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이병한 (지은이)서해문집2025-08-01



종이책의
미리보기
입니다.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다음
이전
책소개
1000일 동안 100개 나라, 1000개 도시를 주유한 ‘유라시아 대장정’을 통해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이병한 작가가 《유라시아 견문》
이후 10년 만의 신작을 펴냈다. 이번에는 아메리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복음이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 ‘새로운’ 아메리카는 기존의 세계화, 자유주의, 다문화주의를 반대하고, 그 대항 항으로 민족주의, 반자유주의, 백인-기독교 근본주의의 기치를 내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나 월스트리트의 경제 엘리트들이 아니라, 실리콘밸리를 주축으로 한 젊은 테크노 세력이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 새 판을 짠 것인가? 트럼프는 아니다. 그는 단지 상징적인 플레이어일 뿐 설계자는 아니다. 이 책은 오늘날 미국의 심원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로 4명을 주목한다.
그렇다면 누가 이 새 판을 짠 것인가? 트럼프는 아니다. 그는 단지 상징적인 플레이어일 뿐 설계자는 아니다. 이 책은 오늘날 미국의 심원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로 4명을 주목한다.
- 세계 최초의 인터넷은행 ‘페이팔’의 창립자 피터 틸,
-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 프랑크푸르트학파 철학자이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CEO 알렉스 카프,
- 트럼프 2기의 새 부통령 J.D. 밴스.
미국과 나아가 세계의 향방을 알려면 이 4인방의 면면을 깊이 학습하고 탐구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탐문’의 첫 책이자, 유일한 책이다.
‘전지적 미국 시점’으로, 문명의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는 아메리카의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정치전쟁: 문화대혁명 / 문화전쟁: 위정척사 / 패권전쟁: 테크노-유신
01_피터 틸
거대한 체스판: 마스터와 파운더
2016 미들게임 / 2007 오프닝 / 2020 엔딩게임
다시 만난 세계: 뉴 다크 에이지
창간: 뉴 스탠퍼드 / 창건: 뉴 실리콘밸리 / 창세: 뉴-아메리카
02_일론 머스크
슈퍼노바: 인터스텔라와 스타워즈
X-MEN: 지평선 너머 / X-FILE: 중력 너머 / X-BOX: 인간 너머
넥스트 레벨: 프로그램과 패러다임
넥스트 미디어: X / 넥스트 파워: DOGE
03_알렉스 카프
천상천하 유아독존: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웃도어: 물아일체 / 아웃사이더: 군계일학 / 아웃라이어: 보국안민
넥스트 네이처 네트워크: 사사천 물물천
스타크래프트: 무소불위 / 스테이트 크래프트: 무위이화 / 마인크래프트: 무위도식 / 소울(Soul)크래프트: 원시반본
04_J.D. 밴스
돌아온 탕자: 테크놀로지와 시올로지(Theology)
회심: 수신제가 / 회고: 금의환향 / 회개: 지상천국
디지털 로마제국: 메가-웨스트와 메타-웨스트
탈세속주의 / 탈자유주의 / 탈계몽주의
에필로그
대반전: New Cold War? / 대분열: New Civil War? / 대부흥: New Holy War? /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정치전쟁: 문화대혁명 / 문화전쟁: 위정척사 / 패권전쟁: 테크노-유신
01_피터 틸
거대한 체스판: 마스터와 파운더
2016 미들게임 / 2007 오프닝 / 2020 엔딩게임
다시 만난 세계: 뉴 다크 에이지
창간: 뉴 스탠퍼드 / 창건: 뉴 실리콘밸리 / 창세: 뉴-아메리카
02_일론 머스크
슈퍼노바: 인터스텔라와 스타워즈
X-MEN: 지평선 너머 / X-FILE: 중력 너머 / X-BOX: 인간 너머
넥스트 레벨: 프로그램과 패러다임
넥스트 미디어: X / 넥스트 파워: DOGE
03_알렉스 카프
천상천하 유아독존: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웃도어: 물아일체 / 아웃사이더: 군계일학 / 아웃라이어: 보국안민
넥스트 네이처 네트워크: 사사천 물물천
스타크래프트: 무소불위 / 스테이트 크래프트: 무위이화 / 마인크래프트: 무위도식 / 소울(Soul)크래프트: 원시반본
04_J.D. 밴스
돌아온 탕자: 테크놀로지와 시올로지(Theology)
회심: 수신제가 / 회고: 금의환향 / 회개: 지상천국
디지털 로마제국: 메가-웨스트와 메타-웨스트
탈세속주의 / 탈자유주의 / 탈계몽주의
에필로그
대반전: New Cold War? / 대분열: New Civil War? / 대부흥: New Holy War? /
뉴-코리아와 뉴-시베리아
접기
책속에서
저자 및 역자소개
이병한 (지은이)

20대는 사회과학도였다. 서방을 선망했고, 새로운 이론의 습득에 골몰했다. 30대는 역사학자였다. 동방을 천착하고, 오랜 문명의 유산을 되새겼다. 자연스레 동/서의 회통과 고/금의 융합을 골똘히 고민했다. 그 소산으로 1000일 《유라시아 견문》(전3권)을 마무리 짓고 40대를 맞이했다.
개벽학자이자 지구학자이며 미래학자를 지향한다. 개벽학은 동학 창도 이래, 이 땅의 자각적 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뜻이다. 동녘의 오래된 유학과 서편의 새로운 서학이 합류한 문명의 융합을 거대한 뿌리로 삼는다. 그러함에도 한국학, 한 나라에 한정되지 않는다. 북구에서 남미까지, 인도양에서 시베리아까지, 지구적 규모로 정보를 수집하고, 지구적 단위로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특히 인간이 창조한 인공의 세계, 인공지구와 인공생명과 인공지능의 도래를 주시한다. 인간 이전의 자연적 진화는 물론이요, 인간 이후의 자율적 진화에, 인간만의 자각적 진화를 두루 아울러야, 지구의 진화에 일조할 수 있는 미래학자의 자격이 갖추어진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공진화,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공진화, 생물과 활물과 인간의 공진화, 생명과 기술과 의식의 공진화, 만인과 만물과 만사의 공진화, 개벽학과 지구학과 미래학의 공진화, 이 모든 것을 아울러 깊은 미래(Deep Future)를 탐구하는 깊은 사람(Deep Self), 무궁아(無窮我)이고 싶다. 접기
최근작 :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테크노 차이나>,<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 총 1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리뷰쓰기
『아메리카 탐문』 – 불편함 너머의 통찰

『아메리카 탐문』은 MAGA 이후 미국 우파 엘리트들의 철학적 연대를 추적한 사상 탐문서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는 저자의 통찰력은 설득력이 있으며, 다소 불편한 문장과 상징 속에서도 사유의 깊이가 빛난다. 테크 엘리트들이 지향하는 문명적 전환의 핵심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hongddaa 2025-07-18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
접기
책속에서
P. 36 틸은 동지들과 함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마침내 미국을 재건할 기회가 열리고 있었다. 틸이 정권 인수팀의 핵심 보직을 맡을 것임이 확실했다. 서둘러 그와 함께 미국을 인수하고 개조할 팀을 짜야 했다. 어느 누구도 트럼프를 진심으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보스, 틸에 대한 존경과 신뢰만큼은 무한했다. 역베팅에 올인한 역발상 베팅처럼 트럼프는 이 나라의 창조적 파괴자가 될지 몰랐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워싱턴에 주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단아가 8년을 집권한다면 파운더스 펀드와 틸 재단(Thiel Foundation)이 오래 꿈꾸었던 기술 친화적 신세계가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접기
P. 40 3분쯤 지났을까, 마침내 청중이 조용해지며 그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어렸을 때는 소련을 어떻게 물리칠 것인가를 두고 커다란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이 나라는 누가 어떤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가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집권 8년을 거치며 다양한 성 정체성을 반영하는 화장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해간 것을 비꼰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도대체 누가 어떤 화장실을 쓰든 그게 무슨 대수냐고 화가 난 듯이 큰소리를 내질렀다. (…) 그리고 마침내 모두가 기억하는 다음 대사가 이어진다. “물론 우리 미국인은 모두 저마다의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게이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공화당 당원인 것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저는 제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제발 그놈의 정체성 정치 타령은 그만두고 위대한 미국인으로 하나가 되자는 메시지였다. (…) USA! USA! USA! 비로소 대중이 크게 호응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도 벌떡 일어나 함께 USA! USA! USA!를 외쳤다. YES! YES! YES! 틸도 치아가 훤히 드러날 만큼 활짝 웃으며 화끈하게 화답했다. 실리콘밸리의 갓파더와 저학력 노동계급의 풀뿌리 민중이 애국보수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 지각변동, 미국의 정치판이 거대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접기
P. 70~72 스티브 잡스가 기술을 예술과 연결하여 프로덕트를 디자인했다면, 피터 틸은 기술에 정치를 결부하여 세상의 아키텍처를 새로이 설계하려고 했다. 돌아보면 1998년 틸의 첫 번째 창업이었던 페이팔부터가 기술과 정치의 결합이었다. (…)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하고 손에 쥔 거금을 가지고 출범시킨 파운더스 펀드는 뼛속까지 정치적 프로젝트였다. (…) 마치 투자회사보다는 연구소나 싱크탱크에 더 가깝게 보일 정도였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이란 그저 돌연변이 같은 거친 원석을 찾는 것이지, 보석을 다듬고 닦으며 시간을 죽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반골 기질의 괴짜 창업자들이 아무리 기이한 행동을 하더라도 퇴출시키지 않을 것을 결의까지 했다. (…) 페이스북, 유튜브, 스페이스X,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이더리움, 딥마인드, 팔란티어 등등. 패러다임의 전환, 1955년생 잡스에서 1967년생 틸로 세대가 교체되고 마을의 권력이 넘어갔다. 틸을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라고 부를 수 있는 까닭이다. 접기
