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
노회찬 (지은이)일빛2004-07-27
미리보기
정가
9,800원
Sales Point : 1,138
9.5 100자평(9)리뷰(3)
306쪽
책소개
1997년 출간되었던 <어 그래 조선왕조실록>의 개정판. 조선왕조 500년사 속에서 알려지지 않은 여러 이야기들은 소개하고, 이에 짤막한 해석을 곁들였다. 임진왜란 때 흑인병사가 참전했던 사실, 조선의 시조로 알려진 이성계가 신라 왕족의 후손이었던 사실, 조선 시대에는 남편에게도 육아 휴가가 있었다는 사실 등 역사에 감춰진 신기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목차
새로운 출간에 즈음하여
글머리에 - 조선 시대의 블랙박스를 열며
1장 조선 시대에는 남편도 육아 휴가를 받았다
세종대왕의 두 번째 며느리는 레즈비언이었다
이동식 러브 호텔을 만든 연산군
임진왜란 때 흑인 병사가 참전했다
물증이 없으면 존속 살인도 무죄
신문고는 정말 아무나 칠 수 있었을까?
숙종 때는 사람 고기도 먹었다
근친 혼인이 성행해 문제가 된 한강 가운데의 섬
한여름 최고의 사치품은 얼음
에누리의 원래 뜻은?
서울 인구는 2백 년 전에도 세계 수준이었다
최초의 직장 여성 - 의녀와 여형사 다모
죽어서 왕이 된 사람들
예종은 열한 살에 아들을 낳았다
연산군 때 공무원은 말조심 팻말을 목에 걸었다
명나라 황제의 사위 될 뻔한 양녕대군
세종 대신 양녕대군의 장남이 왕이 될 뻔했다
세종대왕의 건강 진단서
일급 비밀 - 조선의 화약 성능
일본 사신들이 서울에서 단식 투쟁을 벌인 까닭
조선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기생은?
조선 시대에는 남편도 육아 휴가를 받았다
부모의 은혜는 가볍다!
2장 임금도 감추고 싶었던 사생활이 있었다
낙타를 수입하지 않은 세 가지 이유
귀걸이를 한 남자들
가발과의 전쟁, 누가 이겼나?
조선 시대 학생 데모의 구호 소리 "아이고, 아이고"
비겁한 사대부와 절개 지킨 여인들
첩을 둘 수 있는데 웬 이혼?
칠거지악에도 예외가 있었다
나이 90이 되면….
잘 나가는 기생이 1천 명 - 흥청망청의 어원
남자면서 여자였던 사방지 스캔들
고자 검사에서 걸려 처형된 내시
제주도에서 생을 마감한 광해군
성공한 반정은 처벌될 수 없다?
철종이 강화도에 살았던 내력
세조와 세종, 누가 높은가?
세종대왕도 자신이 세종인지 몰랐다
평균 23살에 왕이 되어 46살에 죽었다 - 왕들의 기록 대행진
대원군은 모두 3명이었다
장남이 왕이 된 확률은 26%
임금도 감추고 싶었던 사생활이 있었다
은으로 만든 사다리를 타고 남대문을 넘은 중국 사신
조선군 조총 부대의 러시아 정벌
초당 두부를 만든 허균의 아버지
허난설헌은 국제적 베스트셀러 작가
홍길동은 실존 인물이었다
<홍길동전>을 쓴 풍운아 허균이 능지처참당한 이유
3장 조선 시대에 공무원이 결근하면 곤장을 맞았다
안마를 세게 해 반역자 된 시녀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 영조
뇌물 주고 왕이 된 광해군
왕의 일은 기록하지 말라
왕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것을 나흘 뒤에야 알았다
임진왜란 때 경복궁은 백성들이 불살랐다
거머리로 종기를 치료했다?
파주로 서울이 옮겨질 뻔했다
조선 상류 계급의 혼외 정사
장녹수의 치마를 밟았다고 목이 잘리다
장희빈과 장녹수, 누가 더 실세였나?
현장만 들키지 않으면 간통도 무죄
조선 시대에 공무원은 결근하면 곤장을 맞았다
성만 같아도 결혼 못했다
왕서방에게 담배 팔아 먹은 조선 사람들
마패 차면 다 암행어사인가?
살인에도 정상 참작이 있었다
조선에는 왜 역마차가 없었을까?
