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5

09 뉴라이트 위험한 교과서, 바로 읽기 - 뉴라이트의 위험한 역사 인식에 맞닥뜨려 오늘, 대한민국을 돌아보다!


뉴라이트 위험한 교과서, 바로 읽기 - 뉴라이트의 위험한 역사 인식에 맞닥뜨려 오늘, 대한민국을 돌아보다!

이신철 | 홍석률 | 홍윤기 | 역사교육연대회의 | 김종훈 | 박귀미 | 박찬승 | 박한용 | 오종록 | 주진오 (지은이) | 서해문집 | 2009-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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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본 | 332쪽 | 223*152mm (A5신) | 465g | ISBN : 978897483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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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운동가 및 단체들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섬과 동시에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내놓았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대안’ 교과서가 될 수 있을까? 또한 그들의 주장대로 우리의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일까? 올바른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을 위해 모인 교사들과 학자들은 이 책과 그 집필자들을 분석, 비판하며 “위험한 뉴라이트 교과서”라고 못 박는다.

뉴라이트 교과서를 펴낸 저자들의 약력을 보면 한국사 전공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한국사 전공자만이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공자도 아닌 그들이 역사 교과서에 문제 제기를 하다못해 ‘교과서’란 이름을 붙여 책을 펴내고 ‘대안’이라 주장하는 것에는 어쩔 수 없이 의심이 든다.

실제로 뉴라이트 교과서는 사실 서술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식민지 근대화론에 매몰되어 식민사관의 부활을 기도하고, 독재를 미화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는 순리이고 북한은 한국사의 보론으로 취급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위와 같은 사실 오류는 뉴라이트 교과서 곳곳에서 나타나며, 책을 집필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단순 오류를 넘어서는 것들도 많다. 이는 한국사 전공자가 아닌 경제학자, 정치외교학과 교수, 학자들만 집필에 참여하여 역사학계의 충분한 연구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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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4

1부│뉴라이트 교과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1. 새 정권과 역사 교과서 흔들기_이신철

2부│뉴라이트 교과서의 주역과 역사 인식
2. 교과서포럼의 실체와 의도_주진오
3.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_박귀미

3부│뉴라이트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4. ‘뉴라이트’의 식민사관 부활 프로젝트: 근대 초기 서술의 문제점_주진오
5. 식민지 근대화론에 매몰된 식민지 시기 서술_박찬승
6. ‘대안 교과서’의 난감한 역설: 교과서포럼 저, 《대안 교과서 한국 근ㆍ현대사》의 현대사 서술_홍석률
7. 뉴라이트 교과서의 친일문제 인식과 문제점_박한용
8. 뉴라이트 교과서의 북한 현대사 인식_이신철
9. 대안 교과서의 조건과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_김종훈
10. 뉴라이트판 역사책의 민족관ㆍ국가관ㆍ인간관ㆍ가치관: 헌법정신에 반하는 자해사관과 왜곡에 노출된 한국인상의 자멸적 대한민국론_홍윤기

4부│쉽게 풀어보는 뉴라이트 교과서의 문제점

부록│관련 자료와 관련 글





실제로 일본의 극우 역사학자들은 뉴라이트 교과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이 나오고 난 뒤, 한국에서도 그런 책이 나오는데 왜 일본 교과서를 왜곡이라고 하느냐는 반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일본에서 어떤 교과서를 만들든지 한국 측에...
대한상의의 분석안은 1945년 8ㆍ15해방을 결과론적으로 해석하여 연합군의 승리가 가져다준 선물로 간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또한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절대적 기아로부터의 구원”, “생명줄”과 같은 자극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09년 2월 14일 잠깐 독서





저자 :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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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쟁점 한국사 : 현대편>,<쟁점 한국사 세트 - 전3권>,<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 … 총 17종 (모두보기)
소개 :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교수.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북한 민족주의운동 연구』 『한일 근현대 역사논쟁』 『동아시아 근대 역사학과 한국의 역사인식』(편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현대사』(공저) 등이 있고, 최근 논문으로 「재일동포사회의 통일운동 흐름과 새로운 모색」 「대한제국기 역사교과서 편찬과 근대역사학」 등이 있다.