P. 90 불우한 어린 시절, 유일한 탈출구는 가상세계였다. (…) 머스크만의 독특한 문사철(文史哲)이 만들어진 것이다. 문학은 고전이 아니라 SF요, 역사는 고대-중세-근대 천 년 단위가 아니라 수십만 년, 수억 년 단위의 초장기주의요, 철학은 알파벳의 점진주의가 아니라 컴퓨터의 초가속주의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탐독했고, 로버트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열독했으며,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애독했다. 지구라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나 달나라와 별나라에 원정 가서 새로운 은하문명을 건설하는 아주 먼 미래를 상상했다. (…) 그 위대한 첫걸음이 바로 화성이다. 인류는 반드시 화성을 딛고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야 한다. 나는 살아생전 반드시 화성에 가고야 말 것이다. 쉴 틈이 없다. 쉼 없이 달려야 한다. 갈망이 불타오른다. 타는 목마름으로, 기술이여 만세를 부르짖는다. 접기
P. 94 X는 머스크의 심벌이다. 아들 이름에도 X가 들어가고, 페이팔과 합병했던 회사의 본디 이름도 X.com이었다. 우주항공 회사 이름도 스페이스X이며, 트위터의 로고도 비둘기에서 X로 바꾸고, X코퍼레이션으로 회사명도 바꾸었다. 그리고 인공지능 회사 역시 x.AI다. 그야말로 온통 X, X맨인 셈이다. (…) 이는 머스크의 사업 방식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어준다. 인터넷, 에너지, 스페이스, 인공지능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해 혁신적인 결과를 창출한다. (…) 고로 일론 머스크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테슬라가 아니라 스페이스X를 진득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실제로 페이팔을 매각하고 가장 먼저 만든 기업이 스페이스X였다. (…) 엑스맨 일론의 알파이자 오메가, 엑스파일은 오롯이 스페이스X에 담겨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접기
P. 100 과거 NASA가 우주 사업을 주도하던 시절에는 미국 각지의 여러 회사에서 가져온 갖가지 부품을 사용해 우주왕복선을 조립했다. 시간은 더 오래 걸렸고, 비용은 더욱 많이 들었다. (…) 우주왕복선이 지구로 돌아온 다음에는 더욱 우스꽝스러운 풍경이 펼쳐졌다. 점검과 정비 작업을 위하여 미국을 횡단해야 했던 것이다. 로켓 엔진은 앨라배마주에서 정비하고, 고체 로켓 부스터는 유타주에서 점검하고, 본체는 또 캘리포니아의 LA에서 수리하는 식이었다. 커다란 왕복선 기체를 미국 각지로 싣고 다니면서 지구 유랑과 미국 방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기주의의 소명을 초가속주의로 달성해야 하는 머스크는 이런 국가 주도의 우주 사업에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접기
P. 104~107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라기보다는 에너지 회사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전기차도 하나 있는 것이다. (…) 한마디로 테슬라는 세상의 모든 전기가 공기처럼 흘러 다니도록 만드는 종합 에너지 플랫폼이다. (…) 2024년 4월 23일, 테슬라는 AI 기업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테슬라 차량이 자율주행 AI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전기차에서 껍데기만 로봇으로 갈아 끼우면 그게 바로 테슬라봇이다. (…) 그러나 옵티머스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미션은 역시나 달 탐사와 화성 개척 등 우주 진출이다. 인류가 지구 밖으로 나아가 우주생명문명을 창조하는 분야야말로 AI 로봇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피엔스의 반려가 되어 우주 탐사에 함께 나서는 것이다. 즉 테슬라 또한 궁극에서는 스페이스X의 사명에 복무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테슬라 타고 화성까지 가는 것이다. 접기
P. 142 2010년대가 스티브 잡스, 2020년대가 일론 머스크라면, 2030년대는 알렉스 카프의 시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빗질이 되지 않은 부스스한 헤어스타일 또한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 과학자의 괴팍한 외양처럼 회자될 것이다.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리듯, 팔란티어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비밀스럽게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온 과정 또한 핵무기를 만들어낸 오펜하이머의 리더십에 견주게 될 공산이 높다. 격식을 갖춘 공식 만찬장에 추리닝 바람으로 등장하거나 스키복 차림으로 투자자 미팅에 참석하는 등 그간 카프를 둘러싼 온갖 뒷담화들 또한 해프닝보다는 전설적인 일화로 기억될 것 같다. 접기
P. 152 [카프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3세대로 안주할 수가 없었다. 더 이상 문자공화국 대학은 시대정신의 총아가 아니었다. 디지털 혁명의 한복판으로 진입해야 했다. 담론 생산의 전초기지 역시 학계나 언론계, 출판계가 아니었다. 테크기업, 컴퍼니가 시대정신을 주조해간다. 그곳에서 학파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자 하였다. 다시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온다. 철학 박사가 되어 테크기업의 수장이 되기로 한다. 기술철학자, 기술사상가가 된 것이다. 그래서 2003년에 탄생한 기업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다. 인간이 데이터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인간에 복무하는 윤리적인 디지털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 팔란티어의 비전이 되었다. 접기
P. 169 9.11 이후 10년 만에 성과를 거둔다. 파키스탄의 오지에 숨어 지내던 오사마 빈 라덴의 암살에 성공한 것이다. 테러의 수괴, 반란의 우두머리를 기어코 찾아내어 사살하는 데 활용되었던 프로그램이 바로 팔란티어의 방산용 서비스 고담(GOTHAM)이었다. 전기 소비량과 쓰레기 처리량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평소와 다른 조짐을 감지하고, 빈 라덴 일당이 잠입해 있는 집을 정확하게 알아챈 것이다. (…)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거치며 성능을 개선해온 팔란티어가 진가를 발휘한 전장은 우크라이나다. (…) 두 기업이 단연 돋보였다. 천상에서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의 통신망을 제공했다. 가상에서는 팔란티어가 지휘작전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디지털 시대의 첫 번째 AI 전쟁이라고 평가하는 까닭이다. 데이터가 미사일을 이기는 미래의 전쟁을 보여준 것이다. 접기
P. 205 [밴스는] 예일대 로스쿨에서 보내는 나날이 초현실적인 판타지 같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깊은 소외감도 느꼈다. 자신이 나고 자란 세계와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명문대학답게 DEI, 즉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역설하고 있었지만 학교 친구들은 전혀 다양하지 못했다. 노동계급 출신은 무척 드물었으며, 해병대를 퇴역한 군인 출신은 더더욱 적었다. 군대 4년 동안 아껴 모았던 월급만큼을 부모로부터 생활비로 받는 상층부 친구들이 훨씬 더 많았다. 특권층의 아성이었던 것이다. 아웃사이더, 흙수저 출신의 촌뜨기라는 자괴감이 일었다. 아무리 노오력을 한들 메워질 수 없는 격차가 현저해 보였다.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아비투스가 너무나 달랐다.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만찬과 사교는 어색하고 불편하여 고역이기만 했다. 밴스는 사회를 좌-우로 보지 않고 상-하로 보기 시작했다. 내부자들의 네트워크로 작동하는 견고한 엘리트 세계, 딥스테이트를 발견한 것이다. 접기
P. 208 2011년 밴스는 일생일대의 리더, 인생의 멘토를 만나게 된다. 피터 틸이 예일 대학교에 강연하러 온 것이다. 특별한 기대 없이 참가한 자리였지만,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이었다. 틸은 예일대 로스쿨로 상징되는 엘리트의 세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회적 성공과 인생의 목적에 대한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지위 경쟁에 매몰된 미국의 엘리트 문화가 국가 전체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음을 역설했다. 더 높은 자리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지만, 공허하고 무의미한 인생으로 청춘을 허비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세상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는 원대한 꿈을 꾸고 도전하라고 부추겼다. 밴스는 번개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 나는 왜 태어났는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위하여 한평생을 살아갈 것인가, 숙고하게 되었다. 생존에 급급하여 차마 던지지 못했던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이다. (…) 밴스는 틸을 따라 서부로 이주한다. 동부의 엘리트 세계를 떠나서 서부의 혁신가들과 조우한다. 실리콘밸리에 당도한 것이다. 접기
P. 196 프랑크푸르트학파와교토학파가 계몽과 이성을 반성하고 있었던 바로 그 1939년에 톨킨은 제1권 《반지 원정대>를 완성했다. 모더니즘의 사생아들인 공산주의와 전체주의와 자유주의의 파탄에 직면하여, 유구한 전통을 옹호하고 웅숭깊은 영혼을 옹위하며 교황의 회칙으로 경영되는 ‘오래된 미래‘의 판타지를 써 내려갔던 것이다. - mailbird
저자 및 역자소개
이병한 (지은이)

20대는 사회과학도였다. 서방을 선망했고, 새로운 이론의 습득에 골몰했다. 30대는 역사학자였다. 동방을 천착하고, 오랜 문명의 유산을 되새겼다. 자연스레 동/서의 회통과 고/금의 융합을 골똘히 고민했다. 그 소산으로 1000일 《유라시아 견문》(전3권)을 마무리 짓고 40대를 맞이했다.