사치품 밀수로 사형당한 공무원
화냥년에 얽힌 애절한 사연
왕의 건강 상태는 국가 기밀이다
거북선을 처음 만든 사람은 이순신이 아니다
이성계는 고려의 마지막 왕이었다
"임꺽정은 무죄다!" - <명종실록>
내가 재수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 이순신
독도를 찾아 헤맨 사람들
4장 청와대보다 높은 곳은 황와대
세종대왕의 못 말리는 맏며느리
코끼리 사육에 전국이 쩔쩔매다
임진왜란은 조선과 일본이 짜고 일으켰다?
사육신의 처자식은 그 뒤 어떻게 되었나?
장녹수는 미인이 아니었다
변계량 잡아먹을 뻔한 누이동생의 바람끼
38명 고관을 정부로 둔 서울 시장의 딸
2대에 걸친 자유부인, 어을우동 모녀
술잔은 성균관 학생들의 야간 통행증
이순신 장군은 김치 맛을 못 보았다
호랑이 잡은 아이와 백성 잡는 호랑이 사냥
조선 시대 최대의 하수도 공사
한강에서 남대문까지 배 타고 다닐 뻔했다
호패에는 사진 대신 무얼 적었을까?
왕비의 옷값은 얼마일까?
정종은 살아남기 위해 골프를 쳤다
연산군이 지은 막걸리 찬가
전(全)씨, 옥(玉)씨, 전(田)씨가 모두 한 가족인 이유
이성계는 신라 왕족의 후손이었다
위화도회군은 조선판 12.12 쿠데타
청와대보다 높은 곳은 황와대
화장실에 낙서해 <조선왕조실록>에 오른 사람
이젠 아무도 선죽교를 건널 수 없다
울릉도 영토 분쟁
접기
책속에서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 국경이 갖는 의미는 차츰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 이전에도 국경을 예사로이 무시하며 넘나들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사랑과 예술 그리고 유행이었다. 조선 후기에 왕과 대신들이 많은 시간을 소비해 가며 문제로 삼았던 여인들의 가발은 국경을 넘어온 유행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에 가발 쓰는 풍조가 퍼진 것은 고려 시대부터다. 원래 몽고의 풍습이었던 가발은 원나라가 중국을 지배하던 시절에 고려로 들어온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노회찬 (지은이)
1956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다. 1979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고, 1980년 5월의 광주를 보며 노동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1983년 전기용접기능사 2급 자격증을 따고 서울, 부천, 인천 등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며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1987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창립을 주도하고,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백기완 선거대책본부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 후 진보정당추진위원회와 진보정치연합 대표,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국민승리21 정책기획위원장, 민주노동당 부대표와 사무총장을 거쳐 200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와 상임대표를 지냈으며, 2012년 서울 노원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를 역임하고, 2016년 경남 창원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정의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평생 진보정치의 길을 걸으며 노동자와 농민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2005년 삼성에서 떡값을 받은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하고 거대 권력에 맞서서 한국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해왔다. 호주제폐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정리해고제한법 발의 등 서민 보호를 위한 입법 활동에 앞장섰으며, 사법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2018년 12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하고, 2019년 5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이해 제정된 ‘프라이드 어워드’의 초대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노회찬, 함께 꾸는 꿈』, 『노회찬의 진심』, 『우리가 꿈꾸는 나라』, 『노회찬과 삼성 X파일』, 『나를 기소하라』, 『힘내라 진달래』,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는 『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 『생각해봤어?』,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 등이 있다. 2018년 7월 23일 영면했다. 접기
수상 : 2004년 전태일문학상
최근작 : <노회찬6411>,<[큰글자도서] 우리가 꿈꾸는 나라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 총 32종 (모두보기)
SNS : http://twitter.com/hcroh
노회찬(지은이)의 말
우리가 '과거'를 읽는 진정한 이유는 '현재'와 '미래'을 위해서이다. 7년 전 '과거'를 읽으면서 바라보았던 '현재'는 7년 후인 지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변화시키를 수 있는 것은 여전히 '현재'와 '미래'일 뿐이다. 그래서 그것이 시지프스의 노력처럼 반복될지라도 '과거'를 계속 읽을 수밖에 없다.
평점 분포
9.5
구매자 (4)
알려지지 않은 뒷 이야기는 언제나 그 재미를 배가 시켜준다. 가볍지만 결코 가벼울 수만 없는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 이야기는 오늘날 반추해봐도 좋을 듯하다.