저자 : 홍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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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6월 민주항쟁>,<쟁점 한국사 : 현대편>,<민주주의 잔혹사> … 총 26종 (모두보기)
소개 :
1965년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현대사를 공부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냉전학회 연구이사, 한국사연구회 연구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북관계사, 한미관계사 등 한반도 냉전사가 주된 연구 분야이다. 4월혁명, 5·16쿠데타, 푸에블로호 사건, 판문점 도끼 살해 사건 등을 연구하고, 대학에서 ‘사건으로 읽는 한국사’ ‘역사로 읽는 현실’ 등 교양과목을 맡아 강의하면서 사건사 서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교와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방문연구원을 지냈...




저자 : 홍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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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서울대 철학 학사-석사,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박사
현 동국대학교 철학·윤리·문화학부 교수
주요 저서: 『철학의 변혁을 향하여-아펠 철학의 쟁점』(편저-철학과현실사, 1998), 『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역서-생각의나무, 1999), 『힌두교와 불교』(역서-한국신학연구소,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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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역사교육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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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2006년 교과서포럼의 뉴라이트 역사 인식이 등장한 후, 올바른 역사 인식과 교육을 모색하기 위해 결성되었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전국역사교사모임,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연구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저자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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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뉴라이트 위험한 교과서, 바로 읽기>
소개 : 강남중학교 교사.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을 역임했다.




저자 : 박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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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고등 셀파 특강 동아시아사 (2018년용)>,<고등 개념 뿌리뽑기 한국사 (2017년용)>,<역사 학습노트 중학 역사 2 (2018년용)> … 총 5종 (모두보기)
소개 : 수원외국어고등학교 역사 교사. 한국근현대사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자 : 박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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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한양대학교 사학과 교수




저자 : 박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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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 성 프란치스코대학 인문학 강좌 교수.




저자 : 오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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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여말선초 지방군제 연구>,<조선초기 양계의 군사제도와 국방>,<한국 한문사료 해석 연구> … 총 4종 (모두보기)
소개 : 고려대학교 사학과, 문학박사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역임

[주요 저서]
<조선정치사 1800~1863>(공저)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공저)
<고려 ~ 조선전기 중인연구>(공저)
<한국문화유산의 이해와 답사>(공저)



저자 : 주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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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근대사 1>,<한국 여성사 깊이 읽기>,<뉴라이트 위험한 교과서, 바로 읽기>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주요 논저로는 〈독립협회의 주도세력과 참가계층〉, 〈갑오개혁의 새로운 이해〉, 〈개화론의 논리와 계보〉, 〈한국 근대 국민 국가 수립 과정에서 왕권의 역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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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서평

벌써 몇 년 전부터 뉴라이트 운동가 및 단체들은 우리 아이들이 읽고 배우는 역사책, 역사 교과서에 문제가 많다고 목소리를 드높여 왔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좌편향되어 있고, 자학사관을 담고 있으며, 민중?민족에 갇혀 대한민국의 탄생과 경제 발전에 대해 낮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이승만과 박정희, 나아가 많은 기업인들을 역사의 주역으로 재평가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인정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아닌) 한성임시정부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두며, 북한은 보론으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는 순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러한 주장을 담아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섬과 동시에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내놓았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대안’ 교과서가 될 수 있을까? 또한 그들의 주장대로 우리의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일까? 올바른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을 위해 모인 교사들과 학자들은 이 책과 그 집필자들을 분석, 비판하며 “위험한 뉴라이트 교과서”라고 못 박는다.

“뉴라이트의 위험한 주장, 그리고 위험한 교과서”

2005년 1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이영훈, 국민윤리학과 교수 박효종 등이 중심이 되어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바로잡겠다는 기치를 걸고 ‘교과서포럼’이란 뉴라이트 단체를 만들었다. 교과서포럼은 경제 교과서 등에도 문제 제기를 했지만 주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비판을 하였다. 그들은 현행 근현대사 교과서가 “민중?민족주의 관점에 서 있는 좌파 교과서”일 뿐 아니라 “우리 역사를 부끄럽게 여기는 자학사관”을 담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통의 관점, 반공?반북적 관점, 식민지 근대화론의 관점에서 다시 서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이하, 뉴라이트 교과서)를 출간했다.
뉴라이트 교과서를 펴낸 저자들의 약력을 보면 한국사 전공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한국사 전공자만이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공자도 아닌 그들이 역사 교과서에 문제 제기를 하다못해 ‘교과서’란 이름을 붙여 책을 펴내고 ‘대안’이라 주장하는 것에는 어쩔 수 없이 의심이 든다.
실제로 뉴라이트 교과서는 사실 서술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식민지 근대화론에 매몰되어 식민사관의 부활을 기도하고, 독재를 미화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는 순리이고 북한은 한국사의 보론으로 취급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역사적 사실의 오류

