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8

알라딘: 규슈올레



알라딘: 규슈올레




규슈올레 - 놀멍 쉬멍 먹멍 일본 규슈 걷기 여행
손민호 (지은이)중앙books(중앙북스)2015-09-01



































8.8100자평(1)리뷰(4)

- 절판 확인일 : 2018-06-08


272쪽
152*223mm (A5신)
550g
책소개
규슈는 일본을 이루는 큰 섬 4개 중에서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섬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분, 부산공항에서는 비행기로 50분 걸리는 가까운 이웃이다. 모두 7개의 현?(우리의 도都에 해당)으로 이루어져 있는 규슈는 일본 최초로 문명을 꽃피운 ‘역사의 요람’이자 일본에서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표 관광지’다.

이런 규슈에 한국의 대표적인 트레일(걷기여행길) ‘제주올레’의 자매길이 들어섰다. 제주올레를 본뜬 일본 규슈의 트레킹 코스 ‘규슈올레’는 2012년 2월 4개 코스를 연 뒤로 지금까지 모두 15개 코스가 열렸다. 예로부터 빼어난 자연풍광으로 일본 최고의 신혼여행 명소였던 규슈. 먹고 놀고 즐길 거리 풍부한 규슈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걷기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목차


서문
추천사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 서명숙
추천사 사단법인 규슈관광추진기구 회장 이시하라 스스무
규슈올레 걷기에 앞서

1장 길을 시작하는 당신을 위하여
다케오 코스 + 에키벤 여행
우레시노 코스 + 규슈올레는 누가 만드나
야메 코스 + 내 멋대로 규슈올레
무나카타ㆍ오시마 코스 + 신사는 죄가 없다
가라쓰 코스 + 규슈올레와 일본 역사

2장 길을 시작하는 당신을 위하여
벳푸 코스 + 온천에 관하여
오쿠분고 코스 + 비를 부르는 남자
고코노에ㆍ야마나미 코스 + 온천 테마파크 유후인
다카치호 코스 + 요카구라를 아시나요?

3장 남(南)으로 길을 내겠소
기리시마ㆍ묘켄 코스 + 한국악 vs 가라쿠니다케더보기



책속에서



P. 19 길은 사람이다. 사람이 길을 내고 사람이 길을 걷는다. 하여 길은 인연이다. 사람은 길을 걸어 사람을 만난다. 길이 사람이어서 인연이므로, 길을 걷는 여행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고 인연을 맺는 여행이다. 길을 낸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고, 길을 걷는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고, 길바닥에 주저앉는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다. 2006년... 더보기
P. 92~93 “길은 오로지 두 종류입니다. 걷기에 좋은 길과 그렇지 않은 길. 길에서 받는 느낌은 저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나는 안은주 국장의 답변을 역사에 얽매이다 보면 걷기 여행 본연의 의미를 놓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안 국장의 말마따나 걷기 여행의 주인공은 길이다. 굳이 무엇을 보겠다고 나서는 걸음은 걷기 여행이 아니다. 길... 더보기
P. 153~154 사실 다카치호 코스는 2012년 2월 규슈올레 첫 개장 때 탈락한 바 있다. 포장도로가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탈락 소식을 들은 다카치호의 담당 공무원이 “왜 우리가 떨어졌느냐”며 눈물로 항의했다고 한다. 그 담당자는 코스를 짤 때 먼저 주요 관광 명소를 정하고 이들 명소를 잇는 길을 찾았다.
다카치호 코스 초반 2km... 더보기
P. 172~173 1966년 발표한『료마가 간다』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다.『료마가 간다』 후속 작품이 산케이 신문에 연재했던『언덕 위의 구름』이다. 이 역사 소설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찬성하기가 어렵다. 러일 전쟁을 소재로 다룬 이 소설은 전쟁의 원인을 조선 내부에서 찾는다. 그렇다고 시바 료타로를 군국주의자라고 비난할... 더보기
P. 195 “지금 여기에 계신 분들은 다음 생에서도 친구입니다.” 아마쿠사ㆍ시마바라의 난이 낳은 소년 영웅 아마쿠사 시로가 겁에 질린 농민들에게 남긴 당부의 말. 학정에 맞서 일어선 농민들이 하라 성에 90일이나 갇혀 해초로 연명할 때, 아니 3만7000명 농민이 제 목숨 걸고 12만 정부군을 감당할 때, 신의 아들이 세상에 내린 눈물겨운 ... 더보기


