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3

최준영 - 가난할권리

최준영 -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제 강의를 듣고 있는 분이 이런 훌륭한 리뷰를 올려주셨네요. 감동입니다.... | Facebook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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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제 강의를 듣고 있는 분이 이런 훌륭한 리뷰를 올려주셨네요. 감동입니다.
#아주대_공공정책대학원
#가난할권리

삶에는 여러 도전이 있다. 돈은 기회를 만들고 인생의 난이도를 낮춘다. 돈이 없는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에 도전하지만 녹록치 않다. 누군가는 쉽게 오를 수 있는 계단이지만, 스스로의 노력밖에 믿을 구석이 없는 아이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겨우 몇 단계를 넘는 것이 고작이다. 더 잔인한 사실은 도전의 실패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실패가 치명적일 수도 있다. 뒷받침이 되는 재력이 있는 아이는 수능을 망쳐도,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과정일 뿐이지만, 재기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은 대개 가난한 자의 몫이다. 시간과 기회마저 돈으로 살 수 있는 자본주의 세상이다.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라는 웃지 못할 말들이 떠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값비싼 비용이 든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좌절에 빠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도 가장 가엽고 슬픈 대상은 노숙인이라고 생각한다. “노숙인은 ‘집이 없고 직장을 잃고 건강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없는 사람’이다.”(13페이지) 사람도 없고, 그래서 다시 일어날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 그들의 가난은 “불성실과 무능의 결과가 아님(21페이지)”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패배자로 낙인찍힌 불행한 사람들. 춥고 외로운 길바닥으로 스스로를 내몬, 죽음보다 더 잔인한 삶을 사는 그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발버둥 한 번 안 쳐봤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벗을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굳게 갇혀 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발벗고 나선 선한 사람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작가다. “복지는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권리를 지키는 일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가난할 권리’이다.(13페이지)”라는 신념을 가슴에 품고, 인문학과 책이라는 ‘디딤돌’을 수십 년간 쌓아주고 있다. 노숙인에게 그가 전하는 복음의 인문학은 노숙인에게 “술에 취해 거리에 쓰러져 있던 나를 일으켜 세워 주고, 밥도 주고 지식도 주고, 무엇보다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준(96페이지)” 고마운 존재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나아가 우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다시 합류하여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최준영 작가와 여러 봉사자들이 만들어주고 있었다. 위대한 과업임에도 “사람을 알기 위한 공부(196페이지)”일 뿐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
나는 위 그림에 덧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책을 쌓아서 계단을 만들어주는 선한 인문학자들, 기꺼이 손과 어깨를 내주어 위로 끌어올려주는 선한 봉사자들, 그리고 여러 번 실패해도 괜찮다고, 더 많은 도전을 하라고 응원하는 공동체 사람들을 그리고 싶어졌다. 가장 낮은 곳에서 해가 떠오르듯, 희망의 온기도 가장 낮은 자리에서 피어나길 바란다.
“체험은 개별적이고 특이해 설명이 불가능한 반면, 경험은 오직 관계를 맺을 때 일어난다. 경험은 이야기로 만들어 누군가를 깨닫게 할 수 있다.(141페이지)” 자신의 경험을 글로 엮어 깨달음의 화두를 던져준 작가께 감사드린다.




Yong Gyo Lee

[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발벗고 나선 선한 사람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작가다. “복지는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권리를 지키는 일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가난할 권리’이다.(13페이지)”라는 신념을 가슴에 품고, 인문학과 책이라는 ‘디딤돌’을 수십 년간 쌓아주고 있다. 노숙인에게 그가 전하는 복음의 인문학은 노숙인에게 “술에 취해 거리에 쓰러져 있던 나를 일으켜 세워 주고, 밥도 주고 지식도 주고, 무엇보다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준(96페이지)” 고마운 존재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나아가 우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다시 합류하여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최준영 작가와 여러 봉사자들이 만들어주고 있었다. 위대한 과업임에도 “사람을 알기 위한 공부(196페이지)”일 뿐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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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반
거리의 인문학자 수원에 ‘책고집 도서관’ 열었다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에 강의
최준영 작가 연말 화성 성곽 안에
내달까지 다섯차례 기획강좌도
“인문학 열망 이어갈 둥지 될 것”

홍용덕기자수정 2019-10-19

최준영 작가.



작가 최준영(54)씨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문학 도서관 ‘책고집 도서관’을 열었다.

작년 말 개관한 이 작은 도서관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성곽 안인 경기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 74번길에 있다. 200㎡의 공간에는 40여명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책·걸상이 놓였고 도서관 벽면은 최씨가 모은 3천여권의 인문학 서적으로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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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사람의 온기와 인문학에 대한 열망이 이어지는 둥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200여회 인문학 강의를 하는 최씨는 ‘거리의 인문학자’로 불린다. 2005년 성프란시스대학에서 한 노숙인 인문학 강좌를 시작으로 미혼모, 기초생활 수급자, 교도소 재소자 등 가난하고 힘든 소외계층을 상대로 인문학 강의를 하면서 얻은 별칭이다. 강의 틈틈이 <최준영의 책고집>과 <결핍을 즐겨라> 등 여러 책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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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인문학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책고집 동아리 밴드도 부산·춘천·대구 등 전국에만 29곳, 회원 수는 1500여명에 이른다. 그는 “온라인 밴드에서 2~4주마다 한 권의 책을 골라 독후감이 올라오면 읽고 의견을 나눴다. 이제 작은 도서관에서는 강의 중 만난 분들을 초대도 하고 인문학 강의도 열고 미술 전시, 연주회, 독서모임도 열어 따뜻한 온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운영비가 적잖이 들어갈 것 같다고 하자 “걱정 않는다”며 그는 웃었다. 국내 유명 전문가들이 도서관 기획 강좌에 선뜻 재능기부로 힘을 보태고 있다는 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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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집’은 16일 사회학자 엄기호씨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를 시작으로 ‘우리 삶의 속과 겉을 살피라’는 타이틀로 새해 첫 인문학 강좌를 연다. 내달 19일까지 5차례 이어질 강연에는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출판편집인 장은수 박사, 작가 은유 등도 강사로 나선다. 강의 문의는 책고집(http://band.us/@bookgojip)으로 하면 된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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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권리 
책고래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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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36쪽
148*210mm (A5)
307g
ISBN : 979116502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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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거리의 인문학자로 20여년 노숙인과 함께 했던 최준영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논픽션이다. 오랜 시간 거리에서 혹은 자활센터나 보호시설에서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다. 그들 대부분은 인생의 어느 문턱에서 주저앉아 길을 잃었거나 길을 잃은 채 홀로 남겨진 이들이다.