“서재필이 추방된 후 윤치호가 회장이 되어 1898년 3월에 만민공동회를 개최하였다.”(60쪽)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서재필이 출국한 것은 5월이다. 다만 3월에 있었던 만민공동회 계획에는 서재필도 참여하였다. 만민공동회를 개최할 때 독립협회 회장은 이완용이었고, 그가 전라북도 관찰사로 부임하여 이탈한 이후에야 부회장 윤치호가 회장 대리로서 독립협회를 이끌었다. 윤치호가 정식으로 회장이 된 것은 8월 28일의 일이다.(…)
이승만이 내각제 정부를 수립하고 고종의 양위를 꾀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그는 의회와 성격이 비슷했던 중추원에서 박영효를 대신으로 추천하고, 실제로 반란을 모의하던 박영효 세력에 가담했기 때문에 체포되었다.

_본문 74-75쪽

위와 같은 사실 오류는 뉴라이트 교과서 곳곳에서 나타나며, 책을 집필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단순 오류를 넘어서는 것들도 많다. 이는 한국사 전공자가 아닌 경제학자, 정치외교학과 교수, 학자들만 집필에 참여하여 역사학계의 충분한 연구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에 매몰된 서술

일제가 공업화 추진에 따라 부족한 식량을 우리나라에서 착취하려고 산미증식계획을 1920년부터 15년간 추진하면서 증산량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미곡 수탈만은 목표한 대로 수행함으로써 농촌 경제를 파탄에 빠뜨렸다는 기존 교과서 서술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착취’ 또는 ‘수탈’의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그러한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은 강포한 외래 권력이 쌀을 강제로 빼앗은 것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크므로, 쌀이 일본으로 넘어간 경로는 ‘수출’이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함께 식민지 시기의 역사적 의의를 근대적 소유권 제도와 시장경제 체제를 확립해가는 과정으로 설명하였다.(…)
이영훈이 지적하는 또 하나의 신화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 부분이다. 정신대는 노동을 착취하고 군 위안부는 성을 착취하는 것으로, 둘은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국사 교과서가 정신대와 군 위안부를 동일시하는 집단기억을 형성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MBC <100분 토론>에 과거 청산에 반대하는 입장의 패널로 나와,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가 조선 처녀를 군 위안부로 나서게 만들었을 뿐 총독부가 강제 동원한 것이 아니라는 등 한국 민간인의 책임을 운운하고, 군 위안부 성 매매를 한국전쟁 이후의 미군 위안부 문제와 동일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하였다.
_본문 56쪽

근현대사 연구에서 민족이라는 관점을 배제하면 우리가 흔히 ‘친일파’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반민족적 행위자가 아니라, 단지 식민지 시대에 두 문명의 융합 과정에서 차별과 원심력보다 동화와 구심력의 논리를 조금 더 많이 적용한 사람들일 뿐이다. 따라서 그 제도에 적응하고 훈련받은 인적자본으로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최대 공신이 된다. 그리고 겨우 11살, 14살에 취업사기로 일본군 위안부에 끌려간 소녀들은 ‘자발적’ 군 위안부가 된다. 결국 뉴라이트 역사 인식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는 한편, 반민족적 행위를 단죄해야 한다는 개념이 설 곳을 잃게 한다.

독재의 미화

박정희의 ‘10월 유신’은 자주국방과 중화학공업 발전을 위한 것으로 미화된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주한 미군의 감축 움직임, 1972년 미국과 중국의 국교 수립(사실 이 부분은 이 책의 수많은 오류 중 하나이다. 미국과 중국은 1979년에 와서야 국교를 수립했다), 일본과 중국의 국교 수립 등 “한국을 둘러싼 군사 안보와 국제 정세의 중대한 변화를 맞아 박정희는 자주국방 체제를 추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노동 집약적 경공업을 대신하는 새로운 성장 산업이 필요”했고, 박정희는 이미 1972년 5~9월에 그러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 책은 박정희가 10월 유신이라는 정변을 일으킨 후, “자신에게 집중된 행정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자주국방과 중화학공업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다고 미화하기에 이른다.
_본문 16쪽

교과서포럼의 관심은 오로지 대한민국의 탄생과 그 이후의 경제 발전에 집중되어 있다. 그들은 경제 발전을 가능하게 한 이승만과 박정희, 나아가 많은 기업인들을 역사의 주역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발간한 뉴라이트 교과서에는 노동자들의 역할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빠져 있다. 그들에 따르면, 도시 빈민들의 생존권 확보 투쟁은 “철거에 물리적으로 저항하거나 국공유지의 유리한 불하를 주장하는 빈민촌의 집단행동이 사회적 물의”에 불과하다.

