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Yuha
길지만 지지했던 한사람으로서 쓰는 글.
대통령 지지율이 무섭게 떨어졌다. 국힘당도 엉망이고 대통령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아닐까 싶다. 생활이 불안할 때 정부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고 보면 문재인 40프로란 그 5년이 태평성대였기에 가능했다.
촛불데모 역시 지금 생각하면 일상이 편안했기에 가능했던 일.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가혹한 고통이거나 반대로 정신적 여유다.
근소한 차이로 정권을 뺏은 이들의 개혁은 누가 보나 명확한 악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팽팽한 논쟁으로 너무 힘이 많이 소모된다. 학령을 낮추는 안을 발상한 게 장관인지 대통령인지 모르겠지만 당장 시급하지 않은 안들로 씨름하기엔 이 정부는 아직 체력이 없다.
무엇보다 이 안은, 고작 일과 재생산을 위한, ‘국민의 자원화’ 발상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개혁은 경제만으로 충분하다. 다가 온다는 경제위기를 최소한의 충격으로 넘어설 수만 있어도 이번 정권은 성공적일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걸 해냈다.
이하는 그런 생각으로 대통령께 바라는 것.
*내가 윤석열 대통령한테 표를 던진 건 “통합정치”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에겐 그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준석 전대표에게 문제가 있긴 해도 괘씸죄가 성상납혐의에 덧씌워지지 않기를 바란다. 받아야 할 벌이 있다면 받아야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리에 기용하는 것이 국힘당을 위해서도 정치를 위해서도 나아 보인다. 이준석이 윤’후보’에게 계속 적대적이었던 건 아직 다른 편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종인을 버린 건 잘했지만 유승민을 버린 건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준석을 버리는 거라면 더 잘못하는 일. 이제라도 유승민, 안철수 모두 함께 안고 가는 정치를 보고 싶다.
통합정치가, 국힘당 내부에서부터 다시 시도되기를.
*북한이슈를 들고 나온 것도 잘못한 일이다. 그 일은 잘못된 일이라고 나역시 생각하지만, 지금은 미래만 바라보기에도 쉽지 않은 시기다. 과거에 대한 반성은 미래(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빛을 발한다. 그저 비난이 목적인 비판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산사저에 대해서도 “법대로!”만 주장하지 말고 시위대를 설득하고 문대통령에 대한 위로의 말을 건넸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서초동도 조용해질 수 있고, 대통령 부부는 물론 서초동 주민들도 평온해질 수 있다.
법은 중요하지만 언제나 과거의 사고밖에 담지 못한다. 다시 말해 법은 사후적이어서 ‘지금 여기’에서 필요한 일에는 무력하다.
필요가 인식되면 법이 만들어지지만, “대통령의 언어” 는 그 중간지점에서 윤활유가 될 수 있다.
*대통령 주변에 여성을 더 기용하시기 바란다. 스타일은 물론 언어까지 관리해 줄 사람도 필요하다. 작금의 대통령의 언어와 스타일은 전형적 60대 남성의 것. 심지어 동세대보다 나이 들었다.
윤석열 개인을 넘어 “대통령의 언어”와 행동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대통령은 개인이지만 공인이고, 그런 이상 국민들의 자긍심도 만족시켜야 한다. 그건 선택된 사람의 의무이기도 하다.
*진보 일부와 중도층의 지지가 없었다면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이 사실을 대통령께서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일본 자민당이 강한 건 민주당 이상으로 진보마인드를 갖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이다. 반공극우들에 휘둘리거나 중용되는 정부로 가는 날이 현정부와 국힘당이 본격추락하는 날이다.
동시에 윤석열 후보가 있었기에 국힘당이 날개를 펼 수 있었다는 걸 , 이준석도 권성동을 비롯한 국힘당 사람들도 잊지 않기를. 국힘당을 최종적으로 살린 건 이준석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다.
