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혁을 꿈꿀 수 있는 이유'_김동춘 교수 북토크 마샘 이야기
2018. 12. 6. 7:24
http://blog.naver.com/bswho/221413398081
번역하기 전용뷰어 보기
"광화문에 집결하는 것도 좋지만, 일주일 중 5일을 노예로 살다가 토요일과 일요일만 해방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내 일터와 사는 곳을 바꿔야 합니다. 광화문이 아니라 동네서 모여야 합니다."
0. 사회학자 김동춘 교수와의 북토크 '대한민국 쇼생크 탈출-아! 대한민국 탈출해야 하는가, 변화시켜야 하는가'가 5일 저녁 마샘 ('마중물 문화광장 샘'의 준말)에서 열렸습니다.
1. 마샘의 카페이자 강연장인 '플로리안 공감'에 자리하신 마샘 조합원, 일반 시민들의 자유로운 질문에 김 교수가 답하는 방식으로 이 날 북토크는 이뤄졌습니다.
-'역사를 왜 공부해야 하는가' 하는 원론적 질문부터
-세월호사건, 남북관계, 최근 국내 진보진영의 분열상, 종교계 부패, 전세계적 우익 포퓰리즘 지배현상 등 굵직굵직한 주제들과
-연동형비례대표제, 광주형 일자리 문제 등 최근 정치사회적 현안까지,
-그리고 이 모든 상황 속 시민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광범위한 문답이 2시간 가까이 오갔습니다.
2. "우리는 대부분 북한에 대해 무지한 이른바 '북맹'들로, 미국의 눈으로 북한을 봐 왔다"고 지적한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거의 유일하게 잘 하고 있는 남북관계 문제서도 자칫 삐끗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 바로 '거 봐라, 북한 믿지말라지 않았냐'는 여론이 들끓는 등 북맹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대면하는 현 상황을 미국의 단일 패권이 흔들리는 상징적 장면이자 우리 민족이 70년만에 맞은 좋은 기회라 평가하며 "남북한이 공존하는 평화시대를 열기 위해 일반 국민들의 판단이나 이해도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3. 세월호 사건이 이 날 북토크의 대상 도서인 '대한민국은 왜? 1945~2015' (사계절, 2015) 저술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음을 밝힌 김 교수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분노가 촛불시위의 동력"이라는 한 참가자의 지적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을 표했습니다. 6월항쟁을 촉발한 것이 광주인 것처럼 실제로 '세월호는 우리게 광주와 같습니다'라는 학생들의 '고백'을 강단에서 접하곤 한다고 전했습니다.
4. 그러나 세월호 사건-촛불시위를 거쳐 세워진 문재인 정부의 실망스런 정국 운영에 대해, '79년 박정희 사망 후, '87년 6월항쟁 직후 바로 이뤄질 것 같던 민주화가 현실화되지 않았던 역사를 들어 "우리 사회가 금방 안 바뀔 것"이라 단언했습니다.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해 정치자금을 내본 적 있는가'라고 물으며 "시민들이 일시적으로 거리에 나와 정권을 바꿀 수 있으나 자본주의 사회서 힘은 돈 가진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우리사회의 재벌, 국회, 관료들이 70년 동안 기득권을 유지해왔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문재인 정부 또한 공약 단계서부터 이미 개혁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부자들을 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굳혀왔다는 김 교수는 다음 선거서 붙는 게 목표인 국회의원들은 5년이면 끝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에 금이 가는 순간 대통령에도 등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것이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간 계속돼온 모습으로 시민들의 주말 시위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5. 그렇다면 이 지난한 반복의 사슬을 끊는 왕도는 어디에 있을까. 그는 "기득권 세력에게 돈, 제도, 조직이 있다면 이 쪽은 머릿 수로라도 맞서야 한다"며 "4, 5년에 한번 투표하는 것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 정치가와 관료들을 끊임없이 소환해 '칼'을 보여줘 겁 먹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선출된 권력이 기업을 감시하도록 시민들이 끊임없이 개입해야 함도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플로리안 공감에 모인 이 날의 참가자들을 둘러보며 "광화문이 아니라 동네서 모여야 합니다. 여러분이 300명 정도만 모이면 이 지역구 국회의원이 오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그를 불러내 '사립유치원 문제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고 어떻게 표를 행사할 것인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물어야 합니다"고 말했습니다.
6. 중장기적인 이같은 과제에 앞서 당장 논의되고 있는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소신도 강조했습니다. "촛불시위를 완성하는 것은 선거법 개정"이라고 단언하며 이같은 제도적 개혁 없이 국회의원들이 당선되자마자 국민을 무시하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7. 사회학자는 (역사학자와 달리) 지금 현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는다는 말로 이 날 북토크를 시작한 김 교수는 그러나 "과거와 미래는 현재 속에서 결합"한다는 시각 아래 한국사회의 미래를 내다보기를 시도했습니다.
(다행히도) "한국의 미래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라는 게 김 교수의 전망이네요. 이를 위해 최소 100년을 좌지우지하는 외교 국방 분야서 남북평화시대라는 과업을 이루고, 거의 준비해온 바 없음이 현 문재인 정부서도 확인되고 있는 경제, 교육, 노동 등의 비전을 이제부터라도 수립하고 역량을 쌓는다면 말이죠.
*미처 흐름 속에 담지 못한 내용은 김 교수의 발언을 단편적으로나마 아래에 열거하는 것으로 갈음하겠습니다.
"개신교 역사상 지금의 한국 교회만큼 타락한 교회는 없었다" (손봉호 교수 발언 재인용)
"불교의 타락상도 (개신교와) 똑같아 조선 개국의 주요 명분이 됐던 고려 말기와 비슷하다"
"전세계는 우익 포퓰리즘의 시대로 이성적, 합리적 판단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모두 분노에 가득하고 건드리면 터지기 직전의 양상이다. 그 원인은 전세계 공히 구조적 불평등에 있으나 멀리 보기보다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그리고 이렇게 들고 일어난 사람들은 우파를 더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20대 남성에게 두드러진 여혐 현상이나 중고생들의 학교폭력, 유럽서 난민이나 이민노동자들을 적대시하는 것이 그 예이다"
모바일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블로그앱에서 보기
[출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혁을 꿈꿀 수 있는 이유'_김동춘 교수 북토크|작성자 후석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