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7
한국의 주류는 누구인가?
Daehwan Ju
15 July 2015 ·
한국의 주류는 누구인가? 미국의 주류는 WASP (white anglo-saxon protestant), 즉 '앵글로색슨계 개신교도 백인'이라고 하였던가?
신영복 선생은 얼마전 한국은 여전히 '노론'이 지배하고 있다고 말씀했다. 어쩌면 소론이나 남인, 북인의 후예라면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대단한 조상을 갖지 않은 대다수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60년대생으로 80년대에 민주화운동했던 나의 사랑하는 후배 친구들은 한국은 여전히 '친일파'가 지배하고 있다고, 즉 한국 주류의 뿌리가 '친일파'라고 굳게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아마 그들은 학창 시절에 <해방전후사의 인식>를 읽고 이런 생각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한독당 계나 남로당 계의 관점을 보여준다. 독립운동은 우리가 다 했는데 권력잡고 호의호식하는 것은 친일파라고 외친다. 하지만 거기에는 일면의 진실과 함께 상당한 과장이 있고,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의 소외감이 묻어 있다.
요즘 나는 현대사 공부를 하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온 드라마틱한 역사라는 것을 절감하고, 그만큼 계층 이동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을 거라는 가설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학자들의 꼼꼼한 실증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설을 짧은 지식으로 확장하는 무리를 저질러보자.
지금 한국의 주류를 흔히 '강남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강남에서는 경상도, 특히 경북 사투리가 표준말이다. 왜 그리 되었나? 1961년부터 1992년까지 무려 32년동안, 그것도 한국 자본주의가 세계적인 기록을 세우면서 급성장하던 바로 그 시기에 대구 경북 사람들(이른바 TK)이 정권을 잡았다.
한국의 기적적인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것이 경북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대다수는 사실은 빈농의 후예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직 귀족 흉내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부르짖는 것은 '연목구어'라 할 것이다.(원래 부르주아지는 대를 거치면서 귀족의 흉내를 내게 되어 있다.)
여당의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가 집권하고, 야당에서도 경상도 출신 강남좌파들이 설쳐대면서 한국 주류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웅변하고 있지만, 그 뿌리가 그리 깊은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들의 행동거지가 천출(賤出)다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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