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5

일제하의 노동운동 1920 ~ 1945 | 김경일 2004

高麗大노동문제연구소 한국노동운동사 2 | 김경일 | 알라딘


高麗大노동문제연구소 한국노동운동사 2 - 일제하의 노동운동 1920 ~ 1945
김경일 (지은이)
지식마당2004 




목차

제1장 서론
제1절 일제하 노동운동의 성격과 의의

제2절 노동운동에서 시공간의 문제
제3절 노동운동의 자료와 방법

제2장 노동자의 구성과 생활상태
제1절 근대 자본주의의 이입과 식민지 공업의 전개
제2절 노동자의 내부 구성과 특성
제3절 노동조건과 생활상태

제3장 1920년대 전반기의 노동운동: 1920∼1922/23
제1절 3·1운동의 영향과 노동문제의 대두
제2절 노동조합의 조직
제3절 노동운동의 전개와 양상
제4절 일본에서 초기 노동운동


제4장 1920년대 중후반기의 노동운동: 1923∼1928/1929
제1절 노동조합의 조직과 형태
제2절 노동운동의 이념과 활동
제3절 노동운동의 전개와 성격
제4절 일본에서 노동운동의 발전

제5장 비합법운동기: 1930∼1937/38
제1절 산업별 노동조합의건설과 혁명적 노동조합으로의 이행
제2절 개량주의와 어용 노동조합
제3절 노동운동의 고조와 지속
제4절 일본에서 노동운동의 심화

제6장 종전기의 노동운동:1939∼1945
제1절 전시체제로의 이행과 노동력 동원
제2절 노동운동의 존재 양상
제3절 일본에서의 노동운동
제7장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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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서론에서 제7장 맺음말에 이르기까지 본서는 일제하 한국 노동운동의 통사를 세밀하게 복원한다. 식민지라는 특수한 시공간 속에서 전개된 노동운동의 구조와 역학을 분석하고, 나아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 이루어진 재일 조선인 노동운동까지 포괄하여 입체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1. 요약

식민지 자본주의와 노동자의 형성 (제1장~제2장)

일제하 노동운동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식민지 공업화의 전개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일제의 식민지 자본주의 이입은 조선 고유의 경제 구조를 왜곡하며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조선인 노동자 계급은 민족적 차별과 계급적 착취라는 이중의 억압 구조에 직면했다.

노동자의 내부 구성을 살펴보면, 농촌의 몰락으로 양산된 저임금 미숙련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했으며, 여성과 아동 노동의 비중도 높았다. 이들은 비인간적인 장시간 노동, 살인적인 저임금, 그리고 일본인 노동자와의 극심한 격차 속에서 비참한 생활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이러한 객관적 조건은 차후 노동운동이 단순한 생존권 투쟁을 넘어 항일 민족운동의 성격을 띠게 만드는 토양이 되었다.

1920년대 노동운동의 전개와 분화 (제3장~제4장)

1920년대 전반기 노동운동은 3·1운동의 영향 속에서 폭발적으로 대두했다. 이 시기에는 최초의 현대적 노동조합들이 조직되기 시작했으며, 원시적 형태의 동맹파업이 빈발했다. 일본 현지에서도 조선인 노동자들이 독자적인 조직을 결성하며 초기 노동운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1920년대 중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운동은 질적인 전환을 맞이한다. 소수의 지식인 중심에서 벗어나 노동자 대중에 기반한 조직 형태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사회주의 이념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운동의 방향성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었다. 노동조합의 전국적 연대 노력이 가시화되는 동시에, 일본 내 조선인 노동운동 역시 일본 노동운동 세력과의 유대 및 갈등을 거치며 독자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전시체제기 비합법 운동과 종전기 (제5장~제6장)

1930년대 들어 일제의 탄압이 극도에 달하자, 노동운동은 비합법 영역으로 침잠한다. 이 시기는 혁명적 노동조합운동기로 규정된다. 합법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운동가들은 지하로 들어가 산업별 노동조합을 건설하고자 했으며, 계급 투쟁의 강도를 높였다. 한편에서는 일제의 회유에 넘어간 개량주의 및 어용 노동조합이 등장하여 운동 내 분열을 획책하기도 했으나, 현장 노동자들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저항은 멈추지 않았다.

