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1
초록불의 잡학다식 : 허구의 민족주의 - 민족주의에 대한 교과서
초록불의 잡학다식 : 허구의 민족주의 - 민족주의에 대한 교과서
허구의 민족주의 - 민족주의에 대한 교과서 *..역........사..*
by 초록불
2009/03/07 01:38
orumi.egloos.com/4083044
덧글수 : 59
허구의 민족주의 -
한스 울리히벨러 지음, 이용일 옮김/푸른역사
그림을 누르시면 알라딘에 연결 됩니다.
한국 사회는 민족주의가 장난이 아니게 과도하게 퍼져 있다. 사실 이른바 환단고기 신봉자로 대표되는 유사역사학이란 이 민족주의의 이상현상으로 발현한 것이다.
가령 <허구의 민족주의>의 옮긴이의 다음과 같은 말처럼
무엇보다 그것은 끊임없이 새롭게 정의되며, 여러요소들과 유연하게 결합하는 한국 민족주의 현상들 - 저항민족주의, 식민민족주의, 개발민족주의, 수구민족주의 등
진보로부터 수구까지 민족주의는 발을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나는 민족주의의 위험성이나 민족주의가 허구라는 주장이 사실 민족보다 계급으로 모순을 설명해야 마땅한 좌파성향의 사람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보며 늘 이상했는데 - 대개는 민족주의는 우파가 주장하는 것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 그것은 서구에서도 민족주의의 정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상당히 늦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책에서는 1983년에 어니스트 겔너, 베네딕트 앤더슨(상상의 공동체), 에릭 홉스봄(만들어진 전통)의 책이 나오면서 국제역사학계와 사회과학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으며 그로부터 민족주의 연구의 새로운 담론이 수립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저 책들이 국내에 번역된 것은 2003-2004년이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이런 연구에 뒤쳐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80년대 대학 시절 민족문제란 결국 통일의 문제였고, 중심부-주변부의 신식민문제였다. 분단이라는 것이 지배계급의 피지배계급 억압의 도구로 쓰이기 때문에 그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와야 한다는 논리가 횡행했고, 2차세계대전 이후의 세계는 직접적 지배를 벗어닌 미국과 유럽 등 1세계의 간접적 식민 지배 체제로 민족간 갈등 및 민족국가 수립을 통한 자주독립국 건설이라는 목표는 아직도 달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했다. 이런 시각이 현재도 상당히 남아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민족주의는 여전히 유용한 도구였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민족이란 것이 아무리 근대에 만들어진 개념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해도, 고조선으로부터 있어온 국가 = 민족이라는 틀을 깨기가 어렵게 된다. 이는 마치 지구가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가 여전히 "해가 뜬다"라고 말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우선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을 잠깐 보자.
서양의 민족주의와 민족국가의 역사적 성공으로 인해 19세기, 20세기 민족주의는 모범적인 모델로 라틴 아메리카, 일본, 결국 전체 동아시아, 남아시아, 태평양 국가들, 아프리카 그리고 1945년 이후 탈식민화된 전 세계로 수출되었다. 비서구 국가들과 식민지 지식인들은 민족주의와 민족국가를 추구해야 하고 가능한 한 빨리 모방해야할 근대성으로 받아들였기에, 서구 민족국가들이 수출한 민족주의와 민족국가 개념은 세계 여러나라에 전이민족주의로 이어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목이 이어진다.
가나, 짐바브웨, 아랍권 국가들에서는 흔히 기존 통치공동체의 역사적 토대가 없었기 때문에, 민족주의와 민족국가는 아주 불안정한 수입품으로 입증되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유럽세계처럼 1천년 천황제국의 전통을 민족 존재론적 의미로 쉽게 바꾸어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점은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민족주의, 민족, 민족국가는 분명 18세기 이후 나타난 서양 근대의 현상이다. 물론 이전의 여러 통치체제도 스스로의 충성심의 축, 이를테면 고대의 폴리스, 영주왕조, 도시제국, 영토국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민족주의와 민족은 그들의 경험과 사고의 지평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1983년이 민족주의 연구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해라고 했다. 그 전의 민족주의 연구 - 저자는 이것을 구민족주의 연구라고 한다. 그것에는 다음과 같은 전제가 있었다고 말한다.
