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7

*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 김낙중 2013

 알라딘: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 김낙중 (지은이)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   
김낙중 (지은이)   비(도서출판b)   2013-10-25

책소개

김낙중은 대한민국 최고의 ‘간첩’이다. 김낙중은 반공법, 국가보안법, 내란선동, 간첩예비죄 위반 등의 죄명으로 무려 네 차례나 투옥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낙중은 1992년 무기징역형을 언도받고 1998년 형집행정지로 가석방되어 무기수 상태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북한에서도 간첩죄로 투옥된 바가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남과 북 양측 모두로부터 ‘간첩’으로 지목된 것이다.

이 책은 김낙중의 강연과 논문 등을 묶은 것이다. 모두 3부로 나뉘어져 있다. 제1부는 <인류 문명사적 전환을 위하여>라는 부제로, 인류의 문명사적 관점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글 4편으로 구성되었다. 제2부는 <나의 삶, 겨레의 운명>이라는 부제로 자전적 삶이 담긴 강연문과 분단된 민족으로 살아가게 되는 세계사적 원인과 그 극복에 대한 염원이 담긴 5편의 글이다. 제3부는 <겨레의 하나 됨을 위하여>라는 부제로 남북 갈등과 정치경제 체제로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통일방안으로서의 해법을 제시하는 글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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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머리에 _ 5

제1부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

인류 문명사 이대로 좋은가? 13

동물의 세계와 인류의 문명사회는 어떻게 다른가? 25

전환기의 세계사 31

21세기 Corea 사람들의 세계사적 사명 41

제2부 나의 삶, 겨레의 운명

나의 삶, 겨레의 운명 55

민족이란 무엇인가? 75

8.15는 “민족해방의 날”이 아니다 81

고려 민족분열의 경제적 기초와 통합의 방향 87

8.15 55주년과 ‘남북공동선언’ 107

제3부 겨레의 하나 됨을 위하여

<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하여 121

6.25전쟁의 교훈과 21세기 우리 민족의 과제 125

‘통일 민족국가’가 지향해야 할 정치경제체제 141

사회적 갈등의 원인과 그 해결의 길을 찾아서 165

우리 민족의 통일과 평화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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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205~206

지난 반세기 동안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타도하여 민족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적대적 군비경쟁을 계속해왔습니다. 그 결과로 오늘날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우리 민족은 남과 북을 물을 것 없이, 모두 함께 멸망할 수밖에 없는 무서운 파괴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전쟁이 나면 지난날의 6?25전쟁 때와는 전혀 비교할 수 없는 민족 전멸이 불가피한 실정에 이른 것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함께 평화롭게 더불어 살길을 찾느냐? 아니면 함께 더불어 죽음의 길로 가느냐? 하는 선택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 어느 쪽이 승리하고 그 어느 쪽이 패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는 문제는 그 어느 쪽이 다른 쪽을 타도하고 하나의 국가로 만들려는 생각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으며, 어떻게 해서라도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통합을 추진하는 복합국가식통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가을을 맞으며 저는 우리 겨레의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픕니다. 저는 1931년 신미(辛未)생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 태어나서 8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금 지난날을 뒤돌아보면 까마득합니다. 따라서 제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시간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세상을 뜨기에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차마 눈이 감기지 않을 것 같은 심정입니다. …… 이런 상태에서 제가 마지막으로 이 세상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들을 적은 것이 이 책입니다. 즉 이 책은 세상에 남기는 저의 ‘유서’입니다. 겨레의 내일을 담당할 젊은이들, 그리고 ‘평화’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께서 꼭 읽어 주시고 열심히 평화의 실현을 위해 힘써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합니다. -<책머리에>에서

추천글
한겨레 신문: 한겨레 신문 2013년 10월 28일자 출판 잠깐독서

저자 소개
지은이: 김낙중 

1931년 경기도 파주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3년 중퇴하고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주요 경력으로 고려대 정경대 강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원 겸 사무국장, 민족통일촉진회 정책심의회 의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중앙회의 부의장, 민중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회의원 시민단체 협의회 상임고문,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고문 등을 맡고 있으며, 1954년 이래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노동운동사>, <굽이치는 임진강>, <사회과학원론>, <민족통일을 위한 설계>, <탐루> 등이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도서출판 b에서 김낙중의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김낙중은 올해 여든셋의 노인이다. 그는 이 책을 자신의 ‘유서’라고 명명한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만주사변,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성장기를 겪으면서 절실하게 평화를 염원한다. 그런 청년 김낙중은 1955년 그의 평화통일 방안인 <통일독립청년공동체수립안>을 작성하여 남북의 위정자들에게 제출하게 된다. 그로부터 시작되는 그의 ‘평화주의자’로서의 파란만장한 삶은 6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계속된다.

