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5

* 사회과학원론 - 김낙중 1986

『사회과학원론』출간 - 중앙일보





『사회과학원론』출간
[중앙일보] 입력 1986.02.


『한국노동운동사』『굽이치는 임진강』의 저자 김낙중씨(전 고려대노동문제연구소 사무국장·사진)가『사회과학원론』을 펴냈다(한길사간). 

이 책은 수단이나 방법으로써의 사상과 제도의 구명보다는 
공동체적인 민족의 삶 자체에 봉사할 수 있는 사회과학체계의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제는「인간공동체의 소망스러운 실현을 위하여」.



[출처: 중앙일보] 『사회과학원론』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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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전체 구성
제1편 사회과학론 (13p)
  • 제1장 서론 (13p)
    1. 사회과학에의 관심 (13p)
    2. 사회란? (20p)
    3. 과학 (35p)
  • 제2장 사회과학의 대상과 방법 (47p)
    1. 사회과학의 대상 (47p)
    2. 사회과학의 방법(Ⅰ) — 이론 (54p)
    3. 사회과학의 방법(Ⅱ) — 조사와 분석 (60p)
  • 제3장 사회과학 원론의 필요성과 과제 (68p)
    1. 사회과학의 진전 (68p)
    2. 사회과학의 현황과 문제점 (74p)
    3. 사회과학원론의 필요성과 과제 (80p)

제2편 사회생활과 경제
  • 제1장 소비론 (90p)
    1. 소비의 의의 (90p)
    2. 소비의 법칙 (99p)
    3. 소비의 도 (107p)
  • 제2장 생산론 (116p)
    1. 생산의 의의 (116p)
    2. 생산의 법 (125p)
    3. 생산의 도 (138p)
  • 제3장 교환·분배론 (148p)
    1. 교환의 의미 (148p)
    2. 교환의 법·도 (155p)
    3. 분배의 의미 (169p)
    4. 분배의 법·도 (176p)
  • 제4장 경제운동론 (187p)
    1. 경제운동의 개념과 형태 (187p)
    2. 노동운동 (193p)
    3. 농민운동 (199p)
    4. 공동체운동(Ⅰ) (207p)

제3편 사회생활과 정치
  • 제1장 인간공동체의 발견과 운영 (220p)
    1. 가족공동체의 발생·발전 (220p)


  • 제2장 국가정치의 현실 (243페이지)
      1. 국가의 발생과 소멸 (243페이지)
      1. 국가와 정치권력 (249페이지)
      1. 국가정치권력의 법·도 (257페이지)
  • 제3장 국가발전론 (263페이지)
      1. 국가발전의 의미 (263페이지)
      1. 국가발전의 방향 (272페이지)
      1. 국제사회의 발전 (281페이지)
  • 제4장 정치운동론 (290페이지)
      1. 자유민주정치운동 (290페이지)
      1. 사회주의혁명운동 (298페이지)
      1. 민주독립운동 (312페이지)
      1. 공공체운동(Ⅱ) (321페이지)
  • 제4편 사회생활과 문화
  • 제1장 인간공동체와 문화 (336페이지)
      1. 문화의 개념 (336페이지)
      1. 문화의 형태와 역할 (345페이지)
    • 3. 문화섭취의 법·도 354
    제2장 문화의 창조와 전달 362
    • 1. 문화의 창조 362
    • 2. 문화의 전달 370
    • 3. 문화의 변동 376
    제3장 인류문화와 세계사 384
    • 1. 문명의 발생과 발전 384
    • 2. 세계사의 형성·발전 393
    • 3. 세계사와 고려민족 401
    제4장 문화운동론 409
    • 1. 문화운동이란? 409
    • 2. 종교운동 416
    • 3. 사상운동 424
    • 4. 공동체운동(Ⅲ) 433

    • □ 주 445
    • □ 찾아보기 474
    ===

    김낙중 <사회과학원론> 요약 및 평론

    1. 책의 개요 및 시대적 배경

    <사회과학원론: 인간공동체의 소망스러운 실현을 위하여>(1986, 한길사)는 평화통일운동가이자 민중운동가인 김낙중이 1980년대 중반에 펴낸 인문·사회과학 체계론서이다. 1980년대 남한 사회는 전두환 신군부 독재 체제하에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 주체사상, 정통 서구 사회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이론과 비판적 지성 운동이 폭발적으로 분출하던 시기였다.