1930년대 후반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의 종전기는 전시체제 확립에 따른 강제 동원의 시대였다. 일제는 국가총동원법을 통해 조선의 노동력을 병참기지화에 맹목적으로 동원했다. 극단적인 통제 속에서 표면적인 대규모 조직 운동은 억제되었으나, 태업, 탈출, 소규모 사보타주 등 생존과 저항을 위한 소리 없는 투쟁이 국내외 현장에서 종전 직전까지 끈질기게 이어졌다.

2. 평론

식민지성과 계급성의 유기적 결합

본서의 가장 큰 학문적 성과는 일제하 노동운동이 지닌 <식민지적 특수성>과 <자본주의적 보편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설명해 낸 점에 있다. 저자는 노동운동을 단순히 민족해방운동의 하위 범주로 환원하거나, 반대로 계급 투쟁의 관점만을 고집하여 식민지라는 특수 상황을 간과하는 이분법적 오류를 극복한다. 식민지 권력이 곧 자본의 주체였던 상황에서 노동자의 계급적 각성은 필연적으로 반제국주의 항일 투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음을 구체적인 통계와 사례로 증명한다.

시공간적 지평의 확장: 재일 조선인 노동운동의 포섭

각 장의 마지막 절마다 일본에서의 노동운동을 배치한 구조는 본서의 독창성을 돋보이게 만든다.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은 한반도라는 지리적 경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일본 본토의 탄광, 군수공장, 조선소 등으로 이주한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은 그곳에서 제국주의 핵심부의 모순을 온몸으로 겪었다. 저자가 시공간의 문제를 제1장에서 제기하고 이를 책 전체에서 관철한 것은, 한국 노동운동사를 동아시아적 차원, 나아가 이주 노동의 역사라는 현대적 관점으로까지 확장하여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역사적 한계와 현대적 의의

다만, 비합법운동기와 종전기를 다룸에 있어 사료의 한계로 인해 노동자 개개인의 내면적 인식이나 일상적 저항의 미시적 궤적을 완벽하게 복원하는 데는 일정 부분 아쉬움을 남긴다. 최고 지도부나 조직 중심의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학계의 한계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가혹한 탄압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노동자들의 주체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일제하 노동운동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국가 권력과 자본의 결탁 속에서 노동자가 어떻게 스스로의 권리를 옹호하고 조직을 건설해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식민지 자본주의라는 극단적 환경 속에서 피어난 저항의 서사는, 오늘날 세계화된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파편화된 현대 노동자들에게도 연대와 주체성 회복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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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목차만으로도 시대구분과 논점이 비교적 분명합니다. 다만 내용 자체는 노동사·식민지 산업화·사회주의 운동사가 겹치므로, 단순 줄거리보다 <책이 어떤 역사상을 세우는가>에 초점을 맞춰 요약하겠습니다.

<김경일, 『한국노동운동사 2: 일제하의 노동운동 1920~1945』 요약+평론>

김경일의 『한국노동운동사 2: 일제하의 노동운동 1920~1945』는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가 기획한 『한국노동운동사』 전집의 제2권으로, 3·1운동 이후부터 해방까지 약 25년간의 식민지 조선 노동운동을 다룬다. 2004년 지식마당에서 출간되었고, 520쪽 분량의 연구서이며 참고문헌과 색인을 갖춘 본격 노동사 저작이다. 이 전집은 조선후기부터 1996년 총파업까지 한국 노동운동 120여 년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정리하려는 기획이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일제강점기 노동쟁의 사례를 모은 책이 아니라, 한국 노동자계급의 형성, 식민지 자본주의, 민족해방운동, 사회주의 운동, 재일조선인 노동운동을 하나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해명하려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의 출발점은 일제하 노동운동의 성격 규정이다. 저자는 노동운동을 단순한 임금 인상 투쟁이나 작업장 내부의 경제적 갈등으로만 보지 않는다. 식민지 조선에서 노동자는 자본주의적 착취와 식민지 지배라는 이중 구조 속에 놓여 있었다. 일본 자본과 조선인 자본, 공장 노동과 항만 노동, 광산 노동, 철도·운수 노동, 도시 빈민층과 반농반노동자층이 뒤섞인 상태에서 근대적 노동자계급이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의 노동운동은 처음부터 경제운동이면서 민족운동이었고, 동시에 계급운동이었다. 이 점이 이 책 전체의 기본 관점이다.