추천글

그는 서문에서 가이드북이라기에는 불친절하고 공식 기록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면서 길을 잃었다고 고백한다. 그의 지나친 겸손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베테랑 여행 기자의 전문성, 문학 담당 기자로서의 인문 학적인 체취, 도보 여행을 진정 사랑하는 개인 여행자의 소소한 관찰, 그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통섭의 시선으로 써내려갔다고 나는 생각한다. 규슈올레를 곧 떠날 여행자는 물론이거니와, 예전의 나처럼 여행의 갈증을 책으로 대신 달래려는 이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 서명숙 (<제주걷기여행>저자, (사)제주올레이사장, <시사IN 편집위원>)

규슈올레에 대한 손민호 기자의 애정을 알기에 누구보다 먼저 규슈올레에 관한 책을 출판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이 책은 일반 가이드북이 아니다. 단순한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규슈올레의 역사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부디 많은 분이 이 책을 읽고 규슈의 참모습을 만나는 기회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 이시하라 스스무 (사단법인 규슈관광추진기구 회장)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2015년 9월 12일자 '주목! 이 책'



저자 및 역자소개
손민호 (지은이)


중앙일보 문화부기자다. 20년 가까운 기자생활의 팔 할을 문화부기자와 여행기자로 살았다. 혼자 쓴 책이 『문학터치 2.0』과 『규슈올레』 두 권이고, 여럿이 같이 낸 책이 여러 권 된다. 나에게 여행은 세상과 인연을 맺는 일이다. 제주 오름과 맺은 인연도 15년이 되어 그 인연으로 또 한 권의 책을 내놓는다. 이름에 백성 민(民) 자와 좋을 호(好) 자를 쓴다. 이름대로 살려고 한다.


최근작 : <제주, 오름, 기행>,<규슈올레>,<한국 문화유전자 지도> … 총 9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중앙books(중앙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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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다이어터 라이트 에디션 6 : 유지 편>,<다이어터 라이트 에디션 5 : 자존감 회복 편>,<다이어터 라이트 에디션 4 : 정체기 편>등 총 389종
대표분야 : 다이어트 1위 (브랜드 지수 162,844점), 여행 2위 (브랜드 지수 305,006점), 인터넷 연재 만화 5위 (브랜드 지수 195,869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사단법인 제주올레, 규슈관광추진기구 강력 추천!
최초의 규슈올레 내러티브 가이드북

걷기여행 전문 기자의 무뚝뚝하지만 세심한 가이드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일본의 여행지 규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걷기 여행으로 초대합니다.
규슈는 일본을 이루는 큰 섬 4개 중에서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섬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분, 부산공항에서는 비행기로 50분 걸리는 가까운 이웃이다. 모두 7개의 현?(우리의 도都에 해당)으로 이루어져 있는 규슈는 일본 최초로 문명을 꽃피운 ‘역사의 요람’이자 일본에서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표 관광지’다. 규슈를 방문하는 외국인의 절반 이상을 한국인이 채우고 있으며, 규슈 여행의 기점인 후쿠오카에는 주말이면 하루 1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들어간다. 그중 관광이 목적 1위이다.
이런 규슈에 한국의 대표적인 트레일(걷기여행길) ‘제주올레’의 자매길이 들어섰다. 제주올레를 본뜬 일본 규슈의 트레킹 코스 ‘규슈올레’는 2012년 2월 4개 코스를 연 뒤로 지금까지 모두 15개 코스가 열렸다. 예로부터 빼어난 자연풍광으로 일본 최고의 신혼여행 명소였던 규슈. 먹고 놀고 즐길 거리 풍부한 규슈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걷기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저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는 15개 코스 올가이드!
알고 가면 더 많이 보이는 규슈올레 177.4km
제주올레가 민간단체가 주체가 되어 관리된다는 점과 달리 규슈올레는 규슈의 각 자치단체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트레일이다. 제주올레가 제주도를 한 바퀴 순환하는 반면, 규슈올레는 길이 이어지지 않고 한 지역에서 시작했다가 끝난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국인과 일본인이 다른 것처럼, 관광이 중요한 벌이 수단이라는 점에서 제주올레와 규슈올레는 닮았지만 어딘가 다르다.
규슈올레라는 이름으로 모인 15개의 코스에도 저마다 다른 매력이 숨어 있다. 온천 명소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코스부터, 관광과는 도무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오지 마을에 위치한 코스까지. 목적에 맞게 골라 가는 재미가 있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지 규슈가 품고 있는 이야기와 대자연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으니 딱 집어 1등을 고르기는 아예 불가능하다.

