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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사람의 십 년
펑지차이 (지은이),박현숙 (옮긴이)후마니타스2016-07-20원제 : 一百個人的十年
Sales Point : 677
8.9 100자평(3)리뷰(4)
401쪽
책소개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보통 사람들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구술 문학의 형태로 엮었다는 점에서,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세컨드 핸드 타임>과 비교할 수 있겠다(물론 저자도 문혁의 피해 당사자이다).
1980년대 중반, 저자인 펑지차이가 신문에 문혁 경험담을 공모하자 4천 통이 넘는 편지가 도착했다. 그는 편지를 일일이 읽고 그중 수백 명을 직접 인터뷰했으며, 1986년부터 그 가운데 백 사람의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1996년 29편의 글을 모아 중국에서 단행본으로 출판되었으며,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한국어판에는 17편이 실렸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시대를 기록한다는 것 7
서문: 역사의 잘못은 얻기 힘든 재산이다 9
첫 번째 이야기: 세상의 모든 종이를 주워 남편을 구하려 한 여인의 이야기 16
두 번째 이야기: 혁명과 사랑, 그리고 숭배의 대가 31
세 번째 이야기: 빛나던 청춘의 시간들 71
다섯 번째 이야기: 할 말은 해야 하는 입 91
여섯 번째 이야기: 나는 도대체 죄가 있는 건가요, 없는 건가요? 104
여덟 번째 이야기: 원자탄보다 대단한 문화대혁명 123
아홉 번째 이야기: 여덟 살짜리 사형수 142
열 번째 이야기: 잃어버린 30년 155
열한 번째 이야기: 지혜로운 사람 178
열세 번째 이야기: 웃지 못하는 사나이 192
열다섯 번째 이야기: 누군가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 211
열여섯 번째 이야기: 딴사람이 되다 228
스무 번째 이야기: 고난 속에서 빛나는 유머 254
1. “내가 나에게 묻는다” 254
2. 주 아줌마 261
3. 괘종 267
스물두 번째 이야기: 사기당하기 딱 좋은 성격 272
스물세 번째 이야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295
스물네 번째 이야기: 역사는 반복된다 316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63호 수용소 340
1. 첫 번째 여인: 삶과 죽음이라는 의문부호 347
2. 두 번째 여인: 영원한 그리움 360
지은이와의 대화: 고통 받았던 한 세대 모든 중국인을 위하여 370
지은이 후기: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384
옮긴이 후기: 보통 사람들의 문혁을 기록하다 390
문혁 일지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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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역사학자는 비극의 역사적 사실에 주목하는 반면, 문학가는 비극을 겪은 사람들의 영혼에 관심을 갖는다.-9쪽 - 광검
파시스트 폭력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체를 남겼다면, 문혁이 남긴 것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겹겹의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무수한 영혼들이다.-10쪽 - 광검
숭배는 자신을 다 퍼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감정입니다. 그가 그것을 마음대로 버리거나 읽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당신은 빈껍데기만 남게 되고 그것으로 끝일 거예요.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요.-31쪽 - 광검
그렇게 나는 다시 그를 만나기로 결정했고, 결혼까지 했습니다. 결혼식은 1967년 12월 1일에 올렸어요. 우리의 신혼 첫날밤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어요. 우리 두 사람은 밤새도록 서로 껴안은 채 통곡을 했더랍니다.-46쪽 - 광검
그 당시까지 나는 손톱만큼도 고민하지 않았어요. 문혁 초기에 우리는 나이 많은 교사 한 명에 대해 비판 투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원래 교장이었는데 반우파 투쟁 당시 우파로 분류되어 학교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그녀에게 문제를 자백하라고 강요하면서, 짓궂은 친구 몇몇이 마늘을 한 주먹씩 계속 먹게 했답니다. 교... 더보기 - 광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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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펑지차이 (馮驥才)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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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중국 톈진(天津)에서 태어났다. 소설가이자 서예가, 화가이기도 하다. 