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5

알라딘: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

알라딘: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 
서재정,이윤경,강수돌,남태현,유종성,박연민,박경신,문승숙,이현옥,존 리,김미경,이현정 (지은이)한울(한울아카데미)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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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한국 사회의 현실에 참여해온 재외 한인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를 출간했다.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들을 참고하여 지난 3년 동안 진상 규명 투쟁을 통해 지금까지 밝혀낸 것들과 앞으로 밝혀내야 할 것들을 살폈다.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를 주제어로 비극을 만들어 낸 대한민국 체제의 본질을 사회 병리, 국가와 지배 구조, 주체성의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 및 시민 사회의 끈질긴 싸움이 만들어낸 2016년 11월 촛불항쟁 이후에도 우리 앞에는 여전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 ‘세월호 참사’가 놓여 있다.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 체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우리 사회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더 절박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6월에 폴그레이브 맥밀란에서 영문판이 출간되며, 표지에 추모의 의미로 희생자분들의 성함을 담았다. 인세수익금은 참사 유가족 분들께 전달할 예정이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세월호의 침몰, 한국의 침몰: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서재정)

1부 세월호 참사의 병리(病理)
제2장 세월호, 신자유주의 규제 완화가 불러온 예고된 재난(이윤경)
제3장 세월호 참사와 기업·정부의 사회적 무책임: 중독조직 이론의 시각(강수돌)

2부 국가와 지배 구조
제4장 세월호 참사로 돌아본 한국 민주체제의 공고화 정도: 민주주의를 심화하는 대중, 민주체제에 도전하는 정치 엘리트(남태현)
제5장 여객선 안전규제에 나타난 정부-산업 간 유착과 포획: 박정희 정권의 국가조합주의 유산과 세월호 비극(유종성·박연민)
제6장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사태에서 검열과 국가후견주의의 영향(박경신)

3부 주체성
제7장 한국에서 유순한 학생 만들기: 훈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중심으로(문승숙)
제8장 재난 경험의 민족국가적 구획과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 베트남 결혼이민자 유가족의 경험을 중심으로(이현옥)
제9장 수동적 시민에서 저항적 주체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어떻게 국가권력에 맞서왔는가?(이현정)

에필로그
제10장 난파한 세월호: 붕괴하는 정치적 통일체, 대한민국(존 리)
엮은이의 말_유리의 성(城), 부재와 배신의 국가(김미경)