자연과 문화, 온천과 음식이 함께하는 새로운 규슈여행.
규슈올레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모두 담았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다. 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기본이고, 때로는 가슴 아픈 한일 양국 간의 역사를, 때로는 웃음이 피식 새어나오는 온천 뒷이야기를, 규슈올레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런저런 사연까지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저자는 모든 규슈올레 코스 개장식에 참여했으며 15개 코스를 완주한 유일한 기자이다. 베테랑 여행 기자의 전문성에 인문학적인 체취가 가미되었으며, 걷기여행 예찬자의 진정성에서 빛을 발한다. 규슈올레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애정으로 길을 안내한다. 때문에 제주올레와 규슈올레 모두가 추천하는 최고의 규슈올레 가이드북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길을 위해 쓰였다.

<규슈올레> 이런 점이 특별하다!
1. 베테랑 여행기자가 모두 걷고 직접 쓴 믿음직한 가이드
2. 상세한 일러스트 지도, 난이도 그래프, 별점까지 규슈올레 전 15코스를 빠짐없이 소개.
3. 사진으로 미리 만나는 규슈올레. 350여 장의 사진 콜렉션
4. 규슈관광기구가 직접 추천한 각 코스별 맛집과 숙소 80여 곳 소개
5. 손에 쏙 들어오는 규슈올레 ‘미니 가이드 맵북’ (스탬프 랠리 포함)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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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 올레길에 대한 망라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 한 권만 있으면 규슈 올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리사 2016-04-14 공감 (1) 댓글 (0)




규슈 올레 - 손민호


작년 이맘때 일본에 규슈를 다녀왔다. 친구들 부부, 나는 우리 가족과 함께 한 규슈 여행이었다. 일반 관광 여행이 아닌 규슈 올레길이었다. 우리는 미치노에키 모모야마텐카이치 - 마에다 도시이에 진영 터 - 후루타 시게나리 진영 터 - 호리 히데하루 진영 터 - 나고야 성터 - 히나타가마 - 하도미사키 소년 자연의 집 - 하도미사키 캠프장 - 시마즈 요시히로 진영 터 - 하도미사키 산책로 - 소라구이 포장마차까지 가는 가라쓰 코스였다. 제주 올레길을 본 딴 규슈 올레길이라 하여 우리가 갔을때는 사가현 공무원들 세 명이 나와 우리 가는 길을 안내했다. 규슈 올레길을 더 홍보하고자 나온 공무원들의 열정이었다.



작년에 다녀왔던 규슈 올레를 책으로 만난다니 작년에 갔던 기억들이 떠올라 반가운 책이었다. 물론 우리가 갔던 가라쓰 올레길은 규슈 올레길의 한 코스였을 뿐이지만, 우리가 가지 못한 곳들을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가라쓰 코스를 갔을때도 들었지만 가라쓰 코스엔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임진왜란의 출병을 기다리고 있었던 진영 터가 있었던 곳이다. 아픈 역사의 현장을 바라보아야 해 불편함이 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 또한 진영 터에 대한 불편함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가라쓰 코스는 무난하면서도 꽤 즐거운 곳이었다.



가라쓰의 기후는 제주도와 비슷했다. 제주에서처럼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길을 우산과 우비를 입고 걸었고, 걷는 길마다 일본 특유의 풍경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걸었던 길에는 제주에서처럼 오렌지색 귤이 탐스럽게 열려 몰래 하나 따 먹고 싶을 정도로 먹음직스러웠다. 책에서는 이러한 풍경들까지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지만 여러 코스를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었다. 제주 올레와 규슈 올레의 베테랑 여행 기자의 글이라 속속들이 소개하고 있었다.



저자는 책에서 총 15군데의 규슈 올레길을 안내했다. 코스 지도는 기본이며 코스의 거리와 예상 소요시간과 코스별 경로 뿐만 아니라 가는 방법까지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풍부한 사진과 먹거리, 호텔 뿐만 아니라 맛집까지 소개했다. 규슈 올레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책이었다.










내가 가보았던 코스는 달랑 한 코스였을 뿐이었지만, 다른 여행 가이드북에 비해 더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책에서 익숙한 장소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여러 곳들을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다채로운 자료와 장소로 가득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가보고 싶은 코스를 꼽는다면 저자도 적극 추천한 기리시마, 묘켄 코스였다.



