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3

알라딘: 약속의 땅 이스라엘 - 고난에 찬 유대 민족 100년의 부흥 분투기 | 아리 샤비트

알라딘: 약속의 땅 이스라엘


약속의 땅 이스라엘 - 고난에 찬 유대 민족 100년의 부흥 분투기 | 걸작 논픽션 11
아리 샤비트
(지은이),최로미 (옮긴이)글항아리2016-11-07

원제 : My Promised Land: The Triumph and Tragedy of Israel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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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32,000원
판매가
28,800원 (10%, 3,200원 할인)




책소개
여기 한 사내가 있다. 영국계 유대인 3세로 태어난 저자는 조부 허버트 벤트위치의 운명적 결단으로 인해 '유럽인'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이스라엘로 되돌아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묻는 험난한 여정을 걷게 된다. 조부에 대한 원망이 없을 수 없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이 역사를 어둡게 칠하는 세월을 거듭하면서 현대 이스라엘의 역사도 잿빛 때로는 핏빛으로 물들었기 때문이다.

사내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음침한 대양이 스멀거리는 듯한, 그 음침한 대양이 일렁이다가 우리를 삼켜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공포스런" 날들의 점철로 기억하곤 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대담한 여정에 나섰다. 바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정체성, 가해자와 피해자의 면모를 모두 지닌 자신들의 역사 속으로 파고 들어가고자 결단한 것이다.

저자와 그의 조국 이스라엘은 국가 설립 65년 만에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되돌아왔다. 시발하고 115년 만에 시온주의가 근본적 모순에 봉착한 것이다. 이제 난제는 점령의 문제를 훨씬 넘어서며, 평화라는 문제보다도 한층 더 깊다. 그렇다면 세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 왜 이스라엘이어야 하는가? 무엇이 이스라엘인가? 이스라엘은 존속할 것인가?

이 문제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스라엘인으로서 한 개인의 오디세이를 펼쳐낸다. 조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역사적 드라마에 당황한 한 인간의…. 그는 개인이지만 가족사와 더불어 심층 인터뷰를 통해 좀더 넓은 이스라엘 이야기, 그리고 좀더 깊은 이스라엘 문제를 파고들려고 애쓴다.


목차


머리글• 의문

하나• 1897년, 첫인상
둘• 1921년, 계곡 속으로
셋• 1936년, 오렌지 과수원
넷• 1942년, 마사다
다섯• 1948년, 리다
여섯• 1957년, 주택단지
일곱• 1967년, 프로젝트
여덟• 1975년, 정착촌
아홉• 1991년, 가자 해변
열• 1993년, 평화
열하나• 1999년, 나는 고발한다
열둘• 2000년, 섹스와 마약, 이스라엘의 상태
열셋• 2003년, 갈릴리를 향해
열넷• 2006년, 현실이라는 충격
열다섯• 2011년, 로스차일드 대로를 점거하라
열여섯• 2013년, 실존의 위협
열일곱• 21세기 숙제
열여덟• 해안의 요새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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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14 이스라엘 문제는 논쟁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그만큼 복잡하며, 논쟁과 반박에 항복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 문제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런 내 노력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나는 나만의 방식과 시각을 통해 내가 이해하는 하나의 전일全一로서 우리 존재를 다룰 것이다
P. 121 유대 민족 해방운동은 아랍 해방운동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아랍 해방운동은 자신들이 정착해온 땅에서 유대인을 게워내기를 원했다. (…) 의지가 약해지기는커녕, 비극적 현실을 인정함으로써 오히려 대담해졌다. 이로써 1936년 팔레스타인에 살고 있는 40만 유대인은 전투 공동체로 변했다. (…) 1936년에는 터무니없었던 일이 1937년에는 용납되었다. 시온주의가 발족할 당시 절대적 이단이었던 생각이 경쟁적 민족운동과 얼굴을 맞대자 여론이 되었다. 접기
P. 153 1943년이 시작되면서, 마사다 정신은 새로운 의미를 띠었다. 이제 마사다는 한낱 역사 속 전설만이 아니었다. 그 목적은 이제 이스라엘 땅 유대인들을 절박한 전쟁에 대비시키는 일 이상이 되었다. 마사다는 유대 민족의 외로움에 대한 신화적이며 거의 형이상학적인 암유였다. 늘 그렇듯, 이츠하크 타벤킨은 이 새로운 통찰을 가장 무자비하게 표현하는 인물이었다. ‘우리 감정은 궁극적인 외로움에 다름 아니다……. 유대인이 얼마나 살아남을지 알 도리는 없다……. 나치가 유대인을 그야말로 100퍼센트 절멸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쓰라린 일이다. 우리가 고독하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 세상이 우리의 적이라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접기
P. 204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여단장과 군정장관이 훗날 이스라엘 자유주의자들이 보인 위선적 동정심에 분노한 건 당연했다. 그들은 리다에서 여단장과 군정장관 일파가 저지른 일을 비난하면서도 그 행위의 열매는 만끽하고 있다. 나는 불도저를 비난한다. 이 저격수를 거부한다. 그러나 여단장과 군정장관, 훈련 집단 소년들을 욕하지는 않으리라. 오히려 그 반대다. 필요하다면 이 저주받은 사람들 편에 서리라. 이들이 아니었다면 이스라엘국은 태어나지 못했으리라는 사실을 아는 까닭이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나라는 존재는 태어나지 못했으리라. 과거 이들이 저지른 더럽고 추잡한 일이, 현재 내 민족과 나 자신, 내 딸과 내 아들들을 살게 한다. 접기