외교와 방만했던 재정을 재정비하는등 중요하고 필요한 정책을 펼치고 있기도 하지만 개인에게 영향이 미치는 일이니 지지율은 앞으로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일을 하겠다는 대통령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칭찬받기 위해서라도, 선택/집중을 잘 해 주시길.
무엇보다, 국민의 반인 여성과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책과 언어를 다시 고민하시길. 여성과 청년을 여가부에게만 맡겨두지 않기를.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슬로건도 다시 만드시길.
“공정과 상식”이라는 말에는 일상과 욕망만 있을 뿐 꿈도 희망도 없다. 꿈을 꾸게 해 줄 때 정치에는 힘이 생긴다.
61 comments
Jaetae Lee
교수님 바램이 그대로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Reply17 h
Park Yuha
물론 꼭 ‘여성’ 이 아니어도 된다.
‘평범하게 나이든 남성’ 적 발상을 넘어선 사람이기만 하다면.

Reply17 h
한동석
뉴라이트와 그 분파들을 참모로 데리고 있는데 통합이 가능할끼요
Reply17 h
Park Yuha
한동석 그러니까 좀 정리를 해야겠지요.
Reply17 h
Kyung Mok Park
많이 공감합니다.
Reply17 h
Park Yuha
박경목 반갑습니다.^^
Reply17 h
Suk Hee Yu
좋은 글 제 블로그에 공유하겠습니다
Reply17 h
Jimin Kang
많이 공감합니다. 다만 서해공무원 이슈는 그분과 유족이 힘이 없다고 해서 덮어둘건 아니었던것 같아요. 한사람은 우주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 억울한 죽음과 멍에는 밝혔어야 하는것 같구요. 북송문제는 당장 내일 그러한 탈북민이 우리 영해에서 잡힐경우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의 문제이기때문에 과거이지만 미래 문제이기도 합니다. 언론이 지나치게 이슈를 만드는것도 있어보여요. 윤대통령은 이런 생명이 달린일 근본적인 인권 문제가 아닌한 본인이 너무 다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어느정도 둘건 두고. 누릴건 누리고 큰 개혁에 집중했으면 합니다. 출산율저하 고령화 해결해야하지만 그 방법이라고 제시되는 하나하나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아요. 대부분 국민들은 불의는 잘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거든요 대의를 위해 롱텀 골을 위해 이익받는 자는 막 뚜렷하진 않은데 불이익 못참는 사람들을 건드리면 (공무원 구조조정, 입직연령 당기기 위한 학제개편 같은..??) 눈에 보이는 지지는 줄어들수밖에 없어요. 여우같은 국정운영도 필요하다 봅니다.
Reply17 h
Park Yuha
Jimin Kang 서해 공무원 이슈를 다루더라도 지금은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다르게 하면 되니까요. 비난이 목적인 이슈 파이팅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남북/좌우 분열이 팽팽할 때 싸워 이기자는 건 현명하지 않지요.
Reply17 hEdited
한동석
Jimin Kang 북한 문제는 심플하게 북송이란 정무적인 판단의 결과가 자국민 총살이냐고 공격했으면 끝나는 일이었습니다
Reply17 h
Jimin Kang
박유하 서해공무원은 실시간으로 고통받는 유족이 있으니 지체할 일 아니었다 보구요. 북송에 대해선 시기 측면에서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
Reply16 h
Jin Young Oh
이준석에 대한 윤리위 징계는 성상납 때문이 아니고 괘씸죄는 더욱 더 아니며 증거인멸 시도 정황이 발각났기 때문입니다.
Reply17 hEdited
Park Yuha
오진영 윤리위 징계가 어떤 생각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우리는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해요.
이 글은 윤리위가 아니라 내부총질”이라고 말한 윤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쓴 거구요.
Reply17 h
Jin Young Oh
박유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윤리위는 성상납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증거인멸만을 심사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Reply17 h
Park Yuha
오진영 다시 말씀드리지만 윤대통령의 내부총질 인식에 대한 글이예요. 징계에 대해서 말한 것도 아니구요. 
