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8

알라딘: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 기무라 간 (木村 幹)

알라딘: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 - 조공국에서 국민국가로 
기무라 간 (지은이),김세덕 (옮긴이)산처럼200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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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4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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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한국의 정체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베대 대학원 국제협력연구과 교수로 있는 전근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조공국으로 존재했던 조선시대부터, 베스트팔렌 체제 속에서 근대국가로 대한민국이 성립되기까지 유지된 핵심적인 의식을 '소국의식'에서 찾은 책.

지은이는 근대에 대국의식을 내셔널리즘으로 하여 전쟁 등을 통한 팽창을 거듭하다 처참한 좌절을 겪은 일본과 비교하여 좋은 것이다 나쁜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처해진 국내외적인 상황과 이에 대한 시대인식 속에서 각국이 대처해온 하나의 선택이었음을 역사적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의 사상을 통해 논증하고 있다.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에서 소국의식이 어떻게 탄생하고, 근대화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며, 구체적으로 그 내용은 어떤 것인지 추적해보는 도전적인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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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조선/한국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
조공국에서 국민국가로

한국어판 머리말
머리말

서장 전제로서의 근대와 내셔널리즘
‘내셔널리즘’이란 무엇인가
네 개의 시점
이 책의 구성

제1부 한국 내셔널리즘의 형성
제1장 ‘덕치’의 윤리와 ‘법치’의 윤리
- 유교문화권의 국가와 정치

제1절 ‘베스트팔렌 체제’의 종언과 동아시아

제2절 전근대 동아시아 국제시스템의 형성
유가사상과 법가사상
법술주의의 좌절
‘조공체제의 성립’

제3절 ‘조공=해금체제’의 완성
법치의 영역과 덕치의 영역
개방적 제국에서 폐쇄적 제국으로
‘조공=해금체제’의 성립

제4절 주변국과 ‘조공=해금체제’
주변국의 국가형성과 ‘조공=해금체제’
주변국의 내셔널리즘의 싹
종언의 시작 ? 전근대 동아시아 국제시스템의 동요

제5절 종언의 시작부터 종언의 마지막까지

제2장 국가의 ‘강력함’과 사회의 ‘강력함’
- 조선/한국 근대화에서 바라본 국가와 사회

제1절 ‘강력한 국가’의 전제조건

제2절 전근대적 질서의 붕괴 ?조선왕조체제의 해체
조선왕조 전기?중기 사회 ? 재경과 재지의 유대
18~19세기 조선왕조의 사회 ?재경양반의 비대화와 재지사회의 붕괴

제3절 ‘연성’사회의 형성
권위와 부의 분화 ?조선왕조 말기의 사회
‘깊숙한’ 통치와 사회의 유동화 ?일본 통치시대의 조선사회

제4절 연성국가에서 NIES로
3중의 파괴-이승만시대의 한국사회
NIES의 전제조건
‘강력한 국가’에 의한 ‘위로부터의 개혁’

제5절 ‘강한 국가’와 ‘약한 국가’

제3장 ‘신민’에서 네이션으로
- 조선/한국 네이션 의식의 형성
제1절 네이션 형성의 의식과 국왕

제2절 사직의 논리 ? 유교문화권 안의 ‘국가’와 ‘신하’와 ‘백성’

제3절 유교적 ‘백성’으로부터의 탈출 모색
‘기강의 근본’ ? 출발점으로서의 위정척사사상
‘인내천-동학의 빛과 그림자
‘수은보원’-의병운동으로 보는 ‘국가’와 ‘신민’

제4절 왕조의 향방 ?구지배층의 몰락
‘조선 귀족’
‘왕조’=‘국가’의 종언-이씨 왕가의 몰락과 임시정부의 국가 이미지

제5절 네이션 의식의 확정


제2부 소국의식과 내셔널리즘

제1장 ‘유교적 레세페르’와 조공체제
- 근대조선의 ‘위로부터의 개혁’과 개국론
제1절 근대조선사 연구에 대한 제언

제2절 대원군정권-왕조의 재건을 모색
전근대적 체제의 위기와 서양의 충격
대원군정권의 성립-리더십 확립의 모색
왕조재건과 적극적 재정, 그리고 군사정책
호포제와 서양문물 도입