책속에서


P. 5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한국 사회도 아주 길고 먼 길을 걸은 끝에 어딘가에 도착했다. 그런데 과연 어디에 도착한 것일까? 그동안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던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 중독되어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가 언젠가는 스스로에게 물어야만 했던 질문이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스스로의 눈을 바라보며 이 질문과 마주해야만 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가 이 질문을 더 이상 회피하면 어떤 또 다른 재앙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 질문과 진지하게 마주하려는 시도이다. 적어도 우리는 프리모 레비가 가졌던 절박함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독자가 우리의 답에 동의하지도, 만족하지도 않을 수 있지만 그 절박함만은 공감하기를 바란다.
“일어났던 일은 또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_ 1장, 서재정 접기
P. 58 우리는 우리가 이토록 형편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우리 또한 이 형편없는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라는 자책으로 충격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세월호 침몰 이후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구조된 생명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와 정부 기관이 보여준 총체적 무능이었다. _ 2장, 이윤경
P. 125 세월호의 진실 찾기가 어려운 것도, 우리가 중독된 돈, 권력, 자리, 위신 등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돈이나 권력, 경제 성장으로 삶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박정희식 프레임’이 문제다. _ 3장, 강수돌
P. 156 대중적 태도와 행동의 측면에서, 그리고 정치적·경제적 구조면에서 민주체제의 공고화는 상당히 진행됐다. 하지만 정치 엘리트, 특히 대통령의 행태는 민주체제의 공고화를 오히려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양심과 표현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마저 위협받는 정치적 퇴보가 일어났다. _ 4장, 남태현
P. 161 세월호의 비극은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이어져온 국가조합주의 유산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같은 권위주의적 발전국가(developmental state)로서의 지속된 특성은 한국의 정치경제 연구에서 간과되어왔다. _ 5장, 유종성·박연민
P. 214 권위 있는 타자가 진실을 독점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의 결정에 자신의 안전을 위탁하기를 강요당하는 ‘학생들’로 남아 있는 한 제2의 세월호 참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같은 국민 각자의 독립적인 사고가 존중되는 법제도가 하루 빨리 정착되어 침몰하는 국민을 구출해야 한다. _ 6장, 박경신
P. 246 국가(체제)의 “가만히 있으라”는 요구를 따르지 않은 학생들이 다수 생존할 수 있었던 사실은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갖는다. _ 7장, 문승숙
P. 272 세월호 사건 이후 꾸준히 진행되어온 유가족과 지역 주민에 대한 자발적인 지원 노력과 안전과 시민의 권리에 대한 풀뿌리 토론 과정은 사회적 연대를 구성하고 실천해나가는 중요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안산에 치유 센터를 열고 활동을 하시는 분부터 매주 경남에서 안산에 와 유가족들에게 안마를 해주는 분, 자신이 발 딛은 곳에서 세월호 문제... 더보기
P. 307 그간 진영 논리와 정치 엘리트들의 고도화된 정치적 술수에 의해 유가족들의 노력이 제대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면, 앞으로는 가족들이 기존의 사회운동에서 예상치 못했던 변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와 동시에, 점점 지쳐가는 가족들과 남아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삶의 기반을 마련해가는 공동체 운동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 더보기
P. 312 이 참사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에 있어서 분명히 많은 이들의 의견이 서로 충돌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의 침몰을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에 걸쳐 있는 심각한 문제의 징후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세월호의 침몰은 ‘현대 한국’이 가지고 있는 뭔가 깊은 문제의 전조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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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서재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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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 국제기독교대학(ICU) 교수

최근작 : <동아시아와 샌프란시스코 조약체제>,<한국지성과의 통일대담>,<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 총 3종 (모두보기)

이윤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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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에서 철학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2006-2016년에 뉴욕주립대-빙햄튼에서 사회학과 조교수-부교수를 역임한 후, 2016년부터 토론토 대학교 사회학과 부교수-정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9-2022년과 2023-2024년에는 토론토 대학교 한국학 연구소 소장을 맡았고, 2022년부터 Sociology Compass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치사회학자로서 주요 연구 분야는 사회운동, 노동정치, 민주주의, 신자유주의와 불평등이다. 저서로 Mi... 더보기

최근작 : <글로벌 한국학의 현황과 발전 방향>,<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 총 2종 (모두보기)

강수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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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브레멘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2021년까지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경영학은 물론, 정치?사회?노동?심리?교육?생태 등 다양한 분야를 알아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경제, 또 사람이 만들어 가는 ‘살림살이 경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기후 위기 시대, 슬기로운 경제 수업》을 펴냈다. 오늘날 여러 사회 현상을 통해 ‘돈벌이 경제’가 아닌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살림살이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과 나누고자 ... 더보기

최근작 : <기후 위기 시대, 슬기로운 경제 수업>,<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부디 제발> … 총 116종 (모두보기)

남태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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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아메리칸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캔자스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워싱턴 DC 근교에 있는 솔즈베리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위와 억압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고, 솔즈베리대학교 국제학 디렉터, 재북미한국정치학회 회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등의 활동을 했다. 한국 독자와는 《영어 계급사회》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세계의 정치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등의 저서와 경향신문의 칼럼으로 만나고 있다. 검도, 합기도, 해동검도, 유도, 태권도 등을 수련했고, 현재는... 더보기

최근작 : <미국 정치 평전>,<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세계의 정치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 총 8종 (모두보기)

유종성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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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학 철학박사(하버드대). 지은 책으로 『동아시아 부패의 기원: 한국 타이완 필리핀 비교연구』, 『Democracy, Inequality and Corruption: Korea, Taiwan and the Philippines Compared』 등이 있다.