추천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다.
- 이코노미스트

걸작!
- 유대인 저널 (추천)

러브스토리와 스릴러를 한꺼번에 읽는 듯하다.
- 뉴욕 타임스

고통스럽고도 매혹적인 이야기.
- 워싱턴 포스트

아름다운 문장과 드라마틱한 구성, 도덕적 복잡성까지!
- 뉴 리퍼블릭

시인과 철학자 같은 글쓰기!
- 더 애틀랜틱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책은 내가 읽은 이스라엘과 시오니즘 관련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권이다. 이전에는 말하지 못했던 유대 국가 스토리를 통해 이스라엘의 역사와 영혼이 겪은 승리 그리고 비탄을 표현했다. 이 책은 이스라엘의 복잡한 과거사가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를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를, 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주제를 재탄생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
- 다니엘 고르디스 (샬렘대 수석 부총장, 『이스라엘 구하기』 저자)

미래를 염려하는 미국인에게 매우 중요한 책이다.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가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 토머스 제퍼슨 (『권력의 기술』 저자)

냉정을 잃지 않은, 그러나 매우 자극적으로 묘사한 이스라엘의 초상.
-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존탁스차이퉁

보편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고찰이 담긴 매우 뛰어난 이스라엘 책.
-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

이스라엘에서 가장 진보적인 저널리스트의 책.
-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독일 대표 일간지)

이스라엘에 관한 가장 중요한 역사서. 저자는 공정한 역사 기술로 위대한 책을 써냈다.
- 디 벨트 (독일 일간지)

저자는 도덕적인 나침반을 결코 잃어버리지 않는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 타츠 (추천)

조국에 대한 충격적인 초상화를 그려냈다. 운명의 스릴러다.
- 노이에스 도이칠란트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조선일보
- 조선일보 2016년 11월 12일자 '새로나온 책'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6년 11월 12일자 '책의 향기'



저자 및 역자소개
아리 샤비트 (Ari Shavit)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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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중부 도시 레호보트 태생. 저명한 이스라엘 칼럼니스트이자 작가며, 중동 문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언론인이다. 이스라엘국방군IDF에서 낙하산병으로 복무했고, 이후 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80년대에 이스라엘의 진보적 주간지 『코테레트 라시트Koteret Rashit』에서 많은 기사를 썼고, 1990년대 초 ‘이스라엘 시민권협회’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1995년부터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유력 일간지 『하아레츠Haaretz』에 들어가 수석기자로 근무했다. 또한 이스라엘 공영방송국에서 주요 시사평론가로 활약했다. 현재 결혼해 딸 하나와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크파르슈마리아후에 거주한다. 포르투갈, 체코, 덴마크,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헝가리, 폴란드, 브라질, 스페인, 터키, 중국, 베트남, 영국, 미국 등 16개국에서 출간된 그의 역작 『약속의 땅 이스라엘』은 미국 아마존에 독자 서평이 1700개 이상 달리는 호평 속에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도 이스라엘과 중동 문제를 이해하는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뉴욕타임스 북 리뷰』 『이코노미스트』 『타임』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책’에 뽑혔다. 2013년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사회적 혁신을 지원하는 나탄 기금의 ‘나탄 도서상’을 받았고, 이어서 2014년에는 마틴 루서 킹, 토니 모리슨, 네이딘 고디머 등이 수상한 바 있으며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박애주의를 이해하는 데 기여한 책에 수여하는 아니스필드-울프 도서상, 전미유대인도서상을 수상했다. 『약속의 땅 이스라엘』은 2017년 영화로도 개봉될 예정이다. 접기