제3절 계유정권의 성립과 그 정책 ?전환기
대원군정권의 붕괴
계유정권의 군사재정정책과 박규수

제4절 사상적 분석
실학과 개국
신헌의 사상 ?왕조재건과 무신
박규수의 사상 ? ‘유교적 레세페르’와 두 가지의 ‘체념’
강화도조약과 그 후

제5절 개국기의 일본과 조선
일본에서의 서양의 충격과 군사?재정개혁
선택의 차이
재지사회와 ‘위로부터의 개혁’
동아시아 국제체제와 양국의 선택

제6절 근대로의 길

제2장 근대조선의 자국의식과 소국론
- 김윤식을 통해본 조선/한국 내셔널리즘 형성의 전제로서의 ‘국가’
제1절 인식의 중요성

제2절 김윤식과 그 시대
김윤식의 성장과정
두 명의 스승-유신환과 박규수
개혁의 비용

제3절 영선사 행
개화사상의 세례
영선사 임명
이홍장에게 보낸 편지

제4절 새로운 청나라 관료의 탄생
양무관료와의 접촉
대미개국(對美開國)
임오군란과 김윤식의 귀국

제5절 온건개화파의 시대
청조 종속관계의 실질화
군사개혁과 부국론
갑신정변과 두 개의 개화파

제6절 좌절 그리고 만년
청과 조선의 대립, 그리고 김윤식의 실각
‘유교적 레세페르’로 복귀
조선의 재정과 ‘연성국가’
합병, 그리고 3?1운동

제7절 인식 속의 대국과 소국

제3장 ‘매국’의 논리
- 이완용에게서 찾아보는 한국합병과 근대 조선/한국사에서의 ‘국가’와 왕조
제1절 친일파 문제

제2절 이완용의 등장
소장 유교관료시대
서양과의 만남
정동클럽과 아관파천

제3절 ‘친일파’의 탄생
독립협회운동과 이완용의 실각
‘친일파’로서 등장
‘한일합방’으로의 길

제4절 ‘합병’의 논리
양보전술
군(君)과 국가
국호와 왕호

제5절 조선/한국사에서의 이완용
무력한 리더
조공, 독립, 그리고 식민지

제6절 동아시아의 국가와 일본통치

제4장 평화주의에서 친일파로
- 이광수.주요한에게서 보는 일본통치 아래 독립운동과 친일파
제1절 정치와 문학의 틈

제2절 근대문학의 기수
시대배경-이광수와 함께
두 사람의 유학생 ?도쿄

제3절 평화적 투쟁으로 가는 길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의 정신
‘적수공권’

제4절 개조의 시대
불명예스런 귀환
민족개조론
계몽과 민족주의와……
제5절 보편과 특수의 사이
훼절-동우회사건
민족주의의 ‘핵’
‘일본’이라는 이름의 근대

제6절 해방과 민족개조

제5장 ‘소국의식’과 내셔널리즘
- 이승만에게서 보는 해방 후 한국 내셔널리즘
제1절 한국 내셔널리즘의 기본 문제

제2절 전통과 근대
서양과의 접촉
배재학당과 기독교

제3절 개화와 소국의식
출발점
시행착오
선택

제4절 소국의식과 내셔널리즘
활동 재개
‘인정해야만 하는 외교’

제5절 대통령 이승만
‘미국의 적’
주장과 현실과 행운과

제6절 비교의 내셔널리즘
‘민족’의 결여
일본이라는 대체물

제7절 ‘소국형 내셔널리즘’의 형성과 ‘성공’

맺음말을 대신하여
마치며

옮긴이의 말

지은이 주
인명 찾아보기
사항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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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기
책속에서