북한에 대한 인식

헌법을 유난히 강조하는 교과서포럼은, 38선 또는 정전선 이북 지역까지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규정하는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사의 보론으로 전락시키는 자기모순에 빠졌다. 북한에 대한 그들의 기본 인식은 “1946년 2월 일제가 제정한 모든 법률과 기구를 폐기해버림으로써 곧바로 문명의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식민지 시기는 “근대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였는데, 그 시대의 법률과 기구를 폐기해버렸으니, 어찌 문명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그 이후의 북한에 대한 서술은 보나마나이다. 분단 책임을 일방적으로 북한에 전가시키는 것(사실 이 문제에 관해 그들이 내세운 가중 중요한 근거인 ‘스탈린의 지령’은 사료 오독이며, 다른 근거들도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은 말할 것도 없고, 흡수통일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_본문 19쪽

그들에게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성과보다는 남북정상의 합의문이 남한에서 벌어진 ‘체제 논쟁’의 빌미가 되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남북 화해에 따른 이산가족 상봉과 경제 교류의 성과보다는 북한이 ‘집단생산과 집단분배’의 경제 체제를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서 인권이나 평화에 대한 개념을 찾아보기는 참으로 어렵다.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나 북한사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역사 교과서가 올바른 비판 정신, 평화와 인권 등 21세기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학생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면, 분명 뉴라이트 교과서는 그러한 대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 제일주의를 내세우고, 남북 이념 대결을 조장하며,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편입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역사 교과서가 우리의 미래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뿐이다.

“올바른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을 위하여”

박정희 정권이 유신을 전파하는 도구로 교과서를 활용한 이래 김영삼 정권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교과서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당대사 서술은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서술이 관행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그런데 2002년 제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한국 근현대사’ 과목이 생기고 검정제도가 도입되었을 때, 김영삼, 김대중 정권에 대한 서술이 편향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김영삼 정권 당시 야당이었던 현 여당은 마치 원형경기장에 들어선 사자처럼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그들은 “단군 이래 최대의 부정부패를 덮고 광적인 우상화 작업에 나선 것”, “현 정권의 힘 있는 사람이 4개 출판사에 현 정부의 치적을 기술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이 아니냐”, “청와대 비서실장과 교육부총리의 야심작” 등 막말을 쏟아냈다.
그로부터 6년 후, 현 정권의 힘 있는 사람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권의 첫 과학교육기술부 장관이 취임 100일도 안 돼, “우리의 역사 교과서나 역사 교육이 다소 좌향좌돼 있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근현대사가 폄하되지 않도록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언명한 것이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의견이라는 핑계를 대며, 교과서 집필자 개인에게 노골적으로 압력을 가하거나 출판사에 일방적으로 교과서 수정을 지시하고, 교과서 채택 기간이 이미 지났음에도 특정 교과서 채택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노골적으로 행사했다. 교과서의 집필과 수정은 교과서 검인정제도 하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교육과학기술부가 그런 제도는 물론이고 교육의 중립성마저 무시한 채 막바로 그런 일을 행한 것이다. 심지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뉴라이트 역사관을 담은 수준 이하의 DVD를 학교 현장에 뿌려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한편에서는 1970년대 성행했던 반공 만화의 속편 같은 만화책이 재향군인회의 이름으로 학교에 뿌려졌다.
이렇듯 교과서포럼을 비롯한 뉴라이트 세력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우리의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거나 사실에 입각한 역사 교육을 장려하기보다는, 자기들의 정치적 입장을 앞세운 비틀린 역사 인식을 담아 책으로 펴내고는 ‘대안’ 교과서라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이 일본 새역모(‘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쇼사 교과서와 매우 흡사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에 대해 최윤재(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교수)는 정곡을 찌르는 비판을 하고 있다.