톈진시 문학예술연합회 주석, 국제 펜클럽 중국센터 회원 등을 역임했다. 2018년 현재 중국 문학예술 계연합회 부주석, 중국 소설학회 회장, 중국 민간문예가협회 주석, 중국 민주촉진회 중앙부주석, 전국 정치협상위원회 상무위원 등을 맡고 있으며, 톈진 펑지차이 문학 예술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문화대혁명 후일담을 주제로 한 ‘상흔문학운동’의 대표적인 작가로, 그 자신이 문혁 당시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 1985년 이후 ‘문화반사소설(文化反思小說)’로 중국 문단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백 사람의 십 년』(一百個人的十年)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약 80여 종의 작품집이 출판되어 있고, 이 소설의 원제인 『삼촌금련』은 출간 이후 30년째 스테디셀러로, 중국과 미국.일본 등에서 1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전족>,<백 사람의 십 년> … 총 12종 (모두보기)
박현숙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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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러시아어를, 대학원에서 중국 정치를 공부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으로 어학연수 겸 여행을 떠났다가 당시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 발전과 사회 변화를 목격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폭발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해서 박사과정을 수학했고, 학교에서 만난 중국인 남편과 아이 둘을 낳고 지금까지 죽 베이징에서 살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한겨레21』을 비롯해 다양한 매체의 중국 통신원으로 활동했고,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며 중국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9년 중학생이 된 아이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 스페인 산티아고로 도보여행을 다녀왔다. 앞으로 종종 더 많은 곳으로 도보여행을 갈 생각이다. 좋은 여행기를 쓰는 것이 꿈이고, 더 나이가 들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할머니 여행 서점’을 차리겠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이 서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여행 관련 책을 팔고, 동네 아이들에게 여행과 책 이야기를 도란도란 들려주며, 가끔 멋진 동년배 할머니들과 세계 곳곳을 걸어 보는 ‘할머니들의 도보 여행 모임’도 만들 생각이다.
역서로 『중국 역사를 뒤바꾼 100가지 사건』, 『백 사람의 십 년』이 있고, 공저로 『3인 3색 중국기』를 썼다. 접기
최근작 : <사람과 책을 잇는 여행>,<3인 3색 중국기> … 총 5종 (모두보기)
펑지차이(지은이)의 말
나중에 태어난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살았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앞으로 세월이 흘러 우리가 모두 죽으면 우리 세대가 겪었던 일들을 누가 알 수 있겠어? 그렇게 되면 우리는 헛고생만 한 것 아니겠어? 지금 이런 일들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거야?
출판사 소개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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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정당과 정당 체계>,<혐오하는 민주주의>,<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등 총 266종
대표분야 : 여성학이론 1위 (브랜드 지수 17,231점), 사회학 일반 1위 (브랜드 지수 65,955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틀림없이 훌륭하게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틀림없이.”
- 문화대혁명,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건
- 사회과학적 문제의식과 문학적 글쓰기로 시대를 기록하다
- 보통 사람들이 실제 겪었던 문혁의 생생한 경험
-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구술 문학
이 책은 중국 문화대혁명(이하 문혁) 시기 보통 사람들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구술 문학의 형태로 엮었다는 점에서,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세컨드 핸드 타임>과 비교할 수 있겠다(물론 저자도 문혁의 피해 당사자이다). 1980년대 중반, 저자인 펑지차이가 신문에 문혁 경험담을 공모하자 4천 통이 넘는 편지가 도착했다. 그는 편지를 일일이 읽고 그중 수백 명을 직접 인터뷰했으며, 1986년부터 그 가운데 백 사람의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1996년 29편의 글을 모아 중국에서 단행본으로 출판되었으며,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한국어판에는 17편이 실렸다.