1. 민족은 유럽 역사에서 준 자연적인 요소로 게르만족의 이동 이후 발생했다.
2. 민족은 자신의 고유한 국가를 가질 권리가 있다.
3. 민족이 국가를 가지게 되면, 민족정체성을 정당화하고 민족의 이념체계와 가치체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4. 마르크스적 사유방식에 따라 민족의 정치적, 언어적 기초가 민족주의 형태 내부의 관념적 상부구조를 만든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1980년대 이후 반박되었다. 세부적인 논증은 언급하지 않겠다.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직접 읽어보기 바란다.
여기서는 벨러는 새 민족주의 연구의 결론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민족은 우선 종족에 기반한 통치체제의 전통에 근거해 발전하고, 서서히 민족주의와 그 추종자들에 의해 독립된 행위 주체로 만들어진 '고안된 질서'다. 그러므로 민족이 민족주의를 만든다는 말은 틀린 말이 되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민족주의가 민족이라는 새로운 실체의 창조자인 것이다.
자, 여러가지 의문이 떠오를 것이다.
왜 민족주의는 근대 서구 문화권에서만 발생한 것인가, 라는 점을 따져봐야 한다. (동양의 민족주의는 서구에서 수출한 전이민족주의이다.) 벨러는 이렇게 말한다.
민족주의는 규범에 대한 믿음이 근원적으로 흔들리던 시기에 나오게 되었다. 가장 심각한 근대화 위기의 전형은 혁명이었다. (중략) 이 정통성 위기의 심화가 민족주의에는 좋은 기회가 된다. 왜냐하면 민족주의는 통치질서와 공동체를 새로운 정통성의 토대 위에 올려놓는 것을 보장하고, 대중을 움직이고 통합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혁명으로 인한 정통성 부재의 불안감에 대한 대안으로 민족주의가 등장하면서 영국-미국-프랑스가 민족주의를 내세운 선봉이 되었으며 이들의 근대화 성공으로 인해 민족주의는 "성공 신드롬"의 일부가 되었다. 거기서 예상되는 반론에 대한 이 답변을 중시해야 하겠다.
물론 민족주의는 처음부터 양면적인 성격을 띠었다. 민족주의의 대중 선동 능력이 사회 통합 원리로서의 민족주의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프랑스혁명에 대한 반항에서 보이듯, 민족주의가 사회적, 정치적 안정에 위험 요소라는 것도 증명된 것이다.
민족주의는 서구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자연히 기독교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선민의식"이었다. 이에 따라 자신들과 원수를 구분하는 것과(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이 중국과 일본을 미워하는 것), 역사적 사명을 주장하는 메시아주의를 발생시켰고 그 결과 민족을 미래의 민족국가라는 거룩한 땅 위의 예정된 목적지로 이끄는 미래의 메시아나 성지에 대한 믿음을 만들어냈다. (유사역사학 신봉자들이 동북아의 주인을 자처하며 세계질서를 한민족이 이끌게 되며 만주를 차지하게 된다고 설레발 치는 바로 그것.)
극렬한 민족주의자를 보면 그에게 민족이란 이미 신앙임을 알 수 있는데, 벨러 역시 그 점을 지적한다.
이미 종교적 전통들이 세속화되면서 민족주의 속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민족주의는 종교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종교 개념으로 민족주의를 정의하는 것은 타당한 일이다.
벨러는 민족주의를 이데올로기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관점이라고도 지적한다. 이것은 이미 거대한 문화 체계를 가지고 있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껏 서구 근대화의 과정에서 특정 계층이 민족주의를 받아들이고 발전시켰다고 생각해온 가설은 잘못되었다고 벨러는 말한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민족주의를 위해 운명지어졌거나 반대로 민족주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사회계층, 계급, 엘리트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상적인 것은 민족주의가 모든 사회적, 종교적, 지역적 경계를 넘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민족주의는 타자와의 구분을 필수 요소로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민족주의에 경도된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한국의 고유한 것을 찾아서 헤메는 데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남과 다른 무엇이 필요한데, 조선 사회에서는 그 구분적 요소로 "한글" 이외에는 발견할 수 없었고, 그 결과가 조선에 대한 극심한 매도로 남게 되고 만다. 또한 고대로까지 올라가도 고유한 민족성을 발견하지 못한 이들은 이른바 "국개론자"로 변하고 마는 것 같다.