개벽학자이자 지구학자이며 미래학자를 지향한다. 개벽학은 동학 창도 이래, 이 땅의 자각적 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뜻이다. 동녘의 오래된 유학과 서편의 새로운 서학이 합류한 문명의 융합을 거대한 뿌리로 삼는다. 그러함에도 한국학, 한 나라에 한정되지 않는다. 북구에서 남미까지, 인도양에서 시베리아까지, 지구적 규모로 정보를 수집하고, 지구적 단위로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특히 인간이 창조한 인공의 세계, 인공지구와 인공생명과 인공지능의 도래를 주시한다. 인간 이전의 자연적 진화는 물론이요, 인간 이후의 자율적 진화에, 인간만의 자각적 진화를 두루 아울러야, 지구의 진화에 일조할 수 있는 미래학자의 자격이 갖추어진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공진화,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공진화, 생물과 활물과 인간의 공진화, 생명과 기술과 의식의 공진화, 만인과 만물과 만사의 공진화, 개벽학과 지구학과 미래학의 공진화, 이 모든 것을 아울러 깊은 미래(Deep Future)를 탐구하는 깊은 사람(Deep Self), 무궁아(無窮我)이고 싶다. 접기
최근작 :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테크노 차이나>,<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 총 1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미국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
21세기 미국의 정치전쟁-문화전쟁-패권전쟁의 핵심은
‘무엇이 진짜 미국인가’라는 근본적인 정체성 싸움이다!
새로운 아메리카가 온다! 거대한 체스판 ― 게임 체인저들은 누구인가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즉 ‘마가’(MAGA)의 복음이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지면서 전 세계를 온통 긴장케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나 월스트리트의 경제 엘리트가 아니라, 실리콘밸리를 주축으로 한 젊은 테크노 세력이 있다. 즉 오늘날 미국은 세력 교체와 세대 교체뿐만 아니라, 자유-민주-공화국을 넘어서는 시대 교체까지 이루어내고자 하는 중대한 문명의 변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 새 판을 짠 것인가? 이 책은 그 핵심 인물로 4명을 주목한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은행 ‘페이팔’의 창립자 피터 틸(Peter Thiel),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프랑크푸르트학파 철학자이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CEO 알렉스 카프(Alex Karp), 트럼프 2기의 새 부통령 J.D. 밴스(James David Vance)가 그들이다.
---
피터 틸은 1967년생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그는 밤의 대통령, 그림자 대통령으로 통했다. 그의 목표는 분명했다. 워싱턴의 딥스테이트, 행정국가를 파괴하는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수십만 공무원이 이 비대하고 무능한 연방기구에 똬리를 틀고 앉아 세금을 축내고 있었다. 이제 1998년 페이팔 창업 때부터 꿈꾸어오던, 관료제 국가의 전면적인 대수술을 가차없이 집도할 수 있는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이다.
---
일론 머스크는 1971년생이다. 그의 심벌은 X다. 2002년 서른한 살의 나이에 스페이스X를 설립한다. 지구라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나 새로운 은하문명을 건설하는 아주 먼 미래를 상상했다. 그 미지의 세계를 향해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것이 그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이 된 것이다. 미국의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것도 궁극의 목적인 화성 개척에 복무하기 위해서다. 이 나라를 그냥 이대로 두어서는 살아생전 화성에 이르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
알렉스 카프는 1967년생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 철학자로서 실리콘밸리의 정보혁명도 지켜보았다. 과거 68세대 선배들이 해체하고자 했던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와 서구주의를 되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2.0시대,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관료체제를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로 전환할 태세다. 빅데이터를 통하여 이 세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그의 미션이 되었다. 정치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코드를 바꾼다. 당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을 선택한다.
---
J.D. 밴스는 1984년생이다. 러스트 벨트의 노동계급 출신으로 비록 어린 시절은 불우했으나, 해병대로 예일대 로스쿨로 실리콘밸리로,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38세에 상원의원, 40세에 부통령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이라고 할 만하다. 자유-민주-공화국 올드 아메리카를 뒤로 하고, 디지털-기독교-제국으로서 새로운 아메리카의 향배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을 묻다 ― 전지적 미국 시점으로 본 아메리카 탐문
그렇다면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즉 ‘마가’(MAGA)의 핵심은 과연 무엇인가.
---
1. 첫째는 정치전쟁(계급전쟁)이다.
이들은 오늘날 미국이 ‘실패 국가’가 된 것은 워싱턴을 장악한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모한 결과라고 여긴다. 네오콘의 보수든, 리버럴의 진보든,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이들 글로벌 엘리트가 본토의 토박이 민중을 착취해왔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들은 공장을 중국과 아시아로 이전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고, 국가의 경영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끝없는 전쟁에 세금을 퍼붓는다. 그럼에도 그 대가는 오롯이 내륙에 살고 있는 평범한 백인들이 감내하고 있다.
- 파워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이 빌어먹을 세상, 그러니 이제 기득권 엘리트의 낡아빠진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진짜 풀뿌리를 위한 인민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한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그것이 바로 새로운 미국이다.
---
2. 둘째는 문화전쟁이다.
이들은 기존의 세계화, 자유주의, 다문화주의를 반대하고, 그 대항 항으로 민족주의, 반자유주의, 백인-기독교 근본주의의 기치를 내건다.
‘민족주의’의 요체는 국경을 강화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며, 미국 우선의 외교를 펼치는 것이다. 자유주의 패권국가 노릇을 하느라 골병이 들어가는 이 나라를 되살려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자는 것이다. 즉 ‘세계 시민의 자유’가 아니라 ‘미국 인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반자유주의’는 PC(정치적 올바름)를 집중적으로 타격한다. 환경보호, 젠더 감수성, 인종 간 평등, 성 소수자 및 이민자의 권리 등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진보 좌파의 ‘정체성 정치’가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이제까지 문화적 다수파로서 특권을 향유하던 신앙심 두터운 백인들(특히 고령층)은 커다란 위협을 느꼈다. 전통적 가치관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며 부정당한 것이다. 어느새 이곳이 자신의 모국이 아닌 것만 같은 낯선 감정마저 싹터 올랐다. 이게 나라냐? 이것이 미국이냐? 토착적인 것의 대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가정에서는 가장과 부모의 권리를 옹호하고, 학교에서는 교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전통적 가치를 옹립했다. 그래야 무너진 가족을 복원하고, 무질서한 교실을 복구할 수 있다. 자유주의 기치 아래 승승장구하던 엘리트와 마이너리티로부터 미국을 구해내어,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
‘백인-기독교 근본주의’는 다문화주의를 겨냥한다. 냉전 이후 다문화주의는 세계화를 지탱하는 주류 세력의 문화전략이었다. 그 시대정신의 상징이 바로 오바마였다. 그러나 오바마가 역설했던 만인들의 “약속의 땅”에 트럼프는 우리가 남이가, “America First”로 맞불을 놓았다.
