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6

솔 길 :: 백과사전조차 삼강오륜의 뜻을 모르다니



솔 길 :: 백과사전조차 삼강오륜의 뜻을 모르다니

백과사전조차 삼강오륜의 뜻을 모르다니








(21세기의 공자상, 최경태 소주 한 잔에 웃을 수 있는 - 아래 돌팔이 아우님의 답글에 댓글로)

삼강오륜은 반드시 암기해야 할 유교의 준칙인가. 그렇지 않다. 차이나경전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송(宋)의 진덕수(眞徳秀)는 한유(漢儒)의 말이라고 하나 예부터 전해 오던 말이라고 하였다(非漢儒之言 古之遺言也 - 大學衍義 卷六 宋 眞徳秀撰 ). 차이나 전적에서 경시하지는 않았으나 그 무엇보다 중시할 만큼 언급하던 말도 아니다. 이 말 속에 내포된 평등 사상 때문에 통치자들이 싫어하던 말이었다.




이른 바 유교의 경전이라는 사서오경이나 13경 등에는 이런 말이 없다. 그런데 삼강오륜이 대단히 중요한 것처럼 남에게 강요하는 자칭 유자의 후손이 있는 것 같아서 몇 자 쓸 수밖에 없다.

삼강은 무엇인가.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이라고 한다. 오륜은 무엇인가. 맹자가 인륜이라고 5가지를 들었다. 이른바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그러나 맹자는 이를 오륜이라 말하지 않았다. 오륜이란 후대인들이 붙인 말이 아닌가 한다. 13경의 주석에만 오륜이란 말이 전해지다가 《오륜서(五倫書)》라는 것도 명대에서야 등장한다.

그렇다면 삼강 오륜의 뜻은 무엇인가.

네이버 지식인 사전에는 백과사전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풀이가 떠돈다.

풀이 : 유교(儒敎) 도덕(道德)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이르는 말로, ①삼강(三綱)은 유교(儒敎) 도덕(道德)이 되는 세 가지 뼈대가 되는 줄거리로서, 임금과 신하(君爲臣綱), 남편(男便)과 아내(夫爲婦綱), 부모(父母)와 아들(父爲子綱)이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道理) ②오륜(五倫)은 유교(儒敎) 실천(實踐) 도덕(道德)에 있어서 기본(基本)이 되는 다섯 가지의 인륜(君臣有義, 父子有親,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을 말함




君爲臣綱 신하(臣下)는 임금을 섬기는 것이 근본(根本)임

夫爲婦綱 아내는 남편(男便)을 섬기는 것이 근본(根本)임

父爲子綱 아들은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 근본(根本)임

是故로 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 하시니

* 이런 까닭에 맹자가 말하기를,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고,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고,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고,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고,

벗과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다."고 했으니,

君臣有義, 父子有親,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출처 : 한자사전,동몽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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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은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을 말한다.

군위신강 - 임금과 신하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다.

부위자강 - 어버이와 자식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다.

부위부강 -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다.

오륜은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의 5가지를 말한다.

부자유친 -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道)는 친애(親愛)에 있다.

군신유의 - 임금과 신하의 도리는 의리에 있다.

부부유별 - 부부 사이에는 서로 침범치 못할 인륜(人倫)의 구별이 있다.

장유유서 -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

붕우유신 - 벗의 도리는 믿음에 있음을 뜻한다.

삼강오륜은 원래 중국 전한(前漢) 때의 거유(巨儒) 동중서(董仲舒)가 공맹(孔孟)의 교리에 입각하여 삼강오상설(三綱五常說)을 논한 데서 유래되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과거 오랫동안 사회의 기본적 윤리로 존중되어 왔으며, 지금도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윤리 도덕이다.

백과사전은 누가 만드는가. 대개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만든다. 오역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이번 경우는 좀 지나친 것 같다. 윗글처럼 동중서와 삼강오륜도 관련성도 없다.

삼강의 뜻은 크게 틀린다. 아래 바른 해석을 소개한다.

군위신강(君爲臣綱)은 임금은 신하의 벼리(기준, 준칙)가 된다.

·부위자강(父爲子綱)은 아버지는 아들의 벼리가 된다.

