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6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비판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비판
역사문제연구소(저자) | 역사비평사 | 1996-11-30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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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 | 372쪽 | 210*148mm (A5) | 521g | ISBN : 9788976965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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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한 역사문제연구소 창립 10주년 기념 연구집. '일제시기 민족운동사 연구 의 현황과 과제', '북한 현대사 연구의 쟁점과 과제', '일제하 조선인 자본가의 근대성' 등 연구글 10편을 모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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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0년대 이후 한국 근현대사 연구동향과 과제/
2. 일제시기 민족운동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신주백
3. 1980년대 일제시기 경제사 연구의 성과와 과제/정재정
4. 1980년대 이후 진보적 연구자들의 남한현대사 연구의 동향과...
5. 북한현대사 연구의 쟁점과 과제/김연철
6.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김동춘
7. 사회과학에서의 근대성 논의/임현진
8. 일제하 조선인 자본가의 근대성/이승렬
9. 한국의 식민지적 근대화 모순과 그 실체 /정태헌
10. 사상의 전개를 통해 본 한국의 근대 모습/김동춘
11. 근대화 프로젝트와 한국 민족주의/박명림
12. 북한 사회주의에서 근대와 전통/서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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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역사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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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우리 역사의 여러 문제들을 공동 연구하고 그 성과를 일반에 보급함으로써 역사 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1986년 설립된 순수 민간 연구단체이다. 대한민국 역사 부문 최고의 싱크탱크로 여러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총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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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체제론의 한국적 수용 자정의책들 ㅣ 2013-03-08 ㅣ 공감(0) ㅣ 댓글 (0)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비판』은 근대성이라는 주제로 한국 근현대사를 설명한 연구서이다. 1980, 90년대까지 비제도권 역사연구의 주된 방향은 소위 '민중사관'에 기초하여 정치권력의 탄압과 민중의 저항을 다루거나 민족주의에 기초하여 탈식민지(그것도 가장 단순화된 모습으로서 '반미'와 '해방')를 다루었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비제도권 역사학은 도매금으로 '구시대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버렸다. 그만큼 80, 90년대 재야 역사학이 불안정한 토대 위에 서 있었던 탓이다.
이후 그들은 더욱 근본적인 쟁점으로 '근대성 비판'을 들고 나왔다. 이 주제는 확실히 강력한 것이었다. 근대 후기, 다시 말해 현대에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한 각개전투식 대응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근대주의적 가치관(근대적 발전 모델 따위의)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적인' 근대성의 논리에 비추어 한국 역사를 바라본다는 것은, 근대성을 부정하는 것이건 근대성을 보완하는 것이건 간에 역사를 미래와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적극적인 자세이며 세계적 수준(세계체제론)에서 벌어지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거시적이기도 하다.
이 책에 따르면,
근대, 근대의 특징을 의미하는 근대성, 근대성의 성취과정인 근대화 등의 개념은 제3세계보다 근대의 출발이 빨랐던 서양의 일국사적 경험에서 추출한 것이다. ……서양의 근대성은 제3세계에 이식되면서 근대성의 ‘원형’과 질적으로 구분되는 화학적 변용을 통해 식민지적 근대화 형태로 변모한다. 일국사적 발전모델인 서양 근대의 단선적 모순에 비해 식민지적 근대화의 모순은 입체적으로 중첩되면서 그 지양을 위한 역사적 비용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모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독립을 계기로 부분적으로 해소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 중심국의 변화된 세계지배 구조 속에서 변형된 모습으로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식민지적 근대화 모순의 지양은 단선적으로 ‘원형’ 회복의 차원을 넘어 세계사적으로 근대 지양의 출발점을 이룬다.[i]
저자는 식민지적 근대가 서양의 ‘원형적’ 근대와 다를 수밖에 없음을 논한 뒤, 식민지적 근대화의 모순을 지양하기 위한 노력들의 한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계서제적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서는 서구의 ‘원형적’ 근대화와 같은 ‘세련된’ 근대화(예컨대, ‘신포디즘’ 같은)를 좇아가려는 주변부-반주변부의 어떠한 노력도 허사일 수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세계체제의 계서제적 분업구조의 특성상 주변부-반주변부에서는 국내 반체제운동 세력의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지배계급이 분배할 수 있는 ‘파이 조각’의 양(量)이 지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국내 반체제 세력에 대한 ‘전환의 비용’은 지배계급이 자신에게 분배될 파이 조각의 일정 지분을 포기함으로써 혹은 분업체계의 하위에 위치한 국가로부터의 초과이윤을 유용(流用)함으로써 충당되어져 왔다. 그러나 중심부가 아닌 경우 국내 반체제 세력에게 분배할 파이 조각은 쉽게 고갈되는데[ii], 그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면 심지어 지배계급조차 계서제의 모순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일찍이 레닌이 말했던 자본주의의 ‘약한 고리’가 세계체제의 주변부-반주변부에 항상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세계체제론의 수용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여겨진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지난 10여 년간 한국과 전세계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 이를테면 멀리는 유럽 통합과 그 속에서도 짐짓 자국의 이해관계를 고수하려는 혼미한 각축, 취약한 유럽 경제, 일본의 재군사화, 러시아의 G8 가입,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급부상, 동남아시아에서의 유혈 사태들, 지역내-지역간 경제 블록화, 폰지사기(Ponzi Scheme)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나태한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인한 미국 경제위기 그리고 가까이는 남한 자본의 구 사회주의권 진출, 경제개혁 이후 일련의 부도사태와 정부의 일관성 없는 해결책 등등이 모두 현실사회주의 몰락후 세계체제의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투들인 것이다. 그러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는 현실에 세계체제론은 제동을 건다. 게임의 법칙을 제대로 알기나 하고 게임에 참가하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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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정태헌, ?한국의 식민지적 근대화 모순과 그 실체?, 역사문제연구소 편,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비판』, 역사비평사, 1996, pp. 242~243.
[ii] 여기에 들뢰즈/가타리류의 ‘욕망이론’이 적절히 결합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그로 인한 생산력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그와 비례해 인간의 욕망도 동시에 증대되어 왔기 때문에, 파이 조각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의 기본규칙은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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