제2장은 노동자의 구성과 생활상태를 다룬다. 일제하 공업화는 자생적 산업화라기보다 식민지 지배의 필요에 따라 편향적으로 진행되었다. 공업은 성장했지만, 그 성장은 조선 사회의 균형 잡힌 발전이 아니라 일본 제국의 군사적·경제적 필요에 종속된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열악한 주거, 불안정 고용, 성별·연령별 임금 차별 속에서 생활했다. 특히 여성 노동자와 아동 노동자는 식민지 공업화의 가장 취약한 기반이었다. 이 책이 중요한 것은 노동운동을 운동 지도자나 조직의 역사로만 쓰지 않고, 노동자의 생활 조건을 먼저 배치한다는 점이다. 노동운동은 추상적 이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생활의 압박과 모욕, 불안정, 생존의 위기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제3장은 1920년대 전반기의 노동운동을 다룬다. 3·1운동 이후 조선 사회에는 민족운동의 대중화, 사회운동의 성장, 노동문제의 부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조선노동공제회 같은 초기 조직은 계몽, 상호부조, 직업 소개, 교육 활동의 성격을 가졌지만, 점차 노동자의 권리 주장과 집단행동으로 나아갔다. 이 시기 노동운동은 아직 성숙한 계급운동이라기보다 노동문제의 공론화 단계에 가까웠다. 노동조합은 조직적으로 약했고, 지도층은 지식인·소시민 출신이 많았다. 그러나 바로 이 한계 속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을 하나의 사회적 주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1920년대 노동운동을 아직 초기 단계였지만, 이후 노동운동의 기반을 제공한 시기로 설명한다.

제4장은 1920년대 중후반기의 노동운동을 본격적 발전기로 다룬다. 노동조합 조직이 확대되고, 노동야학·강연회·신문·잡지 등을 통한 계급의식 고양이 이루어졌다. 이 시기 노동운동은 경제적 요구를 넘어서 사회주의 사상과 결합해 갔다. 파업도 단순한 생계형 저항에서 조직적 쟁의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민족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의 갈등, 사회주의 내부의 파벌 대립, 합법운동과 비합법운동 사이의 긴장이 계속되었다. 책은 이 시기를 낭만화하지 않는다. 노동운동은 성장했지만, 지도부와 현장 노동자 사이의 거리, 조직의 취약성, 일제 경찰의 감시와 탄압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제5장은 1930년대 비합법운동기를 다룬다. 이 시기는 책의 핵심부라 할 수 있다. 1930년대에 들어 노동운동은 산업별 노동조합, 혁명적 노동조합, 지하조직 형태로 전환된다. 이는 노동운동이 더 급진화되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합법적 활동 공간이 극도로 축소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산총파업 이후 일제의 탄압은 더욱 강화되었고, 노동조합은 공개적 대중조직으로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노동운동은 소수 정예의 비합법 조직, 사회주의 지하운동, 항일운동과 밀접하게 결합했다. 이 시기의 노동운동은 투쟁성은 강했지만 대중적 확장성은 약화되었다. 이것이 1930년대 노동운동의 역설이다.