민족주의는 다음과 같이 발전했다.
1. 기존의 공동체가 민족공동체로 발전한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2. 국가와 민족이 동시에 형성된다. (이탈리아와 독일)
3. 이주자를 받아들여 만들어진 국가들은 주도 문화를 통해 다양하게 혼합된 국민으로 구성된다. (미국,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 이건 오스트레일리아의 오자 아닐까?)
4. 식민지에서 벗어난 신생 민족국가는 다시금 특별한 역할을 한다.
서구 식민지의 엘리트들은 서구의 학교에서 공부하게 되면서 식민지 속에 상상의 공동체인 민족을 형성해나가기 시작한다. 독립운동에 나선 이들이 신학문의 수혜자들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런 시각에서 일제의 조선 통치를 살펴본다면 일제 지배층이 왜 그렇게 일시동인, 동조동근을 강조했는지 짐작이 가게 된다. 그것은 모순된 통치였다. 일본 역시 전이민족주의로 자신들의 고유성,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구분되고 있는 것을 생명으로 삼는 민족주의를 따르면서 언어와 역사, 문화가 구분되는 타 민족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이센은 팽창 정책으로 독일을 통일했고, 표준 독일어를 보급하여 국가와 민족을 동시에 형성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일제가 동조동근과 고대에는 한일 양국이 같은 나라였다고 강조한 것은, 마치 프로이센이 신성로마제국을 강조한 것과 동일한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정신나간 유사역사가 김운회 등이 이런 주장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서구 국가들의 근대적 경제성장은 흔히 민족국가의 성과로 평가되는데, 벨러는 이것은 단지 시기적 우연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서구 세계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둔 긍정적인 발전들, 즉 경제성장, 복지증진, 입헌국가, 법적 보장, 생활보험, 갈등제어 등은 결코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근대화로부터의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생겨난 것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민족국가 시대에 발전을 이룬 것은 우연이다. 그러나 집단적 기억에서 그것들은 민족국가들의 진정한 업적으로 간직되었다.
이 부분은 박정희의 개발독재와 민족주의 정책과 맞물려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질 것 같다. 그러나 현대사는 공부가 부족하니까 더 언급하지는 않겠다.
벨러는 마지막 장에서 민족주의의 위험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위기 상황에서 과도한 프로그램과 정책을 가진 극단적 민족주의로 변할 수 있는 민족주의는 간과할 수 없는 다른 위험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선택된 민족', 그 민족의 철천지 원수, '약속의 땅', 그 땅의 실존의 위협, 무제한적 요구를 가진 '역사적 사명' 등과 같은 엄청나게 극단적인 이념적 목표들이 민족주의 안에 녹아들어 있다.
바로 유사역사학에서 주장하는 것을 모두 볼 수 있다.
선택된 민족 - 천손민족
그 민족의 철천지 원수 - 한족
약속의 땅 - 작게는 만주에서 넓게는 중국
그 땅의 실존의 위협 - 자칫하면 북한도 중국 것
역사적 사명 - 짱깨를 무찌르고 크고 넓은 우리나라를 만든다.
벨러는 민족주의를 버리고 다음과 같은 가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 훌륭하게 기능하는 민주적 제도와 정부 시스템.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역시 연방주의
- 다양하게 발전하는 법치국가가 주는 법률 보장
- 사회보장국가가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사회보장
- 친환경적으로 성장하는 경제가 만들 수 있는 복지 효과
민족, 민족주의, 도서, 역사, 근대화, 식민지, 일제강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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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 : 역사 2009/03/07 01:38
태그 : 민족, 민족주의, 도서, 역사, 근대화, 식민지, 일제강점기
Daum View : 문화·연예 > 책 2009/03/0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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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tore 2009/03/07 01:44 #
언제나 좋은책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 한번 민족주의에 대해 공부해보려 하는데 이 책을 그 시작점으로 잡아도 좋으련지요? 거기에 구하기 쉬운 책인지도 (아시면)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부모님 눈 피해서 서점에서 주로 책을 구하는지라, 구하기 어려우면 일찍감치 헌책방이나 답사해볼려고요.