최근작 : <약속의 땅 이스라엘> … 총 15종 (모두보기)

최로미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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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약속의 땅 이스라엘』 『문어의 영혼』이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 세계가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심금을 울리는 강렬한 이스라엘 건국사
벼랑 끝에 몰린 한 국가의 영광과 비극 속으로――

★ 2013 나탄 도서상, 2014 아니스필드-울프 도서상, 전미유대인도서상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독자 서평 1700개
★ 『뉴욕타임스 북 리뷰』 『이코노미스트』 『타임』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책’
★ 전 세계 16개국 판권 수출, 2017년 영화 개봉 예정

“난 생각한다. 결국, 시온주의는 유대인의 생명력을 되살리자는 사상이었다.
이스라엘 이야기는 모든 역경에 맞선 생명력의 이야기다.
그러니 그 정신의 이중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 한 최고로 따분하면서도 껄끄러운 민족이다.
우리는 청교도주의나 감상벽은 견디지 못한다. 언쟁이나 고귀한 개념 따위에 의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하루하루 경이로운 역사의 미래상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사건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지도 못하고 파악할 수도 없는 서사 영화에 출연한 오합지졸이다.
대본 작가는 미쳐버렸다. 감독은 달아났다. 제작자는 파산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곳, 성서의 땅이라는 영화 촬영장에 있다. 카메라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전경을 촬영하다 문득, 우리가 이 해안에 집결하는 모습을 잡는다.
이 해안에 매달리는 모습을. 이 해안에서 살아 숨 쉬는 모습을. 어떤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_ 본문 679쪽



여기 지친 표정의 한 사내가 있다. 그는 막 자신의 민족이 뚫고 온 거대한 파노라마를 담은 역사서 집필을 마친 참이다. 담배 한 대를 피워 물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그는 역사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언론인이었다. 50대 후반이 되도록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였다. 그런데 마침 그는 유대인이었다. 이스라엘 국민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는 분쟁국가 이스라엘에서 3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해온 그를 역사서 집필로 내몬 것은 아주 복잡한 이유였다. 이스라엘 자체가 모순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길게 핍박받은 민족이면서 동시에 점령과 식민주의로 살길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민족의 일원이다. 이 하나로도 집필의 배경으론 충분하다. 무엇보다 그를 충동질한 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과연 우리는 이대로 계속 생존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 건국 110여 년의,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 젊은 국가의 지식인을 심각한 고민으로 내몰았다. 그것은 죄를 짓고 살아도 행복할까라는 질문과도 맞닿아 있었다. 피는 언제나 피를 부르는데 피를 묻힐 수밖에 없는 구조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는 것, 이것이 가장 괴로웠다. 답답했던 그는 ‘단추’를 찾았다. 어디서 첫 단추가 채워져, 그것이 어떤 경로로 여며짐에 따라 지금 내 목을 이렇게 옥죄는가 하고 말이다. 사건들의 표면을 통해서는 그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돌아보기도 싫은 20세기 초, 전쟁으로 점철된 그 공간에서 공포에 찌든 인물들의 불합리한 내면에 들어가 인간을 행동하게 만든 그 결단의 순간들과 대화해야 했다. 아울러 모든 좌우 양단의 분식적 사고를 멈춰야 했다. 철학과 종교도 한쪽으로 치웠다. 이스라엘인들은 살고 싶었고, 그래서 도망오거나 건너왔으며, 힘껏 일했고, 이웃에게 잘 보이고자 했고, 이웃을 쫓아내기도 했다. 이념과 정념을 파괴하는 현실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했다. 저널리스트의 직분에 맞게 그는 과거의 인물들과 만났고 기록문서를 뒤졌다. 가족사이자 이웃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욱 희망과 좌절, 공포와 분노, 연민과 동조가 연쇄적으로 격발했다. 그리고 이제 대장정이 끝났다. 이스라엘은 건재하는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읽기 전까진. 담배를 끄며 그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해야 할 일이었다고.


