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6

최병천 '국가주의 시장경제'의 경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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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천  < '국가주의 시장경제'의 경로 탈출을 자신의 미션으로 하는 정치적 리더십..> 

드디어 이영훈 교수 등이 쓴 <한국형 시장경제 체제>를 읽기 시작했다. 19대 국회에 들어와서 내가 '실제로' 목도한 한국경제는 관료주도 계획경제적 요소가 많았다. 관치금융, 관치공정위, 관치산업예산, 관치교육 등이었다. (*이를 이영훈 교수는 해외 학계의 자본주의 다양성 논의를 인용하며 <국가주의 시장경제>라고 표현한다.)
나는 그 뒤로 이런 문제의을 더욱 진전시켰다. 그래서 그 역사적 기원, 작동 메커니즘, 대안적 해법에 관한 고민을 수년간 진전시켰다. 이에 대해 정돈된 글을 써 볼 계획을 갖고 있다.
아래 인용한 이영훈 교수의 글은 내 생각과 싱크로율이 95% 이상이다. 결론격인 '조정시장경제'보다 '자유시장경제'가 한국경제의 개혁방향으로 친화적이라는 주장에도 적극 동의한다.
조정시장경제가 작동하기 위한 핵심 전제조건은 '사회적으로 폭넓은 지지기반을 갖는' 노동조합-노동운동의 존재 여부이다. 그런데, 최소한 단기간에는 한국에서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실천적 핵심은 이영훈 교수가 언급한 •강력하고 공정한 법치 •경쟁, •계약, •위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한국적 현실에서' 어떻게 정치적-정책적으로 실현시킬 것인지의 문제이다.
이영훈 교수가 표현한 <국가주의 시장경제의 경로를 탈출하게 하는 것을 자신의 책무로 하는 정치적 리더십>은 내가 의원실을 그만둔 이유이기도 하며, 나도 기여하고 싶은 미션이다.
아래는 이영훈 교수가 자신의 글을 마무리하는 단락에 있는 문장의 일부이다.
================
" (..) 한국의 자본주의를 그를 국가주의 시장경제로 이르게 한 진화의 경로를 탈출할 수 있다면, 그러한 행운을 자신의 책무로 실천하는 정치적 리더십이 출현한다면,
그와 더불어 이 나라를 네덜란드와 같은 교역국가의 수준으로 완전 개방할 수 있다면, 이 나라가 새롭게 나아갈 방향은 <조정시장경제>보다 <자유시장경제> 쪽이 훨씬 친화적이다.
강력하고 공정한 법치가 행해진다면, 이 나라의 개성적인 인간들은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원리인 경쟁, 계약, 위계의 덕목을 새로운 통합의 질서로 수용함에 커다란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
.









85李宇衍 and 8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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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宇衍

만나시죠. 9월에는 무지 10월 중순경시간 될 것입니다. 우선 연락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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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bok Jeon

자유지상주의군요. 시장을 자유와 동의어로 여기는 이데올로기, 시대에 매우 뒤떨어질뿐만 아니라 위험합니다. 2008년 위기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헤롱대는 세계경제가 안보입니까? 시장을 신격화하지 말고 현실을 보세요. 시장은 많고 풍부한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시장으로 통일하자는 생각, 나찌랑 비슷합니다


Yong-Seok Won

뉴라이트의 그 이영훈? 전혀 동의가 안되는군요.
http://www.mediawatch.kr/news/article.html?no=250552



MEDIAWATCH.KR
“위안부=성노예 주장은 ‘환상’...선진국 되려면 합리적 사고해야”“위안부=성노예 주장은 ‘환상’...선진국 되려면 합리적 사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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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gi Kim

