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6

[이종만 친일 논쟁] 민족문제연구소의 평가 주성하

[이종만 친일 논쟁] 민족문제연구소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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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5 March 2017 ·



강동원 증조외조부 이종만의 친일행적 논란 기사를 읽다가 문뜩 눈에 들어온 구절이 있다.
김일성이 이종만을 ‘애국적 기업가’로 평가했고, 자본가로는 유일하게 북한 애국열사릉에 묻혔다는 내용이다.

일제 시기 자본가 지주라면 씨 안남기고 다 죽인 김일성이 그렇게 평가했다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그러다 아래 링크 기사를 읽게 됐다.
민족을 위해 100만 원(현재가치론 거의 천 억) 넘게 쓰고, 일제에겐 고작 2000원 바쳤다.
태평양전쟁 때 기업인이 이 정도 푼돈 내고 버틸 수 있었을지도 신기했다.
김병로 허헌 같은 훌륭한 변호사들과 함께 했다는 것도 그렇고, 더구나 김일성에게 높게 평가받은 자본가였던 것을 보면 훌륭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해방 후엔 진짜 악질 친일파를 하나도 못 잡고 놔주더니, 60여년 뒤에는 사소한 허물을 잡고 민족주의 지도자들을 마구 매장한다.
정말 너무 극에서 극으로 오간다.
해방후엔 한없이 무기력했고 70년 뒤엔 너그럼없이 한없이 야박해졌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함부로 매장시키면 절대 안 된다.
원치 않게 북한에서 태어나 김일성대를 나오고, 김일성, 김정일 만세를 수없이 불러야 했던 나로서는, 민족이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고뇌가 조금이나마 이해될 것도 같다.
민족문제연구소의 의자에 앉아 친일파를 가려내는 그 사람들이 만약 일제 시대에 태어났다면 과연 아무런 허물없이 떳떳하게 살 자신이 있었을까.
민족 앞에 남긴 공과를 잘 따져서, 해악보단 공을 더 많이 세운 사람은 놔두고, 민족에게 훨씬 더 큰 해악을 끼친 인간들만 친일파로 매장시켜도, 그것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곽병찬의 향원익청

