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의 신작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Upheaval: Turning Points for Nations in Crisis / 원래 부제는 "위기에 빠진 나라들의 전환점" 정도)이 여러 리뷰에서 폭격을 맞고 있다(링크는 아래에 첨부). 나야 학부 초년 때 <총, 균, 쇠>를 한번 재미있게 읽은 게 전부고--아마 지금 다시 읽으면 비판적일 대목이 여럿 있겠지만--딱히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특히 리뷰하는 역사가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아낌없이 책을 두들기는 걸 보면서 역으로 아주 약간의 흥미가 생겼다. 리뷰를 보면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수많은 오류 뿐만 아니라 아예 분석의 기본 프레임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뛰어난 과학자가 나름 진지하게 철학적인 논의를 제기해 봐야 결과가 영 신통치 않기 십상이라고 가라타니 고진이 어디에선가 말한 적이 있었는데, 물론 자연과학 베이스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은 저자가 어떤 나라/사회/문명을 통으로 묶어서 그 명운의 원리를 설명하겠다는데서부터(!) 심각한 의혹이 들지 않기란 어렵긴 하다. 왜 뛰어난 역사학자들, 사회과학자들이 그러한 시도를 좀처럼 회피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이 책이 80줄에 접어든 타 분야 거장이 과도한 야심을 잘못 발휘한 또 하나의 사례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은 그렇게 놀랍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나의 흥미는 책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한국에서 이 책이 어떻게 수용될 것이냐에 있다. 다이아몬드는 한국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며칠 전에 이 책이 매우 빠르게 번역출간된 데서 알 수 있듯 출판사와 독자들의 기대치도 높을 터다. 이미 저명한 인사들이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이야기도 여럿 들린다. 상업적 성공의 기본적인 조건들이 충분히 갖추어졌음은 분명한데, 실제로 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 것인가? 우리가 영어권 리뷰어들의 견해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전혀 없겠으나, 독자들이 책을 읽고 이해하고 자신의 견해를 구성함에 있어 참고할 수 있는 전문적인 평자들이 있는 문화는 확실히 부러운 게 사실이다.
더하여, 특히나 영어권의 (준)학술서를 찾아읽는--그러나 연구자는 아닌--독자들에게, 언론이든 학술저널이든 관련 리뷰들을 찾아보는 습관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권장될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New Republic 리뷰
https://newrepublic.com/…/jared-diamond-upheaval-book-review
https://newrepublic.com/…/jared-diamond-upheaval-book-review
Washington Post 리뷰
https://www.washingtonpost.com/…/fd13f67c-759d-11e9-b7ae-39…
https://www.washingtonpost.com/…/fd13f67c-759d-11e9-b7ae-39…
New York Times 리뷰
https://www.nytimes.com/…/review/upheaval-jared-diamond.html
https://www.nytimes.com/…/review/upheaval-jared-diamond.html
P. S. 리뷰들 상태를 볼 때, 빌 게이츠야 그렇다치고, 책에 격찬을 헀다는 유발 하라리, 스티븐 핑커, 마이클 셔머 모두 이쪽 분야의 코멘터로는 다소 낮은 신뢰도를 얻는 결과를 피하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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