Reply17 h
Jin Young Oh
박유하 그 말씀은 알아들었구요. "윤리위 징계가 어떤 생각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우리는 알 수 없는 거"라고 하신 말씀에 대해 드린 말씀입니다.
Reply17 h
Park Yuha
오진영 그렇다면 더더욱 실제 생각은 알 수 없다는 말씀을 다시 드릴게요. 
Reply16 h
Park Yuha
하지만 포인트는 윤리위가 아니고 대통령이라는 말씀도 다시 드립니다.
Reply16 h
Jin Young Oh
박유하 책임자가 관련 사항에 대해 공식적으로 한 말과 글이 있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실제 생각은 알 수 없다"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가요. 그런 식이라면 인간은 아무도 남의 머리 속 실제 생각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준석이 받는 벌은 대통령의 내부총질 인식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결심하면 이준석을 다시 받아서 국힘에서 기용할 수 있고 대통령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이준석은 못 돌아오고 그런 차원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Reply16 h
Park Yuha
오진영 대통령의 내부총질 인식과 이준석에 대한 징계가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도 우리는 모르는 거 아닐까요.
저 역시 이준석을 좋아하지 않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잘 되기를 바라면서 쓴 글일 뿐입니다. 지금 당장 다시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니고요.
대통령이 이준석을 괘씸하게 여긴 건 사실이고, 이유가 무엇이건 한 때 당대표가 외부에서 저러고 있는 건 여당에도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 겁니다.
이준석에 대한 징계가 옳은지 여부에 대해서는 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Reply16 hEdited
Soohyung Lee
본인 세력이고 같은 정당의 다른 파벌도 못 끌어안으면서 무슨 통합위원회 그런 게 무슨 의미일까 싶습니다.
Reply17 h
Park Yuha
Soohyung Lee 그러게 말입니다.
Reply17 h
Kyung Mok Park
윤석열이 경험이 없다가 보니 주변에 있는 정치인들이 너무 허접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권성동이니 장제원이니 자기 존재감만 키우려고 하지 내용도 없고, 정부 방향에 대한 비전도 제시 못하면서 분란만 일으킵니다. 비전을 가지고 밀어부쳐야 하는 데 그냥 정상화 라는 것 밖에 없다 보니 분란이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네요. 아무쪼록 자리를 잘 찾아가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잘 리드해가길 바랍니다.
Reply17 h
Park Yuha
박경목 아마 후보 되기 전엔 별 교류도 없었을 수 있죠. 하지만 한번 맺은 인연이다 보니 내치지 못하는 것일테고요. 권성동 같은 이를 정말로 신뢰하는 거라면 실망스럽구요. 
Reply17 h
Park Eunsik
이재명을 막고 586의 퇴장만 해준다면 다른 건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들이 기대치를 낮추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Reply17 h
Park Yuha
박은식 그런데 이 상황이면 총선이 위험하잖아요. 
Reply17 h
Park Yuha
물론 미숙한 게 당연 하지만 그래도 한번 뽑았으니 뽑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정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ply17 h
Park Eunsik
박유하 네 맞습니다 ㅎㅎ
Reply16 h
허리미
박유하 총선에서. 지는 접전이라도 소박하던가. ㆍ똑부러지던가. 비젼제시는
있어야 합니다
Reply16 h
Seung Hyun Hwang
박은식 그것만 해내도 대단할 일입니다.
Reply15 h
Kihyun Kim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강 인선 (여성) 입니다. 곁에 두고도 제대로 쓰지 않으니 여럿 둔다고 그리 나아질까 싶지 않습니다.
Reply17 h
Dogeon Lee
글쎄요ᆢ. 코로나 2년이 태평성대였던가요.
Reply16 h
Park Yuha
Dogeon Lee 일부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이 크게 성장한 시기였죠.