HANI.CO.KR

[곽병찬의 향원익청] ‘대동’ 향한 금광왕 이종만의 무한도전
곽병찬의 향원익청곽병찬의 향원익청




1KGreg Kim, Wonkhap Kim and 1K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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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임진옥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및 과거의문사위원회 및 역사학자를 모르시는군요.
글 말미를 제외하고는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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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북한의 자료가 공개된 다음에 판단해도 늦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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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석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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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al Yang 쉽게 어느쪽이 맞는지 판단할 내용은 아닌 듯 하지만, 몰랐던 면도 있었네.. 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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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Kyoung Seo 아직은 판단 보류요...어쨌든 강동원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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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상 이쯤 되면 왜 이런 사람이 남쪽에서 친일로 규정되었는지 역사적 맥락를 조심과 신중으로 추적해야 할 것 입니다. 그 시정 청산하지 못해 발생한 붕행이라 보지만 상당히 마음 아픈 일이죠. 당신도 때로 이분법적임을 이번 기회에 되돌아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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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북한의 애국열사릉에 묻혔다면 다시 생각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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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저도 애국열사능에 묻혀다고 뉴스듣고 친일파와애국열사능 이 오버랩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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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sik Lee 그 시절 살려면...이해할 것은 이해해줘야지요...하지만 독립군을 잡아서 고문한 인간들..전쟁 참여를 적극 독려한 인간들은 처단해야지요...그리고 항일무장 투쟁을 한 사람들을 폄훼해서는 안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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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진 문제는 그들이 지배했다는 현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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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ung Young Ryu 요새도 협박 당해 수백억 씩 내놓는 기업가들이 있는 판에. 암혹했던 그 시절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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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옥 음.... 그렇군요 기자님 글은 생각케 합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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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 Hygs Han 김일성이 높게평가했다면 친일과 별개로 종북좌익혐의로. . . . .어차피 대한민국에서는 인정받기힘들죠. . .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는 죄다 종북혐의 뒤집어씌워 인정안하고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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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맞습니다. 태어나니 나라가 없는 일제치하인데 그런부분은 간과해선
안됩니다. 그래도 친일,부역자는 청산
하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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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 Tae Cho 진실은 알 수 없으나 도전과 열정을 그 시대에 가졌다는건 확실하네요. 그리고, 정말 잘 생긴 자손이 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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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석 평양하계올림픽
평양동계올림픽
하는 날을 기다립니다…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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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기 이쪽에 세금을 좀 써서 억울한 사람이 줄어들게 노력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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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Pak https://www.facebook.com/sejin.pak8/posts/1015502387753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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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 Jo 당시에살지는안았지만,친일파도다같은친일파는아니라고봅니다.이름만친일파에올러놓고,뒤로는나라의독립을위해서싸우신분들도있은거고~또누구처럼악질친일파가되서독립군을잡아서공을세운더러운반역자도있는데,
후세에그이름이떳떳하게불릴수있도록역사는옳바로잡아야한다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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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환 민족문제연구소가 의자에 앉아 친일파를 가려내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주기자 만큼 아니 더 이상의 가치를 찾는 사람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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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홍련 김일성이 이종만씨에대해 지적한것은
그의 정치적이념이 아니죠
경제인으로써의 애민정신을 본거죠
김일성의 정치일생도 첫걸음은
순수했었죠
장기집권하면서 변질됬지만~~
저는 주성하기자님기사에 동감 ~~
글이 편해서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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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Gwangil 박근혜는 일본 강점시 살아 않봐서 20여만의 위안부들의 원한을 단돈 1백억에 팔아 먹었고...반민특위는 그 시절 민족의 수난을 함께 한 사람들인데 이승만과 미군정이 해산 해버렸네요. 휴~이런 사고가 김일성의 나라의 김일성대 수준입니다. 이 나라는 세금 내는 국민이 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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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홍련 밥도 그릇이 있어야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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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Son 근현대사에서는, 거짓과 오류들로 가득 찬 자서전들과 역사서들이 가득합니다. 이에, 출처,년도, 저자가 명확하지 않은 글를 인용하여 그가 민족을 위한 이였다라는 주장의 증빙자료로 삼는 것은 논리적으로 신뢰하기가 어렵습니다. 해방이후의 행적때문에, 그가 北의 애국열사릉에 묻혔는지, 아니면 해방이전의 행적때문에 그가 北의 애국열사릉에 묻혔는지, 일단 그 이유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남한에서는, 한 유명 연예인때문에, 이종만이 친일파이냐 아…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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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replied · 1 reply


고홍련 김일성 정치행적에 필요했던
인물이 이종만님이였겠죠…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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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산 친일파 규정을 보다 심도있게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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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g Grigory H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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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a Kim Hansen 주성하 기자님 글 잘 읽었습니다. 포용하는 자세로 끝까지 진실을 추적해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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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updated his status.
6 March 2017 at 16:27

앞서 쓴 이종만의 친일을 둘러싼 글이 전혀 제 예상외로 추천 800회가 넘고 150회 넘게 공유됐습니다.
이런 반응은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이종만을 친일파로 규정한 민족문제연구소나 임헌영 소장이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잘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임 소장이 그렇게 봤다고 해서 제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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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선 개개인마다 견해와 관용의 폭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받아주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죠.
그 관용의 범위는 제가 민족문제연구소보다 훨씬 큰 것 같고, 또 많은 추천은 제 견해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겠죠.
마찬가지로 저는 임헌영 소장이 남민전 출신이라고 해서 일각에서 주장하듯 그를 빨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가 살아온 유신 시대에서 지식인들의 고뇌가 어떨지 조금이나마 가늠이 되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평가함에 있어서 특정인의 견해보다는 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의 견해와 관용을 모아, 그 중간 지점으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중간 기준으로 우리는 단죄해야 할 사람과 용서해야 할 사람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죠.
지금은 해방 70년이 넘었고,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과거사 청산은 분명 때가 있는 작업이고, 우린 그 기회를 놓쳤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파 규정작업은 대중의 공감대를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일지언정, 우리 민족이 공감한 의견은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조율 과정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남쪽도 그렇지만, 북한에서도 아직 미완의 역사적 단죄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체제가 무너진 뒤 우리는 김일성 체제에 부역한 인물들을 어떻게 단죄해야 할까요.
그때 가서 임헌영 소장 같은 사람이 나서서 누구를 친김 부역자로 규정하면 그에 따라 대중도 그를 친김 인물로 단죄해야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 의견도 당연히 아닙니다.
단죄와 관용의 범위는 그 시대를 함께 살았던 북한 사람들이 결정해야 하고, 바로 그 과정에 대중이 허용하는 관용과 용서의 범위를 조율하는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다수가 공감하는 잣대에 따라 김정은 체제에서 인민을 탄압한 자를 단죄해야만이 북한의 역사 청산은 끝나는 것입니다. 그 작업은 한국 사람이나 유엔이 대신 해줄 수 없는 일입니다.