누구보다 그 막막함을 잘 아는 최준영 작가는 ‘인문학’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들고 다가간 것이 아니라 그저 그들에게 곁을 내어주고, 어깨를 내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들의 고단하지만 핍진한 삶을 기록해 왔다. 그 흔적의 녹진함은 문학을 공부하는 이조차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가난할 권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가난한 사람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난하다고 마음까지 가난하지 않다’는 말을 되새기게 한다. 거리의 삶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 김 씨의 장례식에 온 사람들이 내놓은 꼬깃꼬깃한 130만원 앞에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다. 거리에서 혹여 누군가에게 빼앗길세라 바짓단 안쪽에 넣은 뒤 박음질을 해 두었던 돈, 생의 최후의 순간에 이르기 전에는 절대 꺼내 쓰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자기 몸의, 아니 세상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 두었던 돈이었을 것이라 짐작하고도 남는다.

가난하다는 형용사의 사전적 의미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여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 있다”이다. 물질적인 궁핍으로 몸이 괴로운 건 부인할 수 없지만, 마음이 괴로운 건 상대적 감정이 크지 않을까. 그들의 이야기가 결코 가난하지 않은 이유이다.


목차


프롤로그 어디로 갈지 모르겠거든 일단 가라
추천사

1부 가난할 권리
사람이다
오만원
한판 붙어 볼까?
가난할 권리
살아야 할 이유
가난보다 더 서러운 ‘가난의 대물림’

2부 희망의 인문학
16년 만에 사랑을 고백하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사람답게 한번 살아 보려고요
수녀님, 수녀님, 엄마 수녀님
한국형 교도소 대학을 꿈꾸며
가난을 대하는 태도들
어르신 인문학,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3부 거리의 인문학자
결핍과 좌절의 삶에서 공부하는 삶으로
노숙인 인문학, 첫발을 떼다
거지 교수에서 거리의 인문학자로
거리의 인문학, 어디까지 왔나
어느 마이너리티의 세 번째
약속
사의재에서 상념에 젖다
나는 깨진다, 고로 나아간다
접기


책속에서


P. 35 사람이다. 사람이다. 사람이다. - 이미
P. 175 혼자 하는 공부는 개인적 성취에 머물지만, 함께하는 공부는 문명적 성취로 이어진다. 문명사적 거대한 변화의 순간이 오기 전에는 늘 묵묵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공부가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웠고, 결과적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 나의 공부는 소박하지만, 나의 꿈은 결코 소박하지 않다. 좌절과 결핍으로 단련된 나는 공부를 통해 새로운 삶을기획한다. 접기 - neverstop
P. 195 흔히 노숙인은 돈이 없는 사람, 집이 없는 사람, 직업이없는 사람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거리의 인문학에 참여한 노숙인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에게는 앞서 언급한 돈, 집, 직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아무리 위급한 상황에 놓여도연락하거나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는 사람, 그게 바로 노숙인의 현실이다. 거기서 노숙인의 정의를 이끌어 냈다. 노숙인은 돈, 직업, 집이 없는 사람이기 이전에 사람이 없는 사람이다. 접기 - 늘감사
P. 199 사람에게는 누구나 결핍이 있다. 결핍은 모든 사람의 문제지 거리의 삶을 사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난한 사람은 경제적 결핍에 시달린다. 부자라고 해서 결핍이 없을 리없다. 돈에 대한 집착이 그 외의 삶의 가치를 압도하는 데서오는 정서적 결핍 역시 경제적 결핍 못지않은 심각한 결핍이다. 나이가 많은 분은 나이 그 자체가 결핍일 테고, 젊은이에게는 연륜과 경험이 결핍됐다.
인간의 역사는 개인 혹은 집단이 결핍을 극복해 온 과정이다.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사람들 역시 결핍을 극복한 사람이다. 결국 삶이란 내 안의 결핍을 마주하는 것이다. 결핍을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이 달라진다 접기 - 늘감사
P. 200 거리의 인문학이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소통이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 개인과 집단의 소통, 시민과 사회의 소통, 나아가 피상의 나와 내면의 나와의 소통. 거리의 인문학에서 소통의 방법으로 채택한 것이 독서와 글쓰기였다. 책을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소통할기회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내면을 마주한 사람이 만들어 낸 변화는 실로 경이롭다. 다음은 인문학 강좌에 참여한 이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들이다. 접기 - 늘감사


추천글
여기엔 짐스러운 육체를 이끌고 포복하며 살아가는 고유명사들의 삶이 있고, 그들 곁에서 기어이 어떻게든 희망을 생산해 내려고 하는 한 인간의 행군이 있는데, 놀랍게도 이 이야기들은 누가 준 사람이고 도 받은 사람인지를 구별 불가능하게 만드는 사랑의 상호 감염과 그 뭉근한 확산의 드라마에 이른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인간 근원의 문제를 탐구한다는 인문학이 매일 생존의 문제와 싸우는 이들에게 가당키나 할까. 하지만 그는 가난하다고 인간답게 살 권리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난해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포기하지 말자고, 사회가 미리 규정지은 가난한 자의 운명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자고 사람들을 설득한다. (……) 가난하지만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은 공동체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가난한 우리들의 마땅한 권리라고 지난 20년 그는 한결같이 거리에 서서 말했다.
- 반수연 (소설가) 

