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4

이헌모 교수[도쿄 30년, 일본 정치를 꿰뚫다 - 아베의 아름다운 일본은 있는가]

[독서생활] 오래간 만에 일본정치에 대한 책을 사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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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일본에 사시는 페친 이헌모 교수의 <도쿄 30년, 일본 정치를 꿰뚫다 - 아베의 아름다운 일본은 있는가>   (2018).
- 내가 일본 정치에 관한 책을 마지막으로 산 것은 2000년도 이전이었던 같다. 나는 호주 대학에서 일본에 대해서 가르처 왔지만, 나의 분야는 일본정치가 아니라 일본사회였다. 나의 과목에서도 일본정치에 대한 강의도 있지만, 일본 정치가 전문인 다른 교수가 가르치는 과목이 있으니, 내 과목에서는 전후 일본의 프레임워크로 정치 부분을 소개해야만 되어서 그 부분도 개론적으로 가르친다. 그래서 일본(의 정당)정치도 가르칠 만큼 이해를 해야 하기는 한데, 200년 이후로 책을 사지 않은 이유가 재미있다. 그것은 일본의 정치가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데 있다. 일본 정치에 대해 2018년에 쓰여진 책이라고 해도 1970년대에 쓰여진 책에 쓰여진 것과 바뀌지 않은 부분이 바뀐 것보다 더 크다. 2000년 이후에도 일본 정치에 대한 책이나 논문들을 읽어왔지만,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새로운 변화에 관한 부분 만 복사하여 읽으면 되는 정도라서 책을 살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이 변하지 않는 일본의 정치구조라는 것은 자민당 일당우위를유지하는 몇가지  요소로 요약된다. 1) 우선은 실질적으로 야당들의 분열, 2) 파벌정치, 금권정치에도 불구하고 이데오르기보다 실용주의 , 3) 정치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 자민당의  경제 실용주의 지지, 4) 철의 삼각지배층의 결속구조 (세번 째의 그림), 등. 이런 구조에서 변화가 시작한 것이 1990년대 말부터 이었으나, 이 구조는 기본적으로 계속 남아있다. 일본정치에 대한 새 책에서 기대하는 것은 물론 아베의 등장과 개헌을 향한 움직임에 대한 분석이다. 
- 이번에 책을 산 것이 새로운 것은 일본 정치에 대한 <한국>책을 샀다는 것이 새롭다. 내가 일본이나, 일본 정치에 관한 책을 산다면 두번째 사진에 있는 것처럼, 영어책을 사왔다. 그 이유는 우선 영어세계에서 영어로 살며 영어로 가르치므로, 영어 문헌을 소화하여 학생들에게 소개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일본을 이해하려면, 호주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한국책을 아니라 영어책을 읽는다. 일본을 공부하려고 영어책이나 일어책은 읽어도, 한국책은 읽지 않는다. 영어책이 일어책보다 좋은 것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쓰여저 있기 때문에 좋다. 한국어 책도 외국인에 의한 책이라서 제 3자의 입장이라고도 보여지지만, 일본에 관한 한국책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비틀어진> 시각이 있는 것이 문제이다. 영어책도 오리엔탈리스트의 비틀어진 시각이 있지 않은가 생각도 되지만,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그 시대는 지난 지 오래되었다고 보인다. 적어도 그 비틀어짐이 한국 만큼은 아니다. 일본을 보는 한국의 비틀어진 시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짧게 말하여 <반일감정>이다. 일본은 양심이 없고, 부정직하고, 음흉하다. 그것이 이차대전 후에 70년이 지나도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시각에서 일본에 대하여 쓰여진 한국책을 본다면 그것은 일본에 대한 책이 아니라 한국의 일본관에 대한 책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내가 일본에 관한 한국어 책이나 글을 읽는 것은 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읽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본관, 그러므로 한국을 이해하려는 것이 된다.  
-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인이기는 하고, 한국의 독자를 위해 한국어로 썼지만 일본에서 30년을 살아왔다고 하니, 일본을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 그래서 일본 정치의 변화에 대한 나의 이해도 업데이트 시키고 일본에서 오래 살아온 저자의 눈으로 일본을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사보게 된 것이다. 
- 그런데 이 책에 대한 출판사 소개에는 이런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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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아베?
