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북한 주사이론 배운 집단, 문재인 정권서 국민약탈···대선 필요없고 정권 곱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
안동|문광호·유설희 기자2021.12.29 20:19 입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경북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상북도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9일 “좌익 혁명 이념, 북한 주사(주체사상) 이론 이런 걸 배워서 민주화운동 대열에 끼어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끼리끼리 살고 도와준 그 집단들이 문재인 정권 들어서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우리 당 의원 60% 정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통신사찰을 당했다”면서 “대선도 필요 없고 이제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에 대해 거칠고 이념적인 표현을 동원해 공세를 퍼부은 것으로, 대선을 70일 앞둔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돌아서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경쟁 상대에 색깔론을 덧씌우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윤 후보는 2박 3일 대구·경북(TK)·충북 방문 일정 첫날인 이날 오후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22분간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권위주의 독재정부는 우리 경제를 확실하게 살려놔서 산업화 기반을 만들었는데, 이 정부는 뭘 했느냐”면서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 정치를 해서 나라 경제, 외교, 안보 전부를 망쳤다. 무능을 넘어서 과거 권위주의 독재정부가 하던 사찰까지 했다”고 말했다. “정말 가지가지 다하는, 무능과 불법을 동시패션으로 다하는 엉터리 정권”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편은 사이버전사들, 소위 ‘대깨문’이라고 하는 사람들 동원해서 인격을 말살하고 머리를 들 수 없도록 만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금 제일 문제가 안보”라며 “안보라는 게 다른 게 아니라 국가 정체성이다. 이게 큰 문제다. 대문을 열어주는 게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 하는 것인지 이 나라를 사회주의로 끌고 가려는 것인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학은 핵개발 계속하고 미사일 펑펑 쏘는데 종전선언 하자고 한다”면서 “그거 하면 뭐하나. 거기서 떡이 나오나 국민 먹거리가 나오나. 자기 할 일이나 똑바로 좀 하지”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관련해서는 “떳떳하면 왜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나. 죄 지었으니깐 거부하는 것”이라며 “진상을 밝히고 감옥에 가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인사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는 “지금 진행되는 것 말고도 또 걸릴 게 있나 하는 불안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이 정권을 연장하려는 세력이 압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 토론을 거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후보가 저보고 토론하자 하더라”며 “제가 바보인가? 국민 알 권리가 있다고 하던데, 알 권리를 얘기하려면 대장동·백현동 진상부터 밝히고, 민주당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음습한 조직폭력배 이야기, 잔인한 범죄 이야기부터 먼저 밝히라. 국민 알 권리는 그게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또 “기본소득을 주장하다가 여론이 안 좋으니 말을 바꾸고 국토보유세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한다”며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 보는 앞에서 토론해야 겠느냐. 어이가 없다. 너무 같잖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도 3번밖에 안 한다”면서 “바이든 때는 코로나 때문에 2번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선이 70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지만 저희가 압승하기 충분한 시간”이라며 “뭉치면 정권 교체, 흩어지면 국민 약탈”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날 연설을 두고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반문’을 기치로 여권을 향한 이념 공세를 꺼내들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사면을 앞두고 보수·TK지역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 박씨 지지자들은 이날 국학진흥원 앞에서 윤 후보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대통령님께 윤석열은 사과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박근혜 명예회복” 구호를 외쳤다. 윤 후보는 이 집회를 두고 “제가 이분들에게 대응하는 것보다 늘상 말했듯 공무원으로서 직분에 의해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건강을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이날 오전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각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바로 이곳 공사 중단 현장은 초법적·비이성적인 정책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얼마나 위태롭게 만드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라며 “대통령이 되면 즉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우리 원자력 생태계가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며 “수많은 원전기업은 문을 닫았고,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잃었으며, 원자력 전공 인력도 갈수록 떠나고 있다”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감원전’ 정책을 두고서는 “세제부터 시작해서 원전 정책까지 말이 맨날 바뀐다”며 “탈원전 폐기란 말은 못하니 ‘감원전’이란 말을 새로 조어하신 모양”이라고 말했다.
조오섭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 후보가 자신의 잘못으로 돌아서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경북까지 내려가 경쟁 상대에 색깔론을 덧씌우고 독재의 낙인을 찍으려는 것”이라면서 “마지막으로 기댈 것은 네거티브 전략밖에 없는 것이냐”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자신의 내용 없음과 준비 부족,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들을 정부·여당에 대한 증오심으로 치환할 수는 없다”면서 “윤 후보는 대선을 진흙탕으로 몰아넣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둠으로 덮으려는 무책임한 책동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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