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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의 관계
기자명 편집국 승인 2020.05.25 12:4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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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북한정치에 대한 다양한 연구성과를 연재할 예정이다. 공동연구의 산물이므로 편집국이름으로 연재한다.
북 바로알기의 본령은 북의 사람들을 바로 아는 것이다. 그것은 북의 지도자, 북의 당, 북의 인민을 바로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연재는 북의 지도자, 당, 인민들을 바로안다는 시각을 담은 최초의 시도이다.
최근 급속하게 퍼진 북 지도자에 대한 각종 가짜뉴스들은 이 땅에서 북맹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연재가 약간의 도움이 되길 바란다.
대부분의 나라는 이미지를 잘 만들고 유지해서 대중의 호감을 사고 지지를 얻는 정치제도를 가지고 있다. 이 나라들에서 국가수반이 하는 발언은 미리 정해진 데 따른다. 사석에서 하는 말도 물론이지만 언론보도대상으로 되는 공석발언은 반드시 주어진 원고에 의해 하기 마련이다.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가는 망언시비까지 벌어질 수 있으니 정치인들은 ‘원고없이 발언없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애쓴다.
이 원칙은 국가수반에게는 불문율과 같다. 미합중국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돌출발언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지만 그 또한 계획하지 않은 애드립, 즉흥대사는 아니다.
박근혜가 워낙 역대급이어서 상대적으로 멀쩡해 보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자리에 올랐던 사람중에는 능력이 한참 못미치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그중에서 ‘친구따라 강남 갔던’ 노태우는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경우였다. 그런데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그에게도 나름대로 자랑할만한 능력은 있었다.
각종 회의 등에서 이렇게 발언하라고 대통령에게 준비해주는 발언원고가 있었다. 이것을 당시에는 ‘말씀자료’라고 불렀는데 노태우는 이것을 자기가 즉석에서 생각해서 하는 말처럼 해내는 재주가 있었던 것이다.
‘말씀자료’라는 것을 준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엉뚱한 말,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즉흥적인 지시와 명령을 해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겉만 보면 계획성있게 준비를 잘해서 일을 하는 것같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는’데는 근본원인이 따로 있다. 대중과 권력자의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것. 권력자와 대중이 추구하는 바와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거나 상반되기 때문이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황해남도에 있는 금산포젓갈가공공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사진 : 뉴시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황해남도에 있는 금산포젓갈가공공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북의 현지지도를 보도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국무위원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고 동행한 간부들과 해당 책임일꾼들은 수첩에 열심히 적고 있는 장면이 많다.
권위적인 모습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이런 장면은 북의 현지지도가 다른 나라 권력자의 현지방문과 다른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장면에는 국가수반이 보좌진이 써준 글을 자기가 하는 말처럼 읽는 현지방문과 국가수반이 하는 말이 국가정책의 주요 방침으로 되고 해당부문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현지지도의 차이가 있다.
올해 4월하순 뜬금없는 ‘김정은위독설’이 나와 세상을 놀래킨 적이 있었었다. 미국 CNN이 크게 보도하여 벌어진 이 소동은 한국의 반북보수매체가 지어낸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자기들의 희망사항과 반북망상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거짓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15일 태양절 금수산기념궁전 참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지고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런데 북의 최고지도자가 주요기념일에 금수산기념궁전참배를 거른 것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다.
김정일국방위원장도 어느 해 ‘현지지도길에 있다보니 올해에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며 현지시찰길에 있는 김일성친필비를 찾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한 적이 있었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이 1994년부터 5년동안에만 어느 한 부문에 대한 현지지도를 한 거리가 모두 3만6천450km이며 찾아간 곳이 5백60개였다고 한다. 이 거리는 한반도를 200여회 왕래한 거리에 해당된다고 한다. 여기에 경제, 과학, 문화 등 다른 부분에 대한 현지지도까지 합치면 그 거리와 대상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태양절 당시 김정은국무위원장은 원산지역에서 현지지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북의 최고지도자는 현지지도를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생각한다.
2015년 10월 10일 북에서는 조선로동당 창건 70돌을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열렸다. 여기에서 김정은국무위원장은 꽤 긴 연설을 하였다. 한국TV에서 생중계를 하기도 했던 이 연설은 ‘인민’이라는 단어가 수없이 등장했다는 사실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은 ‘불패의 당, 조선로동당의 두리에 일심단결된 위대한 조선인민 만세!’라는 말로 이 연설을 마감하였다.
김정은국무위원장은 자신이 당 창건기념일 연설에서 ‘당만세!’를 외치지 않고 ‘인민만세!’를 외친 것은 ‘70년 세월동안 승리와 영광을 아로새길 수 있은 것은 오직 당을 믿고 받들어 온 위대한 인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북의 현지지도는 다른 나라 정치가들이 하는 보여주기식, 언론홍보용 행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북에서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를 경제건설, 국가운영의 기본 방도로 삼는 것은 최고지도자와 인민이 지향과 이해관계에서 하나로 일치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북이 즐겨쓰는 표현인 ‘영도자와 인민대중의 혼연일체’는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가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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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북한정치연구 #현지지도 #인민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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