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뉴스 모바일 사이트, “위기에 처한 기독교, 그 해답은 ‘다시 복음으로’”
“위기에 처한 기독교, 그 해답은 ‘다시 복음으로’”
기사승인 2018.03.27
- 재미 한인 목사 ‘하워드 김’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
2018년 요즘 시대에 기독교에서 ‘복음’이란 말이 먹히는 건 고사하고, 거론되기는 할까. 과연 ‘복음’이란 뭘까. 과연 이 시대에도 기독교인들이 외치고 실천해야할 ‘바른 복음’이 있기는 한 건지. 이런 질문들을 안고 이 책을 접하면 좋지 않을까.
먼저 저자 ‘하워드 김’목사는 내가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만난 인연이 있다. 그가 몇 해 전 내가 사는 안성 ‘더아모의집’으로 놀러왔기 때문이다. 그는 나를 페이스북을 통해 알고 있었고, 한국에 방문한 그는 “책을 내고 싶으니 도와 달라” 했고, 나는 그의 부탁에 기꺼이 응했다. 그의 신실함과 지적 통찰력, 그리고 신중함과 예의를 보았기 때문이다.
“꼭 넘어서야 할 큰 산을 마주보고 그 앞에 홀로 서 있는 기분”
그는 이 책을 내면서 조심스러워 했다. 그의 신중함과 예의가 드러나는 말을 들어보자.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하나는 이 책을 읽는 어떤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많은 설교자들의 마음이 그럴 수 있겠다. 이 책이 대체로 한국 교회 강단의 설교를 사영리 설교로 규정하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이 책이 어떤 사람들의 신앙적 고민에 다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나는 지금 대화하기 힘든 상대를 앞에 놓고 긴장하며 얘기를 풀어가는 심정이다. 꼭 넘어서야 할 큰 산을 마주보고 그 앞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이 산을 넘어야 하고, 지금 서서히 넘어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나는 이와 같은 ‘산 넘어가기’의 일환으로 수년 전부터 한국과 미주[미국]에서 실시한 ‘예수목회’ 모임에 참여했다. 나는 이 모임에서 사영리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 대한 동의와 부추김을 받은 느낌이다. 역사의 예수에 대한탐구와 탈사영리 설교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의 틀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어느 누구를 공격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다만 나의 신앙여정 가운데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와 중간점검을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나와 비슷한 신앙경로를 걸어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으리라는 믿음도 있다. 나의 지난한 신앙경로는 값진 경험이었으며, 그것을 글로 나누고 싶었다.”
▲ 책 표지
지금은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를 걱정하는 시대.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시대가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가릴 것도 없다. 교회를 떠나는 신앙인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고, 몇몇 대형 교회를 제외하면 어린이 신도를 보기 힘들다. 서류상 교인은 천만 명을 훌쩍 넘지만, 열심히 교회를 나가는 신도들도 그 숫자를 믿지 않는다. 바야흐로 종교의 위기, 기독교의 위기다.
위기를 느낀 교계에서 수많은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가히 백가쟁명이 부럽지 않다. 하지만 무언가 자꾸 빗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도 나올 텐데, 원인에 대한 분석이 틀린 탓이다.
청년이 되어 미국 이민을 떠났고, 이민자가 되어서야 비로소 예수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는 하워드 김 목사는 한때 기독교의 교세 확장에 지대한 공을 끼쳤던 ‘사영리 신학’과 ‘복음주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진정한 예수와 하나님의 모습을 찾으려 하지 않고, 단순화되고 도식화된 몇 가지 논리로 기독교를 압축함으로써 오히려 참 신앙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급성장의 2가지 요인 - ‘부흥주의와 사영리’
이렇게 급성장한 한국의 대형 및 초대형 교회들은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그리고 은사주의 교회들이다. 이들은 구조적으로 변혁하기 힘든 사회구조 속에 존재하는 악의 연결고리를 모른 척 눈감아 버렸다. 그 대신 하늘의 소망을 가지라고 설교하면서 교회는 비대해지고 부자가 되었다. 그 결과 아직도 왕성하게 복음주의 사역을 하는 이들이 많다. 또한 초대형 및 대형 교회 중에는 이단사상과 비슷한 교회들도 덩달아 많아졌다.