제가 이영훈 교수의 책을 읽지 않아 말씀드리는 것이 조심스러우나, 보좌관님의 글에 한가지 오류가 있어 보여 댓글 남깁니다.
보좌관님께서 조정시장경제의 전제조건이 노동운동과 노조라 하셨는데, 이는 Voc와 별 상관이 없습니다. 조정시장경제로 분류되는 국가들이 대부분 노조가 강한 건 사실(단순 연관성)이지만, VoC이론은 노동운동과의 어떤 인과성도 증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VoC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가 국가마다 다른 이유, 그러니까 조정시장경제와 자유시장경제로 국가마다 분류되는 이유는 “직업교육시스템(vocational training system)입니다. 그리고 이 직업 교육 시스템은 전적으로 <기업가들이 선택>한 것입니다.
(VoC이론이 학문적으로 주목받아온 이유도 그동안 복지국가의 발전이나 국가의 경제 시스템의 선택을 노동의 힘-demand side-이나 정부정책선택-government side- 으로 설명하던 기존 이론에서 벗어나, <기업가>의 선택-supply side/firm-level-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조정시장경제 국가들의 경우에는 specific-skill를 갖는 직업을 갖게 만들고, 자유시장경제의 국가들은 general-skill를 갖는 노동자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직업교육 시스템의 차이가 자본주의를 다양하게 만드는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이 바로 VoC 이론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영훈 교수가 조정시장경제를 국가주의 시장경제로 변역했다면, 이는 엄청난 오역일 것입니다. VoC 관련 전문가분들이 보면, 굉장히 화를 내실 지도…
뭐 예컨대 관치금융이라는 부분, 저도 VoC 읽어봤지만 관치금융으로 표현될만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VoC에서 금융에 관한 논의는 기업의 자본차입에 대한 내용일텐데, 자유시장경제는 market-based, 조정시장 경제는 bank-based라는 것입니다. 뭐 영미권 기업은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본을 투자받는 경향이 크다는 것(단기투자)이고 조정시장경제권 국가들은 반대로 은행에서 차입을 택한다(장기투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직업시스템과 어떻게 인과성을 갖는지도 제시하는데 지금은 잘 기억안나네요.
뭐 여하튼 이런 내용입니다. VoC와 관련된 논의는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특히 해외에서요. 이와 관련된 한국의 연구논문을 소개해드리고자 김윤태 교수가 예전에 쓴글을 찾아보았는데, 잘 안나오는 군요ㅎㅎ 내일 오전에 다시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참고로 VoC이론은 피터 홀이라는 LSE교수가 독일에 안식년으로 갔다가 직업교육시스템이 자신의 나라인 영국과 너무 차이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껴, 친구인 옥스포드의 데이빗 소스키스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결과라고 합니다. ㅎ
아래 링크는 홀이 올려놓은 VoC서문입니다.
http://www.lse.ac.uk/.../Hall-Soskice-Intro-VoC-2001.pdf


Hangi Kim

전 뭐 보좌관님이 쓴 글의 문제의식에는 100% 동의합니다ㅎ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지요. 근데 마치 조정시장경제는 공정한 시장경제가 아니라는 것 같아ㅎㅎ 자본주의 다양성에 등장하는 모든 자본주의 체제는 fair-market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해드립니다.

한윤형

디테일에 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으나 누구의 글을 읽고 동의하는 것은 위험하다 류의 얘기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최선배의 모험(...뭐 이딴게 모험이 되는게 정말 우습지만!!)을 지지합니다.

최병천

한윤형 /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 한때 '사민주의자'를 표방하면 개돼지, 혹은 '제국주의의 첩자', 혹은 변절자(=개량주의자)로 간주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 시절에 온갖 탄압(?)을 받으며 '회색'으로 살았던 오랜 세월이 있어서, 누군가가 '딱지붙이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답니다. (물론, 지형지물의 파악 차원에서 고려는 하지만요..)

Oh Hyeunseung

동의합니다.


김남수

난 사람도 동의가 안되지만 VoC논의는 국가주의라는 것은 없지요.. Coodinated냐.. Market-oriented냐 논의이지만 Coordinated를 State와 등치시키는 이 글은 박정희의 국가주도형성장에 대한 옹호를 하기 위한 음모가 보여 약간은..

노민호

꼭 읽어보겠습니다.

