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2013 노동자·중산층의 분화 … 현대는 7계급 사회” | 중앙일보

“노동자·중산층의 분화 … 현대는 7계급 사회” | 중앙일보



“노동자·중산층의 분화 … 현대는 7계급 사회”
중앙일보


입력 2013.04.05 02:11

업데이트 2013.04.05 02:33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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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중산층·저소득층. 우리에게 익숙한 사회 계층 분류다. 한국은 소득을 중심으로 주로 이렇게 사회 집단을 분류해 왔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각종 연구나 통계 지표에서 사회 계층을 논할 때 상류계급, 중산계급, 노동자 계급으로 분류해 왔다. 하지만 이런 분류가 더 이상 현대 사회의 계층을 설명하는 데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만큼 사회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영국 BBC는 이런 점을 감안해 7개 계급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사회 계급 모델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모델은 계급을 결정하는 전통적 잣대인 경제적 자본(소득 등), 교육 수준과 함께 사회적 자본(인맥 등)과 문화적 자본 등을 함께 측정했다. 그 결과 현대 영국 사회는 ▶엘리트 ▶안정된 중산계급 ▶기술적 중산계급 ▶풍족한 신노동자 계급 ▶전통적 노동자 계급 ▶신흥 서비스 노동자 계급 ▶불안정한 프롤레타리아 등으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층과 최하위층 사이 세분화된 계급이 5개 더 존재하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런던 정경대 마이크 새비지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엘리트는 압도적인 경제적 우월성으로 다른 집단과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은 집단으로 소득이 높은 것은 물론 최고의 사회·문화적 자본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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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 의미의 노동자 계급은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풍족한 신노동자 계급’ ‘신흥 서비스 노동자 계급’으로 분화하고 있다. 전통적 노동자 계급은 오랜 기간 육체적 노동에 종사하며 꾸준히 저축해 온 집단이다. 다수가 자택을 소유하고 있고 평균 연령이 66세로 7개 사회 계급 중 가장 높았다. 이런 유형의 노동자가 사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풍족한 신노동자 계급’은 도시의 젊은 노동자다. 소득은 중간수준이지만 사회·문화적 자본 향유도는 높다. 분화된 노동자 계급은 전통적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났을 확률이 높다.

 중산층도 전통적인 중산층에 가까운 ‘안정된 중산계급’과 ‘기술적 중산계급’으로 나뉜다. 영국 사회 계급의 가장 큰 비중(25%)을 차지하는 안정된 중산계급은 도시 외곽의 인구 밀도가 낮은 마을에 사는 비율이 높았다. 기술적 중산계급은 돈을 많이 벌지만 사회적 인맥이 거의 없고 문화 활동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종류의 중산층 사이에선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2011년 1월 시작된 이 연구는 BBC의 그레이트 브리티시 계급 서베이에 응한 16만1400명의 응답과 여론조사 기관 GFK가 102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한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다. 분석엔 런던 정경대와 맨체스터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세분화된 계층 설정은 정책 수립 방향을 정하고 세금 누수를 막는 데 필수적이지만 한국에선 종종 기준이 모호해 불공정 시비로 이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노령연금 수령 기준 논쟁을 보더라도 계층 분류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경제적 자본에 따른 구분마저 정밀하지 않아 혼란이 많다”며 “정책 수립자들은 이런 사회적 변화에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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