- 왜 일본은 아베를 또 선택했는가
2018년 9월 20일, 현(現)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3회 연속 자민당 총재로 당선됨으로써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라는 타이틀에 한발 다가서게 되었다. 부인 아키에(昭恵)까지 연루된 ‘사학 스캔들’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아베는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시대를 거스르는 군국주의로 회귀해 “아름다운 일본을 되찾는다(美しい日本を取り戻す)”는 야망을 키우는 아베 총리와, 그의 든든한 버팀목인 자민당을 일본이 다시 선택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일본의 보수화와 우경화의 뿌리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아베와 자민당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기 훨씬 전에 쓰였는데, 이변이 없는 한 아베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 조목조목 예견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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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 부분을 보라: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시대를 거스르는 군국주의로 회귀해 '아름다운 일본을 되찾는다(美しい日本を取り戻す)'는 야망을 키우는 아베 총리"
-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한다거나, 하려고 한다, 그리고 아베가 그 선두에 서있다는 것은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해라서, 나는 그걸 "비틀어진" 사각이라고 보는데, 그 이해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 "친일파"이거나, 요즈음은 "토착외구"라는 말을 듣게 되어있다. 이 출판사의 책소개는 이렇게 되어있는데, 과연 이 책은 그 일본에 대한 그러한 한국의 "비틀어진" 시각에서 쓰여진 것인지, 아니면 독립된 다른  시각에서 쓰여젔는지, 나처럼 보자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 책을 읽자니, 우선 몇가지 한국인이 흔히 하지 않는 종류의 관찰이 보인다. 1) 일본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없다. 이건 개인이 아니라, 법적, 제도적인 차별을 말하는 것이다. 2) 일본 국민들 개개인들은 국적과 상관없이 외국인과 껄끄러운 감정없이 살아간다. 3) 일본 학생들은 한국에 대해 지식이 부족할 수는 있어도, 그릇된 편견은 없다. 4) 일부 일본인들에게서  한국인에 대한 폄한 발언이 있어도 대부분의 일본의 일반 시민들은 정치와 상관없이 살아간다.  
- 이 책에서는 개헌에 관한 부분이 또 새롭다.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하여는 개헌에 대한 일본의 지식층의 이해를 소화한데서 나온 것 같다.
1) 개헌은 아베가 없어도 시간 문제로 이루어 지고 있다. 
2) 개헌을 하더라도 일본 국민의 선택이니, 다른 나라사람 (특히 한국인)이 왈가왈부 할 사항이 아니다. 
3) 아베를 우익, 특히 극우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니 일본에서는 그렇게 이해되고 있지 않다. 
4) 물론 우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일본회의와는 협력적 관계에 있다. 공동 목표가 개헌이다. 
5) 이들은 일본 헌법이 미국정에 의하여 일본에 억제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밝혀저 있다. 이 헌법이 통과되기까지는 사실상 일본측의 input이 크게 있었다. 
6) 그리고 개헌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소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헌법해석은 이미 2014년에 도입되어있어, 자위대를 외국에 파견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7) 그러나 자민당은 개헌 노력을 계속 할 것이다. 국민은 오랜 시간을 걸려 개헌에 이미 익숙하게 되어있다. 
- 우경화에 대하여는:
1) 애국심 교육의 도입이 있었다. 국가, 나라, 전통을 사랑하라는 교육.  
2) 좌익, 리버랄의 개인 중시에 대한 우익의 집단 중시. 
3) 일본 민족 중시 - 한국에서는 좌익이 민족중시하는 것에 대조된다.
아베의 인물평: 
- 특별히 흥미로왔던 것은 아베의 인물평전이다. 아베의 소위 "우익" 사상은 어디서 왔늘까?
- 한국에서는 보통 외조부 키시의 손자로 알려저 있고, 그 영향과 계속성을 말한다. 
- 그런데 아베의 친할아버지는 일제시대에 정치가였느데도, 평화주의자였고,  놀랍게도 전쟁 중에도 반전을 주장하고,  토조 수상의 국국주의를 비판했다고 한다.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그런 인물이 아베의 친 할아버지였다는 것이 놀랍다. 그러나 그는 1946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해서 아베에게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 
- 그러나 아베의 아버지도 역시 우익이거나, 나쇼날리스트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친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저 있다고 한다. 아버지도 64세에 췌장암으로 사망한다. 그래서 외할아버지 키시와 접촉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베는 대학시절에는 평범하고 얌전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의 성장과정만을 본다면 우익 사상을 가지게 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든다. 
- 그러나 외조부 키시를 존경한 듯하다. 외조부 키시가 신 안보조약 체결을 추진하다가 안보반대투쟁 (소동)에 의해 퇴진을 당한 것에 대한, 외조부의 꿈을 자기가 이루겠다는 집념이 생긴 듯하다고 한다. 결국 이 꿈이 우익 조직 일본회의와의 협력을 추구하게 하는 요인이 된었다는 것이다.
- 여기서 이 책의 저자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부분을 길지만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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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회의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를 받는 아베정권이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일본회의가 추진하고 활동해 온 사항들이 하나씩 하나씩 달성되며, 개헌이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 헌법을 개정해 군대를 보유하고 더불어 교전권을 인정한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일본 국민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기존의 평화 헌법을 포기하고 국가로서 새로운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이는 상식적으로 국가의 기본적 조건을 갖추려는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남과 북이 대치되어있는 상태니까 징병제가 있어야 하고 당연히 군대도 보유해야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고 한다면 그건 설득력이 없다. 왜 일본은 다른 나라와 달라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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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오면 이 책은 한국의 "비틀어진" 일본관에 의해 지배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인은 그 비판으로 일본은 그 근성 (유전자)이 침략적이기 때문에 보통나라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미국의 저명한 일본 정치 전문가 제럴드 커티스의 말을 들어보자. (마지막 두 사진)
사진인용의 요약:  
- "일본의 DNA 속에 군국주의가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완벽한 편견입니다. 이런 헌법상의 속박이 없으면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
- 출판의 이 책 소개는 다행히 완전히 엉터리였고, 편견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저자는 그런 책소개를 받아드렸을까? 허기야 그래야 책이 더 잘팔리기는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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