Reply5 h
Jungwon Huh
Park Yuha 일부 사람들의 생활만 위협되고 전체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이 자체가 저는 문재인 정부의 역량이고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무능 이야기를 하는데 국제적으로 이정도로 잘 한 케이스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은 모범적인 방역이었다고 생각해요.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어요 ^^
Reply1 h
Young Dae Noh
정치에 모두를 안고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거 같습니다.불협화음만 생기고 조직이 어디로 갈지 모르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면 끝없이 자기존재감만 부각시키려고 하고 자기정치만 몰두하는 유승민 류는 아닌것 같습니다.그러나 그런인물이 아니라면 설득하고 함께할려는 노력을 해얄텐데 그런점이 전혀 보이지 않고 권한의 위양도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Reply16 h
Park Yuha
노영대 네 모두를 동등하게 가까이 할 필요는 없겠지요. 
Reply15 h
Alex J Hur
👍
Reply16 h
윤동희
많은 부분에서 공감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Reply15 h
Park Yuha
윤동희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ply15 h
Heuikyung Kim
교수님 글 넘 감사합니다....니편 내편을 넘어서는 일을 기대했었는데 윤통의 그릇으로는 무리였나봅니다
이재명 이겨준것만으로 위안 삼으며 가고는있지만....요즘 행보는 참담 그 자체입니다… See more
Reply15 h
Park Yuha
Heuikyung Kim 김한길씨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뭐라 코멘트를 하지 못하겠네요. 발 아래 다지기를 먼저 해야 할 거 같은데, 일단 두고 보지요.^^
Reply15 h
이원훈
밖에서 봐도 답답 하고 걱정 되네요. 역대급 이탈이라니...
Reply15 h
Chanjeen Koas Pak
세세하게 잘 말씀하신 듯합니다
Reply15 h
Park Yuha
박찬진 다행입니다.^^
Reply15 h
Pyung-joong Yoon
훌륭한 제안입니다.
들을 귀가 있길 바랄 뿐입니다.
Reply15 h
Park Yuha
윤평중 공감해 주셔서 반갑습니다.
Reply7 h
바른숨
다른 것 보다는 법대로 안하면서 법대로를 주장하고 강조하며 외치는 행태를 보며 그것을 신뢰하지 않는 그룹의
이유있는 냉소를 돌리는 실천을 보이지 않는다면 임기가 끝날때까지 지금상태가 이어질 것입니다.
Reply14 h
이정호
희망하지만 현재로선 희망스럽진 않네요.
Reply14 h
김재근
결국 윤석열 원맨쇼로 극적인 정권교체가 되었고 대통령 당선이란 일차적 목표달성후 보수당은 별반 달라진게 없고 지리멸렬하던 과거의 오합지졸에서 변화한게 없으니 지금의 봉숭아학당 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정치경험이 없는 尹대통령이 다수의석의 절박한 야당을 상대하기는 현실적으로 벅찬 노릇이고 다음총선 다수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정권의 적폐청산을 1~2년 이내에 마무리하지 못하면 총선실패와 더불어 정권교체의 쓴맛을 다시 경험 할 듯 합니다.
경제와 민생은 文정부처럼 빚을내서 퍼주기 경쟁이 아니라면 국제관계를 감안 단기간 성과를 내기는 어렵고 정치적 승부를 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Reply14 hEdited
Avong W Koh
취임 100일도 안 된 대통령의 지지도가 20%까지 수직낙하 한 상황에서도 아무런 자기 반성없다는 건 윗물도 썩었고 아랫물도 제대로 썩었다는 의미죠. 보수진영의 이슈가 한동훈뿐이라는 게 참 답답합니다.
Reply13 h
김선열
교수님의 생각이 연결되길 기원합니다.
Reply5 h
Jae Yoon Park
아마도 선거기간의 설움? 같은 것을 주변에서 이제 한번 힘을 발휘해볼까 하는 유혹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윤대통령은 그때나 지금이나 도전자입니다. 그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Reply3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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