문혁을 기록하기로 마음먹다
1967년 바람 부는 어느 엄동설한의 밤. 누군가 펑지차이의 집 문을 두드렸다. 홍위병들이 들이닥치는 소리일까 봐 그는 잔뜩 겁을 먹은 채 문을 열었다. 뜻밖에도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문밖에 서 있었다. 그는 중학교 선생님이었는데 우파로 몰려 반 년 동안 감금되어 온갖 고초를 겪었으며, 풀려나자마자 그를 찾아왔다고 했다. 반 년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는 그는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평소에 가장 아꼈던 제자들이 그가 잠꼬대하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감옥에서 매일 밤 그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잠꼬대를 기록하고 그 다음날 잠꼬대가 가진 불순한 의미를 추궁했다는 것이다. 친구는 잠꼬대를 할까 두려워 잠을 잘 수 없었다. 반년 동안 잠과 사투를 벌이느라 눈에 핏발이 가득한 그가 말없이 담배를 피우다가 비탄과 절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태어난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살았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이런 상황과 이런 비극을 말이야.
앞으로 세월이 흘러 우리가 모두 죽으면 우리 세대가 겪었던 일들을 누가 알 수 있겠어?
그렇게 되면 우리는 괜히 헛고생만 한 것 아니겠어?
지금 이런 일들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거야?”
그래서 펑지차이는 문혁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보통 사람들의 문혁을 기록하다
1976년 사인방이 체포되면서 약 10년 동안 중국을 거의 ‘내란 상태’로 몰았던 문혁은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중국 정부는 문혁 기간 중 3만4,800명이 죽었고 70만 명 이상이 박해를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1981년 6월 27일, “건국 이래 약간의 역사적 문제에 대한 당의 결의”를 통해 “문혁은 마오쩌둥의 개인적 과오로, 린뱌오와 장칭 등 반동 세력에 의해 당과 인민들에게 많은 재난을 몰고 왔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문혁은 마오의 과오이기는 하나, 여전히 그는 과오보다는 공이 더 많은 혁명적 지도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 뒤 문혁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평가는 이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다. 다시 말해, 문혁은 마오의 일시적인 판단 착오로 발생했지만 그 과정에서 장칭 등 사인방 세력과 반동 세력이 상황을 잘못된 방향으로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책임은 사인방과 반동 세력들이 뒤집어썼고, ‘혁명적인 마오쩌둥’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민들에게 ‘붉은 태양’으로 숭앙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문제는 있다. 당시 ‘동원’되었던 대부분의 어린 홍위병들과 인민 대중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상흔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공식적인 사과나 반성을 한 적이 없다. 문화대혁명을 기획하고 이끌었던 마오쩌둥에 대해서는 공과를 명확히 구분하면서 공이 과보다 많은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문혁 때 마오쩌둥에 의해 ‘주자파’와 ‘당권파’로 몰려서 국가 주석에서 하루아침에 ‘인민의 적’이 되어, 허난 성 카이펑 시의 한 공장 건물에서 처참한 몰골을 한 ‘무명’의 시체로 발견되었던 류사오치 역시 ‘위대한 혁명가’로 명예를 회복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10년’을 고통스럽게 지나왔던 인민 대중에게는 그 어떤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사과와 평가도 생략되었다.
“나는 일부러 보통 사람들의 경험을 기록했다.
밑바닥 민초들의 진실이 바로 역사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이다.
“중국이 지난 50년 동안 문혁을 뒤돌아보면서, 애써 무시하려 했던 것도 어쩌면 ‘인민’이라는,
생명이 있고 감정이 있고 개성이 있는 실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번역자의 말이다.
이 책 <백 사람의 십 년>은, 이들 구체적인 ‘인민’의 생명과 감정과 개성을 싣고 있는 구술문학 작품이다. 또한 어떤 ‘관점’이나 ‘입장’에서 문혁을 분석하고 평가하기보다, ‘전체 인류를 해방하기 위해’ 분투했으나 가해자로서든 피해자로서든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렸던, 1960년대 문혁 시기의 ‘독특한 인간 유형’이자 ‘비극적 인간상’에 관한 종합적 기록이다.