부위부강(夫爲婦綱)은 지아비는 아내의 벼리가 된다. - 송명호 번역

벼리란 그물에서 그물 전체를 잡아당기는 큰 밧줄을 뜻한다. 그래서 임금, 아버지, 지아비는 권한도 있지만 도덕적 책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군신 부자 부부 사이는 어느 정도 대등한 인간관계가 된다. 논어에는 수차례 군신관계를 언급한다. 그 중에서 비교적 공자의 사상을 담고 있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정공이 물었다. 군이 신하를 부리고 신이 임금을 섬기는 데는 어떠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한다. 군은 신하를 예로써 부리고 신하는 임금을 성실로써 섬깁니다(定公問, “君使臣, 臣事君, 如之何?” 孔子對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 논어 권3).

논어에 나오는 충(忠)이란 성실이란 의미이지 목숨을 바치는 맹목적 복종을 뜻하지 않는다. 백과사전에서는 君爲臣綱을 신하(臣下)는 임금을 섬기는 것이 근본(根本)이라 하였는데 말도 되지 않는다. 공자는 이런 군주를 가장 싫어하였다. 그래서 초나라의 제후 섭공(葉公)이 공자에게 자신의 통치 수준을 으스대면서 자랑하다가 공자에게 핀잔을 받는다.

섭(葉)의 통치자 섭공이 공자에게 말하였다. 우리 나라에는 아주 정직한 사람이 있어서 아버지가 양을 훔치었는데 아들이 이를 증언하였다오, 공자가 말한다. 섭공 당신의 통치 질서 확립을 위해서 아들이 아버지까지 고발하란 말이오, 우리 나라는 그렇지 않소. 아버지는 아들을 숨겨 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숨겨 준다오. 정직이란 바로 그 속에 있는 거요(葉公語孔子曰, “吾黨有直躬者, 其父攘羊, 而子證之.” 孔子曰, “吾黨之直者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논어 권 13).

공자는 권력의 횡포로부터 가정을 지키고자 하였다.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해석자들은 공자는 필요에 따라 팔이 안으로 굽는 불편부당한 사람임이라고 말한다. 공자는 효의 가치를 위해서 사회적 약속을 무시하는 사람이란다. 미안하지만 《논어》에서 공자는 효를 언급하였으나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았다. 仁이 170여 회 등장하는데 반하여 孝는 14번만 등장한다. 논어에서 아버지를 섬기라는 말은 제자의 말이다. 공자는 아버지는 아들이 병을 걱정하니 몸조심하라고 말한다. 지극히 평범한 어버이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夫婦 간에는 어떠해야 하는가. 논어에는 여성이 등장하지 않듯이 부부관계도 언급하지 않는다. 공자 시대 차이나에서는 여성의 역할을 무시하였다기보다는 아예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맹자가 말한 부부유별(夫婦有別)의 뜻은 무엇인가. 부부유별의 뜻은 졸저 《예기집설대전 1》에 밝혀 둔 바 있다. 논증이 장황하여 생략하고 아래에 간략히 밝힌다.

군신관계가 대등한 호혜정신에 바탕을 두듯이 부부관계도 호혜 평등에 바탕을 둔다. 지아비는 아내와 아내 이외의 여자를 구별해서 대하고, 아내는 지아비와 지아비 이외의 남자를 구별해서 대하라는 뜻이 바로 유별(有別)이다. 혼외정사 금지하라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부위부강(夫爲婦綱)은 지아비는 아내의 벼리이니 매사에 조심하여 아내의 책망을 들을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이 된다. 어떻게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란 말인가.

이를 경(敬)으로 풀이하면 이렇다. 임금은 신하 앞에서 조심하고, 아버지는 아들 앞에서 조심하고, 지아비는 아내 앞에서 조심하라.

삼강오륜도 모른다고 나무라는 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진정한 뜻은 사라진 지 까마득하다. 그 뜻은 백과사전조차 모르는 시대로 변하였다. 군신, 부부, 부자 간은 원래 아래처럼 목숨을 바쳐 구하고자 하였던 사랑처럼 간절한 것이었다. ...서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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