최준영 선생님을 만난 지 벌써 몇 년이 흘렀다. 거리의 인문학자로 널리 알려진 저자를 부르는 나만의 별명은 ‘책고집의 최고집’이다. 어려운 책고집 운영이 안타까워 수익도 좀 생각하시라고 해도 도대체 요지부동이다. 사람이 참 한결같다. (……) 어디로 갈지 모르겠거든 일단 가라고 하시지만 나는 안다. 최준영 선생님은 어디로 갈지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다.
-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세상물정의 물리학》 저자)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국일보 
- 한국일보 2023년 10월 7일자 '책과 세상'



저자 및 역자소개
최준영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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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됐다. 2005년부터 노숙인, 미혼모, 재소자, 여성 가장, 자활 참여자, 어르신 등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삶의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덕분에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성프란시스대학(최초 노숙인 인문학 과정) 교수를 거쳐 경희대 실천인문학센터에서 강의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전국을 떠돌며 인문학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2018년 수원에 인문독서공동체 책고집을 꾸렸고, 2023년 사단법인 인문공동체 책고집으로 거듭났고,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23년 독서문화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2004년부터 SBS라디오, 경기방송, dmbMBC, YTN, 국악방송 등에서 책소개 코너를 진행했다. 지은 책으로 『결핍의 힘』과 『최준영의 책고집』, 『결핍을 즐겨라』,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가난할 권리>,<결핍의 힘>,<동사의 길> … 총 24종 (모두보기)
SNS : http://facebook.com/junyeong.choe


출판사 제공 책소개



“지금, 당신 곁에 누가 있나요?”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이 들려주는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하지 않은 이야기

《가난할 권리》는 거리의 인문학자로 20여년 노숙인과 함께 했던 최준영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논픽션이다. 오랜 시간 거리에서 혹은 자활센터나 보호시설에서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다. 그들 대부분은 인생의 어느 문턱에서 주저앉아 길을 잃었거나 길을 잃은 채 홀로 남겨진 이들이다. 누구보다 그 막막함을 잘 아는 최준영 작가는 ‘인문학’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들고 다가간 것이 아니라 그저 그들에게 곁을 내어주고, 어깨를 내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들의 고단하지만 핍진한 삶을 기록해 왔다. 그 흔적의 녹진함은 문학을 공부하는 이조차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가난할 권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가난한 사람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난하다고 마음까지 가난하지 않다’는 말을 되새기게 한다. 거리의 삶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 김 씨의 장례식에 온 사람들이 내놓은 꼬깃꼬깃한 130만원 앞에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다. 거리에서 혹여 누군가에게 빼앗길세라 바짓단 안쪽에 넣은 뒤 박음질을 해 두었던 돈, 생의 최후의 순간에 이르기 전에는 절대 꺼내 쓰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자기 몸의, 아니 세상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 두었던 돈이었을 것이라 짐작하고도 남는다. 가난하다는 형용사의 사전적 의미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여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 있다”이다. 물질적인 궁핍으로 몸이 괴로운 건 부인할 수 없지만, 마음이 괴로운 건 상대적 감정이 크지 않을까. 그들의 이야기가 결코 가난하지 않은 이유이다.

가난한 우리들의 마땅한 권리
가난할 권리

인문학이 누군가에게는 지식과 지혜의 방을 조금 넓혀주는 것일 수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그야말로 인간 근원을 탐구하는 깊은 학문일 수 있다. 하지만 반수연 소설가의 말처럼 매일 생존의 문제를 두고 싸워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인문학이 가당키나 할까. 입댈 필요도 없이 그들에게 인문학은 사치요,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 여겼다. 해서 늘 인문학 강의는 그럴싸한 이들을 위해 그럴싸한 장소에서 진행되어왔다.

최준영 작가는 그런 통념을 깨기 위해 낮은 곳으로 다가갔다. 그에게 거지 교수,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청소년, 어린 나이에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워 자꾸만 웅크리고 숨어드는 미혼모,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자활센터에 모인 사람들 옆으로 갔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도 20년 동안 꿈쩍 않고 그들 곁을 지켰다. 포기하지 말자고, 가난하지만 우리도 인간답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가난한 우리들의 마땅한 권리라고 말하면서.

어디로 갈지 모르겠거든 일단 가라

지난 9월 최준영 작가는 제29회 독서문화진흥 유공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대통령상 후보에 올랐고,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거리의 인문학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는 올해 마침내 전국 12개 시설에서 동시에 노숙인 인문학 강의를 하게 되었다. 더디지만 인식의 변화가 조금은 일어나고 있다. 혹여 다시 뒷걸음질할 수도 있다, 그러나 늘 깨지고 깨진 덕분에 최준영 작가에겐 누구보다 든든한 맷집이 생겼다. 길을 잃고 헤매더라도, 혹은 어디를 가더라도 최준영 작가는 일단 앞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미련할 정도로 묵묵히 쌓아 올린 그의 산이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음을 확신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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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권리 



정작 우리를 슬프게 하는 건 죽음을 다짐한 순간, 그 절박한 상황 속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존재론적 상실감, 삶의 허무와 고통을 생각하는 대신 월세와 공과금을 떠올리고 있는 그들의 착하고 순한 마음이다.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이란 늘 그런 식이다. 쉽사리 어려움을 드러내기 보다는 혹여 누군가에게 폐를 끼칠까 염려한다. (-64-)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그런 자의식이 도사리고 있다. 사람으로서의 염치마저 내려놓으면 그건 사람도 아니라는 자학적 도덕률을 품고 있다. 그런 마음은 결코 우연히 형성된 것이 아니다. 가난을 내면화하고 오로지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강요한 사회 분위가가 그것을 정당화해 주는 개발주의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씁쓸한 풍경이다. (-65-)





"읽기와 쓰기가 안 되는 어르신이 계셧어요. 읽기 부분은 대신 해 드렸는데 쓰기는 직접 하셔야 했어요. 민망해하실 줄 알았는데 끝까지 함께해 주셨어요. 글을 쓴다기보다 글자 모양을 그리는 방식으로 참여하신 거죠. 뭉클했어요."