Sangeun Lucia Lee

저도 이 책에 매우 동감하며 읽었습니다.
----
한국형 시장경제체제   

이근,이명헌,김선빈,김낙년,이영훈,김병연,김창욱,이철희,김정근,이건범,김주훈 (지은이),이영훈 (엮은이)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014-12-10


464쪽

책소개

한국형 혁신체제, 대기업집단, 중소기업, 자영업, 농산물 유통과 가공, 고령노동시장, 소득분배, 갈등과 신뢰, 제도와 가치관, 사회의 역사적 특질 등을 다룬다. 또한 한국 경제체제의 유형을 규정하고 제약하는 비공식적 규범으로서 사회와 문화의 특질에 주목한 책으로, 한국의 경제체제를 비교제도분석의 관점에서 접근한 최초의 연구서이다.

이 책에서 한국경제는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가가 일관되게 경제에 깊숙이 개입하고 통제해온 국가주의 시장경제로 규정된다. 그러한 경향은 정부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기업과 기업집단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약화되지 않았다. 정부의 규제는 오히려 저성장의 시대를 맞아 사회와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더욱 치밀한 생태계로 발전하였다.

한국경제의 국가주의적 특질은 규제를 선호하는 정부에만 그 책임이 있지 않다. 이 책은 정부 규제를 요청하는 사회와 문화에 배태하는 역사적인 요인에 주목하고, 한국사회가 제반 제도와 가치의 정합성이 떨어지는 저신뢰와 고갈등의 사회이며, 그 역사적 연원은 우리가 통상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깊다고 지적한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총론: 한국형 시장경제체제를 찾아서-이영훈
I. 한국 시장경제의 양상
II. 자본주의 다양성 이론
III. 한국에서의 논의
IV. 이 책의 요약
V. 헌법의 경제질서
VI. 맺는말: 국가주의 시장경제

제2장 한국의 국가혁신체제: 국제 비교와 추격형에서 선진국형으로의 전환-이근
I. 머리말
II. 국가혁신체제 연구방법론
III. 추격형 국가혁신체제와 한국
IV. 선진국형 국가혁신체제로의 전환
V. 맺는말: 국가혁신체제의 전환을 위한 정책적 시사

제3장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의 특징과 전망-이건범
I. 머리말
II.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의 현황
III. 기업집단과 기업의 소유・지배 형태
IV. 맺는말: 한국 기업집단의 특징과 전망

제4장 경제발전의 전개 형태와 중소기업-김주훈
I. 한국 중소기업의 특성과 성장 경로
II. 경제발전 단계별 중소기업의 지위
III. 기존 기업 간 분업구조의 역기능과 중소기업 지위 향상의 문제
IV. 맺는말

제5장 한국 자영업 부문의 현황과 구조적 특성: 경쟁의 성격을 중심으로-김창욱∙김정근
I. 머리말
II. 자영업 현실을 보는 관점
III. 한국 자영업의 현실
IV. 해결 방안의 모색
V. 맺는말

제6장 한국 식료 부가가치 사슬의 특징: 시장지배력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이명헌
I. 머리말
II. 농업 성장과 소득의 괴리 현상
III. 부가가치 사슬의 변화: 투입-산출의 국제 비교
IV. 시장지배력과 길항력
V. 맺는말

제7장 한국 고령노동시장 성격에 관한 비교사적 접근-이철희
I. 머리말
II. 한국 고령자 노동시장의 특성: 국제적 비교
III. 한국 고령자 노동시장의 장기적 변화
IV. 고령자 노동시장의 수급요인 분석: 수요요인
V. 고령자 노동시장의 수급요인 분석: 공급요인
VI. 비교사적 조망
VII. 맺는말

제8장 한국의 소득분배: 장기추이와 국제 비교-김낙년
I. 머리말
II. 가계조사에 의한 접근
III. 소득세 자료에 의한 접근
IV. 전환점으로서 1990년대
V. 맺는말

제9장 한국 사회갈등의 진단과 통합 촉진 자원으로서 신뢰- 김선빈
I. 연구 설계
II. 갈등이론과 한국 사회갈등의 구조
III. 국제 비교로 고찰한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
IV. 갈등관리 역량 강화 전략
V. 구조적 균열 완화를 위한 사회적 신뢰 확충

제10장 한국의 시장경제: 제도의 부정합성과 가치관의 혼란-김병연
I. 머리말
II. 경제성장의 결정요인
III. 경제성장 결정요인의 국제 비교: 구속제약으로서의 제도
IV. 한국형 경제제도의 부정합성
V. 한국인의 문화와 가치관
VI. 맺는말