    이 책은 대학 교재나 단순한 사회학 학술 입문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상은 강단 학문적 상아탑의 논리를 넘어선다. 1950년대부터 분단 극복과 민중 해방을 고민해 온 김낙중이 사회과학이라는 지적 도구를 통해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소망스러운 공동체(바람직한 사회)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내놓은 사상적 체계화의 결과물이다.

    2. 주요 내용 요약

    사회과학의 본질과 주체성

    김낙중은 사회과학을 단순한 객관적 사실의 수집이나 실증주의적 통계학으로 보지 않는다. 그에게 사회과학이란 <인간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모순된 사회 구조를 변혁하기 위한 실천적 학문>이다. 서구의 자본주의적 사회학이나 도그마에 빠진 사회주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한국 분단 현실과 민중의 삶에 뿌리내린 주체적인 사회과학 방법론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 구조 비판과 인간 소외의 극복

    책은 자본주의 체제가 야기하는 양극화, 인간 상품화, 노동 소외 현상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동시에 현실 사회주의 체제가 보여준 관료주의와 독재적 국가 폭력 역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한계로 지적한다. 김낙중은 체제와 제도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인간이 체제와 이념의 종속물로 전락해 버린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일관되게 규탄한다.

    '소망스러운 인간공동체'의 조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소망스러운 인간공동체'는 김낙중 학문의 궁극적 지향점이다. 그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조건 위에 서 있다.

    • 민중의 주체성: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소외받지 않고 권력과 생산의 주체로 서는 사회.

    • 평화와 군축: 분단과 대립을 부추기는 군사주의를 배격하고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는 사회.

    • 자유와 평등의 조화: 억압적 국가 권력을 해체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평등이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

    3. 평론: 실천적 지식인의 학문적 결산과 인문학적 아나키즘

    행동하는 지성인의 학문적 체계화

    <사회과학원론>이 지닌 사상사적 가치는 이 책이 연구실에 갇힌 교수의 펜 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감옥과 현장을 드나들며 사형 구형을 겪었던 행동하는 지식인의 피땀으로 쓰였다는 점에 있다. 김낙중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절대적 평화주의'와 '민중주의'가 사회과학이라는 구조화된 체계 속에서 이론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교조주의를 배격한 제3의 사상적 모색

    1980년대 운동권 사회과학 담론이 마르크스-레닌주의(NL·PD 등)의 정통성 논쟁이나 교조주의적 이념 대립으로 치달았던 것에 비해, 김낙중의 시각은 훨씬 유연하고 인본주의적이다. 그는 사회주의의 평등 이념을 긍정하면서도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독재를 배격했고, 동양의 유교·불교·동학 사상에 흐르는 생명 존중과 공동체 의식을 서구 사회과학과 적극적으로 접목했다. 이는 일종의 한국적 생명·평화 아나키즘이자 인간주의적 사회주의의 훌륭한 모형이라 할 수 있다.

    시대적 한계와 현대적 가치

    당시 학술계나 운동권의 주류 파벌 학문 세력에 비하면, 그의 주장은 다소 이상주의적이고 관념적인 '당위론'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정치경제학적인 세부 분석보다는 가치지향적인 도덕론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념 대립이 격화되던 1986년에 출판된 이 책이 제시한 '인간성 회복'과 '공동체적 삶'이라는 화두는, 소련 및 동구권이 몰락하고 자본의 무한 경쟁이 심화된 오늘날 오히려 더욱 강렬한 예지적 울림을 준다.