제6장은 전시체제기의 노동운동을 다룬다. 1939년 이후 일본 제국은 총동원체제로 들어갔고, 조선 노동자는 산업전사라는 이름 아래 전쟁 수행의 도구로 동원되었다. 강제동원, 군수공장 노동, 광산 노동, 일본 본토와 사할린 등지로의 이동이 확대되었다. 공개적 노동운동은 거의 불가능해졌지만, 그렇다고 노동자의 저항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태업, 도주, 소극적 저항, 작업장 내 불복종, 비밀조직 등 다양한 형태로 노동자의 반발은 지속되었다. 책은 이 시기를 노동운동의 단절기로만 보지 않고, 극단적 억압 속에서 노동 저항이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 시기로 파악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재일조선인 노동운동을 별도 항목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조선 내부 노동운동만 보아서는 일제하 노동운동의 전체상이 보이지 않는다. 많은 조선인이 일본으로 건너가 공장, 토목, 광산, 항만 노동자가 되었고, 이들은 일본 노동운동과 조선 민족운동의 접점에 놓였다. 1925년 재일본조선노동총동맹의 결성은 재일조선인 노동자들이 단순한 이주 노동자가 아니라 정치적 주체로 조직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이 조선과 일본이라는 두 공간을 함께 보는 것은 식민지 노동사를 한반도 안에 가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평론적으로 보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노동운동을 <계급사>와 <민족사> 사이에서 균형 있게 다룬다는 점이다. 일제하 노동운동은 민족해방운동의 한 부분이었지만, 동시에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라는 계급운동이기도 했다. 민족주의 역사서술은 노동운동을 항일운동의 부속물로 축소하기 쉽고, 반대로 계급주의 서술은 식민지 지배라는 특수성을 약화시키기 쉽다. 김경일의 책은 두 요소를 함께 보려 한다. 노동자는 조선인이었기 때문에 차별받았고, 노동자였기 때문에 착취당했다. 이 이중성이 식민지 노동운동의 핵심이다.

둘째 장점은 시대구분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1920년대 전반기, 1920년대 중후반기, 1930년대 비합법운동기, 전시체제기라는 구분은 노동운동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처음에는 계몽과 상호부조, 다음에는 합법 노동조합과 대중운동, 그 다음에는 혁명적 지하조직, 마지막에는 총동원체제 속의 은폐된 저항으로 이동한다. 이 구조 덕분에 독자는 노동운동이 단순히 성장하거나 후퇴한 것이 아니라, 식민지 권력의 변화에 따라 형태를 바꾸어 갔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첫째, 노동운동사 연구가 대체로 조직·노선·이념 중심으로 서술될 때, 개별 노동자의 목소리와 감각은 약해질 수 있다. 노동자의 생활상태를 다루지만, 여성 노동자, 아동 노동자, 지방 소도시 노동자, 광산 노동자의 일상 경험이 더 두껍게 제시되면 사회사적 깊이가 커졌을 것이다. 둘째, 사회주의 운동과 노동운동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그 때문에 비조직적 저항, 생존 전략, 가족경제, 지역 공동체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덜 보일 가능성이 있다. 노동운동은 반드시 노동조합과 파업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침묵, 이직, 도주, 태업, 상호부조, 여성들의 생계 투쟁도 넓은 의미의 노동 저항이다.

셋째, 식민지 공업화와 노동계급 형성의 관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는다. 일제하 공업화가 노동자계급을 성장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식민지 수탈과 전쟁동원의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따라서 “근대화”라는 말만으로 설명할 수 없고, “수탈”이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이 책은 바로 그 복합성을 보여주지만, 독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식민지 근대성 논쟁과 연결해 읽을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일제하 노동운동을 한국 근현대사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부로 끌어올린다. 식민지 조선의 노동자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조직하고, 배우고, 파업하고, 이동하고, 때로는 지하에서 저항했다. 물론 그 운동은 미성숙했고, 파벌적이었고, 탄압 앞에서 자주 무너졌다. 그러나 바로 그 실패와 단절까지 포함해 노동운동은 해방 후 한국 노동정치의 깊은 전사였다. 이 책의 의의는 여기에 있다. 일제하 노동운동은 해방 이후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1920~45년의 식민지 현실 속에서 이미 고통스럽게 형성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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