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5

Dwan Lee · 내가 삼성주식을 사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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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an Lee
5 d  · 
내가 삼성주식을 사지 않은 이유

토킹바에 갔던 날 이후로 남자들 고민을 돈도 안 받고 들어주는 건 자제하고 살고 있는데
오래동안 알던 분 고민 상담이 왔다.
그분도 영화일 할때 알게 된 분인데 생활고로 나이가 들어서 보일러자격증을 따서 보일러 회사에 취직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이야기다. 자기 전임자가 나가고 나서 서류를 보니 엉터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칠천원 짜리 부품을 칠만원으로 올리고 계속 조금씩 삥땅을 친 것이다. 자기는 그러고 싶지 않다는 호소다

그러면 그 전임자는 어디 갔는데
아직 이 회사에 있어. 다른 부서로 옮겼어.
그럼 그냥 선배도 칠만원이라고 쓰고 받아야지 뭐. ㅠㅠ
(이것이 과연 오십이 넘은 남자와 여자가 할 대화인가 ㅋㅋㅋ)

국가나 공무원들이 비리가 많다고 하지만 일상에서 정말 그런 비리와 부패도 많다. 기업도 정말 그런 일이 많은데 아마 서로들 다 쉬쉬하고 있을 것이다.

이광재 씨 책을 보면 식당할때 재료 사입을 자기가 하겠다고 떼를 쓰는 주방장들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할 때도 남은 필름 아껴서 저녁 막걸리 값을 하려고 정신이 없는 인간들도 봤고. 지입 기사중에 자기 차에 자기가 기름을 빼서 유류비를 많이 청구해서 해먹는.

그래봤자 사소한 돈들이지만 문제는 일의 본말이 전도된다는 것이다. 온통 그 생각 밖엔 머리에 없으니 무슨 일이 될 것인가.
그런 삥당을 치는 사람들은 보통 그 구찌가 커지면 여자가 생긴다. 그래서 고정적인 지출이 생기기 때문에 더욱더 그 삥당에 혈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물러날 데가 없으니 정말 치열하다.

그 가운데 옆에서 그런 치사한 짓들 하는 걸 보면서 학을 떼고 자신만은 저렇게 살지 않겠노라고 결벽증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오랫동안 일했던 우리 전 주방장님은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았다.
가게에서 쓰던 건 한국해삼이 한개에 일만원 정도 했으니까. 들고 나가도 사실 모른다. 왜 불편한데도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을까.
어느날 가방 들고 다니셔도 된다. 우린 이제 서로 믿을 수 있다 했더니 오래된 낡은 가죽 가방을 다음날부터 터덜터덜 들고 다니셨다.

문제는 결벽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해먹는 걸 또 전혀 모른다. 자기는 그런 인생이라곤 꿈도 못 꿔봤으니. 그걸 감시할 수 없는 것이다.

주식도 많이 안 하지만 난 삼성 주식을 살 생각이 없는게 일단 노조가 없다.(뭐가 선진 삼성인지 모르겠다.) 노조가 있으면 그 방대한 관리자들의 부패를 어느정도 서로 감시할 수가 있을 거 같다. 차라리 일한 사람들에게 더 주는게 낫지. 총수가 어떻게 그 많은 관리자들의 부패를 감시할 수 있을까.

삥당 구찌 다시 읽어보니 눈오는 날 아름다운 경치에 너무 어울리는 글 이네. ㅋㅋㅋ See less
Comments
윤관
삥땅 치는 놈들은 평생 그 버릇 못 고치더라고요. 그렇다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 돈으로 하는 것이 노름 아니면 음주가무니... 현장에서 삥땅 쳐봐야 몇 푼이지만, 관리자들은 룸살롱에서 대접 받고, 고급 정보로 주식 사고, 상납 받은 현금으로 생활비 쓰고, 월급은 꼬박 꼬박 저축하고.. ㅎㅎㅎ 그 욕망의 윤회. 그래도 좋은 하루 되세요!! ^0^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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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ee Hong
이 글 읽으니 영화사 다닐 때 제 돈으로 스벅 커피 사먹으니까 날보고 아니 그걸 왜 내 돈 써? 님 바보? 라는 표정 짓던 조감독 면상이 떠오름
3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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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제가 알던분은 현장소장하면서 기가막히게 삥땅치시고 철저하게 아랫사람 챙기고 어려운 학생 공부도 시키고 그돈으로 골동품 사더라구요 ㅋㅋㅋ
특이했어요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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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Dwan Lee
김정 그분도 다들 관행이니 어쩔수 없이 같이 가면서 그렇게 처신한 거 일수도 있을듯 해요. 그런 돈 받아서 회식비로 다 써버리는 경우도 봤어요. 주는 손들을 거부하기도 무서운 일이니.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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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
창가 전경이 예술가 작품처럼 정말 근사하네요!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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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Dwan Lee
이강진 글이 너무 삭막하니 나중에 다시 달았어요 ㅋㅋ 눈오는데 분위기 깰까봐 ㅋㅋㅋ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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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
이연수 샘 사진 보면서 부암동 살았을때 창문만 열면 풍경화였던 기억이 떠올라 흐뭇했어요.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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