최근작 : <모두의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다>,<촛불 이후, 한국 복지국가의 길을 묻다>,<공정 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복지> … 총 6종 (모두보기)

박연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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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립대학 정치사회변동학과 부교수

최근작 :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박경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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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연구소 자문위원, KAIST 생명윤리위원회 위원, 한국법철학회 국제이사 등으로 활동하였다. 그 이전에는 하버드대학 물리학과와 UCLA로스쿨을 졸업한 후 미국 노동단체 및 한국의 법무법인 한결 그리고 한동대학교에서 변호사 및 학술활동을 하였다. 저서로 『진실유포죄』 『사진으로 보는 저작권, 초상권, 상표권 기타 등등』 『표현· 통신의 자유』 등이 있다.

최근작 : <2018 법적 이슈 공감하기>,<2017 법적 이슈 공감하기>,<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 총 7종 (모두보기)

문승숙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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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대학교 사회학 교수이다. 저서로는 Militarized Modernity and Gendered Citizenship in South Korea(Duke University Press, 2005)가 있고, 이 책은 한국에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국민 만들기, 시민 되기, 그리고 성의 정치』(또하나의문화, 2007)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최근작 :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오버 데어>,<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 총 3종 (모두보기)

이현옥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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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글로벌행정학과 교수

최근작 :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존 리 (John Lie)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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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사회학과 석좌교수.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만 2세까지 한국에 살다, 일본, 하와이, 미국 본토로 이주하면서 한국, 일본, 북미, 유럽 등의 문화와 사회에 대해 전환국가적 관점에서 심도 깊은 고찰을 해오고 있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사회학 이론가이다. Blue Dreams(Harvard, 1995), Han Unbound(Stanford, 1998), Multiethnic Japan(Harvard, 2001), Modern People-hood(Harvard, 2004), Zainichi(Berkeley, 2008),... 더보기

최근작 : <현대인족>,<케이팝>,<자이니치> … 총 5종 (모두보기)

김미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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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치학회(IPSA) 인권분과 회장

최근작 :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이현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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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중국과 한국을 연구하는 의료인류학자로서 자살, 우울증, 재난 트라우마 등 정신장애 및 사회적 고통에 대한 개인의 경험과 국가 및 전문가의 개입에 관해 연구해왔다. 다수의 논문이 있으며, 단독 저서로 《펑롱현 사람들》,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외로움의 모양》 등이 있으며, 《의료, 아시아의 근대성을 읽는 창》, 《아프면 보이는 것들》, 《상처 퍼즐 맞추기》, 《고잔동 일기》 외 여러 권을 공동 집필했다. 유튜브 채널 〈이교수의 책과 사람〉을 통해 대중과도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최근작 : <달라붙는 감정들>,<문화과학 117호 - 2024.봄>,<외로움의 모양> … 총 2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세월호 참사가 드러낸 대한민국의 민낯,
“일어난 일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압축적 근대화 속에서 복합적 리스크에 처한
체제의 근본을 성찰하고 분석한다

대한민국 체제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한 시기,
세월호 참사를 더 절박하게 고민하자