    4. 결론

    김낙중의 <사회과학원론>은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지적 투쟁의 기록이다. 분단과 독재라는 엄혹한 시대적 시련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잃지 않았던 한 사상가의 치열한 학문적 유산으로, 한국 비판 사회과학사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노작이다.


    ===

    김낙중, <사회과학원론 ― 인간공동체의 소망스러운 실현을 위하여>

    실제 목차를 토대로 다시 읽기

    책은 크게 네 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편 <사회과학론>
    제2편 <사회생활과 경제>
    제3편 <사회생활과 정치>
    제4편 <사회생활과 문화>

    그리고 각각의 영역에서 단순한 개념 설명으로 끝나지 않고, 결국 <운동론>으로 나아갑니다.

    경제에서는 <경제운동론>,
    정치에서는 <정치운동론>,
    문화에서는 <문화운동론>입니다.

    이 구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김낙중에게 사회과학은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끝나는 학문이 아니라,

    <사회를 이해한다 →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판단한다 → 더 소망스러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행동한다>

    라는 단계로 구성되는 학문입니다.


    1. 제1편 사회과학론 — 사회과학 자체를 다시 묻는다

    첫 편은 예상보다 상당히 본격적인 과학방법론입니다.

    제1장에서는

    1. 사회과학에의 관심
    2. 사회란?
    3. 과학

    을 다룹니다.

    제2장 <사회과학의 대상과 방법>에서는

    1. 사회과학의 대상
    2. 사회과학의 방법(I) — 이론
    3. 사회과학의 방법(II) — 조사와 분석

    으로 나뉩니다.

    즉 김낙중은 사회과학을 단순한 이념교육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론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고 <조사와 분석>을 명시적으로 사회과학 방법의 한 축으로 둡니다.

    그리고 제3장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사회과학 원론의 필요성과 과제>

    라는 제목 아래

    <사회과학의 진전>
    <사회과학의 현황과 문제점>
    <사회과학원론의 필요성과 과제>

    를 논합니다.

    즉 이 책 자체가 “왜 또 하나의 사회과학원론이 필요한가”에 대한 자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낙중은 기존 경제학·정치학·사회학을 단순히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분과학문으로 나뉜 사회과학을 다시 하나의 인간공동체론으로 통합하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제2편 사회생활과 경제 — 소비에서 생산, 교환·분배로

    경제 부분의 구성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일반 경제학 교과서는 생산이나 시장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김낙중은 <소비론>부터 시작합니다.

    제1장 소비론

    • 소비의 의의
    • 소비의 법
    • 소비의 도

    제2장 생산론

    • 생산의 의미
    • 생산의 법
    • 생산의 도

    제3장 교환·분배론

    • 교환의 의미
    • 교환의 법·도
    • 분배의 의미
    • 분배의 법·도

    여기에서 반복되는 세 단어가 중요합니다.

    <의미 — 법 — 도>

    입니다.

    이것은 통상적인 경제학의 언어가 아닙니다.

    ‘법’은 사회생활이 실제로 작동하는 원리나 규칙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고, ‘도’는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라는 규범적 차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힙니다.

    즉 김낙중은 경제를

    <사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뿐 아니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까지 함께 묻고 있습니다.

    앞서 제가 “규범적 사회과학”이라고 표현했는데, 실제 목차를 보니 이것은 추측이 아니라 책 전체의 구조 자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가장 주목할 부분 — 경제운동론

    제2편 마지막 제4장이 <경제운동론>입니다.

    그리고 하위 항목이

    1. 경제운동의 개념과 형태
    2. 노동운동
    3. 농민운동
    4. 공동체운동(I)

    입니다.

    이것은 김낙중의 사회과학적 위치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그는 노동운동과 농민운동을 중요하게 보지만 그것을 최종단계로 두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공동체운동(I)>이 나옵니다.

