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이익주의
민족과 민족주의는 다르다. 나는 민족은 인정하지만 민족주의는 반대한다.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말이 성립될 수 없듯이 민족을 반대한다는 말 역시 성립될 수 없다. 왜냐하면 민족이란 존재하는 실체이기 때문이다. 비록 민족이 '상상된 것'(베네딕트 앤더슨)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현실에 존재하고 작동하는 실체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민족주의를 반대할 수는 있다. 내가 민족주의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민족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족은 민족 중심으로 살아갈 수 없다. 그러니까, 나는 민족의 이익과 민족주의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민족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민족의 이익에 부합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민족 이익의 편에 서서 민족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다. 나는 민족주의자가 아니고 민족이익주의자이다. 이는 내게 가족이 있지만 내가 가족주의자가 아닌 이유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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