항상 후회로 한 박자 늦어버리는 내 삶의 시간들, 이번도 애석하지만 틀리지 않았다.
munsun09 2018-09-03 공감 (38) 댓글 (4)
Thanks to
공감
웃는 모습이 너무 슬픕니다. 책으로나마 슬픔을 달래려하지만,, 오랜동안 아플 듯 하네요.
incloud 2018-07-26 공감 (5) 댓글 (0)
Thanks to
공감
술술 읽다보면 금방 끝나는 책. 머리 아픈 책 읽기에 지칠 때 보면 좋을 듯~.
zikomo 2010-06-23 공감 (3) 댓글 (0)
Thanks to
공감
오늘 커피 마시다가
터져버렸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fillnesss 2018-07-27 공감 (3) 댓글 (0)
Thanks to
공감
마이리뷰
구매자 (1)
전체 (3)
리뷰쓰기
공감순
책안에서 살아숨쉬는 조선.
유교사상이 지배했던 봉건왕조로써의 '조선'은 내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해하고 있었던
죽은 역사였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근대사외의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가졌던 적조차 없었기 때문에
나의 조선이란 나라에 대한 이해는 사극 드라마에서 보았던 그런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조선사람들의 삶을 보았고 희노애락을 느꼈으며 조선 역시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저마다의 역사를 만들어나갔던 살아숨쉬는 역사였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나의 선조(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나의 할머니 역시 대한독립 이전 조선사람으로써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었던 것 같아 기뻤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던 옛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준 노회찬씨에게 감사하구,
그의 정치인생에도 축복을 빈다.
- 접기
For Ritz 2010-03-29 공감(7) 댓글(0)
Thanks to
공감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
이제 다음 책은 영영 볼 수가 없겠네요.
이 책은 2004년 초판이 나왔고, 2011년까지 7쇄 발행된 베스트셀러였어요.
그런데 저는 2018년이 되어서야 읽게 됐네요.
"우리가 '과거'를 읽는 진정한 이유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이다.
7년 전 '과거'를 읽으면서 바라보았던 '현재'는 7년 후인 지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여전히 '현재'와 '미래'일 뿐이다.
그래서 그것이 시지프스의 노력처럼 반복될지라도 '과거'를 계속 읽을 수밖에 없다.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서. - 2004년 7월 여름 노회찬 "
머리말을 읽으면서 마음 한켠이 저려왔어요. 시지프스의 노력....
우리가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겠지요.
조선왕조실록은 비행기의 블랙박스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요. 조선왕조실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늘날의 우리가 조선 왕조 오백 년의 진실을 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우리에겐 실록도 없고 사관도 없어요. 이 시대의 블랙박스가 없는 거죠. 오죽하면 대통령의 7시간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았을까요.
그래서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이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는 충고는다음과 같다고 말해요.
"너희도 실록을 써라!"
책 내용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들려줘요. 사람 사는 세상은 과거에도 크게 다르지 않더라~
만약 작년 이맘 때였다면 가볍게 읽었을 이 책이, 2018년 7월 여름에는 마음이 너무나 무겁네요.
2004년 7월의 그 희망을 다시금 되새기며...
- 접기
오즐 2018-07-31 공감(1) 댓글(0)
Thanks to
공감
도적들은 ‘이익‘을 지키고, 군자는 ‘명예‘를 지킨다
도적들은 '이익'을 지키고, 군자는 '명예'를 지킨다.
- 노회찬, [힘내라, 진달래](2004), [우리가 꿈꾸는 나라](2018)
"... 정책을 인물보다 앞세우는 일은 시련의 연속이다. 정책으로 인격화되지 않는 인물은 정치적 동물일 뿐이라는 사실. 정책이 인물보다 더 감동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이번 총선의 전투지침이다.
모든 전투는 시련이다."
- 노회찬, [힘내라, 진달래], '1.22. 일지', <사회평론>, 2004.
2004년 2월부터 시작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속에서 그 해 4월 15일에는 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었다. 299명 국회의원 중 신자유주의 '개혁'을 하려던 열린우리당이 152석, 그냥 수구세력 한나라당이 121석, 민주당과 자민련은 9석과 4석으로 찌그러졌고,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부유세' 등의 보편복지 정책과 1인2표 '정당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선거제도 개혁투쟁을 했던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차지하면서 4.19 혁명 이후 44년만에 '진보정당'이 국회에 들어간 첫 선거였다.