- 이질적인 것의 융합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의 수호를 앞세웠다.
- 어디까지나 미국의 근간은 백인이며, 미국의 근본은 기독교다.
다시 미국적인 것, 미국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남부 국경에는 만리장성을 높이 세우고, 불법 이민자들은 몽땅 추방하여 미국을 미국답게,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것이다.
즉 어느덧 미국 정치의 핵심은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정체성 다툼이 되었다. 2019년 바이든의 대선 출마 선언부터가 그러했다. 트럼프가 연임하여 백악관에서 8년을 지내게 된다면 우리가 누구인지를 영원히 바꿔버릴 것이라고, 민주주의의 수호자이자 자유주의의 이상향이라는 미국의 핵심 가치와 보편적인 이념들이 경각에 달려 있다고 염려했다. 그래서 2020년 트럼프를 누르고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이 ‘America is Back’을 강조하며 안도했던 것이고, 4년 후 해리스를 이긴 트럼프가 재차 ‘America is Back’을 내세우며 응전했던 것이다.
‘무엇이 진짜 미국인가?’ 양 진영이 말하는 미국이 이토록 멀어진 적은 없었다. 미국의 기원, 18세기의 건국사 논쟁까지 거슬러 올라가 양보와 타협 없는 정치적 내전이 일상화된 것이다. 이제 워싱턴의 정치는 정당 간 조율과 협상이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벗어나게 되었다. 전심전력으로 피아(彼我)를 식별하고, 적군과 아군이, 선과 악이 다투는 ‘영혼을 둘러싼 투쟁’이 된 것이다.
---
3. 셋째는 세계 1위 국가를 지켜내기 위한 패권전쟁이다.
즉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레짐 체인지,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루어내려는 일종의 소프트 쿠데타다.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국가 비상사태라고 여긴다. 전속력으로 테크노-차이나를 완성해가고 있는 중국과 부상하고 있는 젊은 아시아를 지켜보며 냉전 이후 처음으로 패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과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중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인공지능, 로봇,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양자컴퓨터, 우주기술 등 미래산업에 전력 질주해오고 있다(2025년에 독일과 일본을 능가하고 2035년에는 미국도 앞질러서 재차 세계 1위 국가가 되겠다는 장기계획이다). 태양광은 이미 세계를 제패했다. 드론도 DJI 등 중국산이 압도한다. 전기차 기업 BYD는 테슬라를 앞질렀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보다 중국의 유니트리 로봇이 더 화려하게 움직인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IT/가전 박람회 ‘CES 2025’도 중국 기업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리고 화룡점정, 트럼프의 취임 시기에 맞춤하여 딥시크(DeepSeek, 深度求索)가 출격했다. 골리앗 미국의 빅테크에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강력한 어퍼컷을 날린 것이다. AI 경쟁에서도 중국이 미국에 못지않음을 만천하에 과시한 것이다.
2025년 CES의 화두가 ‘물리(Physical) AI’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년간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초한 생성형 AI 경쟁은 미국이 앞서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감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물리 AI’는 또 다른 차원이다. 시각, 청각, 촉각 등 전 감각이 동원되어 세계를 실감하고 인지한다. 이 피지컬 AI의 매개체가 될 자율차와 로봇과 드론 등에서 중국이 초가속으로 질주하고 있다. 이 인공물들에 딥시크의 인공지능이 장착되면 딥쇼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빅테크의 봉건적 독점체제를 붕괴시키는 오픈소스 AI의 혁명이 중국의 기술 생태계를 통해 구현되는 것이다. 특이점을 향한 AGI(일반인공지능) 경쟁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아편전쟁 이후 세계사의 가장 중차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죽기살기로 미국을 개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디지털 총력전 체제를 갖추고 대약진 운동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그러므로 오늘날 아메리카 전역을 뒤덮고 있는 ‘MAGA’의 물결은 단지 트럼프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는 시대전환과 문명전환을 이루고자 하는 다양한 세력과 사상의 거대한 흐름이 뒤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 격랑의 한가운데에서 미국의 다음 40~50년을 디자인하고 있는 네 사람을 우리가 깊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비로소 뉴-아메리카의 행로, 나아가 세계의 향방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적 격동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을 산업문명의 표본으로 삼아 산업화-민주화-세계화를 이루고 선진국 “K”의 반열에 오른 우리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AI혁명이 촉발하는 디지털 신문명의 제대로 된 청사진이 필요하다. 새로운 세계감이 절실하고, 새로운 세계관이 절박하며, 새로운 세계상이 절절하다.
====================
====
『아메리카 탐문』 – 불편함 너머의 통찰
『아메리카 탐문』은 MAGA 이후 미국 우파 엘리트들의 철학적 연대를 추적한 사상 탐문서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는 저자의 통찰력은 설득력이 있으며, 다소 불편한 문장과 상징 속에서도 사유의 깊이가 빛난다. 테크 엘리트들이 지향하는 문명적 전환의 핵심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hongddaa 2025-07-18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
정치·문화·패권 ‘세 개의 전쟁’…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
입력 : 2025-06-21
박성준 선임기자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이병한/ 서해문집/ 1만8500원
현장 중심의 문명 탐사기 ‘유라시아 견문 1, 2, 3’으로 남다른 사유와 인문학적 상상력의 지평선을 보여준 저자는 “미국은 대체 왜”라는 새로운 질문에 통찰력 있게 답한다. 18세기 이상적 국가를 건국하자는 일념에서 시작된 미국이 21세기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어떤 새로운 문명사적 갈림길에 서 있는지 조명한다. 저자는 이를 ‘뉴-아메리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전 세계의 미래와도 직결된다고 본다. 막힘없이 써내려간 듯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저자는 미국 사회의 심층적 갈등과 시대적 과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특히 내재적 관점으로 지금 미국을 움직이며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인사 4명을 지목한다. 페이팔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이념적 대부 피터 틸, 우주 개척을 꿈꾸며 미래 문명을 설계하는 일론 머스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국가 시스템의 개편을 추진하는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 미국 정계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한 부통령 J D 밴스다. 피터 틸의 행정국가 해체, 일론 머스크의 우주 개척과 초가속주의 기술관, 알렉스 카프의 데이터 중심 국가개혁, J D 밴스의 새로운 민족주의적 비전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나 기술적 혁신을 넘어 근본적인 미국의 사회·문화적 재편을 암시한다.
이들이 미국을 바꾸기 위해 전개하는 전쟁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워싱턴의 기성 엘리트 체제와 벌이는 정치전쟁이다. 이는 단순한 정당 간의 대립이 아니라,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틸은 선출되지 않은 관료 체제를 ‘딥스테이트’로 규정하면서 이를 기술 기반의 효율적 통치 시스템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머스크 역시 ‘화장실 성별을 놓고 국가적 논쟁을 벌이는 현재의 미국으로는 화성에 가지 못한다’는 극단적 전망 속에 정치 개입을 통해 과학기술 진보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다문화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항해 전통적 민족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를 앞세운 문화전쟁이다. 밴스는 자신이 겪은 빈곤과 소외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의 ‘정체성 혼란’을 직시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해병대 출신으로서 근면·가족·신앙 같은 전통적 가치에 뿌리를 두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인물로 부상한다.
세 번째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으로 테크노 중심의 새로운 패권전쟁이다. 미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물리AI와 오픈소스 혁신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오랫동안 누려온 대중 기술적 우위가 무너질 수 있다. 알렉스 카프는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팔란티어를 통해 미국 행정 시스템의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가 운영 체제를 제안한 것이다.
책은 디지털 혁명과 정치적 격변이 뒤섞인 21세기 초입의 미국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통찰력이 담긴 보고서로서 술술 읽힌다. 저자는 특유의 심도 있는 인문학적 사유와 생생한 현장 탐문이 현재 미국이 나아가는 방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심층분석 및 독후감
꿀깨비 2025. 7. 20.
이병한 저자의 최신작 《아메리카 탐문》은 단순한 미국 사회 분석서를 넘어선다. 이 책은
18세기 이상적 국가 건국의 꿈에서 시작된 미국이 21세기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어떤 새로
운 문명사적 갈림길에 서 있는지를 예리하게 조명한다 🔍. 저자는 '뉴-아메리카'라는 혁신적
개념을 통해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근본적 변화를 설명하며, 이것이 전 세계의 미래와도 직
결된다고 주장한다.