초록불 2009/03/07 01:48 #
책 그림을 누르면 알라딘에 연결됩니다. 정가에서 15% 할인 판매 중이군요. 저도 최근에 산 책입니다...^^;;
네, 타이틀에 적은 것처럼 이 책이 그동안 본 민족주의 관련 책 중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 개념이 잡힌 책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으로부터 시작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개별 사례가 매우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읽고 난 뒤에 자세한 책들을 보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tore 2009/03/07 01:51 #
;ㅅ; 답변감사합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몰래 서점에...(자명고와 슈타인호프님 책 살 돈만 아슬 아슬하게 남은 용돈이 이렇게 사라집니다)
초록불 2009/03/07 01:52 #
헉... 그건 좋지 않다는...-_-;;
ghistory 2009/03/07 01:50 #
베넥딕트 앤더스→베네딕트 앤더슨입니다.
초록불 2009/03/07 01:52 #
앗, 오자를 냈군요. 고맙습니다.
커맨더 2009/03/07 01:53 #
전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이원복이 말했던 열린 민족주의의 신봉자쯤 되겠습니다.
물론 그 열린 민족주의가 진짜 열린 모습이 되고, 민족주의의 과오와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제 3의 길'로써의 모습으로 완전히 실현되기까지에는 크나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그래도 그 길을 믿고, 밀어보려고합니다.
서평과는 관계없는 엉뚱한 댓글이긴 하지만, 민족주의 이야기가 나와서 실레쫌 했습니다.
초록불 2009/03/07 01:56 #
저는 늘 담당하는 사람의 선의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곤란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커맨더 2009/03/07 02:42 #
물론, 제도화가 선행되어야겠지요.
다만 열린 민족주의는 그 제도화를 키울 양분이라고나 해야할까요.
제도도 논의 끝에 나오는것이기 때문에.
덧. 그나저나 제 댓글에 오타 있네요. 실레쫌->실례좀
ghistory 2009/03/07 01:54 #
민족주의는 서구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자연히 기독교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는데:
사실 내셔널리즘이라는 게 일종의 정치종교지요. 기존 종교와 세속-정치종교의 차이라면 내세가 아니라 현세에서 그런 종교적 열정을 발산하도록 지향이 바뀌었다는 점이라고나 할가요. 사실 이런 인식도 그리 오래된 건 아닙니다.
초록불 2009/03/07 01:57 #
아, 그런가요.
ghistory 2009/03/07 02:00 #
내셔널리즘에 입각한 근대국가에서의 공공생활과 정치과정은 많든 적든 국가와 민족에의 헌신을 강조하게 되는데, 종종 그러한 강조가 민족과 국가를 과거에 신이 차지했던 위치에 올려놓게 된다는 지적입니다. 파시즘 체제들에서 이런 경향이 가장 두드러졌지요. 그러니까 근대정치가 마냥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긴 커녕 오히려 그 정반대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초록불 2009/03/07 02:04 #
네, 그런 부분은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Allenait 2009/03/07 02:40 #
좋은 책이군요. 하기야 민족주의 속에는 위험한 요소가 한둘이 아니었고... 파시즘 같은 걸로 빠질 요소가 꽤 보이더군요.
..지출 계획이 이제 폭주하게 생겼군요(..)
