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5

청주시는 '동네기록관' 15곳을 현재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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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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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학교의 대학기록실과의 인터뷰 기사를 올린 뒤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이 글을 써봅니다. 저도 퇴임을 하려고 책과 자료들을 정리하다 보니, 화일박스 안에 있는 개인적인 기록들(다이어리, 임명장, 편지, 서류, 노트,  출장기록, 사진 등등)과 각종 상패, 감사패 등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당분간은 집으로 가져다 놓고, 자서전 같은 것을 하나 쓴 뒤에 이를 모두 학교 기록실에 기증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개인 기록은 소중한 것이고, 그것을 쉽게 버리기는 어렵습니다. 대개는 사후에 가족들이 이를 당분간 보관하다가 소각해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나 여겨집니다. 그런 가운데 아까운 기록들도 모두 사라져버리고 있습니다. 만일 이런 기록들을 어디에선가 받아주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곳들이 있습니다. 요즈음 각 광역 혹은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기록관을 만들어서 이런 시민기록들을 기증받아 관리를 하고, 전시회를 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기록문화의 도시인 청주와 전주와 같은 곳입니다. 이곳에는 청주시기록관, 전주시민기록관이 만들어져 시민들의 개인기록들을 기증받고 있습니다. 일기, 월급봉투, 앨범, 신분증 등등 소중한 시민기록들을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주시민기록관의 경우를 한 번 보시지요 : https://www.youtube.com/watch?v=cRXYbcxy_4I)  

청주시는 '동네기록관' 15곳을 현재 운영 중에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마을의 기록을 수집해서 전시하는 '마을아카이빙'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청주시 동네기록관 : https://www.cjculture42.org/sub.php?code=93. )

최근에는 각 시군구 문화원도 이런 시민기록을 모으고, 시민 인터뷰를 하는 사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가장 훌륭하게 이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 서울의 성북문화원입니다. 이곳에서는 주민기록단을 조직해서 마을에 관한 각종 기록을 수집하고, 주민들을 인터뷰하여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성북마을 아카이브 소개 : https://archive.sb.go.kr/isbcc/home/u/index.do) 그밖에도 여러 문화원에서 이런 작업들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기록을 모아 보관할 수장고입니다. 수장고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하면 기록들을 제대로 보관할 수 없으니까요. 한양대의 경우, 한양역사관 1층에 훌륭한 수장고를 만들어 각종 대학기록물을 보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주와 전주도 역시 그러하다고 합니다.  앞으로 각 지자체 기록관, 시군구 문화원이 훌륭한 수장고를 갖추어, 개인만이 아니라, 마을, 기업이나 단체의 기록도 최대한 수집해서 보관하고, 이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만들어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록을 제대로 보존하려면 시설만이 아니라 인력과 예산도 필요합니다. 기록연구사나 학예연구사 등 훈련을 받은 인력과, 기록의 수집과 관리, 영상인터뷰, 디지털 아카이빙 등을 할 수 있는 예산도 필요한 것이지요. 지자체와 지방의회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문화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공적인 기록만이 아니라 민간의 기록물도 최대한 많이 수집해서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중국, 일본이나 유럽, 미국 등지에 비해 보존되어 있는 공적, 사적 기록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기록이 있어야 문화컨텐츠를 만들 수 있고, 그래야만 훌륭한 문화 상품들도 만들 수 있습니다.  위의 마을 아카이브 사이트에만 들어가 보아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훌륭한 컨텐츠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페친 여러분들도 개인 기록을 가능한 한 잘 보존, 정리해서 시군의 기록관이나 문화원에 기증하여 지역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살고 계신 지자체에 이런 기록관 시설을 만들라고 압력을 넣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세금을 내는 시민으로서 이런 요구를 할 자격이 있습니다. 민주공화국은 시민이 주인인 나라이고, 따라서 시민들의 기록을 모아서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전북의 발견] 전주시민기록관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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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발견] 전주시민기록관 2020.01.09
전주 시민들이 기증, 기탁한 전주 시민들의 기록물 수집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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