“대안 교과서의 저자들은 근현대사를 사실(史實)에 근거하여 실증적으로 역사를 기술했다고 주장한다. 그 출발점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현재’이다. 바로 이 현재를 있게 한 원인으로서 ‘과거’를 찾고자 한다. 그래서 돌이켜보니 5·16과 박정희가 있고, 대한민국 건국과 이승만이 있으며, 구한말 개화파와 일제 식민 지배가 있었고, 그런 것들이 바로 오늘을 있게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흔히 ‘역사에서 가정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따라서 과거에 있었던 사실 그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역사를 올바로 보는 태도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실들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시간적으로 앞서 있다고 해서 모두가 후일의 원인이라고 단정을 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만약 대안 교과서처럼 앞에서 언급한 일들이 없었더라면 현재의 대한민국조차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그 사건들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 같은 논리로 앞의 사건들이 없었더라면 대한민국이 현재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가능할 것이다.”

현 정권은 “잃어버린 10년”을 입버릇처럼 되뇌인다. 그리고 모든 것을 10년 전으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교과서도 10년 전으로 되돌리고 싶어 안달이다. 미래 지향적이고 평화적인 가치를 담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수많은 학자들과 교사들의 노력은 안중에도 없다.
역사학자들이 밝혀낸 수많은 진실들이, 그리고 새로운 가치관에 걸맞은 역사 해석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왜곡되고 재단되어 학교 교육 현장에서 엉뚱하게 쓰이는 일은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문제가 되었을 때 많은 연구자들이 그것을 지적하고 학술적인 연구 성과를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한일 시민 사회의 영역에까지 진출해서 왜곡을 바로잡고자 노력했다. 덕분에 우리 역사 교과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많은 비판과 연구가 뒤따랐다. 지금의 검정제도와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부족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의 작은 성과이다.
역사학이란 다양한 사실들을 인과적으로, 시간적으로 종합 서술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인문과학적 가치 개념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란 서로 다른 가치관과 욕망과 이익 추구가 충돌하는 공간이다. 누군가의 사소한 이익이 다른 사람에게는 치명적 피해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역사가는 이러한 사회 현상을 자신의 역사관―인간과 사회에 대한 가치관―의 기초 위에서 재구성한다. 그것은 당시 역사적 상황과 엄밀한 사실의 기초 위에서, 그리고 인과의 사슬 위에서 인간이 추구할 길을 모색하는 것이기도 하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과연 그에 합당한 역사 서술과 역사 인식을 주장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들의 주장은 너무나 위험하다. 오늘 우리는 이들의 위험한 주장에 맞닥뜨려 올바른 역사의식 확립과 역사 교육을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하는 순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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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3편




[역사전쟁] 뉴라이트 교과서로 국정교과서를 예측해보다 雨香 ㅣ 2016-03-06 ㅣ 공감(2) ㅣ 댓글 (0)


박근혜정부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 역사교과서의 반발은 2000년대 중반부터 있어왔다. 2008년에 출간된 뉴라이트 교과서가 그 시초이고, 그 뒤 교학사 교과서이다. 국정화된 역사교과서의 방향은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마도 2008년 출간된 뉴라이트 교과서일 것이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현행교과서가 자학적 사관에 빠져있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교묘하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은 친일파들이 만들어낸 독재개발이다. 그래서 자랑스러운 역사는 일부 시간에만 한정된다. 조선 중후반 서술의 이면에는 어쩔 수 없이 일제가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식민지 시대를 거쳐 대한민국의 기초를 쌓았다고 본다. 광복절을 이야기하지 않고, 건국절을 이야기하며 친일파들을 옹호한다. 그들이 말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단지 친일파를 긍정적으로 말하기 위함이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조선이 잘못해서 일제가 들어올 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몰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중화제국론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조선에 대한 청의 규정력을 과대포장하고, 그것을 해체시킨 것이 일본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고종의 황제 즉위에 대하여, 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개화파의 노력이나 실추된 권위를 회복하려는 고종의 의도보다도 "청일전쟁에서 청이 패배했다는 동아시아 국제 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서술(56~57쪽)에서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서술은 일본이 조선을 독립시켜주었으나 결국 스스로 자강개혁에 실패하여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서술로 이어진다. (81쪽)



대놓고 일본의 시각을 대변하는 경우도 있다.