이미 널리 잘 알려져 있듯이 김낙중은 대한민국 최고의 ‘간첩’이다. 김낙중은 반공법, 국가보안법, 내란선동, 간첩예비죄 위반 등의 죄명으로 무려 네 차례나 투옥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낙중은 1992년 무기징역형을 언도받고 1998년 형집행정지로 가석방되어 무기수 상태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북한에서도 간첩죄로 투옥된 바가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남과 북 양측 모두로부터 ‘간첩’으로 지목된 것이다. 그가 처음 북한에서 투옥된 것이 1955년인바, 그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지금 남북관계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동일한 죄명의 수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삶이 아이러니하고 파란만장하게 된 것은, 어쩌면 누구도 짊어지고 싶지 않았던, 분단 체제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짐을 그가 온전히 짊어지게 된 것에서 비롯된 까닭은 아닐까. 그가 남과 북 양축으로부터 모두 외면당하게 된 것은 어느 쪽의 체제에도 일방적으로 순응하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그는 어느 한 쪽에 대한 일방적 지지로는 갈등과 물리적 폭력을 피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점에서 ‘중립주의’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중립주의는 저 유명한 시인 신동엽에게로도 이어진 바가 있다. '껍데기는 가라'에서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가 그것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북측에 제안하고 예산을 수립하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김낙중의 중립주의와 평화주의에 그 기원이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는 이미 <통일독립청년공동체수립안>에 판문점을 중심으로 공동체 도시를 설립하자고 제안한 바가 있다.

이 책은 김낙중의 강연과 논문 등을 묶은 것이다. 모두 3부로 나뉘어져 있다. 제1부는 <인류 문명사적 전환을 위하여>라는 부제로, 인류의 문명사적 관점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글 4편으로 구성되었다. 제2부는 <나의 삶, 겨레의 운명>이라는 부제로 자전적 삶이 담긴 강연문과 분단된 민족으로 살아가게 되는 세계사적 원인과 그 극복에 대한 염원이 담긴 5편의 글이다. 제3부는 <겨레의 하나 됨을 위하여>라는 부제로 남북 갈등과 정치경제 체제로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통일방안으로서의 해법을 제시하는 글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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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중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 요약 및 평론

1. 책의 개요 및 저술 배경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2013, 도서출판b)는 평화통일운동가 김낙중이 83세의 나이에 출간한 저작으로, 자신이 평생에 걸쳐 행한 강연과 논문 등을 한데 묶어 정리한 책이다. 남과 북 양쪽 체제 모두로부터 '간첩'이라는 죄명으로 투옥되었던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82년의 삶을 돌아보며 이 저작이 세상에 남기는 자신의 '유서'이자 마지막 당부임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남북 분단 문제나 한반도의 정치 지형에 국한하지 않고, 한반도의 평화통일 문제를 인류 전체의 문명사적 전환이라는 훨씬 넓은 지평 위에서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2. 주요 내용 요약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인류 문명사적 전환을 위하여

김낙중은 현대 인류 문명이 직면한 위기를 진단한다. 약육강식과 정복, 대립에 기반한 기존의 지구촌 문명 질서는 인류 전체를 자멸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동물 세계의 약육강식 생태와 달리, 인류 문명사회는 상생과 평화를 지향해야 함을 설파하며, 21세기 한반도 민중('Corea 사람들')이 담당해야 할 세계사적 사명으로 '생명과 평화의 문명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제2부: 나의 삶, 겨레의 운명

저자 자신의 파란만장한 자전적 삶을 조명하는 강연문과 자전적 수기, 그리고 한반도 분단이 초래된 세계사적 원인을 분석하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1955년 월북 이후 남북 양측에서 간첩으로 몰리며 살아온 고난의 세월을 담담히 되짚고, 민족의 개념과 8·15 해방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며 민족 통합의 경제적·사회적 기초를 탐구한다.