(-158-)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생각이 없거나 꿈이 없는 건 아니다.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 단순하고도 간단한 사실을 망각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주 본다. 가난한 이웃과 노숙인, 어르신, 미혼모, 탈학교 청소년, 한부모 여성 가장, 교도소에 다녀온 사람, 보육원 아이들은 그저 무시하고 멸시하고 사람 취급 안 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183-)





사람에게는 누구나 결핍이 있다.결핍은 모든 사람의 문제지 거리의 삶을 사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난한 사람은 경제적 결핍에 시달린다. 부자라고 해서 결핍이 없을리 없다. 돈에 대한 집착이 그 외의 삶의 가치를 압도하는 데서 오는 정서적 결핍 역시 경제적 결핍 못지 않은 심각한 결핍이다. 나이가 많은 분은 나이 그 자체가 결핍일 테고, 젊은이에게는 연륜과 경험이 결핍됐다. (-199-)





결핍과 열등감이라는 개념이 생성되면서, 인간의 삶에 삶의 가치와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행복한 삶을 우선하고, 불행한 삶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인간의 행위가 반영될 수 있었다.가난은 돈에 대한 결핍과 열등감에서 시작된다. 궁핍하거나, 기아를 몸으로 느껴야 하는 절대적 가난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으며,상대적 가난이 남아 있다. 그건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았던 과거의 삶에서 탈피하고, 대한민국 전체에 보편적인 사회복지가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물질적 결핍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정서적 결핍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가난한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어서,물질적 결핍에서 벗어났지만, 허무함,정서적 고통으로 인한 정서적 결핍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감이 채워지지 않고 잇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인간의 삶에 더 나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불행한 삶,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현실이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우울과 허무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서로 연대하지 않고, 급변하는 시대적 변화에 대해서, 스스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사라지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간격이 더 넓어지고 있으며, 가난에 대해 현실적 괴리감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가난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닌 사회가 만들어낸 개념이며, 밖에서 볼 때, 돈에 대해 자유로운 부자들이라 하더라도, 부자들 사이에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그들조차도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결핍과 열등감이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가하며,때로느 공감가지 않은 가난도 존재한다. 정서적 결핍이 가난이라는 주제,인문학과 엮이는 이유다.
- 접기
깐도리 2023-10-23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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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가난할 권리  

#가난할권리 #최준영 #책고래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최준영의낮은곳의인문학
이 책은 읽고 기록 남기기가 참 힘들다.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힘든 일을 하는 분...응원하는 의미로 책을 샀지만.
어떻게 이렇게 아무런 댓가없이 낮은 곳에서 사람을 포용하고 배려할 수 있는지. 진짜 존경스럽다.

저자는 수원에서 인문독서공동체 ‘책고집‘을 운영하며 2005년부터 노숙인, 미혼모, 재소자, 여성 가장, 자활 참여자, 어르신 등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삶의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분으로 그간의 경험을 담고 앞으로의 희망을 밝히고 있다.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님은 노숙자들에게 밥 해서 먹이고,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보듬어 안는 자세로 사랑을 실천하고, 최준영 샘은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희망의 불꽃을 댕긴다. 그에 따르면 노숙인은 집이 없고 직장을 잃고 건강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없는 사람‘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진 사람들이다. 그가 노숙인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곁이 되어 주는 일이다. 당신에게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당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는 일이다. 그들이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서다.(p14)

최준영 샘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 해피엔딩도 있고 새드엔딩도 있지만, 부디 스스로의 권리를 되찾고 힘차게 일어서기를. 응원합니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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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울립 2023-11-07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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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치, 가난할 권리 최준영 

회사와 집만 들락거리며 일과 씨름하던 시절, 우연히 들은 ‘향유’(享有)라는 단어에 울컥한 적이 있었다. 멍하니 서서 거의 울뻔했다. 술 한잔 걸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고, 자유와 혜택이라는 ‘권리’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일이 나를 향유 했고, 운명이 나를 누렸다. 안 되겠다 싶어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다만 읽고 쓰는 모양새는 여전히 씨름하는 형국이었고, 상대가 일에서 나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싸우지 말라고 한다. 싸워서는 답이 안 나온다는 얘기다. 특히 자기 자신과 싸움이 그렇다. 싸울 때는 상대만 드러나고 다른 풍경들은 지워진다. 그렇게 앞에 보이는 한 놈만 팬다는 식의 싸움은 방식은 쉬울지 몰라도 중국에는 자신을 테두리에 가두는 결과를 초래한다. 어느 순간, 다른 풍경은 죄다 지우고 일만 집중하는 삶이 쉬웠을 테고, 그나마 가장 상대하기 쉬운 나를 붙들고 싸우는 것이 수월할 터였다. 나는 ‘나’라는 껍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싸움에서 자주 졌다.

무심히 지워 낼 때는 무엇을 지웠는지 알지 못하지만, 무엇을 지웠는지 알았을 때는 되돌리기 어려운 게 우리네 삶이다. 한사코 삭제했던 풍경들에는 한사코 지켜내야 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나는 하나의 일도 아니고, 하나의 지위도 아니고, 온전히 나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나와 관계하는 수많은 목소리의 합이 나일 것이다. 우리가 지운 목소리는 자기가 아주 특별하니 챙겨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지운 풍경들도 이러할 진데 우리가, 우리 사회가 지운 풍경들은 또 어떤 모습일까?

최준영의 『가난할 권리』에는 우리 일상에서 삭제된 풍경들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거리의 삶을 살았던 김 씨, 대학 진학을 꿈꾸는 탈학교 청소년 윤수, 보육원 꼬마 시인, 자활 여성 가장, 인문학을 알고 나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했던 노숙인 임 씨, 자신을 찾기 위해 전국에 노숙인지원센터를 뒤졌던 딸을 둔 아버지, 키가 엄마보다 커지면서 어머니라고 불렀다던 수형인, 이 나이도 꿈이 있기에 강의에 오신 어르신들, 그리고 아기를 키우는 어린 미혼모의 꿈과 눈물.