저자는 끌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할수 없이 좋아하는 코스라고 말했다. 길에 얹힌 사연도 흥미롭고, 온천, 교통 등 관광 편의시설도 훌륭하고, 자치단체의 열성도 뜨겁다. 무엇보다 길이 좋다. (165페이지) 라고 했을 정도다. 역사적 인물을 길에서 추억하는 규슈 올레의 유일한 코스라고 말했을 정도다. 료마라는 한 인물을 추억할 수 있는 길이며 기자 출신 작가인 시바 료타로는 료마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료마가 간다』라는 작품을 썼고, 시바 료타로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가 가는 장소에서 그 나라의 역사의 흔적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걷는 길에 집 앞에 내놓은 화분들에서 이웃을 배려하는 그들의 국민성을 엿보기도 한다. 우리와 조금씩 다르면서도 비슷한 감성들을 느끼게도 되는 시간. 낯선 장소에서의 익숙한 느낌. 그 장소만이 가진 힘이 보인다. 그 장소에서의 감정은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만이 느끼는 고유한 느낌이기도 하다.



우리는 함께 간 사람들과 길을 걸었고 길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거리의 풍경과 어두운 색의 지붕, 닫힌 커튼, 우리나라와 비슷한 노랗게 물든 벼가 있는 들녘. 함께 한 사람들과 걷는 길에서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기억했고, 우리가 살아가야할 미래를 기약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한 길이었고,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 풍경들이 이제 그리움이 되었다.
- 접기
Breeze 2015-10-28 공감(9)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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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다리로 걸을 때에 비로소 여행이 된다




책읽기 삶읽기 212







두 다리로 걸을 때에 비로소 여행이 된다

― 규슈올레

손민호 글·사진

중앙북스 펴냄, 2015.9.1. 15000원







제주에서 ‘올레길’이 관광상품으로 생긴 뒤 크게 사랑받으면서 온 나라 곳곳에 ‘걷는 관광’이 널리 퍼졌습니다. 그런데, ‘제주 올레길’이 따로 없었어도 제주로 나들이를 다니는 사람 가운데 적잖은 이들은 두 다리나 자전거로 제주를 돌았습니다. 2007년에 관광상품 ‘올레길’이 생기기 앞서까지 사람들이 조용히 ‘걷는 나들이’를 즐겼다면, 2007년에 관광상품이 생기고 나서는 여러 가지 ‘코스’가 생겨서 이러한 코스를 따라서 움직이는 물결이 넘실거립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조용한 ‘걷는 나들이’를 누리기 어렵다고 할 만합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지난날에 여행을 다니던 사람들은 으레 걸었습니다. 때때로 버스나 기차를 타기도 했지만, 지난날에는 여행을 다니던 사람들은 걸어야 제대로 여행을 한다고 여겼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걷지 않고서는 마을도 자연도 풍경도 도심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관광버스에 탄 채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달려서는 기념품 장만하는 일밖에 못 합니다. 관광버스에서 내려서 이곳부터 저곳까지 천천히 걷거나 빙글빙글 에돌아서 다닐 때에 비로소 마을도 자연도 풍경도 도심도 알 수 있습니다.







규슈올레를 처음 고안한 것은 일본의 관광 당국이었지만, 길에서 손님을 맞는 건 보통의 일본 사람이다. (8쪽)




도심 올레의 특징은 아기자기한 재미에 있다. 입이 떡 벌어지는 대자연의 위용 같은 건 없다. 대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보면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26쪽)







‘제주올레’는 일본으로 건너가서 ‘규슈올레’를 태어나게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규슈올레》(중앙북스,2015)라고 하는 책에 찬찬히 담깁니다. 한국 제주에서 크게 사랑받는 관광상품을 일본에서 받아들인 셈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굳이 제주올레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이어온 ‘걷는 나들이 문화’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애써 제주올레를 받아들이려 했다면, 일본 사회에서 오래도록 여러 사람들이 누린 수수한 문화를 넘어서, 이를 관광상품으로도 ‘개발’하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해야겠지요. 오늘날에는 관광이 ‘문화상품’이기도 하니까요.







