중은 민족을 단순한 혈통집단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출판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민족의 핵심적 징표를 <운명공동체>라고 설명했다. 민족은 사람들이 일정한 역사적 공간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고, 서로 혼인하고, 정치·경제·문화적 삶을 공유하면서 형성된 공동체라는 것이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김낙중의 민족론은

<단군의 순수한 혈통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는 식의 혈통민족주의와 거리가 있다.

오히려 여러 집단이 장기간 서로 섞이고 함께 생활하면서 하나의 <공동운명>을 형성했다는 역사적 민족론에 가깝다.

그가 우리 민족의 본격적인 형성 시점을 <고려시대>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구려·백제·신라가 각각 존재했던 시기에는 아직 정치적 공동체가 분리되어 있었지만, 고려시대에 이르러 지역과 집단 간 통혼과 생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하나의 역사적 운명공동체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출판기념회에서도 그는 “서로 통혼하며 운명공동체로 본격적으로 어울리기 시작한 것이 고려시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흔히 사용하는 ‘한민족’보다는 <고려민족>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이는 그의 1950년대 <고려공동체> 구상과도 이어진다.

2. 왜 ‘고려민족’인가

‘고려’라는 명칭에는 김낙중 특유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

현대 한반도에는 남쪽의 ‘대한민국’과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있다.

따라서 ‘대한’이나 ‘조선’을 민족 전체의 명칭으로 사용하면 어느 한쪽 국가의 자기정당화와 연결되기 쉽다.

반면 ‘고려’는 남북 분단 이전의 공동역사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따라서 <고려민족>은

남한도 아니고
북한도 아니면서
양쪽 모두가 속하는 역사적 공동체

를 표현하려는 용어다.

이 점에서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은 1950년대의 <통일독립청년 고려공동체>와 놀랄 만큼 일관되어 있다.

김낙중은 반세기가 지나서도 여전히

<남북 가운데 어느 한쪽을 민족 전체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고 생각했다.

3. 민족의 역사를 ‘형성→분열→통일’로 본다

책 제목에는 김낙중의 역사철학이 압축되어 있다.

<형성 → 분열 → 통일>

이다.

이것은 단순한 시대구분이 아니라 역사의 방향에 관한 해석이다.

우리 민족은 오랜 역사 속에서 하나의 공동운명체로 형성되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 여러 정치적·사회적 갈등으로 분열되었고, 일본 식민지배와 해방 후 미·소 점령을 거치면서 국가적으로 완전히 분단되었다.

따라서 통일은 김낙중에게 새로운 민족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아니다.

<이미 역사적으로 형성되었다가 분열된 공동체를 다시 연결하는 과정>

이다.

이런 관점 때문에 그는 남북분단을 자연스럽거나 영구적인 상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분단은 역사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역사적으로 다시 극복할 수도 있다고 본다.

4. 분열의 원인을 1945년보다 훨씬 앞에서 찾는다

이 책의 제3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김낙중은 민족의 분열을 단순히 미국과 소련의 38선 분할점령에서 시작시키지 않는다.

목차를 보면

왕조시대,
일제시대,
민족국가수립운동의 분열

을 먼저 다루고 그 다음에 한반도의 분단과 미·소 분할점령을 다룬다.

즉 한국의 분단에는 외세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족 내부의 오랜 정치적 분열>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꽤 중요하다.

한국의 민족주의적 분단서사는 흔히

<하나였던 민족을 외세가 강제로 갈라놓았다>

고 설명한다.

김낙중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내부에도 노선갈등이 있었고, 해방 전후 민족국가를 세우는 과정에서도 좌우가 서로를 제거하려 했다.

외세의 분할점령이 결정적이었지만, 내부의 이념적·정치적 분열도 분단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낙중 자신의 인생 경험이 깊이 배어 있다.

그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남과 북 어느 한쪽만을 악으로 보는 해석을 평생 거부했다.

5. 통일의 핵심은 ‘승리’가 아니라 ‘화해’다

그래서 김낙중의 통일론은 자연스럽게 <평화통일>로 간다.

민족분열의 원인이 서로 상대방을 제거하려 한 데 있었다면, 통일의 출발점은 그 반대여야 한다.

상대를 제거하지 않고,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 다른 체제를 가진 사람들이
다시 공동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앞서 <민족통일을 위한 설계>에서 본 그의 생각과 정확하게 이어진다.

김낙중에게 통일은

<북한을 대한민국에 편입시키는 것>

도 아니고,

<남한을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는 것>

도 아니다.

남과 북 모두 지금까지의 국가적 자기정체성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새로운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에게 통일은 일종의 <화해의 정치>다.

6. 21세기에는 통일문제를 세계사 속에서 봐야 한다

업로드하신 출판기념회 자료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김낙중이 한반도 통일을 세계사적 문제와 연결한다는 점이다.

그는 세계체제의 변화, 유라시아대륙과 세계질서, 강대국들의 만남 속에서 한반도 통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지구촌이 하나 되는 세계화 시대”에 각 민족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참여할 것인가를 묻는다.