    즉 계급운동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운동을 찾습니다.

    이 점 때문에 김낙중을 단순한 마르크스주의자로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마르크스주의라면 노동운동, 계급투쟁, 생산관계 변화가 중심이 되기 쉽습니다.

    김낙중에게는 그 다음 질문이 있습니다.

    <그 투쟁 이후 사람들이 어떤 관계로 함께 살아갈 것인가?>

    그 답이 ‘공동체’입니다.


    4. 제3편 사회생활과 정치 — 국가를 공동체의 도구로 본다

    정치편 첫 장 제목부터 매우 김낙중답습니다.

    <인간공동체의 발전과 운영>

    입니다.

    세부 항목은

    1. 가족공동체의 발생·발전
    2. 민족공동체의 형성과 국가
    3. 인간공동체 운영의 법·도

    입니다.

    여기에서 사회발전의 기본 단위가

    <가족 → 민족 → 국가 → 인간공동체>

    로 확장됩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국가 자체가 최종목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민족공동체의 형성과 국가’라고 했지 ‘국가가 곧 공동체’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를 더욱 현실적으로 다룹니다.

    <국가정치의 현실>

    • 국가의 발생과 소멸
    • 국가와 정치권력
    • 국가정치권력의 법·도

    즉 국가권력을 이상화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발생할 수도 있고 소멸할 수도 있는 역사적 제도입니다.

    김낙중의 통일사상을 생각하면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한민국도 북한도 영원불변의 최종 공동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 국가를 넘어 더 큰 민족공동체를 만들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인간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고입니다.


    5. 국가발전론 — 민족국가를 넘어 국제사회로

    제3장 <국가발전론>은

    1. 국가발전의 의미
    2. 국가발전의 방향
    3. 국제사회의 발전

    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김낙중의 사상이 민족주의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그에게 민족통일은 최종목표라기보다 중간단계입니다.

    민족공동체가 형성되고 국가가 발전해도 결국 더 넓은 <국제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점에서 김낙중의 사상은 흔히 생각하는 민족주의적 통일론과 상당히 다릅니다.

    그의 흐름은

    <개인 → 가족공동체 → 민족공동체 → 국가 → 국제사회 → 인류공동체>

    입니다.

    민족이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6. 정치운동론 —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모두 통과한다

    제4장 <정치운동론>의 목차는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1. 자유민주정치운동
    2. 사회주의혁명운동
    3. 민족독립운동
    4. 공동체운동(II)

    입니다.

    이 네 항목의 배열은 김낙중의 정치사상을 거의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도 보고,
    사회주의 혁명도 보고,
    민족독립운동도 검토한 다음,

    다시 <공동체운동>으로 갑니다.

    따라서 그는 자유민주주의냐 사회주의냐라는 냉전적 양자택일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남한 체제를 그대로 확대하는 것도 아니고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도 아닙니다.

    그 둘을 넘어서는 <제3의 공동체적 정치>를 모색하는 것입니다.

    1955년 그가 남북 어느 정권에도 속하지 않는 <통일독립청년 고려공동체>를 구상한 이유도 이제 훨씬 명확해집니다.

    그것은 젊은 시절의 순간적인 공상이 아니라 그의 사회이론 전체와 연결된 발상이었습니다.


    7. 제4편 사회생활과 문화 — 놀랍게도 종교와 사상운동이 핵심이다

    문화편도 상당히 본격적입니다.

    제1장 <인간공동체와 문화>

    • 문화의 개념
    • 문화의 형태와 역할
    • 문화생활의 법·도

    제2장 <문화의 창조와 전달>

    • 문화의 창조
    • 문화의 전달
    • 문화의 변동

    제3장 <인류문화와 세계사>

    • 문명의 발생과 발전
    • 세계사의 형성·발전
    • 세계사와 고려민족

    이 대목에서 김낙중이 한국 민족을 세계사의 한 부분으로 위치시키려 했다는 점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제4장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문화운동론>

    1. 문화운동이란?
    2. 종교운동
    3. 사상운동
    4. 공동체운동(III)

    입니다.