제3부: 겨레의 하나 됨을 위하여

한반도 남북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통일 방안과 정치경제적 해법을 다룬다. 저자는 한쪽 체제가 다른 쪽 체제를 흡수하거나 타도하는 방식의 통일은 불가능하며, 이는 곧 민족 전체의 전멸을 의미한다고 강하게 경고한다. 이에 따라 남북 평화 공존을 바탕으로 한 복합국가식 통일(연합/연방제)한반도 영세중립화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한다.

3. 평론: 비극적 일대기가 도달한 평화 철학의 최상승대

'남북 모두의 타자'가 외치는 중립주의와 평화론

김낙중의 삶은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간첩'으로 처단받은 유일무이한 역사적 비극성을 띤다. 한쪽 체제의 교조주의에 종속되기를 거부하고 오직 '중립'과 '평화'의 가치를 고수한 대가는 평생에 걸친 수형 생활이었다.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는 어떠한 정치적 기득권이나 이념적 편향에도 빚진 것이 없는 지식인이 남긴 가장 순수한 형태의 평화 선언이다.

한반도 문제를 인류 문명사로 확장한 지적 도약

이 책의 가장 뛰어난 지점은 남북 분단과 통일이라는 한국 사회의 과제를 단순한 국지적·이념적 갈등으로 보지 않고, 인류 문명사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유기적 맥락 속에서 바라본다는 사실이다. 무력과 패권, 약육강식이 지배해 온 유구한 정복 문명을 끝내고 공존과 생명의 문명으로 나아가는 전초기지로서 한반도의 중립 평화 지대화를 제시한 그의 시각은 깊은 문명사적 통찰을 보여준다.

경고와 호소로서의 유언

책 곳곳에 번져 있는 "민족 전멸에 대한 경고"와 "평화를 향한 애절한 호소"는, 80대 노사상가가 후학들과 젊은 세대에게 남기는 절절한 유언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남북이 서로를 타도 대상으로 보는 한 쌍방 멸망밖에 없다는 그의 지적은, 오늘날 남북 관계의 강 대 강 대치가 극에 달한 현실에서 더욱 선각자적인 경고로 다가온다.

4. 결론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는 평화통일운동가 김낙중이 일생 동안 수난과 고초 속에서 가다듬어 온 평화주의 사상의 총결산이다. 한반도의 통일이 단순히 두 체제의 합병이 아니라, 인류사 전체를 전쟁과 폭력에서 평화와 생명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사상적 유언은, 분단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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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중,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2013) — 1,000단어 요약·평론

김낙중의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는 2013년 비(도서출판)에서 나온 책으로, 그의 강연과 논문들을 묶은 후기 저작이다. 업로드해주신 자료의 책소개에 따르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며 제1부는 인류 문명사적 전환, 제2부는 자신의 삶과 민족 문제, 제3부는 남북 갈등과 통일의 구체적 방향을 다룬다. 김낙중은 이 책을 사실상 자신의 “유서”와 같은 책으로 생각했다. 당시 그는 1931년생으로 82세였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시간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고 쓰면서 다음 세대가 자신의 고민을 읽고 평화의 실현을 위해 힘써주기를 부탁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2008)의 단순한 후속편이라기보다, 김낙중의 평생 사상을 <한반도 통일론에서 인류문명론으로 확장한 최종 정리>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1. 책의 세 부분 — 세계, 자기 삶, 한반도

책의 구성이 매우 의미심장하다.

제1부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에는

  • 인류 문명사 이대로 좋은가?
  • 동물의 세계와 인류의 문명사회는 어떻게 다른가?
  • 전환기의 세계사
  • 21세기 Corea 사람들의 세계사적 사명

이 들어 있다.

제2부 <나의 삶, 겨레의 운명>에는

  • 나의 삶, 겨레의 운명
  • 민족이란 무엇인가?
  • 8·15는 ‘민족해방의 날’이 아니다
  • 고려 민족분열의 경제적 기초와 통일의 방향
  • 8·15 55주년과 ‘남북공동선언’

이 들어 있다.

제3부 <겨레의 하나 됨을 위하여>에는

  • <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하여
  • 6·25전쟁의 교훈과 21세기 우리 민족의 과제
  • ‘통일 민족국가’가 지향해야 할 정치경제체제
  • 사회적 갈등의 원인과 그 해결의 길을 찾아서
  • 우리 민족의 통일과 평화

가 수록되어 있다.