규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고속도로와 바투 붙은 교통의 요지를 한국 여행사 누구도 말하지 못했다. 단 한 명도 이날 이전에 야메시에 들어온 적이 없었던 것이다. 시쳇말로 ‘일본 관광으로 먹고산다’는 여행사 사람에게도 야메는 지나치는 도시였다. (55쪽)




깊은 숲을 헤집는 소위 산중 올레가 아니어서 가라쓰 코스의 흙길은 반갑다. 가라쓰시 공무원들의 노고가 길에서 팍팍 느껴졌다. (96쪽)












여러 가지를 한자리에 놓고 헤아려 봅니다. ‘관광상품’하고 ‘문화상품’하고 ‘관광산업’하고 ‘문화산업’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둘레를 구경하거나 삶을 짓는 이야기를 상품이나 산업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오늘날 사회를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그동안 상품이나 산업이라고 한다면 버스나 비행기나 기차나 배를 써서 사람들을 한꺼번에 싣고 나르면서 기념품을 사도록 이끄는 몸짓이었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다가 이러한 상품이나 산업이 ‘기념품은 없어도 되는’ 흐름으로 바뀌면서 ‘관광객 스스로 여러 시간을 걷거나 하루를 꼬박 걷는’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할 만합니다.




여느 때에 잘 안 걷던 사람은 ‘아무리 멋진 올레길’이라 하더라도 두어 시간을 걷기 어렵습니다. 그저 수수하고 판판한 길이라 하더라도, 여느 때에 첨단 도시문명 혜택을 받으며 살던 사람들은 이 길을 잘 못 걷습니다.




걷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걷다가 지치지요. 걷다가 지치면 ‘아무리 멋진 올레길’을 걷더라도 둘레를 살피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규슈올레》에 나오는 일본 규슈 올레길은 ‘가게 하나 나오지 않고 여러 시간 걷는 길’이 꽤 많다고 할 만합니다. 마실거리랑 먹을거리를 가방에 짊어지면서 여러 시간을 걷다가 마땅한 곳에 자리를 깔고 앉아서 도시락을 먹는 나들이가 될 텐데, 이러한 관광상품은 도시사람한테 얼마나 기쁘거나 새로운 나들이가 될는지 궁금합니다. 아니, 이런 나들이는 예부터 누구나 들놀이나 바닷놀이를 다니면서 수수하게 즐겼어요. 관광상품이 없었어도 다니던 들놀이요, 문화상품이 아니어도 누리던 바닷놀이입니다.







벳푸 코스는 흙을 밟는 길이다. 지난 계절의 낙엽을 밟는 길이고, 보드라운 흙을 디디는 길이다. 흙을 밟는 길이어서 발이 편한 길이다. 일행 중 일부는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아서 힘들었다고 했지만, 나로서는 발이 편해서 힘든 줄을 몰랐다. (111쪽)




언제부터인가 사람들 사이에서 잊힌 마을,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없어 갇힌 마을, 젊은이는 떠나고 어르신만 남아 허전한 마을이 오쿠분고 코스가 거치고 들르는 마을이다. (118쪽)




여느 때에 늘 매캐한 하늘과 우중충한 건물과 시끄러운 자동차한테 휩쓸려서 지내야 하니까, 모처럼 맑은 하늘과 푸른 숲과 싱그러운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들이가 참으로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다만, 새와 풀벌레가 노래하는 소리도, 이러한 소리가 익숙할 때에 노래로 받아들입니다. 흙내음이나 풀내음도 이러한 내음이 익숙할 때에 싱그럽다고 받아들여요. 방아깨비나 나비 애벌레조차 징그럽다고 여길 수 있으니까요.




이리하여, 두 다리로 걸을 때에 비로소 여행이 됩니다. 어려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두 다리로 걷지 않을 때에는 여행이 안 됩니다. 그리고, 두 다리로 걷다가 한참 가만히 서거나 앉을 때에 비로소 여행이 됩니다. 두 다리로 걷더라도 마땅한 때에 멈추거나 서거나 쉬거나 머무를 줄 모른다면 여행이 안 됩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휭 달리는 일을 놓고 여행이라 하지 않아요. 이 자리에서 저 자리로 비행기를 타고 쌩 가로지르는 일을 가리켜 여행이라 하지 않습니다. 걸어서 둘레를 살필 적에도 마냥 걷기만 하고 걸음을 멈추지 않으면 여행이 될 수 없습니다.




여행이 아닌 삶자리에서도 이와 같다고 느껴요. 두 다리로 걸으면서 일할 때에 비로소 삶이 되지 않을까요? 두 다리로 걸으면서 놀 때에 비로소 기쁨이 되지 않을까요?




