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요구 거부한 하버드대에 연방 자금 지원 20억달러 동결

사진 출처,Getty Images사진 설명,시위대는 대학 측에 백악관의 요구를 거부하라고 촉구한다기사 관련 정보기자,브랜든 드레논
기자,BBC News, 워싱턴
2시간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유명 사립 대학인 하버드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 약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이 백악관의 요구 사항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지 몇 시간 만이다.
미 교육부는 성명을 통해 "오늘 하버드대의 성명은 우리 나라의 가장 명문 대학들에 만연한, 특권 의식 문제를 더욱 부각한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백악관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조치라며 하버드 측에 학교의 운영, 채용 및 입학 절차의 변화 등을 담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대학 측은 이같은 백악관의 요구를 강력히 거부하며, 백악관이 자신들을 "통제"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하버드는 교내 정책을 변경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거부한 미국 내 최초의 주요 대학이다.
앨런 가버 하버드 총장은 교내 커뮤니티에 보내는 글에서 지난 11일 백악관 측이 대학 측이 정부와의 "재정적 관계"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경고문과 함께 "업데이트되고 추가된 요구 사항 목록"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가버 총장은 "대학 측은 법률 자문을 통해 행정부에 그들이 제안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독립성을 포기하거나 헌법상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버드 측 또한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울 책임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서도 현 정부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시한 요구 사항 중에는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버드의 '지적 환경'을 규제하려는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라는 설명이다.두려움과 증오에 직면한 미국 내 유대인 및 팔레스타인계 사람들2023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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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 총장의 이 같은 서한 발송 직후, 미 교육부는 하버드에 대한 보조금 22억달러, 계약금6000만달러를 즉시 동결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최근 수년간 캠퍼스에 창궐한 학습 방해 사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괴롭힘은 용납할 수 없다. 엘리트 대학들이 납세자의 지원을 계속 받으려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의미 있는 변화를 약속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은 11일 자체 서한을 통해 하버드는 "최근 몇 년간 학문적인 측면에서도, 시민 권리 측면에서도 연방 자금 투자를 받을만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서한에는 하버드가 연방 정부와의 "재정적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이행해야 할 10가지 항목이라고 소개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는 학생과 비전임 교수진의 권한 축소, 미국의 가치에 "적대적인" 학생 발견 시 연방 정부에 신고, "반유대주의적 괴롭힘을 가장 많이 조장하는" 프로그램과 학과를 감사하기 위한 정부 승인을 받은 외부 기관과의 계약 체결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재입성 이후 대학들에 반유대주의를 퇴치하고, 다양성 관행을 종식시키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대학들이 유대인 학생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 좌파 성향을 띠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올해 3월, 미 행정부는 하버드에 대한 약 2억5600만달러의 연방 계약 및 보조금, 이에 더해 87억달러에 달하는 다년간의 보조금 지원 약속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버드 교수진은 정부가 언론의 자유 및 학문의 자유를 불법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백악관은 콜롬비아 대학이 반유대주의에 제대로 맞서 싸우지 않았으며, 캠퍼스 내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여 연방 자금 지원 4억달러를 취소한 바 있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대학이 연방 자금을 지원받고자 한다면 모든 연방 차별 금지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Play video, "Watch: Moment Columbia student Mohsen Mahdawi arrested by ICE", 방송 길이 1,25
01:25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콜롬비아 대학 측은 행정부의 몇 가지 요구 사항에 동의한다고 밝히며 일부 학생들과 교수진의 비난을 샀다.
지난 14일, 콜롬비아 대학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최한 학생의 변호인은 자신의 고객이 미국 시민권 신청 절차의 일환으로 인터뷰에 참석했다가 이민국 직원에게 체포되었다고 주장했다.
영주권자로 다음 달 졸업 예정이었던 모흐센 마흐다위는 14일 버몬트주 콜체스터에서 구금되었다.
이 외에도 콜롬비아 대학의 마흐무드 칼릴과 터프츠 대학의 루메사 오즈투르크 등 최근 몇 주 동안 이번 전쟁에 반대하며 일어난 캠퍼스 시위에 참여한 학생 일부가 구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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