저자 이병한: 동서양을 아우르는 미래학자
📖저자의 사상적 여정
이병한(1978년생)은 경남 거제도 출신의 문명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이다. 그의 사상적 여정
은 매우 독특하다 ✨. 20대에는 서방을 선망하는 사회과학도였으나, 30대에는 동방 문명을
천착하는 역사학자로 변모했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와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
으며,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학교, UCLA 한국학연구소,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원, 인도 네
루대학교 등에서 폭넓은 연구 경험을 쌓았다.
이병한 저자의 사상적 발전과정과 주요 저작 타임라인
🌍주요 저작과 연구 분야
그의 대표작인 《유라시아 견문》 3부작은 1000일 동안 100개 나라, 1000개 도시를 주유
한 대장정의 결과물이다. 이를 통해 동서양 문명의 융합과 미래 문명 창조에 대한 독창적 시
각을 제시했다. 현재 그는 개벽학자, 지구학자, 미래학자로서 인공지구, 인공생명, 인공지능
의 도래를 주시하며 지구적 규모의 미래를 사유하고 있다 🚀.
📘책의 구조와 핵심 내용
🏗3부 구성의 체계적 분석
《아메리카 탐문》은 미국 사회의 변화를 '세 가지 전쟁'이라는 프레임으로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대립이 아닌, 미국 사회 전체의 근본적 재편을 의미한다 ⚔️.
미국 사회 변화의 3가지 전쟁 구조 분석
1부: 정치전쟁 - 워싱턴의 기성 엘리트 체제 vs 기술 기반 신세력
2부: 문화전쟁 - 다문화주의와 자유주의 vs 전통적 민족주의
3부: 패권전쟁 - 미중 간의 기술패권을 둘러싼 경쟁
👥4대 핵심 인물 심층 분석
🎯새로운 미국을 만드는 게임 체인저들
이병한은 현재 미국을 움직이며 미래를 설계하는 4명의 핵심 인물을 집중 조명한다. 이들은
단순한 기업가나 정치인을 넘어서 미국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가들이다 🌟.
4대 핵심 인물들의 연령대 분석 차트
피터 틸: 실리콘밸리의 이념적 대부
실리콘밸리의 이념적 대부 피터 틸의 모습
"행정국가 해체론"의 선구자 💡
피터 틸(1967년생, 58세)은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공동창업자로, 실리콘밸리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관료 체제를 '딥스테이트'로 규정하며, 이를 기술 기반의
효율적 통치 시스템으로 대체하려는 급진적 비전을 제시한다. 페이스북, 스페이스X, 오픈A
등 200여 곳의 기업에 투자한 그의 안목은 이미 검증되었다.
일론 머스크: 우주 개척의 꿈꾸는 혁신가
우주 개척을 꿈꾸는 일론 머스크의 비전
"화성 식민지화"라는 궁극적 비전 🚀
일론 머스크(1971년생, 54세)는 단순한 기업가를 넘어선 문명 설계자다. 그는 "화장실 성별
을 놓고 국가적 논쟁을 벌이는 현재의 미국으로는 화성에 가지 못한다"는 극단적 전망을 통
해 정치 개입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프로젝트는 2026년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하며, 20년 내 자급자족 도시 건설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와 빅데이터 기술
"데이터 중심 국가 시스템"의 구현 🤖
알렉스 카프(1967년생, 58세)는 팔란티어 CEO로서 빅데이터와 A를 통한 국가 시스템 전
면 개편을 추진한다. 흥미롭게도 그는 진보적 사회주의 성향을 지니면서도 미국의 기술패권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독특한 인물이다. 중국의 물리A와 오픈소스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새
로운 국가 운영 체제를 제안하고 있다.
J.D. 밴스: 새로운 보수주의의 대변자
새로운 민족주의적 비전을 제시하는 J.D. 밴스 부통령
"디지털 시대의 민족주의"를 구현 🇺🇸
J.D. 밴스(1984년생, 41세)는 제50대 미국 부통령으로서 가장 젊은 인물이다.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진 그는 자신의 빈곤과 소외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의 정체성 혼란을 직
시한다. 해병대 출신으로서 근면·가족·신앙이라는 전통적 가치에 뿌리를 두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보수주의를 제시한다.
⚔️3가지 전쟁의 심층 분석
🏛첫 번째 전쟁: 정치전쟁
기성 엘리트 체제와 신세력 간의 정치전쟁
기성 엘리트 체제 vs 기술 기반 신세력
이는 단순한 정당 간 대립이 아니라 '국가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피터 틸이 주
도하는 이 전쟁은 워싱턴의 전통적 관료제를 기술 기반의 효율적 시스템으로 대체하려 한다.
이러한 변화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재정의를 의미한다 ⚡.
🎭두 번째 전쟁: 문화전쟁
전통적 민족주의와 다문화주의 간의 문화전쟁
전통적 민족주의 vs 다문화주의
J.D. 밴스가 대표하는 이 전쟁은 미국 사회의 정체성을 둘러싼 근본적 갈등이다. 전통적 가
치와 기독교 근본주의를 앞세워 다문화주의와 자유주의에 맞서고 있다. 이는 "무엇이 진짜
미국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
🌐세 번째 전쟁: 패권전쟁
미중 간의 기술패권을 둘러싼 경쟁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새로운 차원
알렉스 카프가 중심에 선 이 전쟁은 전통적 군사력이 아닌 A와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새
로운 패권전쟁이다. 중국의 물리A와 오픈소스 혁신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기술적
우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
🌈실리콘밸리의 정치적 지각변동
실리콘밸리의 정치적 지각변동
21세기 들어 실리콘밸리는 단순한 기술 허브를 넘어 정치적 영향력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과거 진보적 분위기가 강했던 이 지역이 이제는 보수적 성향의 기술 리더들에 의해 변화하고
있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등이 주도하는 이러한 변화는 미국 전체 정치 지형에 막대한 영
향을 미치고 있다 🔄.
🚀디지털 전환기 미국의 변화상
디지털 전환기 미국 사회의 변화상
현재 미국은 전례 없는 디지털 전환기를 경험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우주기술, 전기
자동차 등 첨단 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혁명적이다. 이병한은 이러한 변화를 단
순한 기술 발전이 아닌 문명사적 전환으로 해석한다 ✨.
💭독후감: 뉴아메리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다
🎭저자의 통찰력과 분석의 깊이
뉴아메리카의 미래 문명 비전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과 균형
잡힌 시각이다 🎯. 그는 미국을 단순히 외부자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내재적 관
점에서 미국 사회의 심층적 갈등과 시대적 과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특히 4명의 핵심 인물을 통해 미국의 미래를 전망하는 방식이 매우 독창적이다. 피터 틸의
행정국가 해체론, 일론 머스크의 우주 개척 비전, 알렉스 카프의 A 기반 국가 개혁, J.D. 밴
스의 새로운 민족주의는 각각 미국 사회의 서로 다른 측면을 대표하면서도, 동시에 '뉴아메
리카'라는 하나의 큰 그림을 구성한다 🖼.
📊3가지 전쟁 구조의 탁월한 분석틀
저자가 제시한 '3가지 전쟁' 프레임워크는 복잡한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분석
틀을 제공한다. 정치전쟁, 문화전쟁, 패권전쟁이라는 구분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영역의
갈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무엇이 진짜 미국인가'라는 정체성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
이 흥미롭다 🤔.
특히 이러한 전쟁들이 단순한 대립이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의 근본적 재편을 위한 과정이
라는 해석이 설득력 있다. 기성 질서와 새로운 질서 간의 갈등은 역사상 모든 문명 전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현재 미국의 상황은 그 규모와 속도 면에서 전례가 없다는 점이 주목
할 만하다 ⚡.
🌟한국에 주는 시사점과 교훈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특히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변화가 전 세계, 특히 한국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심화, 새로운 보수주의의 부상, 기술 기반 정치 시스템의 등
장 등은 모두 한국이 직면해야 할 현실이다 🇰🇷.
특히 디지털 전환기에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혁신을 어떻
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한국 사회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알렉스 카프의 A 기
반 국가 시스템 개편이나 피터 틸의 기술 기반 효율적 통치 모델은 한국의 디지털 정부 정책
에도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것이다 💡.
🔮미래 전망과 한계점
저자의 미래 전망은 대체로 설득력 있지만, 몇 가지 한계점도 존재한다. 첫째, 4명의 핵심 인
물에 지나치게 의존한 분석으로 인해 미국 사회의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기술 결정론적 시각이 강해 사회문화적 요인의 역할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21세기 미국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지침서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뉴아메리카'라는 개념을 통해 미국의 미래를 전망하는 시각은 매우 신선하고
통찰력 있다 ✨.