저의 바람은 그런 날이 오게 되면 너무 극으로 달리지 않게, 보다 큰 관용으로 처벌의 범위를 정했으면 합니다.
“누구를 용서할 수 없다, 죽여버리자”는 선동보단 “웬만하면 이해하고 함께 가자”는 포용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 그것은 그 시대를 사는 지식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4Vana Kim Hansen, 유상용 and 2 others

  • 반미옥 그런 반응엔 강동원이란 배우의 이름값도 한몫한듯합니다-_- 저만 해도 팬이라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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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ng-Seok Won 민문연의 친일인명사전 선정기준은 주로 일제강점기 당시 잡지,신문사, 총독부 관보자료 등등 여러 1차 사료를 기반으로 찾아가면서

    1.지속성, 2.반복성, 3. 적극성 여부를 보면서 확인합니다. 
    See more
    • 김연 물론 그와 같은 분류가 있긴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태도에서는 복합적인 판단이 이루어지기보다는 기계적인 단죄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1차 사료는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뷰이님(임헌영)은 그 행적이 독립운동과 연관되지 않았기 때문에 친일파로 규정하였다는 말을 반복하시던데 숭실전문학교를 인수하고 사재를 전부 털어 민족 역량 육성에 힘쓴 사람이 친일파라는 건 친일파를 규정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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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일제 또는 일제 의 감시 하에 작성된 1차 사료를 맹신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일제가 선전용으로 조작한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김일성평전을 이번에 읽으면서 느낀 것은 정말 일제가 조작을 많이 했구나 하는 점입니다. 오히려 일제 자료보다 지켜본 사람들의 말이 더 정확한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군자금 몰래 보내고 덕을 베풀고 이런 것은 자료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일 큰 문제는 바로 1차 사료를 맹신하는 자기의 견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아집으론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없습니다.
    • Yong-Seok Won 주성하 좋은지적이십니다. 그 1차 사료 가운데 선전용으로 조작한것들 많은것도 사실입니다. 그걸로 인해서 피해겪은분들 여러명 계시죠. 가장 대표적으로 그러한 피해를 겪었던 인물 사례가 조만식 선생과 여운형 선생, 안재홍 선생을 들을 수 있습니다. 위 3분들은 일제강점기 시기 매일신보or경성일보(총독부 관제어용지)에 학병권유문 '딱 1건' 명의로 기고된 기록이 있는데, 그 '딱 1건' 때문에 해방정국 시기 많이 음해공격 겪으셨던분들이셨죠.(조만식 선생은 이북지역에서 김일성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음해공격을, 여운형 선생과 안재홍 선생은 여기 이남지역에서 극우세력,한민당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인신공격을 겪었습니다.)

      이분들은 1949년 반민특위에서 작성한 보고서에서 '친일파가 아님'이라는게 확인됩니다.

      http://db.history.go.kr/id/pj_004_0010_0010_0020

      C. 누구의 推薦인지 總力聯盟 其他 親日團體, 戰爭協力團體의 幹部 또는 講演會의 演士 等으로 被選 發表되었으나 拒否키 困難하여 그 이름만 걸어두었거나, 또는 부득이 出席은 하였으나 發言도 하지 아니한 者. 例 崔益翰, 曹晩植, 崔容達 等.