잃어버린 10년, 중국 인민들에게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통틀어 느낄 수 있는 정서는 웃프게도 ‘황당함’ 같은 것이다. 왜 자신이 우파가 되었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1976년 4인방이 잡혔다고 왜 자신이 우파가 아니게 되었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어느 날 갑자기 문혁이 끝났다며 ‘죄가 없어진’ 사람들은 오히려 10년 동안 자신이 겪었던 비극은 그럼 무엇 때문이었는지 알지 못해 괴로워한다.
“가끔은 모든 진실이 밝혀졌으면 해요. 모든 걸 명백하게 알고 나면 여한 없이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만 알면 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내 추측이 맞는다면 나는 그저 남들 권력투쟁의 희생양이었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사람은 한 번밖에 살 수 없는데, 내 인생이라는 게 남들 싸울 때 아무렇게나 더러운 물웅덩이에 던져진 돌멩이와 뭐가 다르겠어요.”
가해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의 번역자가 직접 만난, 문혁 당시 주요 홍위병 대장들은 인터뷰 도중 예외 없이 눈물을 흘리거나 통곡을 했다.
“그 당시 십대에 불과했던 우리에게 누구도 그런 (때리고 부수는 등의 폭력적인) 행위가 패륜적이고 범죄적인 것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어른들은 우리를 부추겼고, 우리는 그것이 정말로 위대한 혁명을 하는 일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문혁이 끝난 뒤, 우리는 마오쩌둥의 충실한 어린 혁명가에서 하루아침에 부모와 선생을 고발하고 학대한 패륜아가 되었다…….”
문화를 혁명하다?
오랫동안 형성되어 온 관습과 문화를 일거에 쓸어버리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개조하거나 제거한다는 위로부터의 발상은 가까운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드물지 않다. 문화대혁명뿐이 아니라 종교전쟁, 파시즘, 학살, 인종 청소 등도 이런 발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시작되고 사후에 어떻게 평가되든, 정작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은 그 문화, 종교, 관습의 일상을 살아온 보통 사람들이기 마련이다. 저자의 말을 빌면 보통 사람들의 세계에서 문화‘혁명’이란 이런 것이다.
“인간의 약점과 질투, 겁약, 자아, 허영, 나아가 인간 본성의 장점, 용기, 성실함, 진실 등이 모두 동원된 것이 바로 문혁이다. 그것은 내게 정치가 일단 휴머니즘을 벗어나면 사회적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문화대혁명,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건
문화대혁명이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10년이라는 기간, 전국적인 동원의 규모, 막대한 피해, 비극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현재와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민 대중’들이 문혁의 상처를 안고 실아 가고 있음은 물론이고, 현재 중국의 지도급 인사들 가운데에는 홍위병이었던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충칭 시 당서기로 이름을 날렸던 보시라이는 문혁 때 자신의 아버지 보이보를 공개 비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위화나 영화감독 장위안 같은 사람들에게 문혁은 늘 기억하고 성찰해야 하는 사건이다. 이 책의 표지에 쓰인 그림을 그린, 세계적인 화가 장샤오강 또한 14살 때 농촌에 하방된 경험이 있으며, 문혁은 그의 작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현재 중국을 이끌고 있는 세대는 문혁 때 ‘혁명의 열정’에 의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던 10대 소년 소녀들이었다.
현실이 소설 같은, 웃픈 이야기들
처음 이 원고를 읽었을 때는 실화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강의 잘하기로 소문난 선생이 수업 시간에 마오가 혁명기에 적들을 피해 도랑에 숨었다는 무용담을 이야기했다가 마오 주석을 비난했다며 우파로 몰려 8년형을 받고 감옥에 갇혔다. 책의 내용을 인용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까막눈인 그의 부인은 8년 동안 세상의 모든 종이를 주워 사람들에게 읽어 달라고 했지만 찾지 못하다가 집에 쌓아 놓은 종이에 불이 붙어 아들과 함께 죽고 만다. 이 소식을 듣고 화장실에서 목을 맨 남자는 끈이 끊어지는 바람에 땅에 떨어졌다가 바닥에서 그 글이 씌어 있는 종이를 발견한다.