이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들은 절대 가난하지 않다. 이들은 서로 안고 안기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사랑은 다른 목적이나 의도 없이 순수하다. 진심이 느껴진다. 책에 나오는 익명의 사람들은 어디쯤에서 다시 흩어지고 단절된다. 그리고 또 어디쯤에서 다시 이어진다.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책에 담긴 풍경에는 사회의 약자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도 속살 그대로 담겨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복지’라는 이름을 가진 가상 시스템을 만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죄다 복지에게 맡긴 채 외면하는 중이다. 나눔마저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차별을 두려고 하고, 사회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시스템 안에서만 도와주려고 또 다른 벽을 세운다.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담기지 않는 복지는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을 지우는 창백한 도구로 변질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생명에는 높고 낮음이라는 계층적 사다리가 없다.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중받기 위해서는 계층적 사고가 아니라 관계망식 사고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이 지은 작은 관계망이, 들고 나는 나눔이 그리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관계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겐 모든 것일 수 있다. 관계를 맺는 순간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가 된다. 부적합자라는 단어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나’는 중요한 존재다. 계층적인 시선으로 보면 알 수 없지만, 관계망이 수 놓은 수많은 공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피를 돌게 하는 존재다.

최준영의 『가난할 권리』는 우리가 그동안 무엇을 지웠는지, 그리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려준다. 바로 ‘사람의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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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y.twkang 2023-09-2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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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맺는 순간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가 된다 



거리를 걷다 지인을 만난다. 어디 가니? 그 순간 걷는 일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고 빛을 잃는다. 걷는 행위는 그 자체로 목적과 의도가 될 순 없을까? 걷는 일이 우리 삶의 궁극적 목표가 된다면 우리가 보는 풍경은 지금과 사뭇 다를 것이다.

나는 아직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나는 끊임없이 변하고, 목적하고 의도하는 바에 따라 고무공처럼 튀어 다닌다. 고무공이 부딪혀 낸 흔적의 합이 나일 터, 나는 순수를 바라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순수는 부모의 자식 사랑 말고는 문학에서나 가능한 일이라 치부하고 그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않았다. 촛불을 밝히듯 자신을 태워버리는 사랑, 자신 없다.

한 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리는 어디 가냐고 묻지 않는다. 다른 목적이나 의도 없이 순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심을 느낀다. 순수와 진심이라는 싹을 키워내는 토대로 사랑 말고 나는 아는 것이 없다. 안고 안기면서 사랑은 넓어진다. 최준영은 이 단순한 이치를 증명하려고 25년 동안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 걸었던가. 묵묵히 쌓인 걸음이 증거하는 사랑을 나는 믿지 않을 수 없다.

생명에는 높고 낮음이라는 계층적 사다리가 없다.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중 받기 위해서는 계층적 사고가 아니라 관계망식 사고가 필요하다. 최준영은 명예나 부귀 같은 욕망의 중력을 거부한다. 늘 낮은 곳을 찾아 관계망을 짓고 다닌다. 사람과 사람이 지은 작은 관계망이, 들고 나는 나눔이 그리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관계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겐 모든 것일 수 있다. 관계를 맺는 순간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가 된다. 부적합자라는 단어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나’는 중요한 존재다. 계층적인 시선으로 보면 알 수 없지만, 관계망이 수 놓은 수많은 공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피를 돌게 하는 존재다.

거리의 삶을 살았던 김씨, 대학 진학을 꿈꾸는 탈학교 청소년 윤수, 보육원 꼬마시인, 자활 여성 가장, 인문학을 알고 나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했던 노숙인 임씨, 자신을 찾기 위해 전국 노숙인지원센터를 뒤졌던 딸을 둔 아버지, 키가 엄마보다 커지면서 어머니라고 불렀다던 수형인, 이 나이도 꿈이 있기에 강의에 오신 어르신들, 그리고 평생 눈에 밟힐 미혼모와 아기들.






책에 나오는 익명의 사람들은 어디쯤에서 다시 흩어지고 단절된다. 그리고 또 어디쯤에서 다시 이어진다. 단절과 연속의 반복이다. 최준영은 관계망의 완성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소중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새로운 관계망을 펼쳐간다. 최준영이라는 점에서 시작된 관계망이 곳곳으로 퍼져 다시 점에서 선으로 그리고 장으로 물결치는 풍경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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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n07.kang 2023-09-2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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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가난할 권리 


늘감사 2024-06-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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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권리 

인문학책추천♡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가난할 권리>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


사람이 사는 것은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고, 스스로를 위하여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마음곁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음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사람들 사이에 사랑과 정을 나누지 못하고 산다면 삶의 의미를 잃고 사는 것이 된다.


<가난할 권리>최준영의 낮은 곳의 인문학
결국은 사람이다. 사람이 남는다


최준영 작가의 별명은 '거지교수'부터 시작해서 '거리의 인문학자'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핍으로 시작했지만 꿈과 희망을 품었기에 <가난할 권리>에서 마음껏 쏟아낸 숱한 사연들이 생겼으리라.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어 '사람 최준영'의 녹진한 사람냄새를 풍긴다.
그야말로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이 폭죽처럼 빛을 발하는 중이다


궁핍함 속에서 더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모른척 할 수 없는 선한 심지때문에 홀로 감당해야 했던 그의 삶, 남들이 가지 않는 진흙같은 길에 발을 성큼 담그는 성정 때문에 겪었을 경제적인 고통, 지름길도 있었겠으나 언제나 사람이 있는 곳을 돌고 도는 에움길의 고요함, 수많은 외로움의 시간들이 진솔하고 뭉근하게 다가온다.


열심히 일하던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가정을 등지고 거리에 나서 노숙인이 되거나, 성숙하지 못한 청춘의 덫에 걸려 사회로 나오는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탈선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인문학을 오랜시간 전해 온 최준영 작가님.

<가난할 권리> 이야기들은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는, 누군가 겪고있는 현재진행형의 사연들이다.
아픈 속내를 작가님 특유의 눙치는 말로 풀어냈지만 소외된 이들에게 마음 곁을 기꺼이 내어주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보기 드물게 반짝이는 눈물처럼 소중한 사람의 손길이기에 낮은 곳의 인문학<가난할 권리> 이야기들이 따스한 동화처럼 다가오는 것일까.