제11장 한국사회의 역사적 특질: 한국형 시장경제체제의 비교제도적 토대-이영훈
I. 머리말
II. 아오키의 비교제도분석
III. 조선왕조의 토지 지배
IV. 조선왕조의 인간 지배
V. 동리
VI. 계
VII. 복선의 전환
VIII. 나선사회의 성립
IX. 나선사회의 양상
X. 고도성장의 사회적 동력
XI. 맺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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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3 한국경제가 고도의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게 된 것은 1960년대 이래 수출산업을 개발하고 그것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드넓은 세계시장에서 한국경제는 자신의 몫을 급속히 팽창시켰으며,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룩한 것은 그러한 수출주도형 성장전략 덕분이었다. 그런데 그 같은 성장전략은 한국경제의 체질을 깊숙하게 규정하였다. 한국의 수출산업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존의 노동집약적 수출상품을 자본집약적, 기술집약적 상품으로 대체해왔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산업구조 역시 자본집약적, 기술집약적으로 고도화해왔으며, 그 결과 국가경제의 자립성도 점차 제고되었다.  접기
P. 50 이후 민주화시대에 들어 지금까지 근 30년간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는 표류하였다. 전술한 대로 고도성장기에 뿌리를 내린 대기업집단은 기술혁신과 추격에 성공함으로써 이 나라의 경제를 선진국의 문턱으로까지 밀어올렸다. 그렇지만 혁신과 추격의 경로가 조립형 공업화였던 이상, 첨단산업과 재래산업 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불균등과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가장 심한 불균형은 노동시장에서 조성되었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위계적으로 분절된 외부노동시장이다.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민주화시대가 제공한 여러 가지 정치적 권리를 그들만의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데 활용하였다. 대기업 노동조합의 강인한 협상력과 투쟁력은 불가피하게 대량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함으로써 노동시장을 분절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지위와 권리를 위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용인하였다. 한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노동계급이나 그를 위한 연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사용자와 종업원의 관계는 상호 불신 속에서 과도하게 정치화한 대립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접기
P. 78 한국경제의 한 가지 주요 특징은 소위 재벌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규모가 확대되고,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대규모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가문 중심의 강력한 통제권이 행사되는,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여러 기업으로 구성된 대규모 기업집단이 앞으로 수십 년 간에도 과연 현재와 같은 형태로 지속할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한국경제의 진로를 모색하는 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경제성장률이 정체하면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대기업집단에 대한 개혁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즉 대・중소기업 간 거래상의 불균형 문제뿐만 아니라 대규모 기업집단의 승계 과정의 불공정 행위, 총수일가의 불법 행위 등에 대한 비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주로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점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특수한 형태에 내재한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접기
P. 240 한국 고령인구의 고용률이 장기적으로 높아지면서 임금과 일자리의 질이 낮아진 것은 고령인력에 대한 노동시장 수요가 감소한 반면, 고령자들의 노동시장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고령노동시장의 수요 측면을 분석해보면, 한국 산업구조 및 기술의 변화가 고령자의 고용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온 것이 확인된다. 공급 측면을 살펴보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고령자들이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질이 낮은 일자리에라도 재취업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현상이 관찰된다. 고령자들의 생계형 취업 증가는 자녀의 부양과 같은 전통적인 노후보장 수단이 크게 약화된 반면, 공적연금과 같은 근대적인 은퇴 후 소득보장 수단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한국의 여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접기
P. 362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매우 급속한 경제발전, 정치민주화, 대외 개방의 과정을 겪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수십 년이 훨씬 더 걸렸을 과정을 단기간에 경험한 것이다. 그 결과, 한 가지 변화를 경험하고 이를 체화하여 안착시키는 과정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른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어, 새로운 변화가 요구하는 제도와 가치관이 기존의 것과 충돌하는 양상이 빈번해졌다. 이 과정에서 제도와 가치관의 부정합성이 양산되었다. 각각의 가치관이 세대간 차이에서뿐 아니라 한 개인에도 혼재된 상태로 존재하는 가치관의 아노말리 현상이 심화되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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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겸 비교경제연구센터장이다. 그 외 경제추격연구소장, 국민경제자문회의의 혁신분과의장 및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회장을 맡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버클리)에서 경제학박사를 취득했고, 국제슘페터학회장(ISS), UN본부 개발정책위원, 서울대 중국연구소장, 경제연구소장, 세계경제포럼(WEF)의 Council멤버 등을 역임했다. 비서구권 대학 소속 교수로는 최초로 슘페터(Schumpeter)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유럽진화경제학회(EAEPE)의 Kapp상을 수상했다. 기술혁신분야 최고학술지인 「Resea...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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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독일 괴팅엔대학교 농업경제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조세연구원에서 근무한 바 있고, 관세정책, 농가소득 및 그와 관련된 정책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공저서로 『농업·농촌의 이해』, 『유럽지역경제론』이 있다. 19세기 후반 네덜란드 역사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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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와 같은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정치학을 탐구하였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서는 행정학을 공부하였다.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갈등정책전문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환경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관세청 갈등관리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1 저자로서 『상생의 경제학』, 『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 『긍정의 경제학』 등의 저작을 펴낸 한편, 「생계형 자영업의 실태와 활로」, 「자영업의 3高 현상과 완화 방안」,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로, 네트워크형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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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에서 일제하 한국경제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0년 현재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이고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근대 이후 한국의 장기통계를 정비하는 작업과 한국의 경제성장이나 소득과 부의 불평등 연구를 하고 있다.『한국의 장기통계』Ⅰ, Ⅱ(해남, 2018),『일제하 한국경제』(해남, 2003),『日本帝国主義下の朝鮮経済』(東京大学出版会, 2002),『반일 종족주의』(공저, 미래사, 2019) 등의 편저 또는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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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한국경제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신대, 성균관대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정년퇴직, 2020년 현재 이승만학당의 교장으로 활동 중이다. 『조선후기사회경제사』(한길사, 1988),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공저,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대한민국역사』(기파랑, 2013), 『한국경제사』 Ⅰ, Ⅱ(일조각, 2016), 『반일 종족주의』(공저, 미래사, 2019)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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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에섹스대학교와 서강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고 영국경제사학회 수여 T. S. Ashton Prize, 한국경제학회 청람상을 수상하였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 분야 우수학자로 선정되었다. 경제체제와 이행, 경제발전 그리고 북한경제를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Journal of Comparative Economics, British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Economics of Transition, Journ...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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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및 복잡계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사회과학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연구원과 연구위원으로 재직하였으며, 현대경제연구원 정보화사업실장을 역임하였다. 진화경제학 접근 및 복잡계 방법론에 기반한 산업 동태 분석, 제도 변화 분석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학회, 한국복잡계학회, 사단법인 경제추격연구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산업정책과 제도변화에 대한 논문과 저서로는 『지식기반 경제와 산업정책』, 『진화경제학의 정책적 함의』, 『대한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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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경제학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방문교수, 미국 UCLA 방문교수 등을 역임하였고, 한국경제학회 청람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연구원(research economist)과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project leader)으로 활동하고 있다. 건강, 은퇴, 인구고령화 등의 문제를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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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국립고령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 박사후 연구원, 미국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Ann Arbor)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한국, 중국과 일본의 고령화와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Early Retirement in the Three Types of W... 더보기
최근작 : <한국형 시장경제체제>
이건범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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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제학 박사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주요 저서 및 논문: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지역금융의 역할', '한국의 소득이동: 현황과 특징', '신용등급과 채권시장의 정보 효율성: 개별 주가와 신용스프레드의 동태적 패널 분석', '회사채 시장의 특성과 신용스프레드의 결정 요인', '내부자본시장의 비효율성: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자 행태를 중심으로', '현단계 한국 금융의 성격과 금융 혁신의 방향', “From Diversification Premium to Diversification Discount During Instit... 더보기
최근작 : <경제불평등과 금융부채>,<글로벌 경제위기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모색 (반양장)>,<한국형 시장경제체제> … 총 4종 (모두보기)
김주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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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산업·서비스연구부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대학원(석사)을 거쳐 미국 워싱턴대학교(세인트루이스 소재)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DI 기획조정실장과 부원장, 기획재정부 장관자문관, 총리실 규제개혁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연구 분야는 산업경쟁력, 중소기업, 서비스산업 등이며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연구에 집중해왔다. <비전 2011>, <경제혁신 3개년계획> 등의 대형 연구프로젝트 총괄책임을 수행하였다.
최근작 : <한국형 시장경제체제>
이영훈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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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한국경제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신대, 성균관대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정년퇴직, 2020년 현재 이승만학당의 교장으로 활동 중이다. 『조선후기사회경제사』(한길사, 1988),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공저,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대한민국역사』(기파랑, 2013), 『한국경제사』 Ⅰ, Ⅱ(일조각, 2016), 『반일 종족주의』(공저, 미래사, 2019) 등의 저서가 있다.
최근작 :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반일 종족주의>,<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 총 2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의 기조에 들어선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그 해답을 모색하다