🏁결론: 문명사적 전환점에서 바라본 미국의 미래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은 단순한 미국 사회 분석서를 넘어서는 문명론적 성격을 지닌
다. 저자가 제시한 '뉴아메리카' 개념은 18세기 건국 이래 미국이 맞이한 가장 큰 변화를 설
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
4명의 혁신가들이 주도하는 3가지 전쟁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갈림길이다. 이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21세기 인류 문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이러한 미국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대응 전략
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디지털 전환기의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
2025.07 독서 기록 -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용용 ・ 2025. 7. 10.
https://blog.naver.com/sjc677/223929201480
---
7월 책으로 가볍게 읽기 위한 게 어떤 것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관심있는 인물들을 죄다 모아둔 선물 세트를 발견하여 바로 주문했다.
목차 마저도 아주 심플하다.
피터 틸 / 일론 머스크 / 알렉스 카프 / J.D.밴스. 끝.
책에 대한 간략한 후기
우선 문장이 짧고 간결해서, 길지 않은 호흡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가끔 한 문장이 아주 긴~,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책들이 있는데 나는 아직 독서 스킬이 부족해서 그런지 잘 읽히지 않는다.
그런 책들에 조금 지쳐있던 찰나에 술술 읽히는 책을 만난 점은 아주 바람직했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법한 인물들이다.
-올해 주가 상승률 탑 티어를 자랑하는 PLTR. 그 회사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과 알렉스 카프(현 CEO)
-대한민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미국 주식 TSLA. 뿐만 아니라 MAGA와 America당을 창당하겠다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는(즐기는) 일론 머스크
-트럼프에 가려진, 그리고 <힐빌리의 노래>라는 회고록의 저자이자 미국 부통령 J.D.밴스.
-피터 틸과 알렉스 카프 둘 다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인데, 이들이 세운 기업 팔란티어는 어떤 미래를 추구하고 있을까?
-책에서 다루는 이 네 명의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상상력을 가지고 지금의 미국. 나아가 앞으로의 세계를 구상하고 있을까?
-테크 기업 사이에 J.D.밴스 부통령은 어떤 맥락에서 이 책의 목차를 함께 구성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꽤나 흥미로운 내용들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저자의 성향이겠지만 짧은 호흡으로 화려함을 추구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초반에는
'이야.. 글 참 맛깔나게 잘 쓰신다!' 라고 느껴지던 것이 반복되다보니 조금씩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이 들 때가 일부 있었다.
또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그들이 그리는 미래'에 대한 모습이 명확하여 어느 정도의 편향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영화 한 편 본다고 생각하고, 저자가 말하는 '그들의 계획'을 함께 상상하며 읽는 과정도 꽤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
피터 틸
그가 성 소수자, 남성을 사랑하는 남성, 게이라는 사실은 ‘아우팅’된 것이다. 매사 신중하고 진중한 성격의 틸은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다니지 않았다. 공은 공이요 사는 사, 사생활을 드러낼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무려 3천만 시청자가 보고 있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게이임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도 사적 맥락이 있던 것이다. 2007년 <밸리웨그>라는 사이트에 “틸은 뼛속까지 게이다” 라는 기사가 올라온다. 2002년 설립된 인터넷 언론 고커미디어의 자회사로 IT 기업을 둘러싼 가십을 주로 다루었다. 하위 문화 특유의 신랄한 조롱이 기저를 이루었다. 그중에서도 밸리의 억만장자가 실은 동성애자라는 폭로성 기사는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다른 온라인 저널도 하나 둘 고커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틸은 고커가 인터넷 혁명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운동을 가장한 무질서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해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을 하면서 희희낙락 낄낄대며 혐오를 일삼는 인터넷 언론들이 세상을 시궁창으로 몰고 갈 것을 염려했다. 틸처럼 기이한 의견을 지닌 특이한 사람들이 수없이 모여있는 곳이 밸리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감히 생각해보려고 하는 괴짜들이 있기에 위대한 혁신도 가능한 것이다. 고커는 “Think Different”를 멈추게 할 지도 몰랐다. 고커 공포증이 천재들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역발상을 봉쇄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문화적 퇴행일 뿐만 아니라, 장차 일어날 수 있는 막대한 부에 대한 손실이기도 했다. 밸리의 야망이 1%라도 줄어든다면 미국과 세계와 인류 전체에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틸은 미래를 승부하는 투자자로서 고커를 가만두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때마침 프란치스코 교황도 ‘무책임한 언론은 혀로 살인을 저지르는 테러’와 같다며 비슷한 견해를 제출하셨다. 고로 사적인 복수는 아니었다. 그저 정의를 구현하고 싶었다. 그 정의의 사도 역할을 수행해줄 배우로 등장한 이가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이었다. 호건이 친구의 아내와 성관계를 하는 비디오를 고커가 온라인에 공개해버린 것이다. 반격과 역공의 기회가 찾아왔다. 헐크가 고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을 때, 틸은 1000만 달러의 소송 비용을 익명으로 부담했다. 2016년 3월, 플로리다주 배심원은 총 1억 1500만 달러를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그중 6000만 달러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이었다. 역사상 언론사에 내려진 최대의 배상액이었다. 한 시절 온라인 세상을 주름잡던 고커미디어의 피가 법정 바닥에 흥건하게 흘러내렸다.
잡스는 (스탠퍼드 대학) 졸업생들에게 당신의 심장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살라고 이르셨다. 반면에 틸은 (해밀턴 칼리지 졸업생들에게) 절대로 마음 가는 대로 살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마음을 다잡고 살아가라고 했다. 자유분방이 아니라 절제와 자제, 규율을 강조했다. 자신을 갈고닦아서 인생을 갈아넣을 수 있는 이상향, 이데아를 찾으라고 했다.
잡스가 ‘Stay Foolish’를 내세웠다면 틸은 파운드의 시구절 ‘Makt It NEW’를 차용했다. 잡스가 비즈니스를 문화로 승화시켰다면, 틸은 기술과 기업을 통하여 새로운 운동을 일으키고자 했다. 잡스가 창작자 크리에이터를 상징했다면, 틸은 창건자 파운더를 키우고자 했다.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이 세계를 새롭게 위대하게 건설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만든 것이 파운더스 펀드다.)
커티스 야빈(신반동주의의 소수 정예사단 가운데 한 명)은 ‘자유와 민주주의는 더 이상 양립하지 않는다’라는 틸의 테제에서 커다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선거는 표를 구걸하는 인기 콘테스트에 불과하며, 정치인의 질은 갈수록 떨어진다. 그들이 모자란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선거에 연연하니 구조적으로 시야가 좁고 단기적인 사고에 매몰될 뿐이다. 몇십 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계획을 도저히 세울 수가 없다. 4년이란 무언가를 이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무언가를 망치기에는 한없이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니 그 4년이 모이고 또 모여 40년이 되자 세상은 더욱 나빠지고 만 것이다. 이대로는 근본적인 대책의 수립도, 전면적인 실행도 불가능하다. 이 치명적으로 무능한 시스템은 뉴 실리콘밸리가 신봉하는 계몽군주적 리더십과는 아득히 거리가 멀다. 이러한 체제가 더 지속된다면 필연적으로 자유는 봉쇄될 것이고, 문명은 붕괴하고 말 것이다.
틸은 또 다른 백업 플랜을 마련해두고 있다. 일찍부터 해상도시를 구상했던 바다. 바다를 떠다니는 인공적인 자치국가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리고 하나 더, 뉴질랜드도 있다. 뉴질랜드야말로 태평양과 인도양 사이에 떠 있는 해상 도시국가, 율도국이 될 수 있다. 틸은 진작에 시민권을 취득하고 거대한 땅을 사두었다. 정녕 자유민주공화정이 이대로 장기 지속되어 미국이 폭망하고 문명이 붕괴하고만다면, 뉴질랜드로 이주해서 인류의 리셋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틸 못지않게 천상계의 야심가가 또 한 명 있으니, 바로 일론 머스크다. 운명처럼 숙명처럼 페이팔을 함께 창립했던 바로 그 친구다. 동업자이자 라이벌로서 둘은 퍽이나 닮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결이 다른 인간이다. 틸이 자숙에 익숙하다면, 머스크는 자학을 즐긴다. 틸이 리스크를 고려하여 분산한다면, 머스크는 리스크를 감당하며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틸이 작전을 짜는 전략가라면, 머스크는 앞장서서 돌파하는 선봉장이다. 틸이 전체를 바라보는 지휘자라면, 머스크는 선발대를 끌고가는 선동가다. 틸이 주자자(Invest)라면, 머스크는 발명가(Invent)다. 머스크는 틸이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하고, 틸은 머스크가 사기꾼이자 허풍쟁이라고 여긴다.