1992년 민중당의 실패 후에도 지침없이 '진보정당' 건설운동에 매진했던 '진보정치인' 노회찬 선생은 1997년 말 IMF체제와 함께 치러진 대선에서 '96년 총파업을 이끌었던 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을 대선후보로 한 '국민승리21'의 중심에 있었고, 역시 2000년 초 창당된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의 사무총장, 선대본부장으로 2004년 총선을 치른다. 이 해 1월부터 3월 말까지의 기록이 '총선 난중일기'라 불리는 [힘내라, 진달래]다.
노회찬이 앞장선 민주노동당의 첫 총선에서 전국 각 지구당의 수많은 지역구 후보들과 당원들은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부유세' 등 우리 사회 전례없던 보편복지 정책을 홍보하는 인간피켓이 되고 인간플래카드를 자처하며 이러한 의제들을 전사회적으로 공론화했다. 이러한 '진보정당' 운동은 노회찬의 표현에 따라 "삼겹살 판을 갈기 위해" 그 진보정당이 국회에 들어간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념정당'이냐 '대중정당'이냐, '대중투쟁'이냐 '의회주의'냐, '혁명'이냐 '개혁'이냐 등등의 어려운 논쟁 속에서 '진보정당'이 몇 차례 부침을 겪으며 '의회' 중심의 '개혁'적 '대중정당'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당시 지구당의 후보들이었던 수많은 '소대장'들도 스러져 갔다. 함께 했던 '소총수' 당원들은 얼마나 남았을까 싶지만, "흐르는 물처럼 한 사람이 가고 한 사람이 태어난다('2004.1.16. 일지')"는 노회찬 총장의 말처럼 '진보정당'도 이를 만들어가는 사람들도 어제의 그들과 같을 수는 없을 터.
흐르는 물처럼 "모든 사물은 변화한다. 변증법 제1조 1항이다.('2004.2.10. 일지')"
"라디오 토론이니 점잖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시작부터 난투극이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서로 사과하라고 언성 높인다. 국민들 앞에 고개들 처지도 아닌데 희대의 영웅처럼 큰소리다. CBS의 좁은 스튜디오가 동물원 우리처럼 느껴진다.
이러니 점잖고, 상식적이고, 순박한 사람들은 정치권을 꺼려하지 않았는가. 그 정치권에 이제 민주노동당이 들어간다. 타잔이 되어야만 이 동물들을 다룰 수 있다."
- 노회찬, [힘내라, 진달래], '3.3. 일지', <사회평론>, 2004.
후보와 이미지, 지역과 학연을 내세운 기존 정치와 선거에 맞서 보편복지 '정책'을 앞세운 '진보정치'가 노회찬을 비롯한 수많은 진보정당 지지자들의 숙원이었다.
"정책으로 인격화되지 않는 인물은 정치적 동물일 뿐이라는 사실. 정책이 인물보다 더 감동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2004.1.22. 일지')"이라 상정한 17대 총선의 '전투지침'은 앞으로도 변함없는 '진보정당'의 선거지침이다.
'진보정치인' 노회찬은 갔어도 그의 '진보정치 지침'은 올곧게 남았다.
"여의도 나들목 부근은 어느새 밀려온 봄꽃 천지다. 개나리가 듬뿍 피어 있고 벌써 곳곳에서 진달래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3월 28일 아침 여의도. 노란 개나리와 연분홍 진달래꽃이 지금의 열우당과 민주노동당 지지율만큼 상륙해 있다.
힘내라, 진달래. 가슴도 눈시울도 연분홍이다."
- 노회찬, [힘내라, 진달래], 3.28. 일지', <사회평론>, 2004.
'총선 난중일기' [힘내라, 진달래]는 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3월말에 끝나고 본 선거운동인 4월의 메모는 손질된 글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 해 총선 후 10월 이 기록들은 [힘내라, 진달래]라는 제목으로 "전태일 영전에 바친다"는 '서문'과 함께 출간되었고 13회 '전태일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한다.
봄이 와서 노란 개나리가 흐드려지고 조금 늦은 연분홍 진달래가 꽃판을 조금씩 점령하고 물들여가는 상상. 기존 정치판에서 '진보정당'의 미래에 대한 '진보정치인' 노회찬의 바램이었다.
"힘내라, 진달래!"
"촛불의 가장 큰 의의는 무엇일까요? 잘못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감옥으로 보낸 것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 교체를 총칼을 든 군인이 아닌, 촛불을 든 시민들이 민주주의 절차를 지키며 이뤄냈다는 점입니다.