방곡령에 대한 설명에서도 "조선왕조는 흉년을 명분으로 방곡령을 발동하여 일본상인에게 타격을 주었다."(45쪽)고 했는데, 이는 당시 일본인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82쪽)



러일전쟁의 배경에 대한 설명을 보자. 러시아에 대해서는 '야심'이라고 하는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진출'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점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같이 '침략'을 '진출'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의 우익세력들이 후쇼샤 교과서를 통해 역사 인식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대표적 사례로서 (83쪽)



그리고 조선후기 민중봉기나 일제시대 의병 등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한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역사는 위대한 지도자에 의해 움직인다고 보는 시각일 것이다. 그 위대한 지도자란 이승만과 박정희이다. 그래서 그 시대의 공은 이승만과 박정희에 돌리지만, 과는 대충얼버무리며 넘어간다. 기본적으로 학자적 자질이 의심스러운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교과서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건국의 지도자인 이승만 대통령과 근대화 혁명의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적 역할을 강조한다. 역사를 설명할 때 구조와 행위자(주체)를 어떻게 결합시켜 서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엘리트 집단, 그리고 그 정점이 되는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일관성이 흔들린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집권기에 달성된 긍정적인 업적을 이야기 할 때는 지도자의 역할이 부작된다. 반면 유신체제의 수립 원인 등 비민주적 정치 행태가 언급될 때에는 중공업화, 안보 위기, 당시 정치 구조의 한계 등 환경적·구조적 문제가 강조된다. 이승만 대통령의 뛰어난 능력과 업적은 구한말부터 해방 이후까지 본문 서술과 별도의 박스 등을 통해 여러 번 자세히 소개되나. 그렇지만 1960년 3·15부정선거를 언급하는 대목은 "자유당 강경파는"으로 시작된다.(뉴라이트 교과서 173쪽)



뉴라이트 교과서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식민지 근대화이다. 식민지시절 경제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의 초석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말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해서 일제 식민지를 당연한 결과로 생각하게 하고, 경제발전의 배경에는 일제가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며서 독립운동을 자연스럽게 배제한다. 결과적으로 친일파들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공을 세웠음을 보이지 않게 이야기한다.




뉴라이트 특유의 식민지근대화론은 대한민국을 일제 식민통치(조선총독부)의 근대화 성과를 계승한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또한 이들의 건국절 제기는 친일 세력과 그 후계자들에게 '친일의 면죄부'를 줄 뿐 아니라 애국자이자 건국 공로자로 만들어주고 있으니, 뉴라이트 교과서야말로 친일 세력과 그 후계자들에게는 가뭄 끝에 단비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286쪽)



또한 일제에 협력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보통의 한국인들도 강제적으로 또는 자발적으로 전시체제에 참여하였다. 황민화 교육이 한창이던 전시기에 수많은 한국인 학생이 각급 학교에 다투어 진학하였다. 졸업생들은 전시공업화 정책으로 늘어난 국내외 일자리에 취업하였다. 하급직의 관료와 회사원은 징집된 일본인들이 떠나면서 남긴 자리를 이어받았다.

상공업자들은 1943년 전반까지 계속된 전시 경제의 호황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 일제의 광기어린 전시체제에 저항하기는 어려웠다. 공공연히 협력자로 나서지 않은 애국지사들도 식민지 말기 수년간은 숨죽여 지낼 수밖에 없었다.(170쪽, 뉴라이트 교과서 132쪽에서 재인용)

일제 체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고, 저항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들어 은근슬쩍 항일운동에 대한 언급없이 넘어간다. 이 글만 읽으면 일제 말기에는 독립운동이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독립에 기여한 바가 없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독립불가론을 강조해 친일이 어쩔 수 없었던 것임을 강조하여, 독립운동을 역사에서 지운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여자정신근로령' 부분은 박스 안에 자세히 쓰고 위안부 문제는 사진 설명으로 작게 기술하였다. 정신대 문제를 자세하게 쓴 것은 이 문제가 위안부 문제와 다름을 강조하고 싶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업자들이 여성들에게 큰 돈벌이가 있다고 하자 여성들이 이러한 꾐에 빠져서 갔다는 식으로 서술하였다.(뉴라이트 교과서 93쪽)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피해자들이 말하고 있는 강제연행, 인신매매, 유괴 등을 이 책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134쪽)



국정교과서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는 없지만, 국정화를 노골적으로 강행한 것을 보았을 때, 박근혜정부가 만들어 낼 국정교과서는 노골적으로 근대화를 강조할 것이다. 이승만의 건국과 박정희의 경제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친일파는 건국의 영웅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대한민국 건국절 70주년에 영웅으로 드러나는 사람들, 그냥 친일파로 보면 될 것 같다.