두 사람이 페이팔을 매각하고 백만장자가 되었을 때, 머스크는 곧장 값비싼 경주용 자동차를 샀다. 틸을 조수석에 앉히고는 풀악셀을 밟다가 교통사고를 내고 만다. 머스크는 아직 보험에도 들지 않았다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껄껄거렸다.
일론 머스크
X는 머스크의 심벌이다. 1971년생, X세대를 넘어선다. 아들 이름에도 X가 들어가고, 페이팔과 합병했던 회사의 본디 이름도 X.com이었다. 우주항공 회사 이름도 스페이스X이며, 트위터의 로고도 비둘기에서 X로 바꾸고, X코퍼레이션으로 회사며도 바꾸었다. 그리고 인공지능 회사 역시 x.AI다. 그야말로 온통 X, X맨인 셈이다. X는 전통적으로 미지의 것, 탐구되지 않은 영역을 가리킨다. 그래서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수학에서도 X는 미지수로 사용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나타내는 기호다. 또한 X는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요소가 만나는 교차점을 말하기도 한다. 이는 머스크의 사업 방식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어준다. 인터넷, 에너지, 스페이스, 인공지능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해 혁신적인 결과를 창출한다. X는 이러한 꼭짓점에서 발생하는 시너지를 상징한다.
그의 목적은 겨우 4년짜리 임시직 어공, 대통령이 아니다. 지상의 권력은 무상하며 비루하고 하찮다. 가상의 힘을 빌려 천상의 질서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프로그래밍하고 엔지니어링하고 싶어 한다. 천문(天文)에 사람의 무늬, 인문(人文)을 새기고 싶어 한다.
일론에게 신탁을 부여한 구루는 두 명이다. 첫 째가 칼 세이건이다. 그의 베스트셀러 <코스모스>를 수십 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무궁무진한 우주의 무수한 별들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는 무궁한 자아를 형성했다. “무궁히 살펴내어 무궁히 알았으면 무궁한 이 울 속에 무궁한 내 아닌가.” (수운 최제우) 코스모스-사피엔스, 무궁아(無窮我)가 된 것이다. 두 번째가 스티븐 호킹이다. 그는 지구의 종말을 예견했다. 자원 고갈, 기후 격변, 핵전쟁, 슈퍼바이러스 확산, 화산 대폭발 등 수백 년 안에 지구는 불덩이가 될 것을 예언했다.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 기간은 불과 10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1억 년 지구를 활보했던 공룡도 순식간에 멸종했던 바다. 현생 인류는 고작 1만 년 문명을 일구어왔을 뿐이다. 공룡보다 9999만 년이나 모자라다. 어서 우주로 나아가서 인류의 보험을 들어두라는 것이다. 10대에 세이건을 통해 무한한 우주를 배웠고, 20대에 호킹을 통하여 유한한 지구를 확인한 머스크는 2002년 서른한 살의 나이에 스페이스X를 설립한다. 지구에서의 인류 멸종을 방지하고, 다행성 종으로 인류를 진화시키는 SF적 상상력을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 철학적, 윤리적 기반을 ‘장기주의(Longtermism)’라고 한다. 장기주의는 현재와 가까운 근미래보다도 훨씬 더 먼 원미래를 도덕적으로 더욱 중시한다. 그래서 의사결정에서도 30년 후 다음 세대만이 아니라, 3천 년 혹은 3만 년 후에 살아갈 무수한 인류를 우선시한다.
스페이스X는 지구가 화성과 가장 가까워지는 주기인 26개월마다 10만 명의 인원을 1000대의 대형 로켓에 100명씩 탑승시켜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이런 식으로 10회에 걸쳐서 총 100만 명을 보내 정착지를 건설하려고 한다.
NASA는 실패를 거듭하는 스페이스X에 거듭 어깃장을 놓았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데이터를 좀 더 확인하고 싶다고 연신 제동을 걸어왔다. 민간기업 특유의 애자일하고 래디컬한 이노베이션에 국가기관이 묵직한 규제와 둔중한 제재로 응답한 것이다.
화성을 인류의 제2의 고향으로 삼기 위해서는 정보=정부가 되는 22세기의 정치와 경제를 실험해야 한다. (머스크에게 있어 DOGE의 필요성에 대한 저자의 견해)
테슬라 또한 스페이스X처럼 수직 계열화가 핵심이다. 전기차 생산시설부터 에너지 저장장치, 그리고 로봇과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자사 내부로 들여온다. 한마디로 테슬라는 세상의 모든 전기가 공기처럼 흘러 다니도록 만드는 종합 에너지 플랫폼이다.
트럼프는 취임식 연설에서 다 함께 화성에 가자고 했다. 화성에 성조기를 꽂자는 발언에 머스크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마침내 일론의 소명이 미국의 목표가 된 것이다. 개인의 사명이 국가의 목적이 된 것이다.
페이스북이 일상을 나누고 인스타그램이 인상을 공유한다면, X는 사상을 공개토론하는 난장이 된 것이다.
DOGE는 좌냐 우냐를 묻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올바르냐를 따지지도 않는다. 오로지 인풋과 아웃풋 사이의 상관관계를 계산한다.
이 신천지의 신인가들이 쥐고 있는 천부인 삼신기가 ‘인공지능’, ‘블록체인’, ‘양자컴퓨터’다. 이 셋을 합하면 왕권과 민권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의 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
앞으로 1년은 산업문명의 10년보다, 농업문명의 100년보다 변화가 더 크다. 매년매년이, 매달매달이, 매일매일이 그렇게 될 것이다. 초가속적 변화가 뉴노멀이 되고, 비상이 일상이 되는 것이다.
머스크는 자녀들을 위해 직접 만든 미래학교의 이름을 ‘애드 아스트라(Ad Astra)’, 즉 ‘별을 향해’라고 지었다. 14명 자녀의 아비 된 도리로서, 목숨을 걸고 새 별을 향하여 후천개벽의 신문명을 탐험한다.
앞으로 전 세계 200여 국가와 국제기구와 도시정부는 물론이고 무수한 기업에 깔릴 수 있는 AI 시대의 OS를 사반세기 동안 만들어온 기업이 있다. 여기서 다시 피터 틸이 등장한다. 페이팔을 매각하고 일론 머스크가 처음 만든 기업이 스페이스X였다면, 틸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를 창립한다. 그리고 공동창업자이자 CEO로 영입한 친구가 알렉스 카프다.
피터 틸이 체스를 사랑하고, 일론 머스크가 게임을 좋아한다면, 알렉스 카프는 거친 대자연 속에서 고요한 사색을 즐긴다.
알렉스 카프
확실한 것은 AGI 시대의 리더가 미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 세기 미국은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하여 원자력이 지배하는 시대를 선도할 수 있었다. 그래서 1945년 이후 세계질서를 이끌어올 수 있었다. 그 패권국의 특혜 아래서 실리콘밸리도 혁신의 요람으로 번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자신만만 장담할 수가 없다. 20세기의 독일과 소련보다 훨씬 더 강력한 도전자가 전속력으로 AGI를 향해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판 68혁명, 문화대혁명의 파국을 딛고 일어난 신중국은 인류 4대 발명품의 나라라는 전통을 되살려서 가장 먼저 인류의 희대의 발명품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당과 국가와 기업과 인민이 일심동체 일치단결하여 일사분란하게 테크노-차이나를 완성하려고 한다. 저들은 나보다 나라가 우선이다. 정신력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지른다.
2024년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노벨화학상을 받는다. 인공지능 전문가가 왜 화학상을?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폴드’가 그 어떤 인간 생물학자도 풀지 못했던 단백질 구조를 밝혀냈기 떄문이다. 40억 년 생명의 신비를 AI는 불과 4년 만에 풀어낸 것이다. 아이큐 140이 넘는 사람들 4000명이 모여서 40년 동안 연구를 해도 될까 말까 한 일들을 척척 해치우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트윈에서 정책 시뮬레이션을 해봄으로써 예측 가능한 선택도 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가 날마다 범하고 있는 정책 실패(=예산 탕진)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코드를 바꾼다. 당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을 선택한다.
산업문명에서는 Product가 중요했다. 디지털 문명에서는 Process가 관건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소중하다. 아니, 결과라는 것이 없어진다.