참사 이후 3년, 아직도 모르는 것들과 정확히 알게 된 것들
우리는 세월호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는 침몰했다. 구조 활동은 없었고 304명의 생명이 희생됐다. 대통령이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전 국민에 생중계됐다. 어이없는 사태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들을 공권력은 감시하고 탄압했다. 어렵사리 만든 수사권·기소권 없는 특별법은 그조차 시행령으로 무력화되고 특조위는 제대로 활동해보지 못한 채 해산당했다.
그래서다. 참사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들은 너무나 많다. ‘박근혜 7시간’은 빙산의 일각이다. 배가 왜 침몰했는지, 침몰 당시 NSC실무회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승객 탈출 기피가 참사 원인’이고 유가족 단식과 관련하여 ‘국민적 비난이 가해지도록 언론을 지도’하라고 말했다는 ‘비서실장 세월호 지시사항’의 진실은 무엇인지, 통영함 출동은 누가 막았는지, CCTV 64개는 왜 모조리 꺼졌는지, 왜 해경은 선원 구조 후 배의 침몰을 바라보고만 있었는지, 왜 그 누구도 퇴선지시를 하지 않았는지, CN-235 부기장은 왜 거짓인터뷰를 했는지, “전원구조” 오보가 어떻게 2시간이나 가능했는지, 피해자인 유가족을 왜 공권력이 감시하고 탄압했는지,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통제의 실체는 무엇인지, 유가족들을 모욕하는 소위 ‘태극기 단체’들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는지……. 밝혀야 할 합리적 의혹이 무수히 쌓여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정확히 알게 된 것들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 구조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 권력이 분명한 탄압을 가했다는 것,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수많은 청와대, 국정원, 해수부, 경찰 등 정부·국가기관이 촘촘히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것. 골든타임 그리고 그 이후 줄곧, 리바이어던 같은 야수의 모습으로 ‘대한민국’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정치적 통일체로서의 대한민국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침몰한 세월호를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난파하는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지난 3년,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와 한국 사회를 고민했다. 여기에 동참해온 학자들도 있었다. 비록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와 함께 호흡하고자 노력해온 재외 한인학자들은 <국제학학회(International Studies Association)>와 같은 계기를 통해 자신의 위치에서 진상 규명에 동참하고자 노력했다. 2016년 11월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라는 재외 한인학자 1009인 선언문을 발표하며 천만 촛불과 함께 했던 서재정 국제기독교대학 교수, 남태현 솔즈베리 대학 교수, 유종성 호주 국립대학 교수, 이윤경 토론토 대학 부교수, 김미경 세계정치학회 인권분과 회장 등이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추모하면서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를 출간했다. 강수돌·박경신 고려대 교수, 이현정 서울대 부교수 등 국내 학자들도 함께 했다.

이게 나라냐, 압축적 근대화로 망가진 대한민국
저자들은 침몰한 세월호에서 망가지고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봤다. 참사 발생 전, 발생 중, 발생 후 세 단계에서 국가는 배경을 제공하고 구조를 방기하고 책임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비극을 주도적으로 연출했다. 대통령과 정치 엘리트들이 민주체제에 도전했고 ‘가만히 있으라’며 대중을 억압했다. 현대사 70여 년 동안 ‘안보’ 중심 국가를 자임했던 대한민국은 국민의 안전을 앞장서서 파괴했다. 권력을 가진 그 누구도 이를 책임지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어쩌다 이렇게까지 병들었는가? 저자들은 ‘압축적 근대화’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분단을 매개로 세계적 냉전 속에서 기형적으로 형성된 ‘대한민국’은 자기 성찰 없이 맹목적인 근대화에 매달렸으며 이 결과물이 현재의 국가와 사회다. ‘박정희 식 프레임’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무책임·부정의에 대한 중독,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신, 정경유착의 일상화, 검열의 지속, 정체성에 대한 훈육이 대한민국을 정의한다. 금융위기와 IMF는 오로지 부의 축적과 대내외적인 힘에 대한 추종으로 지탱되는 국가의 성격을 더욱 강화시켰고, 그 결과는 세월호 참사에서 집중적으로 참혹하게 드러났다. 대한민국은 난파하고 있다.