초록불 2009/03/07 11:05 #
이 책이 두께나 크기에 비해서 좀 비싸긴 합니다...ㅠ.ㅠ
채승병 2009/03/07 02:45 #
저는 한스-울리히 벨러의 주장도 비판적인 자세를 잃지 말고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벨러는 빌러펠트 학파의 이름난 좌파 사학자입니다. 나치시대에 대한 1980년대 역사가논쟁(Historikerstreit)에서 우파 사학자인 에른스트 놀테, 안드레아스 힐그루버 등과 한껏 맞짱을 뜬 바도 있지요. 그만큼 민족주의의 위험성을 강력히 비판해온 학자인지라, 설명하신 "근대주의적 해석"의 견지에서 이 책을 쓴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근대주의적 해석은 물론 망상역사에 경도되기 쉬운 민족주의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이야기하듯 "민족"이 그저 "민족주의"의 산물이냐는 점에서는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합니다. 종족의 개념을 넘어선 민족의 개념이 그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는 반론, 근대주의적 해석도 결국 서구중심적인 관점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강철구 교수의 글들(http://www.mediamob.co.kr/kangch07)을 참고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초록불 2009/03/07 11:05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소하 2009/03/07 02:57 #
저는 민족주의는 제국주의의 유아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는 힘쎈 놈이 장땡이고, 곧 자연(동물)의 세계라고... 호모 사피엔스라고 자처한다면 최소한 동물의 사회와는 차별이 있어야 되어야 한다고 생각되고, 힘, 권력, 지식, 자본의 "집중"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반대라서 항상 슬프고 우울합니다.
초록불 2009/03/07 11:05 #
저도...ㅠ.ㅠ
젤리 2009/03/07 03:30 #
민족주의의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그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인간 본연의 배타성이 아닌가 합니다.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중에 골수 민족주의자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도 민족주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방향에서 그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동남아 사람만 되면 깔보는 우리나라같은 민족주의는 하루 빨리 휴지통에 넣어야겠지만,
세계화, 글로벌화의 물결속에서 민족 고유의 개성을 지키는 방파제 또한 민족주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양날의 검처럼 조심해서 다루면 좋을텐데 쉽지 않겠지요.
초록불 2009/03/07 11:06 #
일단은 민족주의에 대해서 잘 알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허안 2009/03/07 08:38 #
우리나라의 민족주의는 더 나쁜것은 그나마 총체적 통합이 아닌 분열의 가지치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제 원적지가면 전라도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말이 진리로 통용됩니다. 그나마 요새는 용량모자란 누가 워낙 못해서 명절에 내려가도 조용하긴 합니다만 이후에 이 현상이 더 확대되면 이북놈들은 어떻다든가 엄마가 베트남인 것들은 어떻다든가 등등으로 변질 심화될까봐 걱정입니다.
초록불 2009/03/07 11:07 #
저도 호남 친구들이 많은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영남 친척들을 만나면 난감합니다.
야스페르츠 2009/03/07 09:33 #
이놈의 민족주의 때문에 네이버에서 항상 민족의 반역자로 낙인찍힌다능... ㅠㅠ 이 책도 한 번 읽어봐야 겠군요.
초록불 2009/03/07 11:07 #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 일독을 권합니다.
취월백랑翠月白狼 2009/03/07 10:34 #
아하, 꽤 유명한 책이죠 이거 ㅋ
근데 유사역사학 뿐만이 아니라, 현 체제의 역사교과서도 꽤나 민족주의 적이죠. 아무래도 식민사관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나왔고, 주변 나라들 역시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역사적인 분쟁을 유도(?)하다보니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이게 또 민족주의적 역사관으로 밖에 남을 수 없는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달까요. 물론 현실이 그런 와중에 우리만 쉽사리 '무기'를 놓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아쉽기는 하더군요.