1950년대 후반 이스라엘 중부 도시 레호보트에서 영국계 유대인 3세로 태어난 저자는 증조부의 운명적 결단으로 인해 ‘유럽인’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이스라엘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묻는 험난한 여정을 걷게 된다. 1897년 시온주의 순례자들과 함께 증기선을 타고 고대 야파 항구에 내린 그의 증조부 허버트 벤트위치 경은 고대 유대의 땅에 터를 잡기로 결심한다. 다소 이상적이고 신비주의에 매료된 증조부는 유대인이라면 조상의 땅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땅에서 벌어질 심각한 일들이 그의 머릿속에서는 스케치조차 되지 않은 채. 그로부터 100여년 뒤 이스라엘과 중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 된 증손자는 증조부의 도해渡海를 프롤로그 삼아 자신의 과거 전체를 파헤치게 되었다. 그리고 『약속의 땅 이스라엘My Promised Land』이라는 걸출한 책을 완성했다. 이 책에서 그는 질문한다. 이스라엘은 왜 세워졌느냐고. 증조부와 그 인근의 족적만으로는 그 답이 찾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모기가 들끓는 말라리아의 고장,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흙삽으로 개척한 최초의 둥지 하롯 계곡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의 배낭에는 기록보관소에서 나온 지도며 계획서, 의정서, 기사, 서한, 일기, 그리고 1920년대의 흑백사진들이 잔뜩 들어 있다. 에인하롯 계곡의 개간, 식민정착촌 레호보트의 오렌지 농업 등 20세기 초반의 개척사를 재구성하며 저자는 이스라엘의 건국과정은 어떠했으며, 과거 개척자들의 마음에 새겨진 미래의 상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본다. 그들은 여느 식민주의자들과는 달랐다. 지배하려고 오지 않았으니까. 아랍 토착민들도 유대인 이주자들 덕을 많이 봤다. 하롯 계곡 개간으로 인한 농지 확대와 말라리아 퇴치, 오렌지 수출을 기반으로 한 중공업 확대로 인한 일자리 창출 등. 그러나 침입은 침입이었다. 희망찬 출발은 곧 적의와 마주쳤고, 게릴라적 학살은 들불처럼 번져 전면전으로 치달았으며, 길고 긴 팔레스타인 분쟁이 시작되었다. 그 와중에 유럽에서는 인종청소 소식이 들려왔다. 저자의 선조들은 농기구를 내려놓고 무기를 들었으며, 점차 광포해졌고, 평화에 기반한 시온주의는 점점 생존을 위한 폭력적 색채를 띠게 되었다. 저자는 그 핵심 대목 대목을 이끈 지도자, 행동대장, 그 행동대장을 따른 젊은이들, 그들과 맞섰던 토착민들, 또 다른 근본주의 적대 세력 사이를 오가며 이 고대의 땅에 스며들던 생명력이 말라비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묻는다. 오늘날 이스라엘은 종국의 승리를 거둔 것이냐고. 혹시 그 도저한 생존 역사를 일군 정신력이 쇠퇴한 것은 아니냐고. 오늘날 이 정도라도 부흥시킨 ‘약속의 땅’을 우리가 지켜낼 수 있을까? 이스라엘은 과연 이슬람 중동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대해서 묻고 있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음침한 대양이 스멀거리는 듯한, 그 음침한 대양이 일렁이다가 우리를 삼켜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공포스런” 날들의 점철로 기억하곤 한다. 그 공포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던 그는 이 책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정체성, 가해자와 피해자의 면모를 모두 지닌 자신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성찰한다. 저자와 그의 조국 이스라엘은 국가 설립 65년 만에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되돌아왔다. 시발하고 115년 만에 시온주의가 근본적 모순에 봉착한 것이다. 이제 난제는 유대인이 이곳을 점령했다는 식의 문제를 훨씬 넘어서며, 평화라는 문제보다도 한층 더 깊다. 그렇다면 세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 왜 이스라엘이어야 하는가? 무엇이 이스라엘인가? 이스라엘은 존속할 것인가?