교과서에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도록 도아줘야 할 때 수수 ㅣ 2009-09-01 ㅣ 공감(0) ㅣ 댓글 (0)


[교과서에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도록 도아줘야 할 때]



안다는 것의 시작은 무엇일까? 일반적인 상식이든 지식이든 머릿속에 집어 넣기만 하면 아는 사람이 되는 걸까? 안다는 것과 제대로 안다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제대로 알기 위한 전제는 제대로 배우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가 없다.

학창시절에 배운 것들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지배적으로 장악한다. 그만큼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역사공부를 그리 잘 하지는 못했지만 학창시절에 배운 것들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꽤나 영향력 강하게 오랜시간 기억이 된다. 그리고 배운 것들에 대해서 별다른 의구심은 갖지 않았었다. 아마도 입시에 쫓기면서 지냈던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사회 속으로 첫발을 디디면서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서 배운 것들과 다른 현실을 만나면서 많은 혼란과 문제의식이 시작된다.

지금은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배우게 되는 교과서는 무시할 수 없다. 입시를 향해서 달달달 외우기는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백지 상태에서 받아들이게 되는 교과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교과서가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고 향상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모두 같은 마음일게다.

그런 부모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번에 개정된다는 역사교과서의 내용은 누구의 구미에 맞춘듯한 경향이 농후하다. 그도 그럴것이 잃어버린 10년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보수적인 경향이 농후하게 베어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 수립에 있어서 이승만정권에 더욱 정통성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제대로 단 한번도 이루어지지 못한 친일파 청산을 위한 노력까지 했다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나역시 교과서에서 제대로 만나지 못했던 4.3항쟁이나 여수 순천사건등에 대해 담겼던 내용도 거의 다루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개정 교과서의 내용이 보수성향이 강한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의 그것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사실 뉴라이트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그닥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이번에 뉴라이트계열의 사람들이 주축이 된 교과서 포럼의 대안교과서에 대해서 알면서 그동안 내가 알던 것보다 이들의 편향적인 시각이 그 위험 수위를 넘어 섰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과거의 중화주의를 따랐듯이 미국을 따르는 것이 대세라고 당당히 말하는 사람들, 대세를 따르기 때문에 암암리에 청산해야 할 친일파들이 자리잡고 있는 권력층을 옹호하는 듯한 이런 논리를 어떻게 타당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지...

현실에 안주한 자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동안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역사교과서까지 조물락거리는 실태가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아비가 도둑질을 한다고 자식들에게도 도둑질을 가르치고 그것을 올바르다고 말할 부모는 없다. 내가 그르더라도 자식은 올바른 길을 살기를 바라는 것인데, 이들의 부모 된 마음은 부재중인 듯하다.

정권이 바뀌자 마자 국방부 불온서적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이런 발상이냐며 헛웃음을 쳤듯이 과거로의 역행을 당연시하는 이런 발상에는 더더욱 헛웃음이 난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이런 영향력이 아이들이 배워야하는 교과서 속에 고스란히 녹아내린다는 사실이 여간 마음 아프지 않다. 이제는 교과서가 아니라 악과서가 되지 않을지....역사를 통해서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우고자 한다면 이제는 정말 제대로 된 다양한 시각을 만나도록 하는 힘든 과정이 우리 부모들의 몫으로 커다랗게 남겠구나 싶다.

指鹿爲馬가 되지 않으려면! saint236 ㅣ 2009-03-21 ㅣ 공감(15) ㅣ 댓글 (0)


지록위마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진시황의 아들 호해가 환관 조고와 짜고 자기 형 부소를 죽였다.그렇게 황제의 자리를 탈취한 호해인지라 항상 정당성의 문제를 안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호해를 황제로 올려 놓은 조고의 힘이 세어질 수밖에. 환관 조고의 힘이 강해지다 어느날 호해를 능가하게 된다. 자기의 권위를 과시하고 싶었던 조고인지라 하루는 꾀를 내어 사슴 한 마리를 가져다가 놓고 무엇이냐고 호해에게 물었다. 호해는 당연히 사슴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조고가 이번엔 신하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조고의 힘을 두려워한 신하들은 그것이 말이라고 대답하였다. 정당성을 잃어버린 황제의 권력의 덧없음과,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진실을 호도하는 조고와 살기 위해 진실에 눈감아야 하는 신하들의 비겁한 행동을 바라보면서 어지 그리 오늘과 같은지 모르겠다. 이래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권력을 휘두르는 이들이 과연 어디에서부터 탄생했는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박정희, 김영삼 대통령 모두 정당성을 획득하였던가? 국민의 소리를 들어가면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던 사람들이었는가? 당시에는 그랬는지 몰라도 세월이 지나고 그들의 권력이 지고난 다음 후세의 평가는 어더한가? 정당성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아닌가? 자기의 영달을 위하여 조국의 분단마저 우습게 생각했던 이승만! 말해 무엇하랴. 일본 만주군 출신인 박정희! 신군부 세력인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을 위해 국민의 염원마저 버리고 노태우와 손을 잡은 김영삼! 과연 그들의 정당성은 어디에 있는가? 일부 영남 인사들, 일부 반공주의자들, 일부 극우파에서 그들의 정당성을 찾지 않았는가? 그들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본주의를 자유주의라 말하면서 호도하고, 북한의 위협을 들먹이면서 반공을 외치던 것이 그들의 권력을 정당화시켜 주던 제도가 아니었던가? 더이상 그 약발이 먹히지 않았을 때, 김대중, 노태우 정부가 들어섰던 것이 아니던가? 권력의 정당성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초등학교 사회만 제대로 들었더오 알게 되는 아주 기초적인 사실을 무시한 결과가 아니던가?