말로 꺼낼 수 없는 내면의 슬픔과, 고통받는 사회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들과의 소통은 쉽지 않다. 학교에 부적응하고 힘을 얻지못하는 학생들과 문제있는 아이들을 모아놓은 곳에서 강의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 사회에 부적응하고 마음을 닫은 아이들을 다독인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어렵다.

버텼다.버티고 버텨야만했다. 집나간 아이가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으로, 한껏 싸우고 토라진 아이들이 마음 돌릴 때까지 참아주는 삼촌의 마음으로, 마음 터놓을 수 있는 친구의 마음으로_<가난할 권리> 중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는 나만 아프고 힘든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이 위로가 되기도하고 상처를 쉽게 꺼내지 못하고 두려운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들어주는 귀가 되어주는 것 또한 인문학의 실천이었다


5~6년전 북수원 도서관 인문학 강의에서 최준영 작가님을 처음 만났다. 드러내고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에 홀로 딸아이를 키우면서 버텨낼 힘이 바닥을 치고 있을 즈음, 작가님의 강의를 통해 내가 접해보지 못한 책에서 나오는 방대한 지식의 향연이 나를 사로 잡았다.
도서관 밴드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댓글로 첨삭해 주시면서 인연이 시작되어 <책고집>을 설립하는 일에 동참하게 된 것은 나를 지금까지 단단하게 성장시킨 키워드이다


[책고집]은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작가님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원 북문 행궁동에 만든 작은 도서관이자 인문공동체로서, 나에게는 인문학의 둥지와 같은 곳이다
언제나 그 곳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분이 최고집, 바로 최준영 작가님이다.

많은 작가들을 만나 경험하지 못한 삶의 여정을 함께 했고, 은유작가의 첫 강의를 듣고나서 글쓰기를 위한 꿈을 위한 도전으로 곧바로 블로그를 개설했으니, 책고집 최고집 최준영 작가님에게 조금은 인문학의 빚을 진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누구나 어릴 때 잠시나마 간직했던 소중한 꿈이 있다. 사느라 바빠서 펼쳐보지 못한 꿈, '사랑한다'는 고백을 꺼내놓고 기뻐하는 사람들,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던 사람들, 글을 마주하고 인문학을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일은 두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가난하기에 찾아내야 할 것들,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스며들게 하는 것은 한결같이 변함없는 진심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아파본 사람, 울어본 사람, 삶의 바닥에서 무너진 사람, 그들과 함께 견져 올리는 행복과 희망의 소리를 듣고 나누는 글이 빼곡하게 살아있다.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이 <가난할 권리>가 아닐까.


"세상에는 욕망할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가난할 권리다"_ <가난할 권리>중에서


밥을 지어도 뜸이 들어야 깊은 맛을 낸다.
최준영 작가<가난할 권리>에서 읽었듯이 밥은 이미 차고 넘치도록 지었다.
오랜 시간만큼 뜸도 충분히 들였다
이제 맛나게 뜸 들인 밥으로 사람이 고픈이들의 배를 채우고 마음의 허기와 생각을 풍성하게 채워질 일만 남았다.


공부하는 노동자, 최준영 작가는 고집있게 지켜온 인문학 강의를 통해 세번째 꿈을 이루고 싶어한다
교도소 대학 설립이 그가 이루고 싶은 또 하나의 희망이다.

최준영 작가님의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 사람의 손을 잡는 연대가 점차 거리를 지나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길까지 번져나가기를 응원한다.


"노동이 곧 공부이고, 공부가 다시 노동이 되는 삶, 지나온 나의 삶이 그러했고 앞으로의 삶 또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_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가난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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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456 2023-10-1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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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권리 



최 대표는 인문독서 공동체 작은도서관 책고집을 운영하며 ‘거리의 인문학자’로 불리고 있다. 노숙인과 저소득층, 시민을 대상으로 인문 독서진흥 활동을 통해 소외계층의 독서문화진흥에 기여해 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가까운 수원에서 인문공동체 책고집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지만, 가난한 이웃과 20여 년간 함께 해오며 여러 매체에 등장해 '거리의 인문학자'로 활동가라는 사실을 접하니 필자는 안온한 중산층의 책소비를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 <가난할 권리>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의 인상은 더구나 가난하다는 현실에 대해 안일한 삶의 태도를 갖기 때문에 '권리'라는 표현을 한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살짝 일었다. 저자는 1부 가난할 권리에서 인문학 강좌를 할 때의 경험을 먼저 풀고 있다.



과연 누가 더 부자인가? 가난한 엄마들이 수학여행을 꿈꾸며 1년 동안 모은 돈을 수재 의연금으로 내놓을 때, 돈 많은 사람들은 골프장을 다니고 해외여행에 나섯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마음도 가난하리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송파 세 모녀가 집 주인에게 집세와 공과금 70만 원을 남겨 둔 채 동반 자살했다는 뉴스 30대 주부가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자살한 사건 등 서민 혹은 중산층의 대부분은 언뜻 그들이 어리석었다,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지 않았고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판단을 내리듯 필자도 그렇게 치부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는 의지를 공과금을 준비하고 월세를 미리 내고 안타까운 죽음을 택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복지는 어두운 곳 구석구석 닿지 않고 있었다. 나이 제한 소득 수준, 피부양자의 자격 등 말들도 어렵고 따지는 것이 많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다가 그렇게 사회적 안전망에 들지 못했고 권리를 포기했으리라.

세상에는 욕망할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가난한 권리다.