이 책은 한국형 혁신체제, 대기업집단, 중소기업, 자영업, 농산물 유통과 가공, 고령노동시장, 소득분배, 갈등과 신뢰, 제도와 가치관, 사회의 역사적 특질 등을 다룬다. 또한 한국 경제체제의 유형을 규정하고 제약하는 비공식적 규범으로서 사회와 문화의 특질에 주목한 책으로, 한국의 경제체제를 비교제도분석의 관점에서 접근한 최초의 연구서이다.
이 책에서 한국경제는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가가 일관되게 경제에 깊숙이 개입하고 통제해온 국가주의 시장경제로 규정된다. 그러한 경향은 정부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기업과 기업집단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약화되지 않았다. 정부의 규제는 오히려 저성장의 시대를 맞아 사회와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더욱 치밀한 생태계로 발전하였다. 한국경제의 국가주의적 특질은 규제를 선호하는 정부에만 그 책임이 있지 않다. 이 책은 정부 규제를 요청하는 사회와 문화에 배태하는 역사적인 요인에 주목하고, 한국사회가 제반 제도와 가치의 정합성이 떨어지는 저신뢰와 고갈등의 사회이며, 그 역사적 연원은 우리가 통상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깊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경제체제를 비교제도분석의 관점에서 접근한 최초의 연구서