이 문제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스라엘인으로서 한 개인의 오디세이를 펼쳐낸다. 조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역사적 드라마에 당황한 한 인간의……. 그는 개인이지만 가족사와 더불어 심층 인터뷰를 통해 좀 더 넓은 이스라엘 이야기, 그리고 좀 더 깊은 이스라엘 문제를 파고들려고 애쓴다. 백 년의 세월을 거쳐 그의 조국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 시점에 무엇이 성취되었고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그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들의 깊은 공포감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가? 유대 국가가 처한 위험은 실재인가? 이스라엘인들은 절망적 비극에 사로잡혀 있을 따름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자신들을 되살려 구원하며, 그토록 사랑하는 이 땅을 구조할 수 있을 터인가? 바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한 개인을 관통하고 이스라엘 전체를 꿰뚫으며 답해질 것이다.

이 책은 매우 개인적이지만 믿을 만하고 진실한 이스라엘 역사 이야기다. 책을 집어들고 읽는 순간 곧바로 독자의 마음을 울리며 유대인의 숨겨진 영혼을 드러낸다. 자신의 가족사를 서곡으로 삼고 개인적 경험뿐만 아니라 심층 면담, 역사 문헌, 일기와 편지들을 밑바탕 삼아, 개체(부분)의 합보다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스라엘 전체 역사의 매혹적인 파노라마를 묘사하기 위해,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이고 또한 극히 인간적이면서도 역사적 연원이 깊은 시오니스트 국가의 결정적 순간들을 조명한다.

현재 이스라엘이 맞닥뜨린 문제와 위협을 가장 철저하게 분석한 이 책은 한정된 과거사를 통해 현재의 이스라엘에게 새로운 빛을 비춰주고 있다. 흩날리는 모래바람 속에서도 삶의 활력이 넘치는 협소한 소국小國의 초상을 기념비적으로 그려낸 이 저서는 이스라엘의 정체성과 존재감이 오늘날 국제정치 판도에서 어떻게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가르쳐준다.
『권력의 기술』 저자 토머스 제퍼슨은 이 책을 읽고 “미래를 염려하는 미국인에게 매우 중요한 책이다.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가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변했다. 뿐만 아니라 16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으며 세계 주요 언론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3개의 도서상을 휩쓸었다. 게다가 논픽션 역사서임에도 2017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제작에 돌입해 있다. 이 책의 무엇이 이토록 많은 이의 관심과 영혼을 사로잡은 것일까. 접기
===
유대인의 고백… “우린 피해자이자 가해자”
김인구 기자

입력 2016-11-11

약속의 땅 이스라엘 / 아리 샤비트 지음, 최로미 옮김 / 글항아리

책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건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한 색다른 시각과 냉철한 분석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897년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를 건설하자는 ‘시온주의(Zionism)’ 태동 이후, 1948년 건국을 거쳐 2015년 미국과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정세가 안정되기까지 지난 110여 년간 ‘중동의 화약고’였다. 약 4000년 전 삶의 터전을 되찾으려는 이스라엘의 숭고한 노력은 미사일로 무장한 아랍 세계에 의해 늘 위협받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이슬람을 테러리스트로 동일시하는, 유대인과는 뿌리를 같이하는 미국과 서유럽의 시각이었다.

책은 이를 과감히 뒤엎고 있다. 지난 1세기 동안 정당화됐던 시온주의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메스를 가한다. 냉정하고 철저한 자기 성찰이다. 그것도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내부에서 나온 반성이다. 영국계 유대인 3세인 저자는 이스라엘의 저명한 저널리스트다. 여느 유대인처럼 조국을 위해 군 복무를 했고, 종교적 신념을 지키며 생활했다.

그런 그가 이스라엘의 모순과 이중성에 눈떴다. 유대인은 역사상 가장 오래 핍박받은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점령과 식민주의로 아랍인을 내쫓은 가해자다. 평화로운 시온주의에 따라 처음엔 토착민과의 공존을 모색했으나 생존을 위한 폭력을 가하면서 시온주의의 한계에 봉착했다. 이는 결국 길고 긴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이어졌고 ‘피가 피를 부르는 구조’는 아직도 제대로 해결된 게 없다.