노름에 빠지고 재산을 다 날린 임 씨는 서울에서 노동판을 전전하다 몸이 성치 않아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술에 의존하고 거리의 노숙인이 된 사람. 자녀가 네 명이고 아내에게 거짓말을 해가며 불우한 삶에서 인문학을 만났다. 인문학 강의를 들은 뒤 그는 솔직하게 가족에게 잫신에 대해 알렸고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 준게 인문학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내에게 16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인문학, 희망이라는 이름의 인문학. 2부 희망의 인문학에서는 저자가 만난 노숙인 임 씨, 그의 아들이야기 그리고 20대 노숙인, 알콜중독으로 살던 경석이가 희망을 보게 해준 저자를 통해 사회복지사들을 통해, 대학 조기 졸업과 삶을 다시 일구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리고 가난을 대한 시장의 이야기, 정치인의 이중적 태도, 가난한 자들에게 힘이 되는 또다른 마음이 부자인 이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소중한 일을 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길에서, 골목에서, 마을 어귀에서 흔히 만나는 사람들이다.

이웃을 소외시키지 않는 그들이 바로 영웅들이다.






어떤 종교인의 삶이나 견해가 아닌, 오로지 인문학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삶을 위로하며 희망을 꾸준히 지켜봐줌으로써 저자는 자신이 더불어 힘을 얻고 의미를 되새긴다고 말한다. 한눈팔지 않기로, 열심히 공부하며 강의 없는 날에 무조건 도서관에 가서 책을 파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강의라면 장소, 시간, 강사비 따지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뛰어다니는 그는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이름에 걸맞은 삶을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노숙인, 미혼모, 한부모 여성 가장, 교도소 재소자, 가난한 어르신, 탈학교 청소년과 함께.

20대 30대 젊은 노숙인의 수가 증가하고, 여성 노숙인은 거리에서 방치되고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지역사회 곳곳에서 '평범한 이웃으로 만나' 공감하고 유대하는 일,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야 할 이유를 사람다운 삶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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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2023-10-2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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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권리 



안녕하세요.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는 책은 처음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너무 기대했어요. 실제로 제 눈길이 절로 가더라고요. 바로 책 고래의 출판한 신간 <가난할 권리>이예요.









책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여기 쉬운 상황들이예요.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매우 가까운 우리의 이웃이나 지인의 일상이기도 하고 때론 우리 자신의 앞에 닥친 상황들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전을 받았어요. 동시에 저자에 대해서 존경심도 갖게 되었어요. 저자는 궁핍한 상황 가운데 놓여 있는 이들에 대해서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요. 실제로 저자는 사회 속에 고통하고 신음하는 다양한 이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계세요.




예를 들면 많은 가장들이 자신의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던 하루 아침에 일할 곳을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갑자기 어느 날 가정을 뒤로 한 체 외딴 곳이나 거리 또는 지하철 등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이 되어 버리고 말았어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살아가야 할 많은 청소년들이 한 순간 찾아온 호기심으로 인해서 의해서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 가운데 놓이게 되었어요.




저자는 홀로 다양한 상황 가운데 놓여 있는 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사실 저자만 노력으로 감당하기에 매우 벅차고 버거운 길이라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최선을 다하세요.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저자의 삶은 마치 밤 하늘에 빛나는 너무 아름다운 별과 같이 빛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자의 그 자체가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삶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하잖아요. 우리의 삶에 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자신의 삶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돌아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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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han3 2023-10-2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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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권리 



앉아서 기다리는 복지여서는 안 된다



이 책<가난할 권리>의 지은이 최준영은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됐다. 2005년부터 노숙인, 미혼모, 재소자, 여성 가장, 자활참여자 등과 함께 삶의 인문학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는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별호를 얻기도 했다.



성프란시스대학(노숙자 인문학 과정)에서 가르치기도, 아무튼 그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다. 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누구의 관심거리조차 되지 못하는 패배자요 시대와 이 사회의 악, 처리되어야 할 쓰레기 취급을 받는 이들에게도 권리는 있다. 이른바 가난할 권리다. 즉, 누구든 인간의 존엄성과 그에 걸맞은 인간의 권리라는 게 있다는 말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이 말의 존엄함을 이 책에 담았다. “넘어진 자는 반드시 바닥을 짚고 일어나야 한다.”(성프란스시대학)



이 책의 구성은 3부로, 1부는 가난할 권리, 가난보다 더 서러운 “가난의 대물림”을 이야기한다. 2부는 희망의 인문학, 3부는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의 이야기를 담았다.



복지는 그저 앉아서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복지여서는 안 된다. 동정이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이해하도록 쉬지 않고 설명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가난할 권리’다.



거리의 인문학



노숙인, 사람이 없는 사람들, 빚쟁이에게 쫓길까 봐, 사업에 실패하고 부끄러워서, 저마다의 이유로 사람과의 관계가 다 끊어진 사람이 그들이다. 살 권리는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연결해주는 것이다. 관계망이 존재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어떻게 하든 삶의 활로를 찾고 행복을 추구한다. 거리의 인문학은 이들 노숙인의 곁이 되어 주는 일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음”을, 유튜브에 이런 영상이 올라왔다. 사회실험 영상, 노숙인에게 다가가는 한 남성, 자기 동생이 지금 중병을 얻어 병원에 있는데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러자 노숙인은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어디론가 갔다가 다시 온다. 그리고 한 남성에게 돈을 건넨다. 내가 모아놓은 돈은 이것밖에 없지만, 수술비에 보태쓰라고. 남성은 웃으면서 실험 영상을 찍는 중이었다고, 당신의 착한 마음에 보상이라며 수백 달러를 그의 손에 쥐여준다.



노숙인은 삶을 포기하고 마구잡이로 닥치는대로 살아가는 미래 희망이 없는 하루살이 인생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들은 가난할 뿐이다. 일자리를 얻지 못할 뿐이다. 아직 바닥을 짚고 일어설 결심이 서지 않았을 뿐이다. 외형을 보고 판단하지 말라. 차별과 편견, 혐오는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이다.