이 책에 실린 10편의 글을 간단히 소개한다.
제2장 「한국의 국가혁신체제: 국제 비교와 추격형에서 선진국형으로의 전환」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경제가 몇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격하게 된 혁신의 경로와 그 특질을 분석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국가혁신체제는 추격형의 혁신체제와 선진국형의 혁신체제가 있다. 저자는 미국 특허에 등록된 특허 간 인용 자료의 데이터베이스에서 한국의 추격형 혁신체제의 특질을 찾아내고 있다. 한국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자동차, 가전, 반도체, 통신장비, 디지털TV 등 기술수명이 짧은 분야에 진입하여 기술혁신을 이루었으며,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점차 기술의 다각화와 토착화를 달성하였다. 한국경제는 2000년대 이후 기술수명이 긴 분야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선진국형 혁신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하였고, 그 전환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경제 주체의 참여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새로운 결합이 요구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제3장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의 특징과 전망」은 전체 국가경제에서 대기업집단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비관련 부문으로 계열사를 다각화하고 있는 추세를 소개한다. 또한 대기업집단은 여러 나라에서, 스웨덴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광범하게 존재하고, 특별한 위협 요인이 없는 한, 기업집단은 가문에 의한 소유의 집중과 경영 참가의 특징을 보이고 있음을 서술한다. 그 점에서 한국의 대기업집단은 결코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 다만 총수 일가의 지배권과 기업집단의 현금흐름 사이의 괴리가 매우 큰 가운데, 그것에 유인되어 총수 일가의 예외 없는 경영참가와 경영권의 세습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강렬하게 획일적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그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과 같은 대항세력이 성장하는 가운데 총수 일가의 통제권 프리미엄을 완화하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제4장 「경제발전의 전개 형태와 중소기업」은 한국에서 중소기업 문제가 발생하고 심화해온 역사를 설명한다. 산업의 전통이 결여된 한국에서 중소기업은 정부주도 하에서 대기업이 우선 성립한 다음, 그에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제의 형태로, 선진국의 경험과는 역(逆)의 경로로 생겨났다는 연원을 설명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새로운 거래관계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의 질서를 바로잡고 징벌적 배상제도를 엄격히 시행하는 가운데, 중소기업 간의 수평적 네트워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지역혁신 클러스터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5장 「한국 자영업 부문의 현황과 구조적 특성: 경쟁의 성격을 중심으로」는 근래 더욱 심각해지는 서비스업의 자영업 문제를 다룬다. 증가하는 자영업은 대부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중심의 생계형으로 저생산성을 특징으로 한다. 그에 따라 자영업의 경상소득은 줄고 부채는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의 평균수명은 3.4년에 불과하다. 기존의 연구는 자영업자들의 낮은 인적자본에 그 원인을 찾고 컨설팅, 시장정보, 직업훈련의 제공 등의 정책을 추구하였다. 그렇지만 문제의 근원은 경쟁의 성격에 있다. 자영업 부문의 경쟁은 상대방 죽이기로 과도한 비용과 사회적 비효율을 초래하는 ‘상대적 경쟁’이다. 이는 소상공인 단체의 부재, 지역 주민과의 네트워크 결여와 같은 ‘사회적 덫’에 기인하고 있다. 자영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는 사회적 서비스와 사업 서비스 부문에서 취업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적으로는 주민과 그의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각종 서비스 사업을 개발하고, 나아가 자영업자 상호간의 자율적인 규범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6장 「한국 식료 부가가치 사슬의 특징: 시장지배력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는 농산물의 유통과 가공에 관한 글이다. 한국의 농업은 1995년 이후 실질 총생산은 증가하지만 실질 총소득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농업 취업자의 생산성 상승률은 국제적으로 높은 편임에도 총소득이 감소하는 것은 생산과 소비 사이에 형성된 식료 부가가치 사슬의 변화에 그 주요 원인이 있다고 본다. 한국의 식료 부가가치 사슬은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중간재 투입의 증대, 가공・외식과 같은 우회 판로의 증가, 유통마진의 증대와 같은 변화의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가의 규모는 매우 영세하고, 급속히 고령화한 고령 농가는 새로운 투자와 정보에 소극적이며, 농협에 출하를 의탁하는 등, 판로의 개척에도 수동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농업 주체들은 점점 복잡하고 길어지는 부가가치의 사슬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그 대안으로 역할을 해야 할 협동조합은 공동출하와 같은 외연적 활동에서는 선진국과 차이가 크지 않지만, 생산물의 선별, 매취(買取), 가공 등 유통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질적 활동에서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임을 주장한다.

