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2
“애국조회, 운동회, 소풍, 주번, 교훈…일제 잔재요” : 사회일반 : 사회 : 뉴스 : 한겨레
“애국조회, 운동회, 소풍, 주번, 교훈…일제 잔재요” : 사회일반 : 사회 : 뉴스 : 한겨레
“애국조회, 운동회, 소풍, 주번, 교훈…일제 잔재요”
서울교대 오성철 교수 주장 “1930년대 황국신민화 정책 닮아”
허미경 기자
애국조회, 수학여행, 운동회, 소풍, 두발검사, 반장과 주번 제도, 교훈과 급훈, 교문 앞 규율부원들의 등교 지도와 복장검사….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관행들이 일제가 천황제 국가 형성에 필요한 국민을 길러내려고 시행한 학교 규율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성철 교수(서울교대)는 9일 국회 교육위 소속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 주최로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복 60돌·일제잔재 60돌 기념 ‘교육문화에 대한 반성’ 토론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1968년 국민교육헌장 반포로 전면 재정비되어 70년대에 확고히 정착한 학교 규율·관행들은 1930년대 후반 일제가 황국신민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도입한 각종 규율 등과 너무도 닮았다고 오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이런 규율장치들은 식민지 시기에는 천황제 이데올로기와 결합됐고, 70년대 이후엔 반공·민족주의와 결합됐다고 지적했다. ‘교육칙어’는 ‘국민교육헌장’으로, ‘히노마루’는 ‘태극기’로, ‘기미가요’는 ‘애국가’로, ‘황국신민서사’는 ‘국기에 대한 맹세’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수학여행이나 소풍도 국가주의·민족주의·반공주의 관련 유적지를 주로 답사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박철희 경인교대 교수도 과도한 학력 경쟁과 입시 위주 교육이 일제 강점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가 3·1운동 이후 고등보통학교(보통학교 이후의 학제)의 학제를 연장해, 학제상 일본의 고등교육기관과 연결시켰다”며 “모든 과목 시험을 일본어로 치르게 함으로써,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기 위한 각종 입시준비교육 양태가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또 입시과목 위주의 교육, 진학반-취업반 구분, 보충학습과 설치, 자율학습 실시 등이 그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런 관행들이 만들어내는 인간형은 종소리가 울리면 5분 안에 운동장에 줄을 맞추어 집합하고, 대열에서 이탈하는 존재를 불편해하는 ‘전체주의적 인간’이라고 요약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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