초록불 2009/03/07 11:04 #
엄밀히 말해서 유사역사학은 민족주의의 사생아고, 적자는 어디까지나 현 국사교과서라고 해야합니다...^^
dunkbear 2009/03/07 10:57 #
'남과 다른 무엇이 필요한데, 조선 사회에서는 그 구분적 요소로 "한글" 이외에는
발견할 수 없었'다라... 하하하... 환빠나 유사역사학에 심취한 이들에게는 고구려가
시베리아, 아니 우주를 정복했어도 성에 차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ㅡ.ㅡ;;;
초록불 2009/03/07 11:05 #
조선에서 한글 말고 볼 게 뭐 있냐는 주장은 유사역사학 신봉자가 아니더라도 종종 볼 수 있는 말이랍니다.
dunkbear 2009/03/07 11:09 #
크억... 조선혐오가 생각보다 널리 퍼졌네요... 하긴 저도 뭐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종대왕과 충무공 빼고 조선시대에 뭐 특별한거 있냐고 생각했었던 전과가 있으니... ㅠ.ㅠ
그건 그렇고 오늘도 극렬민족주의가 낳은 추태를 하나 구경했습니다. 어이없더군요.
http://atonal.egloos.com/1879213
초록불 2009/03/07 11:29 #
쇼킹합니다.
다문제일 2009/03/07 12:39 #
조선 혐오는 좌 우를 가리지 않죠. 근대와 직결되는 시대라서 그런지 한 발 떨어져 생각하기가 쉽지 않나 봅니다.
三天포 2009/03/07 12:04 #
우왕 계몽주의자시네요
초록불 2009/03/07 12:34 #
저보고 하시는 말씀이시면... 저는 계몽주의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三天포 2009/03/07 13:03 #
헐퀴 아니신가요
ㅄ들아 그게 아냐 라고 호통치는 모습을 보고 아 계몽주의자구나 이 생각 했는데
그리고 계몽주의자들을 좌절시키는 끝없는 환상 떡밥들
초록불 2009/03/07 13:10 #
호통이라...-_-;;
三天포 2009/03/07 13:15 #
제 이글루가 오는 사람 없는 벽촌이지만 초록불님의 소식은 간간히 들을수 있답니다[웃음]
액시움 2009/03/07 13:54 #
호통친다고 다 계몽주의자면 학교는 골수 계몽주의자들의 소굴이게요;;
三天포 2009/03/07 14:11 #
그럼 목소리 작으면 계몽주의자가 아니게요 [웃음]
딱히 그런 의미에서 말씀드린게 아니였는데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초록불 2009/03/07 14:41 #
三天포님이 어떤 의미로 계몽주의자라는 말을 쓰고 계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계몽주의란 쉽게 이야기하자면, 귀족이 서민들이란... 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가 계몽주의적 태도를 가진다면 볼짱 다 본 셈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요. 저는 그저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할 뿐입니다.
그러니까... 악의를 가지고 계신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三天포 2009/03/08 00:52 #
에에 제가 말이 조금 마이페이스로 앞서 나갔네요
제가 댓글을 달땐 분석적인 면보다는 주로 탁 느껴지는 감상을 적기 때문에 생긴거 같네요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오컬트란 책에서 구덴베르크혁명과 관련해서
지식의 전파로 계몽주의자들은 마귀나 유령에 대한 미신을 몰아낼수 있을꺼라 믿었지만
뭐 오히려 양산형 미신 점책의 전파로 어쩌구... 란 내용이라.
제가 쓴 계몽주의자는 그런 그릇된 인식을 몰아내려고 애쓰는 사람.
이란 뜻이죠. 일제시대의 계몽주의자 처럼 쓴 의미는 아니랍니다
우리나라에서 계몽주의자라고 하면 그시대의 인상이 조금 강하려나요
초록불 2009/03/08 00:54 #
잘 알겠습니다.
rumic71 2009/03/07 12:25 #
정작 자신들은 잡다하게 뒤섞여 있는 영불미가 민족주의의 선봉에 선 것은 아이러니로군요.
초록불 2009/03/07 12:31 #
그것이 바로 민족주의의 정체와 연결이 됩니다...
진성당거사 2009/03/07 20:58 #
책 소개 감사합니다. 꼭 사서 읽겠습니다.
초록불 2009/03/07 21:04 #
쉽고 재미있더군요.
무한의끝을넘어 2009/03/07 22:38 #
창천항로에 이런 말이 나오지 않습니까... '하늘은 경외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받는 대상이어야 한다'... 민족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민족은 경외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받는 대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더 거기서 더 나아가 남도 사랑할 수 있는 자세로 발전해야겠지요...