민주주의는 시스템입니다. 사람들이 자기 생업 또는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해도 시스템이 잘 작동하면 나라가 문제없이 운영될 수 있습니다... 촛불이 일어난 것은... 시스템이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모여서 무엇을 했습니까?... 계속 외쳤습니다. 시스템을 복구하라고 말입니다... 언제든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마음속의 촛불을 꺼내들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촛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촛불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공정, 평등, 평화를 사회에 정착시키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987년에 미처 이뤄내지 못했던 일들이지요. 그리고 그 과제들을 풀기 위해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가장 중요하며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요? 역시 촛불의 경험이 알려주지요. 국민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 노회찬, [우리가 꿈꾸는 나라],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 <창비>, 2018.
내가 유일하게 존경한 '진보정치인' 노회찬 의원이 돌아가시기 전인 2018년 초, <창비>에서 주최한 특강 녹취록을 엮어 그가 운명을 달리한 후인 그 해 9월에 출간된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되었다.
1987년 이후 체제는 거리에 모인 민중의 힘으로 '민족', '민중', '민주'를 쟁취했다.
노회찬은 2016~2017년 '촛불항쟁' 이후 우리 사회의 과제는 '공정', '평등', '평화'를 사회에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시스템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운영원리이며, 이러한 민의가 제대로 의회에 반영되는 정치제도와 선거제도 개혁이 그의 유일한 '정치노선'이었다. '대중투쟁'이냐 '의회주의'냐, '혁명'이냐 '개혁'이냐 등의 논쟁에 대하여 그가 일생의 고단한 삶을 통해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한 답변이었다.
'혁명'은 체제를 뒤집는 것을 이르는데, '촛불'이 '혁명'이 아니라 '항쟁'이었던 이유는 '촛불'이 '체제변혁'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의 상식적인 '복구'를 요구하고 이룬 것이기 때문이다.
'촛불'이 '혁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치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을 담은 새로운 헌법개정으로 '제7공화국' 체제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 '진보정치인' 노회찬의 역설한 [우리가 꿈꾸는 나라]다.
그는 '작가'는 아니었고 '정치인'이다 보니 '글'보다는 '촌철살인'의 '말'이 더 유명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멀리서나마 보아온 그의 '글'은 유명해진 그의 '말'보다 더 빛나기에, 나는 감히 그를 좋아하는 '작가'로 추천한다. 그의 '촌철살인'이 어디에서 나왔겠는가. 매순간 치열하게 사색하고 행동하며 메모한 그의 '글'이 원천인 것이다.
아마도, 그럴리는 전혀 었었을 것이나 '정치인' 노회찬으로 살지 않았다면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우리의 역사와 나아가 인류 전체의 역사를 '진보적'으로 우리에게 재미있게 풀어 설명해주는 이웃집 '작가' 아저씨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
작가 유시민보다 훨씬 더 친근한 그런.
노회찬 의원 2주기인 2020년 7월 들어 그의 책을 다시 뒤적이던 중,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입이 있는 자들은 숱하게 떠들어대고 있으나, 내게 떠오른 문장은 한 줄이었다.
'도적들은 이익을 지키고, 군자는 명예를 지킨다'
[논어], [맹자]에나 나올 법한 문장은 인용이 아니라 최근 비보를 듣고 무시로 떠오른 것인데,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같은 자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개인의 '이익'을 목숨걸고 지키려 하고 노회찬 같은 군자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결국 목숨까지 내놓았기 때문이다.
'삼성 X 파일'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의원직까지 상실했던 노회찬은 오히려 당당했으나 '드루킹' 사건 연루설은 그에게 부르주아 법원에서 '유무죄'의 차원이 아니었다. '진보정치인'으로서의 '명예'와 그가 평생을 바쳐 복무했던 인민에 대한 '의무'의 문제였다.
스스로 진보정치의 '원칙'이 되고자 했고, 그 '원칙'을 세우기 위해 일생을 바친 유일한 '진보정치인' 노회찬 선생을 다시금 떠올리는 시간들이 덧없이 이어지는 나날이다.
"스스로 원칙인 사람. 원칙은 그런 사람들에 의해 세워지고 또 관철된다."
- 노회찬, [힘내라, 진달래], '1.17. 일지', <사회평론>, 2004.
***
1. [힘내라, 진달래], 노회찬, <사회평론>, 2004.
2. [우리가 꿈꾸는 나라], 노회찬, <창비>, 2018.
3.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 노회찬, <일빛>, 2004.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