행군을 하다가 마오 주석의 도자기 상을 깨뜨린 ‘반혁명 현행범’을 구하기 위해 벌이는 연대장의 기지, 웃지 못해 우파로 몰린 남자 이야기, 아무도 살지 않는 서북 황무지에서 원자폭탄 개발에 열정을 바친 사람들에게 찾아온 문혁의 비극, 마오와 연인이라는 두 숭배의 대상 사이에서 고민했던 지식 청년…… 소설 같은 현실의 웃픈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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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단순하지 않은 고민, 인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홉스가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도살장과 같다고 말했다지만, 폭력과 야만은 종종 종교의 이름으로, 진리의 이름으로, 신념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곤 했다. ‘옳다고 믿는 것’은 무엇일까. 열정은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저자는 그러기를 바란다.
“모든 세대의 사람들은 다음 세대의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고, 또 그들을 위해 죽는다. 만일 후대 사람들이 이로 인해 경각심을 갖게 된다면, 우리 세대가 겪었던 고난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큰 불행을 당하기는 했지만 가치 있는 삶을 산 것이리라.”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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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자연스럽고 각주가 적절하게 있어서 문혁에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도 문제 없이 읽을 수 있다. 부록으로 문혁 일지를 실어놓은 것도 좋았다. 다만 문혁일지 끝부분에 1973년 4월 5일에 저우언라이 추모 행사가 일어난 것처럼 나와 있는데 1976년의 오류로 보인다. 수정이 필요할듯.
김디케이 2017-01-1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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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에 대한 구술사입니다. 문혁을 겪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되는 책이에요. 그덕에 문혁 당시의 중국에 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받게 됩니다. 고통받았던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중국 사회든 우리 사회든 미래는 어때야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칼리아예프 2017-09-21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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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먹고 살게 된 중국은 아직도 옛 기억 속에서 허둥지둥하고 있다. 그 십년의 세월, 무수히 많은 소설과 인터뷰와 기록이 나왔는데도 여전히 삶을 슬프게 한다. 울고 싶을 때 읽어라.
플레빌 2016-11-06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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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을 견딘 사람들의 이야기
펑지차이의 '백 사람의 십년"
광풍이 불고 간 자리를 견뎌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하다. 말 한마디조차 조심스러웠던 시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회한과 가당치도 않은 누명과 서로를 신뢰하지도 불신하지도 못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한국전쟁을 치르던 시기의 사람들과도 닮았고, 혼란 속에 무엇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지 깜깜한, 억울함과 소외됨의 한 가운데 서있는 지금의 모습과도 닮았다.
혁명의 깃발이 꽂힌 그 곳에 혁명의 주체여야 할 '인민대중'은 있었을까? 개혁의 과정에서 피치못할 희생이라 하기엔 비겁하다.
원칙과 규율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가 사라진 곳에서 고스란히 시간을 견뎌야했던 사람들의 증언.
그 증언들을 풀어 쓴 책이다.
혁명은 이토록 지난한 과정이겠구나. 오해와 불신과 맹목과 광기가 공존하는 시기이겠구나..그런 오류의 과정을 거치며 인민주권을 획득한 혁명국가가 되는거겠구나.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공염불같은 생각이었는지..
물론 실패와 극복과 희생과 진보를 번갈아 내디디며 걷는 과정이 발전이며 인간중심의 국가를,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겠지만..그 어떤 이유로도 무고한 희생을 치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어떤 댓가를 지불한데도 사람 위에 이념을 두어서는 안될 노릇이다.
문화혁명의 과정을 겪으며 중국 내부의 변화와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겠지만, 그 댓가를 고스란히 치른 사람들은 누가 보상해주어야 하는지..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는지.
8살짜리 사형수의 이야기로부터, 어딘가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이야기한 것 뿐인데 수감되어 고초를 겪어야 했던 사람. 자신이 왜 우파여야 하는지 모른채 비판을 받고 매일 반성해야 했던 사람. 차라리 죽어버리려해도 죽어지지 않아 오히려 고초를 겪는 사람.