이세돌의 삶은 무한한 영감을 제공한다. 알파고에 패배한 이후로 바둑을 접었다. 그리고 지금은 보드게임을 만드는 일을 한다. 기왕의 게임에서는 AI를 이겨낼 수 없지만, 새로운 게임을 창조할 수는 있는 것이다.
J.D. 밴스야 말로 설계자 피터 틸, 선봉장 일론 머스크, 수호신 알렉스 카프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뉴-아메리카를 상징한다. 틸이 작전을 짜고(Planning), 머스크가 제작을 하고(Engineering), 카프가 운영을 한다면(Programming), J.D. 밴스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다.
산업문명 국가 미국을 개벽하려는 방향은 이중적이다. 한 쪽은 수학=테크놀로지라는 물질개벽으로 민주주의를 대체하려고 한다. 다른 한 쪽은 신학(Theology)이라는 정신개벽으로 자유주의를 대신하려고 한다.
J.D. 밴스
2011년 밴스는 일생일대의 리더, 인생의 멘토를 만나게 된다. 피터 틸이 예일 대학교에 강연하러 온 것이다. 틸은 예일대 로스쿨로 상징되는 엘리트의 세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더 높은 자리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지만, 공허하고 무의미한 인생으로 청춘을 허비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세상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는 원대한 꿈을 꾸고 도전하라고 부추겼다.
우샤(부인)를 만나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고, 틸을 만나서 기술신학(Techno-Theology)이라는 세계관을 완성한 밴스는 2013년부터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힐빌리의 노래>를 집필한다. (이는 Netflix에 영화로도 제작되어있다.) 그의 책은 왜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간접적인 대답이 되어주었다.
밴스는 2016년 책 출간과 2022년 상원의원 출마 사이, 2019년에 세례를 받는다. 신교에서 구교로, 기독교의 근본으로, 가톨릭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세례명은 더더욱 의미심장하다. ‘아우구스티누스’였다.
어린 시절은 불우했으나, 해병대로 예일대로 실리콘밸리로,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38세에 상원의원에 당선되기까지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이라고 할 만하다.
밴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바이든이라는 직업정치가(Career Politician)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하여 수많은 직장을 멕시코로 보내버렸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바이든이라는 지배계급 정치인이 중국에 유리한 무역협정을 체결하여 미국 제조업을 이전시킴으로써 중산층의 고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그 바이든이 파멸적인 이라크 침공을 상원의원으로서 지지했었다. 그 각각의 과정에서 일자리는 해외로 유출되었고, 자신과 같은 가난한 집 아이들은 전쟁터로 가야 했다.
2025년, 21세기하고도 사반세기를 통과하면서 인간의 이성만이 사회를 질서 지을 수 있다는 계몽주의의 주장은 순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을 모든 제약에서 해방하려는 열의에 사로잡힌 자유주의는 도덕적, 영적 가치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이러한 가치 없이는 사회가 지속될 수 없음을 확인케 된 것이다. 실로 모든 현대인은 영혼이 아프다. 의학의 초가속적 발달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이 제 1의 질환이 되었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가톨릭 통합주의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에서 통합주의로의 이전을 시사]
통합주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단위는 가족이다. 통합주의 국가는 안정적인 가정을 육성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교육이란 더 이상 직업의 준비가 아니게 된다. AI와 로봇이 농업문명과 산업문명이 산출한 모든 일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30대 초중반 실리콘밸리에서 테크놀로지의 세계를 학습했고, 30대 중후반 가톨릭 성당에서 신학의 미래를 각습했다. 인간의 학습은 기계의 학습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인간에게 남아 있는 소임은 학습이 아니라 각습이라는 것도 체험을 통하여 익히고 있다. 민주주의의 거듭된 오작동을 테크놀로지로 대체하고, 자유주의의 치명적인 오류를 신학으로 치유하고자 하는, 정년 신문명을 탐색하는 신세대 정치인인 것이다.
당장은 태평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전쟁에 이목이 집중되어 있지만, 그 이상으로 주시해야 할 대목이 바로 대서양을 마주 보고 미국과 (서)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탈자유주의 물결이다.
(잠깐 틸로 돌아와서,) 틸의 정치적 견해는 복합적이지만 요약해보자면 셋으로 압축할 수 있다. 문화적으로는 자유주의를 탈피한다. 정치적으로는 관료주의를 타파한다. 문명적으로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초가속화함으로써 미국을 디지털 국가로 재건한다. 완전히 자동화된 거버넌스로 작동하는 AI 국가를 통하여 21세기의 천하를 평정하고,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는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세계화주의자(Globalist)들은 시장이 중요하다며 공장을 중국과 아시아로 이전했지만, 탈세계화주의자(Nationalist)들은 추상적인 시장보다는 구체적인 공장이, 일자리가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야 노동계급을 보호할 수 있고, 그래야 가족을 건사하고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다. 시장은 공장이 미국에 있든, 중국에 있든, 베트남에 있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것은 시장의 관심이 아니다. 시장은 가장 싼 생산 방법을 찾을 뿐이다. 그러나 정부는 달라야 한다. 정부는 공장이 자국에 있어야 함을 신경 써야만 한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국민의 살림살이를 확실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과 공장과 교회야말로 생활의 근간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
그러나 중국이 복병이다. 이제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글로벌리즘에 맞서, 유럽도 아시아도 아메리카도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협동하고 유럽까지 연대하여 이루어야 할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중국 봉쇄와 억제인 것이다.
2015년 2월 14일, 밴스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한다. “유럽에 관한 저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러시아나 중국 또는 다른 어떤 외부 세력이 아닙니다. 저는 유럽 내부에서 오는 위협을 가장 우려합니다.” 라고 발언하여 유럽 국가 정상들을 아연실색케 하였다. 리버럴한 개별 정부와 글로벌한 EU 모두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유럽 인민은 미국 인민처럼 영성적 계급혁명을 원하고 있건만, 정작 유럽의 세속적 자유주의 엘리트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면전에서 성토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정권 2기는 유럽의 세속적이고 세계주의적인 자유주의 정권을 전복하고 해체하는 일련의 작업을 전개 중이다. 젤렌스키와의 정상회담에서 대놓고 면박을 주는 부통령 밴스가 외교 무대에서 활약한다면, 소통령 머스크는 X를 통하여 영국과 독일, 슬로바키아 등의 선거에 개입하여 레짐 체인지를 획책한다. 거버넌스 프로그램을 군부와 행정부에 공급하여 패러다임 체인지를 완성하려고 한다. 북미와 서구의 10억 빅데이터로 14억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는 디지털 십자군을 자처하는 것이다. 트럼프 정권 아래 4인방(틸, 머스크, 카프, 밴스)은 역할을 분담하여 탈자유주의적 유럽으로의 개조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MAGA 2.0 아래 연합하고 있는 테크파와 전통파의 이합집산이 트럼프 2기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에필로그
지속:내파:개혁 = 6:3:1이다. 테크노 쿠데타가 좌초함으로써 올드 아메리카가 지속될 가능성이 절반 이상이다. 무릇 개혁은 혁명보다도 힘든 법이다. 자칫 내분이 내란을 촉발하여 미합중국이 내파되어갈 가능성도 3할은 된다. 우여곡절, 천신만고 끝에 디지털 대전환을 완수하고 후기 미국 시대를 개창할 가능성은 10%에 그친다.
트럼프 행정부의 큰 그림은 무인 제조업으로의 대전환일 것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입법부를 탈환하게 되면 자중지란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의회에서는 탄핵이 남발되고 정부는 계엄으로 되받아치면서, 서로가 서로를 내란 세력으로 지목하는 21세기 민주주의 국가들의 난장판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익숙한데?)
바티칸의 정점에 미국인 교황이 자리함으로써 워싱턴의 정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상징되는 세속의 정당에 제3의 세력으로 천당을 대변하는 성당이 등장하는 것이다. 비로소 미국의 정치에 진정한 ‘야당’이 생겼다. 왼쪽이나 오른쪽이 아니라 더 깊은 것, 더 높은 곳, 더 오래된 일을 대의하는 세력이 생기는 것이다.
열에 하나, 신학으로 남북아메리카와 서유럽까지 대서양을 크게 아우르고, 수학으로 은하수 건너 우주로 진출하는 개벽천지의 첨단국가가 될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어느 쪽도 그간 우리가 알아왔고 열심히 배워왔던 20세기의 그 자유-민주-공화정의 표준국가로서 미합중국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출처] 2025.07 독서 기록 -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작성자 용용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