바람을 마실 때에 여행이 되듯이, 바람을 마시는 자리가 즐거운 일자리가 아닐까요? 햇볕을 쬐고 풀내음을 맡으면서 숲을 바라볼 때에 여행이 되듯이, 햇볕이랑 풀내음이랑 숲이 어우러진 곳에서 일할 때에 기쁜 삶이 아닐까요?












길을 걷다 보면 구주연산 산마루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코노에·야마나미 코스는 구주연산을 오르는 길이 아니라 구주연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135쪽)




야트막한 언덕을 내려오다 걸음을 멈췄다. 풍경에 눌려 걸음을 멈춘 적이 있으면 무슨 뜻인지 알 터이다. 문자 그대로 그림 같은 장면이 앞을 가로막았다. (168쪽)







예부터 사람들은 누구나 늘 걸었습니다. 권력자는 걷기를 싫어해서 일꾼을 부려 가마에 탄다든지 뭐에 얹혀서 간다든지 했습니다만, 땅을 밟으면서 걷지 않는 사람은 땅을 알 수 없습니다. 두 다리로 땅을 밟아야 땅을 알고, 땅을 알 때에 땅을 일구는 슬기를 얻으며, 땅을 일구는 슬기를 얻기에 이웃을 사랑하는 기쁜 사랑을 압니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을 가꾸면서 삶을 짓습니다. 삶을 지으며 생각을 가꾸면서 다시 걷습니다. 부엌하고 마당을 오가면서 걷습니다. 뒷간에 볼일을 보러 갈 적에도 걷고, 텃밭에서 남새를 뜯을 적에도 걷습니다. 마을 한 바퀴를 걷고, 숲으로 나무를 보러 걸어갑니다.




아이들은 걸음마를 떼면서 까르르 웃지요. 어른도 이와 같아요. 어른들도 날마다 새롭게 걸음을 떼면서 새롭게 일하고, 새롭게 살림을 보듬으며, 새롭게 이웃하고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히라도 코스도 재미가 쏠쏠한 올레길이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거리를 거니는 재미도 있고, 가와치 언덕에 올라 바닷바람 맞으며 노니는 재미도 있다. (254쪽)







올레길이 아니어도 걸으면 재미있습니다. 올레길이 생겼어도 굳이 올레길로만 걸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리고, 올레길도 걸어 보면 재미있지요.




이 길도 걷고 저 길도 걷습니다. 올레길로 ‘뽑힌’ 곳만 재미있을 수 없습니다. 마을에 있는 여느 살림집에서 여느 마을 빵집 사이를 걷는 길도 재미있습니다. 이웃집으로 나들이를 가려고 걷는 길이 재미있습니다. 서로서로 천천히 걸어서 오가고, 마을사람 누구나 이 집 저 집 찬찬히 걸어서 만나는 길이 재미있습니다.




손민호 님이 엮은 《규슈올레》를 보면, 규슈에 새로 생긴 여러 올레길을 길그림이랑 사진으로 꼼꼼하게 잘 알려줍니다. 규슈로 나들이를 간다면 이 올레길을 한 번쯤 걸을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올레길에 없는 여느 골목길을 느긋하게 걸을 만할 테고, 책이나 관광상품에 없는 수수한 마을길을 노래하면서 걸을 만하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걷기에 길이 되고, 우리가 길을 걸으며 노래하기에 기쁜 나들이가 됩니다. 4348.10.26.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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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10-2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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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올레: 놀멍 쉬멍 먹멍 일본 규슈 걷기 여행




아래와 같은 서평단 신청글을 올려서 뽑혔다.




"1. 규슈
10년 전쯤에 학교에서 중학생들 데리고 일본 탐방 다녀왔네요. 버스 타고 관광지마다 내렸다 탔다 하면서 전문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 완전 패키지 여행이었지요. 학생들 관리하느라 피로하기도 했지만, 나가사키 카스테라도 먹고 유황온천도 경험하고 원폭 관련 지역도 보고 구마모토 쪽 성터들도 둘러보았던 기억이 나요. 관광이든 여행이든 우리와 다른 생태, 역사를 가진 지역을 직접 걸으며 배우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2. 제주올레
안 그래도 규슈올레가 제주올레와 결연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부터 들으면서 규슈올레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오래 걷기를 좋아합니다. 머리를 비우고 고요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걷다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납니다. 제주올레는 1, 2, 6, 10, 12, 13, 14, 14-1을 완주했어요. 저는 여행가기 전에 그곳 여행기와 가이드북을 좀 많이 읽고 가는 편인데, 지난 봄 단기방학 때 제주올레 전후로도 요즘 쏟아져 나오는 제주 관련 서적을 잔뜩 읽고 갔네요. 올 봄에 제주올레 다녀오면서 남겼던 후기 주소 링크 걸어봅니다.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5508543