      D. 新聞記者(주로 京日) 會見 等에서 是非를 드러내지 않고 큰 支障이 없을 程度의 技術的 談話 發表를 한 것이 紙上에는 自己 意思와 다르게 發表되었으나 訂正을 要求할 수 없어서 그대로 放任한 者. 例 呂運亨, 安在鴻 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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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1차 사료에 대한것도 지속성,반복성등을 대상으로 여러 교차검증을 거치고 들어가지요. 단순 1~2건 명의로 있는것으로 '저 사람 친일파다' 이런식의 규정은 아닙니다.

      언젠가 이 부분도 주성하 기자님의 지적처럼 좀 더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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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섭 좋은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친일인명사전의 특정인에 관한 내용은 틀림이 없으나, 그 기술부분이 그 인물에 대한 평가의 전체는 아닌 거지요. 친일행적사전에 적힌 바와, 거기에 적시되지 않은 활동들...을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제가 또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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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섭 허헌 변호사는 저의 연구주제인데...1930년대 초 변호사자격을 박탈당하고, "대동광업주식회사의 중역"을 맡았다고 기록되어 있어요. 대동광업이 뭔가...그냥 궁금했는데...이번에 대동광업이 주목받고 있네요. '대동"이란 말도 '대동아'의 준말인 줄 알았는데, '대동세상'의 준말이구나...연구가치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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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ng-Seok Won 허헌 변호사는 일제강점기 시기 이인,김병로와 더불어 3대 인권변호사로 유명했던분이셨죠. 해방정국 시기 사료들 쭉 살펴보면 당시 대중들,민중들은 이인,김병로보다 허헌에 대한 인기가 상당했음을 나타내는 기록,신문기사들 여러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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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yong Il Jang 퍼온글입니다.

    강동원 외증조부 이종만 친일파 논란


    강동원 할아버지가 친일파라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뉴스 헤드라인만 보고 그냥 그러려니 생깠었는데
    어제 우연히 그 "할아버지"라는 사람의 이름이 이종만이라는 헤드라인을 보고서
    응? 이게 내가 알던 이종만이랑 동명이인인가? 싶어 기사를 좀 찾아보니 내가 알던 그 사람과 동일인이 맞음

    순간 약간 당황.

    뭐시라? 이종만이 친일파라고?

    기사를 보니 친일파 인명사전에 등재된건 맞음. 이건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근데 이 냥반이 왜 친일파 사전에 올라갔지? 싶더라능

    이종만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된건 15년쯤 전인거 같음.

    당시 일제 치하 자생적 사회주의자 그룹에 대한 학위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전공자 선배에게서 들었음.

    당시 그 선배는 자생적 사회주의자 그룹의 교육활동의 한 사례였던 "경성고학당"이라는 학교 (혹은 야학 비스무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고, 특히 그 설립자인 이준열이라는 인물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었음.

    무척 재미있는 주제길래 쇟이랑도 여러차례 자주 토의를 하곤 했었는데, 그 와중에 이 학교에 뒷돈을 댔던 조선인 자본가가 있었는데, 그 양반은 자본가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생적 사회주의자 그룹 인사들과 교분이 있었고, 금광으로 번 돈을 이들을 후원하는데 꼴아박았다. 그래서 명색이 자본가임에도 불구하고 분단 이후 자진월북했고 현재는 북한의 애국열사릉에 자본가로서는 유일하게 묻혀있다...는 얘기를 들었음

    오...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인물이네 싶어서 기억을 해두고 있었음.

    그리고 한참 몇년의 시간이 지난 뒤, 고향동네 불알친구 한놈이랑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다가 이 녀석이 자기네 외가쪽이 사는게 줄곧 만만치 않았는데, 그 이유중 하나가 그쪽 할배 중 한분이 월북해서 북한 애국열사릉에 묻혀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라능. 원래 금광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독립운동 하던 사회주의자들한테 다 줬고, 그 공헌으로 북한에서는 영웅이 되었는데 남한에 남은 가족들은 고생도 그런 개고생이 없었다고. 당시 듣기로 이모할머니의 아버지라고 했으니 아마 쇟 불알친구와 강동원은 대충 단자리 촌수쯤 되는듯. 성은 다름.(양쪽다 외가쪽이니 당연히.)