제7장 「한국 고령노동시장 성격에 관한 비교사적 접근」은 한국의 55~64세와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이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임을 지적한다. 고령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최하위이고,. 고령자의 임시직 비율은 최고위이다. 노인층의 빈곤율은 OCED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고령노동시장의 열악한 실정의 한 원인은 선진국의 역사적 경험과 마찬가지로 산업구조의 변화, 기술의 변화, 노동 강도의 변화, 공교육의 중요성 강화 등의 요인에 따라 고령노동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데 있다. 수요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령자의 취업이 증가한 것은 공급이 많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적 노인부양 방식의 약화와 공적 연금의 미비에 그 원인이 있지만, 그 이외에 조기 퇴직으로 대표되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불안정성, 가중되는 교육비 및 주거비 부담, 근래에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미취업 성인 자녀의 존재 등과 같은 사회적, 문화적 요인도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제8장 「한국의 소득분배: 장기추이와 국제비교」는 소득불평등의 장기 지표를 새롭게 제시한다. 1990년 이후 매년 통계청이 가계조사를 통해 발표하는 소득분배의 불균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시장소득 기준으로 OCED 국가 가운데 예외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여왔지만, 국세청의 소득세 통계와 대조하면 통계청의 가계조사는 5,400~7,500만 원을 기준으로 그 이상 구간의 소득을 상당히 과소하게 파악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보정하면 시장소득 기준의 불균등 정도는 이전보다 크게 높아지며,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칠레, 멕시코, 터키, 미국에 이어 5번째로 높은 나라로 확인되고 있다. 국세청의 소득세 통계를 활용하여 상위 1% 또는 0.1%가 차지하는 소득의 비중을 추계하면, 해방 후 1990년대 중반까지는 안정적이다가 이후 급상승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한국의 소득분배구조는 국제적으로 1980년대 이후 상위 소득자의 비중이 급속히 증가해온 미국・영국형에 접근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소득불평등이 심화된 것은 산업의 중심이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옮겨가면서 고용 증가가 둔화하고 성장의 효과가 저변으로 확산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가 바뀌면서 CEO의 연봉이 파격적으로 인상되고, 일반 직원의 보수체계도 성과주의로 재편되어 고소득자가 증가하였다. 그 외에 지난 30년간 소득세의 누진율을 지속해서 하락시켜온 조세정책도 소득집중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한다.