이 책 서평단으로 뽑아주시면 조만간 규슈올레갈 때 참 도움이 되겠네요. ^^ "



















타 온라인서점 중앙북스 블로그에 서평단 신청을 하면서 그 시기 정도에 배송이 되면 단기방학에 여유롭게 읽고 서평 완료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책 발간이 늦어지면서 배송 역시 늦어졌고 그사이 미친듯이 바쁜 학기 중 일상으로 진입했다. 평일에는 진득하게 책을 읽기 어려울 뿐더러 다 읽었다 하더라도 리뷰를 정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평쓸 때 앞부분만 읽고 쓰거나 훑어보고 쓰지는 않는다. 게다가 서평단이라니 기한에 늦더라도 제대로 읽고 쓰고 싶었다. 이야기가 들어있더라도 일단은 '가이드북'이다보니 지금 당장 밟고 있는 곳이 아니라면 책이 나열하고 있는 여행 정보에 대한 필요를 생생하게 느끼며 읽기는 쉽지 않았다. 아직 규슈 올레를 준비하고 있는 입장은 아니다보니 코스에 대한 소개와 숙소, 식당 등 정보보다는 본문(= 저자가 규슈 올레 개장식마다 참여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올레' 역사에 대한 이야기, 그 지역 자체에 대해 저자가 인문학적으로 풀어주는 이야기 등) 책장이 훨씬 잘 넘어갔다. 어쩔 수 없었겠지만 계속 나열되는 잘 모르겠는 일본어 지명과 인물명들도 책 읽는데 오래 걸리게 만든 요인이다. 어쨌든 올레나 규슈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이 읽으면 분명 '규슈올레' 뽐뿌가 느껴질 만한 잘 만든 책이다. 너무 알차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다 읽기 어렵다? 미안하다?는 느낌이다. 언젠가 규슈 올레에 도전해볼 테니 책을 잘 가지고 있다가 꼭 들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라쓰 코스는, 안은주 사무국장의 말마따나 걷기에 좋은 길이다. 우리의 가슴 시린 역사를 알지 못해도 일부러 찾아와서 거닐 만한 길이고, 우리의 가슴 시린 역사를 새기고 있다면 더욱더 찾아와서 걸어야 하는 길이다. 가라쓰 코스는 규슈올레 최고의 역사기행 코스다. 다시 말하지만, 아픈 역사도 우리 역사다." 97쪽.









* '올레'



지난 봄 단기방학 때 중산간지역(12코스~14-1코스) 올레를 하면서 제주 4.3을 책으로, 발로 더듬었다. 마을 전체를 불태웠을 만큼 잔인했던 일련의 사건들 이후 생존한 사람들도 떠나고 그대로 황폐화된 마을도 있었다고 한다. 애초에 올레 정신은 이미 부자 중국인들 때문에 더욱 물가와 땅값이 올라버린 관광지가 아니라 소외 되고 잊혀졌던 제주 구석구석 골목길을 발굴해 알리고 함께 걷는데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제주올레는 사단법인이라는 민간에서 추진한 사업이고 이를 벤치마킹한 규슈올레는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에서 예산과 노력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제주올레 측에서 규슈올레를 인가?해 줄 때 엄격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올레 정신에 부합하는 길만을 통과시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스들은 저자 말처럼 한국인으로서는 찾아가기 쉽지 않을 만큼 교통이 불편하거나 먼 곳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주할 수 없는 상황일 때 가장 먼저 걸어보고 싶은 길들은 관광지라 찾아가기 쉬운 길이 아니라 구석에 있는 코스들이었다.