    하여간 이 얘기를 들었을때, 어? 하면서 몇년전 전공자 선배에게서 들었던 바로 위의 저 인물이 생각났음. 당시로서는 서로 해당 인물의 이름도 가물가물하고 정확한 약력을 크로스체크할 겨를도 없어서 그냥 어, 그런 사람 나도 들어본거 같은데..하고 넘어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두 사람이 동일인물인것 같아 나중에 제가 당시 거주하고 있던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한번씩 한국에 들어올때마다 기회닿는대로 양쪽으로 크로스체크를 해봤더니 결국 동일인물이 맞았음. 그게 지금 강동원의 외증조부이고, 친일파 논란이 있는 이종만이라는 인물임. 이후 간혹 잡지 기획기사 같은데서 이 양반 이름을 볼수 있었음. 역시 쇟이 그간 알고 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토리. 친일파로 등재된 것은 그보다도 한참 뒤인 2009년의 일.

    친일인명사전 만든 사람들이 이종만을 친일파를 분류한 이유는 단순함. 일제에 돈을 많이 냈음. 신문 기고도 몇 차례 한 모양임.
    근데 설사 표면적으로는 일제에 협조하였다 하더라도 뒷구멍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거나 한게 확인이 되면 친일파로 등재시키지 않음.
    이종만 친일파 논란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면, 이종만의 가족 및 후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에 대한 지원을 인정하지 않고 친일파로 분류한 이유는, 독립운동을 지원했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임. 즉, "가족들의 주장말고는 그걸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임.
    각종 교육사업에 여러모로 지원한 것은 확인되지만 "교육사업=독립운동"은 아니고 "교육사업=친일"이 될수도 있기 때문에 "교육사업"만 갖고서는 친일파에서 빼줄 명분이 없다는 것.

    민감한 친일파 분류 작업을 하는 그쪽 작업팀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됨.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확실한 원칙이 필요했을 것이고, 특별한 이유없이 그 원칙에 예외를 인정할수는 없는 것임.

    그럼 왜 이종만의 독립운동 지원은 오늘날 확인되지 않을까?

    독립운동을 실제로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건, 처음 저 양반을 쇟에게 소개시켜줬던 전공자 선배를 믿는 제 입장에서는 인정하기 어려움. 지금도 저 양반은 관련 학계에 있고, 저걸로 학위를 땄음.

    차라리 이건 이종만의 월북+애국열사릉 안장과 관련이 있을것임.

    즉, 당시 이종만에게서 돈받아서 독립운동 한 사람들은 전부 이북으로 넘어갔으니 여기서 확인해줄 사람이 남아있을리가?

    또, 무산자계급의 나라를 표방했던 북한에서 자본가로서는 유일하게 당대에 떡하니 그 공헌을 인정받아서 애국열사릉에까지 안장되었으니, 이쪽에 설사 그 뒷얘기를 아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함부로 그걸 떠들고 다닐수 있었을리가? (그랬으니 그 가족들과 후손들이 그렇게 오랜시간 고초를 겪기도 했던것일테고)

    어차피 보다 정확한 역사적 사실관계는 관련 학계에서 더 밝혀야 나올 일이지만 지금까지 쇟의 생각은 이러함.

    나아가, 아마 남북이 통일이 되면 독립운동사 연구의 프레임도 많이 달라질 것이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회주의계 독립운동가들도 많이 발굴될 것임. 또, "반공" 프레임 속에서 얼렁뚱땅 덮고 넘어왔던 임시정부 계열+이승만 계열의 삽질들도 본격적으로 재조명될 것임. 강동원의 외증조부인 이종만에 대한 세간의 재평가도 아마 그때쯤에서나 온전히 이루어질수 있을것이라 봄.