우리 시대,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안의 편견, 암묵적 편견에서 벗어나자고, 노숙인 등 우리 사회가 불가촉천민으로 밀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달라고, 그들도 때 빼고 광내고 말쑥하게 차려입으면 우리 이웃이라고, 이들이 누군가를 대상으로 사기 치려고 의도적으로 이렇게 위장할 마음이 없기에, 거꾸로 이들은 사회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건 역설 아닌가,



보육원에서 만난 꼬마 시인 이야기 ? 오만 원-



보육원에 찾아온 사람들이 아이들 손에 쥐여주고 간 돈들, 보육원 아이들은 개 한 마리를 산다. 그 개 이름은 10개도 넘는다. 초등학생인 꼬마 시인의 시, “오만 원” 덕분에 개 이름은 오만원이 됐다. 나는 집에 가기 싫다'로 시작한 시는 이젠 집에 오는 게 즐거워졌다. 오만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만 원 주고 샀으니까 이름이 오만원이다. 나는 오만원이 좋다. 나를 마중 나오고 같이 산에도 다닌다. 친구들도 나를 부러워한다. 나는 이제 외롭지 않다. 겁이 나지도 않는다. 나에겐 오만원이 있기 때문이다. 오만원은 엄마나 마찬가지다.



가난할 권리, 인간의 권리



지은이가 지역 자활센터에서 인문학 강좌를 하던 때의 일, 매월 1만 원씩 강좌가 끝나면 수학여행 가기로 했다. 그때 수해 속보와 함께 어이없는 소식이, 해당 지자체장이 골프를 쳤다고, 해외여행에 나섰다고, 과연 누가 부자인가?



성장 이데올로기 국민은 국가의 주체로 여기지 않는다. 국민은 그저 개조의 대상이거나 소모적 수단일 뿐이다. 국민이면서 주체가 아니었던 터라 성장의 과실은 고스란히 소수의 권력층과 그에 편승한 기업들의 차지가 되고, 국민 일반은 철저히 소외됐다. 산업화가 낳은 병리가 소외이며, 가난과 불운과 불행의 구조화 혹은 내면화로 이어졌다. 이제 국민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알아서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국민은 선진국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게 됐다. 알아서 제 밥벌이를 못 하는 국민은 국민의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없으니.



지은이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너무 상식적인 너무 형식적인, 너무 무식한, 너무 관료적인. 너무 외형적인, 난 “복지”대상자라고, 말끔하게 차려입고 자신의 사정을 구구절절 말하는 사람은 그 말이 진실이든 뭐든 우선 조치를 해주겠노라 하지만, 구질구질한 차림에 냄새라도 풍기며 복지지원을 신청하면, 힘든 사람 코스플레이를 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기조차, 이게 어찌 된 현상인가, 복지는 찾아 나서는 것이다, 앉아서 기다리는 게 복지가 아니라는 말만 확실히 해두자.



성남 세모녀 자살 사건, 복지사각지대라 연일 떠들어 댄다. 지금도 복지홍보방송에 나온다. 연락하라고...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나서라, 연락을 못할 수도 있는 사람이 있으니...



거리의 사람들, 사람이 없는 사람들은 역설적이게도 관계를 원한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주면 함께 헤쳐나갈 용기와 격려를 해줄 이웃이 필요하다. 동정이 필요한 게 아니리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공동체가 필요한 것이다.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대왕이 현자를 찾기 위해 디오게네스의 통 집을 찾았다. 디오게네스는 왕이시여, 나는 지금 햇볕이 필요하니 빛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왕의 제안을 이렇게 거절했다. 왜 내가 통에서 살면 안 되는데, 누군가 그 이유를 알려주오... 디오게네스라서 통에 살아도 된다고 누가 그랬던가, 노자는 자기가 세상에 가장 귀한 존재라고,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너 자신이라고... 부자될 권리나 가난한 권리는 자기 선택인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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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bh 2023-10-2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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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인문학 



인문학의 핵은 '울음'이다. 울 줄 알고, 우는 이를 보면 다가가 보듬고 다독일 줄 알아야 '참사람'이다. 울음이란 '소통'의 원초적 형태다. 이런 울음과 소통의 자세를 적극 실천하는 이가 휴머니스트가 아닐까. 다만 작은 울음과 작은 소통, 큰 울음과 큰 소통의 차가 있는데, 이런 차이는 공명판이라 할 수 있는 인격의 그릇 크기에 따른 것이다. 조선의 대문호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에서 요동의 너른 벌판을 조망하면서 한번 크게 울어도 좋을 자리라고 한 대목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나는 울보다. 양 쪽에 눈물점이 나 있는 그런 울보다.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이 쓴 『가난할 권리』(책고래, 2023)를 보면서 세 번 울었다. 책은 20여년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했던 저자의 감상과 의식을 나름 절제된 언어로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문사철로 대변되는 인문학을 우승 트로피처럼 과시하는 이도 있고, 맛동산 같은 소풍용 간식처럼 가끔가다 챙기는 이도 있고, 아무 쓸모도 없다며 개무시하는 이도 있다. 인문학을 소비하는 행태가 다양하듯, 인문학의 정의도 다양하다.



"삶의 의미를 궁구한다는 일반적인 정의에서부터 우주의 질서를 탐구하는 것, 시민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덕목을 일깨우는 것,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한 학구적 태도, 생명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학문이라는 정의가 있다."(195쪽)



그런데 노숙인 등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거리의 인문학'은 그 정의가 남다르다. 거리의 인문학은 '사람을 알기 위한 공부'다. "사람에 대한 새로운 이해, 사람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거리의 인문학은 노숙인으로 시작해, 자활 참여자, 재소자, 여성 가장, 어르신, 탈학교 청소년, 미혼모, 가난한 어르신 등 소외 계층 전반을 아우른다. 또한 기업체 CEO, 임직원, 주부, 공직자 등 사회 전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거지 교수'라고도 불린 저자는 거리의 인문학을 이렇게 정의한다.



"거리의 인문학이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소통이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 개인과 집단의 소통, 시민과 사회의 소통, 나아가 피상의 나와 내면의 나와의 소통. 거리의 인문학에서 소통의 방법으로 채택한 것이 독서와 글쓰기였다.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200쪽)



거리의 인문학을 관통하면 현실이 보인다. 이젠 '울보'인 게 전혀 부끄럽지 않다. 궁극의 '현타'를 겪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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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xia 2023-10-2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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