조조(동승 등에게): '너희는 하늘을 경외하는 자들일 테지?'
무한의끝을넘(유사역사학 신봉자들에게): "너희는 민족을 경외하는 자들일 테지?'
무한의끝을넘어 2009/03/07 22:40 #
그리고 그 다음대사가 아마 三族을 滅....
2009/03/08 11:50 # 비공개 덧글입니다.
초록불 2009/03/08 12:35 #
네, 잘 알겠습니다. 불편하게 느끼게 한 점 죄송합니다.
Æterna 2009/03/08 18:26 #
맨 밑의 글을 보니까 이스라엘도 환빠들과 별반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선택된 민족 - 유대민족
그 민족의 철천지 원수 - 로마, 중동
약속의 땅 - 요단강 서안, 골란 고원
그 땅의 실존의 위협 - 아랍인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역사적 사명 - 팔레스타인을 합병하고 주변국들의 땅을 먹어치우며 크고 아름다운 땅을 만든다.
(이스라엘 국기가 "이스라엘이 차지해야 될 영토는 나일강에서 유프라테스강까지다"라는 걸 상징한다고는 하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초록불 2009/03/08 18:32 #
이스라엘도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국기 이야기는 잘 모르겠네요.
kkkclan 2009/03/09 15:06 #
언급하신 내용의 민족주의가 한국과 같은 형태의 민족주의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 지에 대한 해답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신식민지 이론이나, 제3세계 일반에 퍼져있는 저항적 민족주의에 대한 개념화와 정의가 뚜렷이 보이지 않아 아쉽네요.
초록불 2009/03/09 19:24 #
음.. 글쎄요. 매우 뚜렷합니다. 제가 요약 소개를 하기도 했지만, 자세한 것은 역시 책을 보시는 게 낫겠습니다.
사과향기 2009/04/16 23:14 #
초록불님께선 재야사학에 촛점을 맞추고 계신 것 같은데 제가 봐선 우리나라 사학계전반(문학계는 말할 필요도 없고)적으로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물안 개구리식 생각이 팽배했고, 뭔가 피해의식에 젖어있는 듯 하던데요.
초록불 2009/04/17 01:03 #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과향기 2009/04/17 22:03 #
ㅎㅎ 그러시군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너무 길어져서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그리고 초록불님께서 사학을 전공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초록불님의 여러 글을 본
것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전에 간도와 관련해서 조선왕조실록 내용 중 백두산정계와 관련해서
한때 콩깍지가 씌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과연 자신과 주변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제3자적 입장에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솔직한 느낌으로는요.
초록불 2009/04/17 23:05 #
역시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댓글로 할 수 없는 이야기는 포스팅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간도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그 어떤 문제라 해도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면 수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퍼가는 것을 금지한다고 대문에도 박아둔 것이고요.
객관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인류에게 학문이 발생한 이래 언제나 고민하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위 댓글을 보면 맥락도 없고 일관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국내사학계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을 이 포스팅에 붙여놓은 이유를 모르겠으며, 그 문제가 뭔지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사학계의 문제를 저한테 이야기하시는 이유도 저로서는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저는 역사학계에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는 사과향기님이 어떤 일을 하는 분인지, 어느 정도의 경륜과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인지 모릅니다. 대뜸 국내역사학계가 우물안 개구리다 라고 말씀하셔도 아무 것도 와 닿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생각하는 고냥이 2010/01/23 05:52 #
허구의 민족주의란 책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 중 한 명으로써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요약을 잘 하신거 같네요.^^
개인적으로 전 이 책을 읽으면서 흔히 무의식 중에 자리잡고 있는 민족이란 단어가 어떻게 형성되고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로부터 민족주의라는 일종의 이념적 체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왔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던거 같네요.
다만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분명 민족주의에 대한 작가의 정의와 분석은 굉장히 설득력 있고 냉철하다고 느꼈지만 서구에서 동양권을 포함한 비서구권으로 수출 되면서 더욱 다양한 모습을 띠게 되었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부분에선 조금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간단히 말해 너무 서구중심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본 것은 아닌가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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