    물론 그때가 되어서도 여전히 묻히는 독립운동가들은 있을것임. 남과 북 양쪽에서 모두 환영받지 못했던 중간자적 운동가들도 무지하게 많았음. 그들의 삶에 대한 온전한 복원은 어쩌면 영영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름. 이래서 사람은 라인을 잘타야....응?
  • 서의현 저는 민족문제연구소의 활동을 지지합니다. 다만,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또 토론을 하는 기자님의 의견도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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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진 죄를 묻고 고해성사가 필요 하지요 !
  • Bongsik Yun 기자님의 글은 언제나 명료해서 좋습니다. 친일 청산의 때가 늦기는 했어도 포용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에서 지워 버려서는 안됩니다. 웬만하면 이해하고 함께 가자는게 친일파들의 논리가 아니였나요? 지금 그들의 범죄를 법으로 단죄하기에는 늦은 일이지만 역사 앞에 기록을 남기기에 늦은 때는 아닙니다. 모두의 공감을 얻기는 참으로 어려운일. 후대가 판단할 수 있도록 공과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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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oungho Rho 여전히 친일에 대한 잣대조차 논란이 될 만큼, 우리의 친일 청산 작업이 미진한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 더욱 논의가 활발하길 기대합니다. 친일에 관한 남북한의 공동 논의가 있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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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ng-Seok Won 저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기준에는 '민족주의'적 시각보다 '사회 공동체 전체에 부정적영향을 끼친자들'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니깐, 오늘날로치면 4대강 사업,국정원게이트,세월호참사 증거인멸 실무자들, 테러방지법 실무자들, 위안부합의 실무자들,국정교과서 추진 실무자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실무자들 등 이른바 '완장질'을한 이런자들 한정해서 보시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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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혜경 공감합니다.
  • 임광우 이종만씨에 대한 글 참 좋았습니다.
    특히나 앞으로 북한에서 거쳐야 할 역사 청산 문제에서 좋은 기준을 제시하신 듯 합니다.
    6.25 전쟁범죄는 주인공들이 이미 사망했으니 어쩔 수 없고...
  • Daegeun Ji 모든 것이 타이밍~ 때를 놓쳤다라 ㅡㅡ;
    타이머신을 타고 일제강점기로 돌아간다면...
    친일파가 될 것인가? 독립투사가 될 것인가?

    단죄되지 않은 역사의 치부적 갈등이네요.
  • 고홍련 굿
  • 김판기 어치피 정확한 연구가 없으니 지금은 어쩔수 없겠지요. 철저한 반공으로 사실이 은폐가 되었을 수도 있고...어차피 반공 이데올로기가 절대적이었던 시절을 산 노인들이 많아서 지금은 힘들고요. 언젠가는 이념적인 부분은 모두 날리고 제대로 연구하고 발굴했으면 좋겠습니다.
  • 송홍근 동의합니다
  • 배진우 이미 전범이자 반인권인사인 김씨 3대에 대한 단죄를 북한 붕괴 직후의 북한주민들에게 맡기자는 것은 또 다른 미완의 역사를 만드는 꼴이자, 한국민과 유엔에게 지나친 포용을 요구하는 바로 보입니다
    • 주성하 뭔소리인지...북한주민에게 맡기면 열배 이상 강도높게단죄할건데요. 사형과연좌제가 사라진한국이나 유엔의 처벌은 절대 북한인민의 눈높이를 못맞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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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Hae Lee 종신형으로.
      회개할 시간을 줘야줘.
      김일성 3부자는 태생이 악 했다기 보다 하나님의 구속사역의 쓰임 받앗단 생각이 드네요

      때론 사단을 사용 하시어 하나님의 구속사역을 이루어 나가 요
      결론은 사단이 김 부자를 통해 악을 행하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이유가 분명 있을겁니다.

      원수 갚는 것은 하나님께 있다고 성경에.
      종신형으로 회개할 기회를 주는게.
      북한동포들은 절대 반대 하겠지요
  • Jung-hyun Cho 기자님의 균형 잡힌 인식이 최근 저를 포함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주제인 한반도에서의 Transitional Justice(과도기정의, 이행기정의, 전환기정의) 문제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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