박정희정권의 실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정희정권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이 잘못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정희정권은 최초 계획한 대로 자원을 동원하고 초기에 설정한 방침에 따라 운용할 수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정권이 자신들이 생각한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p108 중...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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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기무라 간 (木村 幹)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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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에 태어났다. 교토대 대학원 법학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에히메대 법문학부 강사, 고베대 대학원 국제협력연구과 조교수를 지냈다. 강사, 고베대 대학원 국제협력연구과 교수로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연구펠로였으며, 하버드대학 페어뱅크 동아시아연구센터,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세종연구소 등의 객원연구원 등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에서의 '권위주의 체제의 확립>, <고종.민비>, <민주화의 한국정치>등이 있다.
최근작 : <한일 역사인식 문제의 메커니즘>,<대한제국의 패망과 그림자>,<한국의 권위주의적 체제 성립> … 총 13종 (모두보기)


김세덕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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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일본에 유학했다. 고베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효고현립대학 강사 등을 거쳐 현재 일본 아시야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작 : … 총 4종 (모두보기)
기무라 간(지은이)의 말
이 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국의식'이라는 용어도 결코 필자가 한국인을 나쁘게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일본인으로서 자기 몸에 맞지 않은 옷, 즉 자국에 맞지 않는 '대국의식'이 한 나라를 얼마나 위험에 빠트리고 파멸의 길로 이끌었는지를 일본의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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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을 어떻게 규정지을 것인가

3.1운동이나 4.19혁명 등 격렬하게 분출하는 민족성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아직도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조선/한국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저자 기무라 간은 전근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조공국으로 존재했던 조선시대부터, 베스트팔렌 체제 속에서 근대국가로 대한민국이 성립되기까지 조선/한국 내셔널리즘의 핵심은 ‘소국의식’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는 근대에 대국의식을 내셔널리즘으로 하여 전쟁 등을 통한 팽창을 거듭하다 처참한 좌절을 겪은 일본과 비교하여 좋은 것이다 나쁜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처해진 국내외적인 상황과 이에 대한 시대인식 속에서 각국이 대처해온 하나의 선택이었음을 이 책에서는 역사적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의 사상을 통해 학문적으로 논증하고 있다.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에서 소국의식이 어떻게 탄생하고, 근대화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며, 구체적으로 그 내용은 어떤 것인지 추적해보는 진지하면서도 도전적인 저서이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인물을 통해본 소국의식의 실체<.b>

<제1부 한국 내셔널리즘의 형성> 

제1장 ‘덕치’의 논리와 ‘법치’의 논리에서는 전근대 중화제국의 지배논리에 의해 만들어진 조공체제의 성립과, 해금체제의 도입으로 인한 조선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내셔널리즘 형성기반 등을 살펴본다. 
제2장 국가의 ‘강력함’과 사회의 ‘강력함’에서는 조선왕조 사회의 특징인 재지와 재경 사이의 독특한 유대와 그 관계의 파탄, 그리고 박정희정권의 ‘강력한 국가’에 의한 ‘위로부터의 개혁’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등 조선/한국의 사회변화를 살펴본다. 
제3장 ‘신민’에서 네이션으로에서는 위정척사론이나 동학, 의병운동 등의 사상에 나타난 네이션의 형성과정을 추적해본다.

<제2부 소국의식과 내셔널리즘> 

제1장 ‘유교적 레세페르’와 조공체제에서는 민란이 일어나고 서구 열강의 위협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대원군정권이 물러가고, 이와는 반대로 군비를 축소하고 재정을 삭감했던 계유정권 때 고종의 정책이 이후 조선에 어떻게 외세를 끌어들이고 자립성을 잃게 되는가를 살펴본다. 계유정권 때 활약했던 박규수 등의 대국에 의존하는 세계관이나, 

제2장 근대조선의 자국의식과 소국론에서 온건개화파의 영수 격인 김윤식이 우리나라는 ‘소국’이기 때문에 ‘자국의 힘만으로는 열강에게 먹혀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에 거꾸로 ‘열강의 원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친청파로서 활약하는 당시의 상황과 국면들을 살펴본다. 