* 농민운동, 기독교




"시마바라의 난은 1637년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지역에서 발발한 농민 봉기를 일컫는다. 역사책은 대부분 시마바라의 난이라고 기록하지만, 여기 아마쿠사 제도에서는 꼭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일아고 부른다. 아마쿠사 지역이 시마바라의 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다. 정확히 말하면, 시마바라 지역의 농민세력과 아마쿠사 지역의 농민세력이 각자 궐기한 뒤 두 세력이 뭉쳐 막부와 싸운 사건을 가리킨다.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라고 쓰기도 한다. '잇키'는 민란 또는 민란을 주동한 세력을 말한다. 세력으로서 잇키는 주로 농민이나 종교집단이다 에도 막부시대에 잇키는 수시로 발발했다. 3000건이 넘는 민란이 일어났다는 기록도 있다.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는 아마쿠사·시마바라 지역에서 일어난 민란이라는 뜻이다. 물론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피해도 컸던 민란이다.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은 종교전쟁으로 설명되곤 한다. 일본에서 기독교 세력이 막부와 정면으로 맞선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을 '기리시탄의 난'이라 하기도 한다. 나로서는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라고 부르고 싶다.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이 기독교와 무관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 눈에는 신앙을 잃어 방황하는 기리시탄보다 농사지은 것 다 뺏기고 허기에 전 농민이 더 들어온다. 동학 난이 아니라 동학농민전쟁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210-212쪽.



최근 타 출판사에서 보내주어 읽었던 "나라 없는 나라"라는 소설은 동학농민운동 당시 여러 사람들의 입장 차이와 상황 전개, 특히 전봉준의 삶을 그리고 있다. 옛날 일을 지금 상황에 대입해도 설명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놀라운 한편 답답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우리의 농민 운동과 비슷한 일이 우리보다 이전에 규슈에서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인상 깊었다. 필요한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규슈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농민운동은,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어보이는 지금 어떤 방식으로 다시 반복될까.



좀 더 재미있는 점은 규슈에서 있었던 '아마쿠사·시마바라 잇키'는 기독교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 일제시대 때도 십자가나 성경을 밟고 지나가보라는 비기독교인 인증?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일본에서는 기독교인을 걸러내어 죽이고 있었다.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일본 기독교박해사를 이 책을 통해 좀 더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섬 올레인 아마쿠사 세 자매는 철저히 일본 근대사를 읽을 수 있는 코스란다. 찾아가기 비교적 힘들겠지만 걷고 싶다. 특히 아기자기한 마을 길이라는 말에.







저자가 기자이다보니 사진도 아름답게 찍어왔다. 사진 속에 언뜻 언뜻 보이는 간새표지판, 화살표, 리본들이 반갑다. 규슈 쪽에서 제주올레 쪽에 사용료를 내고 있다고 한다. 제주올레와 규슈올레가 자매길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밀접한 관계인지, 제주올레 쪽에서 규슈올레 쪽에 거의 가르쳐주다 시피 하면서 발굴한 길들인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익숙해서 더 걷고 싶어질 듯한 규슈올레다. 덤으로 온천, 맛있는 음식들 역시 규슈올레를 부추기는데 그러나 비싼 물가, 아무래도 언어적 차이 등으로 인해 혼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 전철 없어 배낭여행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다. 책 읽는 내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겨울 오키나와 같이 갔던 베프에게 또 적금 부어 이번엔 규슈올레 가자고 할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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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ie42 2015-11-0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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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일본을 즐기고 싶다면 규슈올레!




신랑과 제주올레를 즐겨 걸으면서 제주도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했었는데

규슈올레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언젠가는 한번 걸어보고 싶다 생각만 했었습니다.



요근래 저가항공의 규슈노선이 많아지면서 개천절 연휴기간 동안

규슈올레 일부를 걷기로 하고 규슈올레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죠.



하지만 규슈올레 사이트에서도 다른 후기들을 보아도 저희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주올레 책이 엄청 많은 것 처럼 규슈올레 관련 책들도 많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검색해보니 딱 한 권이 있더군요.

여러권이 있다면 비교해봤을텐데 딱 규슈올레 한 권이라니..라는 생각에 걱정은 되었지만

규슈올레 책 덕분에 저희가 원하는 정보를 그나마 얻을 수 있었어요.



많은 올레코스 중에 저자가 직접 다녀보고 별점을 준 것이 있는데

저희는 원래 다케오-우레시노 코스를 가려다가 저자의 별점을 보고

벳부올레코스로 변경을 했지요. 결론은 저자의 별점은 옳았다. 입니다.

버스노선, 숙소정보 등 부수적인 내용이 함께 들어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뭐 이거 나름대로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고 할까요.



제주올레가는 비용과 규슈올레 가는 비용의 차이가 크지 않은 요즘

규슈올레나 색다른 일본 여행..보다 다양한 일본을 보고싶은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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