어떻게 살았을까. 이게 과연 사실일까? 과장하거나 왜곡된 기억이진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만큼 참담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빼곡하다.
한국전쟁 때 아침엔 태극기를 한 밤엔 인공기를 흔들며 살얼음판 위를 걷듯 살아냈다는 외할머니의 말이 머릿 속을 스쳐갔다.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는 거야. 그들이 걸어낸 시간들이 역사인거지.
<인민의 경험이야말로 시대의 경험이다>
라고 굵은 글씨로 적힌 첫 이야기의 마무리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더 깊이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성주가 성지가 되고 해방구가 되고 역사가 되는 과정을 매일처럼 확인하게 되면서 더더욱 실감하는 말이다.
<“나중에 태어난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살았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이런 상황과 이런 비극을 말이야. 앞으로 세월이 흘러 우리가 모두 죽으면 우리 세대가 겪었던 일들을 누가 알 수 있겠어? 그렇게 되면 우리는 괜히 헛고생만 한 것 아니겠어? 지금 이런 일들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거야?”>
책을 열면 처음 마주하게 되는 문장이다. 이런 이유로 작가는 글을 모으고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문장 속에서..나는 위안부할머니의 음성들 듣는다.
억울하게 희생되고 고초를 겪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견뎌낸 역사의 현장.
그리고 발견하게 되는 역사의 주체.
역사는 골방에 모여앉아 쓰는게 아니라..인민의 피눈물로 쓰고 인민의 땀으로 새기는 것이리라.
참 좋은 책을 읽었다.
개 돼지가 아니라 인민대중의 한 부분이라는 것. 역사의 주체라는 것을 확인한다.
- 접기
나타샤 2016-08-02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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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사람의 10년
문화혁명기간 중국인들이 겪은 고통과 상처를 기록한 소설 입니다.올해 제가 읽은 책 중 가장 큰 감동을 준 책 입니다.특히 아래와 같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1.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부조리와 모순 그리고 인간관계로 인해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시는 분2. 눈물로 마음의 정화가 필요하신 분3. 중국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 → 중국을 업으로 살고계신 분들은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입니다.
big.lee 2017-01-2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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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이 겪은 문화대혁명 이야기
많은 책과 기사에서 문화대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작 그게 뭔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일으켰고,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쓴 펑지차이는 자신이 문화대혁명 피해자로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수백 명을 인터뷰해 그 중 29편을 묶어 이 책을 썼다. 한국어판에는 17편이 실렸다.
여기 묶인 이야기는 한편 한편이 한권의 소설 이상으로 파란만장하고, 문화대혁명이 사람들의 영혼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혔는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닫게 한다. 문화대혁명 피해자들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용이 많이 겹칠 만도 한데, 나름대로 안 겹치도록 신경썼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이 책을 봐도 여전히, 아니, 보면 더욱 '왜 이런 끔찍한 일을 왜 저질렀을까?'하는 의문이 커진다. 뒤에 연보가 실려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사건의 인과관계와 문화대혁명에서 인물들이 맡은 역할을 알기 어렵다. 물론 이 책 자체가 이론서는 아니지만, 문화대혁명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평가를 짧게라도 실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아쉬운 건, 문화대혁명에 대한 관점 자체는 새롭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새로운 관점을 위해 사실을 희생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알던 이야기를 다시 듣는 느낌이 없잖아 있다.
