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손민석
<모택동 인민의 배신자>라는 책을 읽다가 덮었다. 무슨 얘기인가 궁금하기도 해서 읽다가 너무 황당해서.. 이런 게 1만 5천부나 일본에서 팔렸다는 게 놀랍다.
하긴 한국에서도 <반일종족주의> 같은 질낮은 책이 11만부나 팔렸다고 하고 이 책을 번역한 박상후라는 작자는 <반일종족주의> 2권에 기고를 했다고 하니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그 나물에 그 밥이겠다. 사회가 영락해질 때 자기기만과 자기만족으로 도피하여 현실을 외면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만큼 강한 게 아닌가 싶다. 논리가 얼마나 웃기냐면 예컨대 이 책에서 모택동이 "친일親日 행위"를 했다고 지적하는 부분을 보면 내용이 일본의 좌파 구로다 히사오와의 면담 도중에 일본의 중국 침략을 두고 일본인들이 중국을 침략해 미안하다며 사죄를 하자, 모택동은 손사레를 치며 "너네들은 그런 견해를 갖지 말아라. 일본 군벌이 중국의 대부분을 점령했기에 중국 인민이 깨어날 수 있었다. 오히려 일본의 침공은 중국 인민을 교육시키고 단련시켜 오늘날 중국 공산당이 승리할 수 있게 했다. 만약 일본의 침략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산골짜기에 처박혀 있었을 것이다. 감사는 오히려 내가 너네에게 해야 하는 말이다."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중국 민족의 배신자였고 친일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고 어쩌고.. 아니, 모택동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 있지. 일본제국 덕에 국민당 작살나고 공산당이 그 기회를 이용해 세력을 조직하고 넓혀서 중국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켰으면 되려 고맙다고 할 수도 있지. 나같아도 그리 말하겠다.
민족주의를 비판하겠다는 이들이 더 엄격한 민족주의적 기준에 입각해서 친일파니 뭐니 하고 있으면 대체 내셔널리즘은 누가 타파하니? 웃기는 논리들이야. 그리고 모택동의 궁극적인 목표가 중국혁명 - 조선혁명 - 일본혁명이라는 아시아 혁명의 연쇄인데 이 말은 일본 좌익들한테 너네 정신차리라고 하는 말이다.
모택동이 무엇을 지향했는지를 전혀 이해 못하니까 자꾸 쓸데없이.. 혁명의 연쇄라는 모택동의 전기 사상과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연쇄적 혁명의 실패 속에서의 아시아 사회주의 혁명을 사유했던 후기 사상 간의 단절이나 이런 걸 체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니 이런 질낮은 책이 나오는 것이고 연구자라는 작자들도 자꾸 무슨 모택동의 사생활 운운하는 조잡한 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갖고 내셔널리즘 장사질하고. 인간들 정말 너무 질낮은데 학자라는 작자들까지 질이 낮아지고 있으니 사회의 영락화가 너무 극심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걸 좋다고
또 자기네 책에 넣는 경제사학자 무리를 보면.. 이런 잡것들 갖고 혁명하겠다고 까불던 80년대는 무엇인가 싶고.. 착잡해진다 이런 걸 읽으면..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