이 배열을 보면 김낙중은 이제 통일문제를 곧바로 남북관계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인류문명의 문제 → 자신의 생애와 민족의 역사 → 한반도 통일>

이라는 큰 틀 속에 배치한다.

이것이 그의 후기 사상의 가장 큰 변화다.


2. “인류문명은 이대로 좋은가?”

제1부의 첫 제목이 사실상 책 전체의 문제의식이다.

김낙중은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그 문명이 정말 인간다운 방향으로 발전했는지를 묻는다.

인간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국가와 경제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전쟁과 경쟁, 착취와 지배를 확대해왔다. 그래서 인간이 동물보다 높은 문명을 만들었다고 자부하지만 실제 사회는 여전히 <힘센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는 생존경쟁>의 논리에서 충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다.

이것은 <사회과학원론>에서의 공동체론을 세계사 규모로 확대시킨 것이다.

그의 질문은 이제

<한민족이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

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류가 경쟁과 폭력 중심의 문명에서 평화와 공동체 중심의 문명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로 바뀐다.

따라서 제목의 ‘전환’은 정치제도의 개혁 정도가 아니라 <문명원리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읽을 수 있다.


3. 김낙중의 평생 문제는 결국 ‘타도’였다

업로드 자료의 205~206쪽 인용은 김낙중 사상의 핵심을 아주 잘 보여준다.

그는 지난 반세기 동안 남과 북이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타도하여 민족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적대적 군비경쟁을 계속해왔다”고 평가한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전쟁이 일어나면 6·25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민족 전멸”의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본다.

여기에서 김낙중이 비판하는 핵심은 특정 이념이 아니다.

<타도(打倒)의 논리> 자체다.

남한이 북한을 타도해서도 안 되고, 북한이 남한을 타도해서도 안 된다.

그가 평생 주장해온 것은

<상대를 없애서 하나가 되는 통일>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하면서 하나가 되는 통일>

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어느 쪽이 상대국가로 하여금 죽음의 패배보다는 적어도 있을 수 있는 명예로운 타협을 거두게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국 남북은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통합을 추진하는 복합국가식 통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것은 1955년의 <통일독립청년 고려공동체> 구상에서 2013년까지 거의 60년 동안 변하지 않은 핵심이다.


4. 통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화다

김낙중의 후기 사상에서 중요한 변화 하나는 <통일보다 평화를 더 앞세우는 경향>이다.

젊은 시절에는 민족통일이 매우 강한 목표였다.

그러나 2013년의 김낙중은 핵무기 시대를 살고 있다.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어느 한쪽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통일을 위해 전쟁을 감수한다>

는 사고 자체가 완전히 뒤집힌다.

이제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통일 방식도 유연해야 한다>

는 방향이다.

이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그의 초기 민족주의적 평화통일론이 노년에 이르러 <생존을 위한 평화공존론>으로 성숙했다고 볼 수 있다.


5. 8·15를 ‘민족해방’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

제2부의 <8·15는 ‘민족해방의 날’이 아니다>라는 글 제목도 김낙중다운 문제제기다.

그에게 1945년 8월 15일은 일본 식민지 지배로부터 벗어난 날이었지만, 완전한 민족적 자기결정이 실현된 날은 아니었다.

일본의 패전 직후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할점령되었고 곧 두 개의 정치체제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해방과 동시에 분단이 시작되었다.

김낙중의 관점에서는

<식민지배로부터의 해방>

<민족공동체의 정치적 자유>

가 같은 것이 아니다.

이런 해석은 그의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에서 이미 나타났던 문제의식을 계승한다.

민족은 역사적으로 하나의 공동운명체가 되었지만 근대에 내부 분열과 외세 개입으로 갈라졌다.

따라서 8·15는 해방의 완성이 아니라 <미완의 해방>인 것이다.


6. “Corea 사람들의 세계사적 사명”

제1부에 <21세기 Corea 사람들의 세계사적 사명>이라는 글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여기에는 김낙중 특유의 이상주의가 강하게 나타난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곳이고, 오랫동안 강대국 정치의 희생자가 되어왔다.