이들과 같은 시기에 통일교, 신천지 그리고 구원파 등도 괄목할 만한 수적 성장을 이루었다. 즉 지금까지 세계의 가장 큰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꼽히는 통일교와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등을 양산한 것이다. 이들은 현재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매우 공격적인 선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제는 기독교인들조차 어느 종교단체가 기독교인지 이단인지를 분간하기 힘들어졌다.
실제로 구원파의 구원교리나 사영리의 구원이론이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예수전』을 저술한 사회개혁 운동가 김규항은 교회개혁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열정은 존중하지만 그들이 한국 교회를 바꾸는 데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오늘날 대개의 한국 교회들은 ‘타락한 교회’가 아니라 아예 ‘교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20세기 전에 예수가 힘겹게 싸웠던 ‘예수와 성전체제와의 충돌’은 지금도 이 세상 한복판에서 계속 이 땅에 하늘나라를 세울 것이냐 아니면 탐욕의 제국을 건설할 것이냐를 놓고 진행 중이다.
‘사영리 설교’에 매몰된 한국기독교.
설교에서는 ‘사영리’라는 단어조차 쓰지 않는데, 그것을 사영리 설교라고 하면 의아해 하거나 불쾌해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근래에는 사영리 전도에 대한 이야기조차 듣기 힘들어졌다. 저돌적이고 일방적인 사영리 전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한몫을 한 덕분이다. 사실 사영리 전도는 영광스러운 복음을 무례하게 전하는 것이므로 복음의 가치를 한층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규정하는 사영리 설교란 ‘사영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영리 원리를 설교의 신학적 배경으로 삼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물론 근본주의나 복음주의 설교자가 아니면서 역사의 예수 연구를 중요하게 여기는 설교자는 이미 탈사영리 설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스스로 비평을 하게 될 그의 탈사영리 설교는 이 책을 위해 작성한 것이다. 2016년 3월 27일 부활주일 설교로, 마태복음 28장 1-10절을 택했으며 제목은 ‘갈릴리의 부활’이다. 이 설교는 같은 청중을 상대로 연중 한 번씩 하는 것으로, 여덟 번째 부활 주제의 설교다.
이민생활 40년이 되는 설교자는 그동안 사영리 신학과 설교를 탈피하기 위해 힘겨운 내면의 투쟁을 해왔다. 평균 연령이 60-70세 정도인 작은 교회의 청중은 그동안 숫자는 줄었으나 수년 전부터 이 길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 옳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는 설교를 통해 전통적인 사영리 설교를 넘어 부활의 의미를 좀 더 확실하게 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설교 준비를 할 때마다 좀 더 탈사영리적이고 역사의 예수 연구에 입각한 예언자의 설교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참 복음의 대안(?)은 ‘역사의 예수’
하워드 김 목사는 그 대안으로 ‘역사의 예수’를 주목한다.예수는 크게 두 가지의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신의 아들과 사람의 아들. 사영리 신앙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모습만 드러내고 강조함으로써 예수를 영접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이런 맹목적인 믿음은 ‘어려운 이웃’을 구원하고자 했던 인간 예수의 사랑을 모른 척하고 세상사에 눈을 감게 한다. 그리고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는 율법학자가 아니라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라고 했던 예수의 가르침은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된다. 사영리를 벗어나 예수의 참 가르침을 되찾는 길, 즉 ‘탈사영리’는 어떻게 가능한가. 하워드 김 목사는 우선 사영리를 제대로 알아야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이 책의 상당한 분량을 사영리 분석에 할애한다. 아울러 사영리 신학을 전파하는 주요 수단이 되고 있는 ‘설교’의 문제를 분석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탈사영리의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 기독교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예수의 사랑에 기반한 올바른 신학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와 교인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송상호 shmh06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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