이쯤에서 저자는 세 가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왜 이스라엘인가, 무엇이 이스라엘인가, 그리고 이스라엘은 존속할 수 있을 것인가.




책은 매우 개인적이지만 진실하고 신뢰할 만한 이스라엘의 역사 이야기다.

저자는 19세기 말 시온주의 순례자들과 함께 증기선을 타고 고대 이스라엘 야파 항구에 발을 디딘 그의 증조부 이야기를 시작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역사를 중립적인 시각에서 서술한다. 조국을 집어삼킨 역사적 드라마에 당황한 개인의 ‘오디세이’이지만 심층 인터뷰, 역사 문헌, 일기와 편지를 바탕으로 이스라엘 전체 역사의 파노라마를 상세히 묘사한다.

존재론적 위기에 처한 이스라엘에 대한 지극히 사실적인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국제정치에서 이스라엘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해답의 실마리를 전해주고 있다. 이는 분단국가인 우리로서도 한 번쯤 살펴봐야 할 내용이다. 저자는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지도 못하고 파악할 수도 없는 서사 영화에 출연한 오합지졸”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성서의 땅이라는 영화 촬영장에 있고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
'약속의 땅 이스라엘'을 읽고  김기자의 강박적 책읽기   
2017. 3. 1. 6:00
복사https://blog.naver.com/classicandme/220890321411






좋은 책을 읽고 있으면



가끔은 얼얼한 느낌이 들 적이 있는데



이스라엘의 지난 100년 현대사를 다룬



'약속의 땅 이스라엘'이 제겐 그랬습니다.









저자 아리 샤비트의 증조부가



1897년 영국을 떠나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출발한 이 책은



종교와 전쟁, 과거와 현재, 개인사와 지역사를



복잡하게 교차시키면서



100년 이스라엘 현대사를 눈 앞에 펼쳐 놓습니다.





자칫 무겁고 어려운 주제가 되기 쉬운데도



진솔한 고백과 의문에서 출발하기에



비교적 빠른 속도로 책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인상적인 구절이 너무나 많은데



그 가운데 마지막 결말의 구절을 하나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유대 극단주의와 이슬람 광신주의는 서로의 양분이 되었다."





성남아트센터 격월간 '아트뷰' 서평 코너의 이번 주제는



'이스라엘과 성경'이었습니다.



짧은 서평을 함께 올려놓습니다.













약속의 땅 이스라엘

아리 샤비트 지음/최로미 옮김/글항아리/696쪽/3만2000원


​“우리 대부분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밑바닥에 깔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이스라엘 도시는 모래 위에 세워진 듯 보였다. 집들은 안정되어 보이는 법이 없었다.

​나라가 부강해지는 동안에도 근본은 취약하다고 느꼈다.”


​1957년생 이스라엘의 언론인이자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낙하산 부대에 입대했다.

​검문검색, 가택 연금, 시위대 폭력 해산 등 “임무는 추잡했다”고 기억했다.

​한밤중 가택에 침입해서 곤히 자는 젊은이들을 끌어내서 심문소로 끌고 가는 임무를 수행하던 저자는 결국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이스라엘의 지난 100년 현대사를 추적한 이 책은 솔직한 자문에서 출발한다.

​“내 조국이 점령국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다”는 고백은 흡사 이스라엘판 ‘7월 4일생’을 보는 것만 같다.

​저자는 “평화주의자가 되었다”고 고백하기에 이른다.

​실제 그는 이스라엘의 진보적 주간지에서 근무했고, 시민권 협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논픽션으로서 이 책이 지니고 있는 미덕은 입체적인 구성에 있다.

1897년 영국의 중상류층 유대인이었던 저자의 증조부가 시온주의에 이끌려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시온주의는 유대인이 고대 조상의 땅에 정착해야 한다는 운동이다.

​이 장면이 단적으로 보여주듯, 개인사와 민족사, 지역사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구성은

600쪽이 넘는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책의 잠정적 결론에 해당하는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유대 극단주의와 이슬람 광신주의는 서로의 양분이 되었다”고 한탄한다.

​과연 우리는 이런 진단에서 자유로운 걸까.

 
[출처] '약속의 땅 이스라엘'을 읽고|작성자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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