    경제와 정치에 이어 문화 역시 최종적으로 <공동체운동>으로 귀결됩니다.

    따라서 전체 책의 구조는 매우 정교합니다.

    경제 → 공동체운동(I)
    정치 → 공동체운동(II)
    문화 → 공동체운동(III)

    입니다.


    8. 이 목차를 보고 나면 김낙중을 새롭게 평가해야 합니다

    앞서 저는 김낙중을 <공동체 사회과학자>라고 표현했는데, 실제 목차를 보니 이 표현이 예상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그에게 공동체는 통일문제에만 쓰는 개념이 아닙니다.

    경제생활의 목적도 공동체,
    정치생활의 목적도 공동체,
    문화생활의 목적도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민족통일>은 그의 사회사상 가운데 하나의 응용분야라고 봐야 합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인간공동체를 어떻게 소망스럽게 실현할 것인가?>

    입니다.

    이것이 부제 그대로 책 전체를 관통합니다.


    9. 상당히 독특한 ‘법·도’ 사회과학

    이번 목차를 보고 제가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김낙중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법·도>를 함께 말한다는 점입니다.

    소비의 법과 도,
    생산의 법과 도,
    교환의 법과 도,
    분배의 법과 도,
    공동체 운영의 법과 도,
    국가정치권력의 법과 도,
    문화생활의 법과 도.

    이것은 현대 서구 사회과학의 일반적인 어휘와 상당히 다릅니다.

    사회과학적 <법칙>과 윤리적 <도리>를 분리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사회를 설명하는 지식>과
    <사회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윤리>

    를 하나의 학문 안에 넣으려 합니다.

    이것은 이 책의 가장 독창적인 점인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점입니다.

    현대 사회과학에서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구분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합니다.

    김낙중은 오히려 그 둘을 적극적으로 다시 연결하려 합니다.

    이 점에서는 그의 사회과학에 유교적 ‘도(道)’의 언어, 종교적 윤리, 근대 사회과학이 독특하게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실제 본문을 읽어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정된 종합평가

    이 실제 목차를 보고 나면 <사회과학원론>은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한 책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사회과학 입문서가 아닙니다.

    김낙중이 자신의 평생 문제였던

    <전쟁과 갈등을 넘어 인간들이 어떻게 함께 살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의 <총체적 사회이론>을 만들려고 한 책입니다.

    그 구조는 매우 분명합니다.

    <사회과학적 인식>
    → <경제생활>
    → <정치생활>
    → <문화생활>
    → 각 영역의 운동
    → <공동체운동>

    입니다.

    그러므로 앞서 읽은 세 책을 다시 배열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굽이치는 임진강>은 <체험과 문제의 탄생>,
    <사회과학원론>은 <일반이론>,
    <민족통일을 위한 설계>는 <한반도에 대한 구체적 적용>,
    <탐루>는 <그 사상을 살아낸 인간과 가족의 역사>

    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목차를 보면서 한 가지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김낙중의 핵심 개념은 사실 <통일>이 아니라 <공동체>입니다.

    통일은 분단된 민족공동체를 회복하는 하나의 과제이고, 궁극적 관심은 그보다 넓은 <인간공동체>에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김낙중을 단순히 “평화통일운동가”라고 부르는 것은 조금 좁은 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경제·정치·문화·역사·윤리를 하나로 묶는 <한국적 공동체 사회과학>을 만들려고 했던 사상가였습니다.

    다음 단계로는 이 목차 가운데 특히 <공동체운동(I)·(II)·(III)> 세 장의 실제 본문을 보면 좋겠습니다. 그 약 30~40쪽만 있어도 <김낙중의 공동체 사상이 자유주의·마르크스주의·유교·기독교적 공동체론 가운데 어디에 가까운지>를 훨씬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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