제3장 매국의 논리에서는 이완용이 조선을 어떻게 생각하여 친미친러파에서 친일파로 돌아서 나라를 일본에 팔아넘기며 식민지화에 역할을 하게 되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제4장 평화주의에서 친일파로에서는 식민지시기 문학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독립운동에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청년들 이광수, 주요한이 어떤 현실인식과 계기에 의해 친일파로 돌아서는지를 추적해보고, 제5장 소국의식과 내셔널리즘에서는 소국의식의 소유자인 친미파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에 취임하여서도 당당히 미국에 원조를 요청하는 등 당시 개발도상국들이 자력갱생의 길을 가는 것과는 달리 외세의존적인 내셔널리즘을 가지게 되어 이후 한국의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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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 3장 권력 (2) 새창으로 보기


경제의 세계화와 도시의 위기. 사스키아 사센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제국>의 주된 논쟁점은 지구화 시대 국가의 역할이다. 저자들은 회의적이었지만, 나를 포함해 ‘애국자’가 많은 한국 사회는 우왕좌왕, 좌충우돌했다. 국가가 세계 자본의 침투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길 바라면서도 한류와 민주화 운동 경험의 수출, 대기업의 해외 진출에는 자부심을 느낀다. 이 역시 우리가 ‘미성숙’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의 세계화와 도시의 위기>는 이런 상황에 대한 안내이자 자본주의의 특정 단계에 대한 빼어난 문제 제기다 부제는 내용을 압축한다. ‘초국적 시장 공간으로서 세계 도시의 성장과 새로운 공간적 사회적 불평등’

국적과 관계없이 부자는 글로벌 시티즌, 빈자는 난민인 시대다. 일국의 행정부와 정당의 무능력은, 부패와 낡은 인식과 겹쳐 불기피한 현상이 되었다.

이상문학전집 1.4. 이상

<오감도>에 대한 해석들, 초현실, 절망, 환상, 난해, 공포, 아방가르드, 심지어 민족 독립을 위한 병법까지..... 나는 공포 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감도>는 현실적이며 직설적이다.

건축학도였던 이상의 공간 감각은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3차원적 사유를 가능하게 했다. 조감도는 근대적 인식론, 원근법의 대표적 방식이다. 원근법은 한 사람의 시선만 허용한다. 그러므로 조감도는 온 세상을 볼 수 있다(고 간주되는)는 신의 의자다.

이상에게 피사체와 인식 주체의 관계를 달리 설정하는 탈식민주의적 상상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전경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오감도>는 가능했다. 비정상 사회에서의 정신 분열과 예술가의 윤리가 낳은 걸작이다.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피에르 클라스트르

<폭력의 고고학>으로 먼저 소개된 정치인류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르의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는 남아메리카의 53개 부족이 무대다. 저자는 권력, 국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빼어난, 사유 방식의 모범을 보여주는 학자다. 생각으로 현실을 판단하지 않고, 현실에서 생각을 만들어낸다.



책의 요지는 인간이 만든 가장 진화한 형태의 사회 조직은 국가일까라는 질문이다. 국가 있는 사회(문명 사회)와 국가 없는 사회(원시 사회)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주권이나 관료 체계가 아니다. 권력이 사회에서 의해 통제되는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독점되는가이다.



내부가 동질적인 국가는 없다. ‘하나’로서 국가가 모든 비극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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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한국의 내서널리즘과 소국 의식, 기무라 간

이 책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다음 셋 중 하나일 것이다. 
  • 웃는 사람(사실, 웃기다), 
  • 절박하게 동의하는 사람, 
  • 나처럼 이 희비극 앞에 한숨 쉬는 사람, 

더불어 이 책의 제목과 대구를 이루는 와다 하루키의 <북조선 –유격대 국가에서 정규군 국가로>가 생각났다. 나는 ‘분단 조국의 국민으로서’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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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과 여성을 바쳤던 고려 시대부터 이라크 파병과 고철(무기), 옥수수와 쇠고기 강매까지 사대는 결국 조공, 자발적 종속이다. 이 책은 ‘친미“뿐 아니라 한국의 남성성을 이해하는 데 유효하다. 평등보다 사대자소(한미동맹)가 더 현실적이라는 사고방식의 결과는? 일상에서 강자는 미국이 아니라 남성이다. 한국 사회는 사대할뿐 자소에는 무능하고, 사대의 스트레스를 약자에게서 해소한다. 아닌가?