그러나 김낙중은 이것을 단순히 불행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역사적 위치 때문에 한국인이

<대립하는 세력을 연결하고 화해시키는 역할>

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한반도 평화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문명의 평화적 전환을 시험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후기 김낙중에게 한반도 통일은 더 이상 민족주의적 목표만이 아니다.

<세계평화를 위한 하나의 실험>이다.


7.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제3부에 <사회적 갈등의 원인과 그 해결의 길을 찾아서>가 들어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김낙중은 갈등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단순한 낭만적 공동체주의자는 아니다.

경제적 이해관계, 정치권력, 문화와 이념의 차이 때문에 갈등은 발생한다.

그러나 문제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김낙중이 일관되게 거부하는 것은

<상대를 제거함으로써 갈등을 끝내려는 방식>

이다.

이것은 계급갈등에도, 남북관계에도, 국제정치에도 적용된다.

여기에서 그의 공동체론은 하나의 일반원칙을 갖는다.

<차이가 없어야 공동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도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공동체다.>

이것이 그의 통일론이 흡수통일보다 복합국가식 통합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8. 이 책의 가장 큰 강점

첫째는 <60년 동안의 놀라운 일관성>이다.

1950년대의 김낙중과 2013년의 김낙중 사이에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
<상대를 타도해서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 없다.>
<함께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 세 문장이 평생을 관통한다.

둘째는 <민족통일론을 인류문명론으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초기 김낙중의 관심이 민족공동체 중심이었다면 노년에는 인간공동체와 세계사의 방향을 묻는다.

셋째는 자신의 사상을 삶과 분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이 책을 학술적 업적이라기보다 다음 세대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로 생각했다. 실제로 업로드 자료에서 그는 자신의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 책을 읽어 주시고 열심히 평화의 실현을 위해 힘써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쓴다.


9. 그러나 한계도 분명하다

가장 큰 약점은 <문명사를 너무 도덕적 이분법으로 보는 경향>이다.

경쟁과 폭력의 문명에서 평화와 공동체의 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명제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경쟁과 협력, 국가와 공동체, 시장과 연대가 단순히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두 번째로 국제정치의 힘을 도덕적 화해가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약하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한반도인들이 화해한다고 자동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세 번째는 ‘민족’을 여전히 비교적 강한 공동운명체로 상정한다는 점이다.

21세기에는 이주, 다문화, 개인적 정체성의 다양성이 커졌으므로 ‘민족공동체’를 인간공동체의 핵심 중간단계로 보는 김낙중의 도식은 어느 정도 시대적 한계를 가진다.


종합평가 — 김낙중 사상의 마지막 단계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는 김낙중의 여러 책 가운데 가장 넓은 책이다.

<굽이치는 임진강>이 한 인간의 출발점이고,
<사회과학원론>이 공동체에 대한 일반이론이며,
<민족통일을 위한 설계>가 구체적 통일구상이고,
<민족의 형성, 분열, 통일>이 민족사의 재해석이라면,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는 이 모든 것을 <세계사와 인류문명의 문제>로 확장한 책이다.

그래서 김낙중 사상의 궤적은 대략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한국전쟁의 충격>
→ <평화통일>
→ <민족공동체>
→ <인간공동체>
→ <인류문명의 평화적 전환>

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나이가 들수록 민족주의자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평화주의자·세계주의자> 쪽으로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세계주의는 민족을 폐기하는 세계주의가 아니다.

<화해된 민족공동체들이 더 큰 인류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문장을 굳이 하나로 압축한다면 다음과 같다.

<인류문명의 진보란 더 강한 집단이 약한 집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상대를 없애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학문적으로 완벽하게 정교한 문명론은 아니다. 정치경제적 힘의 분석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청년기부터 노년까지 약 60년 동안 <상대방을 타도하지 않는 정치>라는 하나의 문제를 끝까지 붙들었다는 점에서 김낙중의 후기 저작은 매우 독특하다.

그리고 이 책을 그의 마지막 주요 저작 가운데 하나로 읽으면, 임진강을 건넜던 24세 청년의 문제의식이 82세 노인에게서 어떻게 변했는지도 보인다.

젊은 김낙중은 <어떻게 민족을 통일할 것인가>를 물었다.

노년의 김낙중은 더 큰 질문을 한다.

<인간은 서로 죽이지 않는 문명을 만들 수 있는가?>

그 변화가 바로 <인류 문명사의 전환을 위하여>의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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