제9장 「한국 사회갈등의 진단과 통합 촉진 자원으로서 신뢰」는 사회갈등의 실태와 수준에 관한 국제적 비교를 한 다음, 한국이 고신뢰의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경로를 제시한다. 한국이 고갈등과 저관리능력의 그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영미형의 관리능력, 곧 법치를 비롯한 기술적 관리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중기적으로는 독일형의 이해관계자 협의체제를 강화하고, 나아가 한국이 북유럽 국가와 같은 저갈등과 고관리능력의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율성과 시민적 덕성을 조화시키는 장기에 걸친 문화적 변용이 요구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제10장 「한국의 시장경제: 제도의 부정합성과 가치관의 혼란」은 우선 경제성장의 근본 요인은 제도와 문화에 있음을 지적한다. 제도와 문화에서의 불균형과 혼란이야말로 한국의 장기적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심각한 근본적 장애라고 진단한다.

제11장 「한국사회의 역사적 특질: 한국형 시장경제체제의 비교제도적 토대」는 17세기 이후 20세기까지 한국사회의 조직적 특질을 동리(洞里)를 중심으로 추적한다. 저자는 한국을 저신뢰(低信賴)의 사회로 보고 조선왕조의 토지와 인간에 대한 지배체제에서 그 역사적 기원을 찾고 있다. 동리를 구성한 여러 형태의 계(契)는 양반의 상민에 대한 지배를 주요 기능으로 하였다. 20세기 일본으로부터 근대적 법제가 이식되고 그에 따라 근대적 사권(私權)의 주체로서 개인의 범주가 출현하였지만 양반-상민의 신분질서와 그를 둘러싼 문화는 해체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근대적 법제와 결합하여 점점 대중화하는 추세를 걸었다. 근대화의 과정은 유교적 인간화의 과정이기도 하였다. 20세기 한국사는 이같이 근대적 전환과 유교적 전환이 맞물린 복선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그 전체상이 복원될 수 있다. 그 결과 1950~60년대에 이르러 사회는 가족과 친족집단 이외의 조직이 희박한 가운데 고립적 개인이 그의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위해 중앙권력으로 향하는 위계를 맹렬히 추구하는 나선형(螺旋型) 구조를 지니게 되었다. 일본이 단체사회이고, 중국이 관계사회라면, 한국은 나선사회이다. 나선사회는 저신뢰의 사회이다. 나선사회에서 인간관계는 불안정하며, 기회주의적이며, 당파적이다. 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의 동력은 이 같은 나선사회의 조직적 특질로부터 공급되었다. 대기업과 대기업집단은 이 사회의 인간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추구할 만한 유사(類似) 관료제의 위계를 풍부하게 공급하였다. 대기업집단은 대외 경쟁에 노출된 연유에서 중앙권력의 통제 밖에 있었으며, 그리하여 이 사회를 진정한 의미의 근대사회로, 다원적 권위의 사회로 변모시켰다. 그렇지만 중앙권력을 정점으로 하는 나선사회의 관료제적 위계질서는, 그것이 체현하는 국가주의적 지향은, 완화되지 않았다. 저성장의 시대를 맞아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와 더불어 국가는 이전에 그가 육성하였던 대기업을 이제는 각종 규제로 옥죄는 것으로 그의 역할을 바꾸었다. 저자는 한국의 사회와 경제는 예나 지금이나 국가주의라고 주장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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