인생 무상이라고 했던가? 김대중, 노무현의 같은 실책은 결국 이번에 이명박 정부로 권력을 넘겨 주게 되었다. 이제 다시한번 예전에 먹혔던 마스터 카드를 꺼내기 시작하였다. 소위 말하는 지록위마의 방법 말이다. 대체 에너지 개발이 빠진 하천 정비와 건설 산업 육성을 녹생산업이라고 부른다. 대책없는 민영화를 경영합리화라고 말한다. 임원들의 연봉은 그대로 두고 신입사원들의 연봉을 삭감하여 신규채용을 늘리는 것은 일자리 나누기, 고통분담이라고 한다. 이정도면 지록위마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여기에서 만족하지 못하는지, 화룡점정으로교과서 시비가 붙었다.

교과서 포럼의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역사에 대한 반성을 좌파라고 몰아붙이면서 자기들이 답이라고 한다. 대안이 아니라 대체라고 말하면서 여전히 자신들은 여러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한다. 과연 우리는 이것을 보면서 사슴이라고 해야하는가, 아니면 말이라고 해야하는가? 권력에 아부하기 위하여 중심을 잃은 자칭 역사학자들과 보수 언론의 띄우기는 차치하고 대한 상공 회의소의 주장은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들이 역사에 대하여 무얼 그리 많이 아는지 검인정을 거친 교과서를 난도질하고 고치라고 한단 말인가? 여의도와 청와대의 조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에게 사슴을 강요한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지록위마라는 말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들은 신하들의 소시민적인 태도때문이 아니던가?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장 내게 피해가 오지 않아야 한다고 진실을 부정하고 거짓을 말했기 때문인가? 단 한사람만이라도 죽음을 각오하고 사슴이라고 했다면 사슴이라는 진실을 묻히지 않았을 것이다. 목숨걸고 진실을 말할 수 잇는 단 한사람이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애쓴다는 생각을 해봤다. 사슴을 말로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저런다고 사슴이 말이 되는가 생각했다. 그런데 잘하면 말이 될 것 같다.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동의를 한다면, 우리 모두가 소시민적으로 대응한다면 사슴이 말이 될 것 같다. 금성교과서 사태를 바라보면서 이미 한번 경험하지 않았던가?

목숨 걸 한 사람, 진실을 위해서 타협하지 않을 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던 가운데 한 이름을 발견했다. 나도 역사학자가 아닌지라 감정적으로만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사 교육의 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시던 그분들이 성명서를 낸 것이다. 자랑스러운 그 이름을 보다가 한 이름 앞에 멈추어 섰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찾앗다고 하는 것이 맞다. 고등학교때 나를 가르치셨던 역사 선생님의 이름을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찾아 냈다. 내게 역사란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시고 한때 나로 하여금 역사학도의 길을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었던 그 분의 이름을 찾았다. 비록 내가 역사학도가 되지는 않앗지만 역사에 관심을 갖고 이 사회에 대하여 눈을 부릅뜨고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선생님의 이름이 거기 있었다. 이 이름이 내게 많은 힘을 주었다. 그분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 그리고 그분에게 영향을 받은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사슴이 결코 말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힘이 났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그분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그분의 그 작은 이름이 그 위치를 고수할 수있도록 지지하는 것이다. 힘을 보태는 것이다. 나도 사슴을 말이라고 하지 않도록 결단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이 나에게 던져준 큰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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