따라서 그의 민족주의는 폐쇄적인 민족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민족공동체의 회복 → 세계공동체에의 참여>

라는 구조다.

앞서 본 <사회과학원론>에서도

가족공동체 → 민족공동체 → 국제사회 → 인간공동체

라는 확장구조가 있었다.

2008년에도 이 기본사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에게 민족통일은 최종목표가 아니라 더 큰 세계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7.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첫째, <민족과 통일을 역사적 과정으로 본다>는 점이다.

통일정책만 논하지 않고, 왜 우리가 하나의 민족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왜 갈라졌는지를 먼저 묻는다.

둘째, <혈통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려 한다>.

‘공동운명체’ 개념은 현대적 관점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민족을 생물학이 아니라 역사적 공동생활의 산물로 보기 때문이다.

셋째, <통일을 승패가 아니라 공동체 재건으로 본다>.

이는 김낙중 사상 전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넷째, 민족주의를 세계주의와 대립시키지 않는다.

민족은 인류공동체로 가는 중간공동체라는 것이다.

8. 그러나 역사학으로서는 문제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민족 형성에 하나의 명확한 완성시점을 설정할 수 있는가>이다.

김낙중은 고려시대에 우리 민족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이는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하고 정치·문화적 통합을 이루었다는 점에서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현대 역사학의 민족론은 훨씬 복잡하다.

‘민족’이라는 근대적 자기의식 자체가 19~20세기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는 견해도 강하다. 고려 사람들이 과연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의미의 ‘민족’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김낙중은

<역사적 공동생활의 형성>

<근대적 민족의식의 형성>

을 다소 쉽게 하나로 연결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할 수 있다.

둘째, <분열 이전에 완성된 하나의 민족>이라는 서사가 통일의 필요성을 먼저 전제한 뒤 역사를 그 방향으로 배열할 위험이 있다.

즉 역사를 설명하는 동시에 통일의 정당성을 논증하려 한다.

역사가의 작업이라기보다 <통일사상가의 역사해석>에 가까운 이유다.

9. <사회과학원론>에서 이 책까지 — 김낙중 사상의 완결

지금까지 살펴본 책들을 연대순으로 놓으면 김낙중의 사상이 상당히 명확하게 보인다.

<굽이치는 임진강>(1985)
→ 전쟁과 분단을 경험한 자신의 삶

<사회과학원론>(1986)
→ 인간공동체에 관한 일반사회이론

<민족통일을 위한 설계>(1988)
→ 그 이론의 한반도 통일정책화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2008)
→ 민족의 역사 전체 속에서 자신의 통일론을 다시 정리

<탐루>(김선주, 2005)
→ 그러한 신념을 살아낸 개인과 가족의 대가

라고 볼 수 있다.

업로드하신 다른 자료에도 이 책이 김낙중의 여러 주요 저작 가운데 하나로 함께 정리되어 있다.

종합평가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은 전문 역사학자가 쓴 한국민족 형성사라기보다, <평생 평화통일을 추구한 사람이 노년에 자신의 통일사상을 역사적으로 설명한 책>으로 읽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그의 핵심 명제는 단순하다.

<민족은 혈통이 아니라 함께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운명공동체이며, 분단은 그 공동체가 역사적으로 갈라진 상태이므로, 통일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공동체를 다시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이것은 1950년대 김낙중의 사고와 놀랄 만큼 일관된다.

다만 1950년대에는 그가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라는 <제도 설계>에 집중했다면, 2008년에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간다.

<애초에 우리는 왜 하나의 민족인가?>

그리고 여기에서 김낙중 사상의 가장 깊은 특징이 드러난다.

그에게 민족통일이 필요한 까닭은 단순히 “우리는 같은 피를 가진 동포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랫동안 서로 관계를 맺으며 공동의 삶을 만들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김낙중 민족주의의 가장 현대적인 면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가장 오래된 면은 민족을 하나의 실체적이고 지속적인 ‘공동운명체’로 보는 데 있다. 현대 역사학과 사회학에서는 민족 정체성이 시대에 따라 만들어지고 바뀌며, 한 사람에게 여러 정체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더 강조한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김낙중의 <고려민족>은 지나치게 통일된 실체로 상정되어 있다.

결국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새로운 한국사 연구성과보다 <김낙중이라는 사상가의 최종적인 자기정리>에 있다.

20대에 임진강을 건넜던 청년이 77세 무렵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묻고 있는 질문은 같은 것이다.

<서로 적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는가?>

1955년에는 그 답이 <통일독립청년 고려공동체>였고, 2008년에는 그것을 <민족의 형성·분열·통일이라는 장기 역사> 속에서 설명하려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김낙중의 여러 저작 가운데 <후기 사상의 종합판>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특히 앞서 본 <사회과학원론>이 그의 <일반 공동체론>이라면, 이 책은 그것을 한국사의 장기적 시간축 위에 올려놓은 <민족공동체론의 최종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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