역사학자는 비극의 역사적 사실에 주목하는 반면, 문학가는 비극을 겪은 사람들의 영혼에 관심을 갖는다.-9쪽
파시스트 폭력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체를 남겼다면, 문혁이 남긴 것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겹겹의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무수한 영혼들이다.-10쪽
숭배는 자신을 다 퍼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감정입니다. 그가 그것을 마음대로 버리거나 읽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당신은 빈껍데기만 남게 되고 그것으로 끝일 거예요.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요.-31쪽
그렇게 나는 다시 그를 만나기로 결정했고, 결혼까지 했습니다. 결혼식은 1967년 12월 1일에 올렸어요. 우리의 신혼 첫날밤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어요. 우리 두 사람은 밤새도록 서로 껴안은 채 통곡을 했더랍니다.-46쪽
그 당시까지 나는 손톱만큼도 고민하지 않았어요. 문혁 초기에 우리는 나이 많은 교사 한 명에 대해 비판 투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원래 교장이었는데 반우파 투쟁 당시 우파로 분류되어 학교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그녀에게 문제를 자백하라고 강요하면서, 짓궂은 친구 몇몇이 마늘을 한 주먹씩 계속 먹게 했답니다. 교사가 도저히 못 먹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구두약을 섞어서 같이 먹으라 했고, 흙탕물을 적신 포도 잎을 입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그때 우리는 사람을 박해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주 영웅적이고 정의로우며 혁명적이라고 여겼습니다. 당시 학생들의 의식이 그랬어요.-76쪽
내게 아주 깊은 인상을 남긴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붕에서 두들겨 맞는 시간은 대부분 깊은 밤이었어요. 횃불을 든 홍위병들이 갑자기 문을 열고 쳐들어와서는 때리려는 사람 머리에 포대 자루를 씌우고 두들겨 패곤 했어요. 아니면 등 뒤에서 뺨을 때렸는데, 그렇게 하면 누가 때리는지 볼 수 없는 거죠. 이렇게 맞다 보면 두 귀가 멍해지고 눈에서 불꽃이 번쩍 일어납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했어요.
`뒤에서 때리는 것은 우리가 볼까 봐 두려워서 그러는 거지. 너희는 파시스트보다 못한 놈들이야. 파시스트들은 앞에서 때리거든. 너희는 얼굴을 숨기고 때리지. 겉으로는 당당한 듯해도 사실은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하고 있어서 마음에 걸리는 거지. 구호는 하늘을 찌르지만 사람을 때릴 때는 천하의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98~99쪽
인간성에 소멸된 시대에, 인간성을 표현하는 가장 고차원적인 방식은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다.-122쪽
나는 어땠냐고요? 그 거대한 폭풍 속에서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양심에 가책이 되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다치게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평온합니다. 과거에 좋은 일을 조금 했고, 조국과 인민에게 떳떳하며, 지금도 내 원칙을 끝까지 지키며 살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맡은 직분을 다하고 있고요. 비록 문혁 때 받은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마음 밑바닥에 적당히 묻어 둘 수 있습니다. 국가가 내게 어떤 분부를 내리든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국가가 부르기만 한다면 말이죠.-140쪽
하지만 역사는 늘 유명한 사람들을 편애하지요. 나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민중과 울분을 참고 있는 수많은 대중을 만나고 싶었습니다.-371쪽
그때부터 나는 몰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운명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사형감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명과 지명을 모두 외국 이름으로 바꾸고, 시대 배경도 20세기로 바꿨으며 토마스 만, 알렉산데르 쿠프린, 앙드레 지드, 존 스타인벡 같은 외국 작가의 이름을 써 넣었다. 발각되면, 예전에 외국 소설을 베껴 쓴 것이라고 둘러댈 참이었다. 그리고 숨기기 편하게 작은 종잇조각들에 나눠서 썼다. 다 쓰고 난 다음에는 바로 땅에 파묻거나, 벽돌 밑 혹은 벽 틈이나 화분 안, 솜이불 사이에 숨겼다. 종이를 한 장 한 장 강력 풀로 붙인 다음, 겉에 마오 주석의 어록이나 문혁 포스터 등에 붙여 벽에 걸어 놓았다. 나는 온갖 궁리를 짜내어 그 대역무도하고 `반동적이기 그지없는` 글들을 숨겼다. 하지만 물건을 숨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숨기는 방법과 장소가 교묘하고 은밀할수록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을까를 더 걱정하게 된다.-3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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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검 2016-09-0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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