복합적 리스크의 폭발, 정치적 통일체의 붕괴와 새로운 정체성의 탄생
그렇다면 이것은 종말을 의미하는가? 저자들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지금 이곳이 ‘복합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위기는 축적된 과거의 결과물인 동시에 미래의 전환을 이끄는 추동력이기도 하다. 기성 체제와 미래 권력이 충돌하고, 실현되지 않은 미래와 축적된 진부함이 경쟁하는 사회적 공간이 ‘위기’다. 이를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의 과정이었다. 정치 엘리트들은 기득권이 되어 민주주의를 파괴했지만, 대중들은 민주주의를 심화했다. 자연스럽게 정치적 통일체로서의 대한민국은 붕괴됐고, 이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틀로 그 구성원 모두를 규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압축적 근대화가 야기한 사회적 병리는 복합적 리스크의 폭발로 이어졌고 이는 국가 지배 구조와 구성원의 정체성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었다.
이를 가장 명백히 보여준 것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들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이 나라가 없는 사람들을 이렇게 속여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은 어쩌면 수동적인 시민이었을 이들을 변화시켰다. 정치체제 자체에 대한 의문은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는 자각으로 이어졌다. 저항하는 주체로서 투쟁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부끄러움과 경이로움을 느끼도록 했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연대의 추동력이 되었다. 난파하는 대한민국에서 인간다움과 진실을 향한 실천으로 대중들이 획득한 새로운 정체성은 헬조선이라는 말로 상징되는 위기를 탈출하는 출발점일 수 있다. 2016년 11월의 촛불은 이를 극적으로 표현한 집단행동일지 모른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 세월호 참사를 더 절박하게 고민하자
위기는 몰락의 촉매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는 역사적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압축적 근대화가 강요해온 복합적 리스크를 넘어선 공간에서 펼쳐낼 새로운 미래는 과연 가능할까? 당장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전망조차 여전히 불투명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아직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앞에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 ‘세월호 참사’가 여전히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명백한 진상 규명과 함께, 이러한 괴물을 잉태한 한국의 사회·권력 구조 전체에 대한 총체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일어났던 일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라는 프리모 레비의 경고는 또다시 우리에게 미래의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세월호 참사를 더 절박하게 생각하자는 것,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가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핵심이다.

책의 구성

이 책은 프롤로그, 에필로그 및 본문(1~3부)으로 구성되었다. 프롤로그(1장)에서 서재정은 세월호 참사 전반을 개괄하고, 분단체제·세계냉전·자본주의(신자유주의) 속 ‘압축적 근대화’와 다양한 양상의 몰락과 가능성을 함께 포함한 ‘복합적 리스크’를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의 병리적 현상들을 다룬 1부에서 이윤경(2장)은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현상인 규제 완화, 비정규직 양산, 공공 정책 포기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수돌(3장)은 중독조직 이론을 통해 인간적 가치를 포기하고 돈, 이윤, 권력에 중독된 국가의 무책임과 병적 양상들을 세월호 참사 전 과정을 통해 살핀다. 2부에서는 국가와 지배 구조의 작동 양상을 살핀다. 남태현(4장)은 정치 엘리트들의 민주체제 부정과 대중들의 민주주의 구현이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충돌했음을 밝힌다. 유종성과 박연민(5장)은 유신독재 박정희 정권 시기부터 이어진 국가조합주의가 형성한 정경유착이 세월호 참사에 끼친 영향을 살핀다. 박경신(6장)은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서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대한민국의 검열 및 국가후견주의가 참사 과정에 끼친 영향을 짚는다. 3부에서는 주체성 및 정체성을 다룬다. 문승숙(7장)은 고등교육 과정의 훈육 개념이 고등학생들에게 끼쳐온 영향력을 살핀다. 이현옥(8장)은 베트남인 유가족의 사례를 통해 민족국가의 구획을 넘어선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알아본다. 이현정(9장)은 현장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수동적 시민에서 저항적 주체로 나서게 된 세월호 유가족들의 삶과 투쟁을 이야기했다. 에필로그(10장)에서 존 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이라는 정치적 통일체의 붕괴에 대해 다뤘다. 김미경(엮은이의 말)은 세월호 3주기에 맞춰 도서를 준비하면서 겪은 박근혜 파면 사건과 함께 배신의 국가에 대해 말했다.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들을 참고했고, 오는 6월 폴그레이브 맥밀란(Palgrave Macmillan) 출판사에서 영문판(Challenges of Modernization and Governance in South Korea: The Sinking of the Sewol and Its Causes)이 출간된다. 표지에는 추모의 의미로 참사로 희생된 304분의 성함을 담았다. 인세수익금은 희생자 유가족 분들께 전달할 예정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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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학자들의 진실을 향한 노력

박근혜 정권(MB 시절에도 물론) 시기 비록 재외에 있을지라도 한국 사회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참여'하고자 했던 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책. 서재정(1장), 이현정(9장) 교수의 글은 특히 읽어볼만 하다. 미수습자 분들에 대한 조속한 수습과 함께,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국가와 정부의 구조 방기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 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출발점에는 세월호 참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Nergy flow 2017-05-27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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