세계화 시대의 국가 안보, 베리 부잔


나는 이제까지 한국 현대사의 최대 사건을 한국 전쟁과 황우석 사태라고 생각해왔다. 당시 황우석 씨 연구실 근처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친구가 있어서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들었는데, 처음에는 너무 웃다가 나중엔 ‘우리(사회)는 미쳤구나’. 싶어 비애가 들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도 마찬가지다. 당원 중에 아니‘RO’ 중에 예비 음모를 구체화할, 레이더에 안 걸리는 스텔스 기술자라도 있는지, 최소 오토매틱 자주포라도 구비했는가?

<세계화 시대의 국가 안보>는 여성학이나 평화학 계열의 책이 아니다. 정통 국제정치학 논의다. 저자 배리 부잔은 안보 연구를 ‘안보’에서 ‘안보 개념’으로 전환시킨 코펜하겐 학파를 대표하는 이론가다.

“너 빨갱이지?” 이러면 끝이다. 말 한마디가 정치 행위가 되는 것이다.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은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사회적, 법적 형을 지게 된다. 물론 나는 이렇게 대응하겠다. “당신이 빨간 안경을 썼으니 세상이 모두 그렇게 보이겠죠.”

한국 사회에서 안보는 단지 자신의 공포, 악심, 더러움을 타인에게 뒤집어씌우는 만능 무기로 쓰일 분이다. 분노해야 할 것은 국정원의 만행이 아니라 이토록 간단한 무기에 한없이 취약한 한국 사회다.

거짓의 사람들, M 스콧 펙

효율성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국방 전문가들은 현행 징병제 대신 미국처럼 100퍼센트 지원병제를 실시하자고 주장한다. 이들과 이유는 다르지만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 중에서도 같은 논리를 제시하는 이들이 있다. 위험한 발상이다. 누가 지원하겠는가. 부유한 고학력 집안의 자녀가? 자기 자녀가? 지원병제는 계급 분업이다.

M 스콧 펙의 <거짓의 사람들>은 <끝나지 않은 길>과 함께 상담 서적으로 널리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은 평화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다. 그는 군대의 존재가 불가피하다면 모든 ‘국민’이 복하는 국민 개병, 징병제가 ‘차악’이라고 주장한다.

지원병 제도는 전쟁과 군대로 인한 제반 논의가 특정 소수 집단의 문제로 축소되는 체제다. 이에 반해 보편적 의무로 운영되는 징병제는 어쩔 수 없이 전 사회적인 관심사가 된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가족들은 이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군사가 자신의 문제가 된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불가피한 일’은 모두가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역설이다.

팍스 코리아나, 설용수

나는 ‘평화’, ‘우아’, ‘화해’ 같은 안정 계열의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하는 이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남을 열 받게 함. 간혹 타인의 정신을 붕괴시킴. 권력자, 불성실과 무식을 ‘쿨함’으로 가장함.

팍스 코리아나는 셋 중 하나다. 팍스의 의미를 모르거나 망상이거나 ‘강한 한국’의 수사학. 이 책에 의하면 팍스 코리아나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성경과 불경에 그렇게 쓰여 있으며 <정감록>과 <격암유록>에 한반도에 정도령이 나타나 세계 만민을 살린다고 했고, 오바마 미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비하도 당황스럽지만 팍스 코리아나의 근거가 겨우 자연 주기상 한국 차례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 설득되기보다는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의 정체가 궁금한 독자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이런 ‘애국’ 저술가들이 상당히 많다. 실은 내가 이런 방면의 책을 매우 좋아한다. 일 주일에 하루는 종일 헌책방에 앉아 있다. 단, 이 책들은 의자에서 읽으면 위험하다. (웃다가 넘어진다.)



드레퓌스, 니콜라스 할라즈

어릴 적부터 집에 굴러다니던 책인데 이렇게 의미 있는 책인지 몰랐다. 책날개에는 송건호와 김동길의 추천사가 있다. ‘비교’가능한 인물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김동길의 글이 조금 더 울림이 있다. “진실만이 역사를 창조, 발전시킨다.”(송건호), “졸라 같은 양심적인 역할에서 우리 자신에 대한 절박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김동길) 이 의견들은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

내가 읽은 <드레퓌스>의 교훈은 진실의 승리라기보다는, 간첩이 만들어지는 조건과 방식에 대한 고찰이다. 간첩은 국가 단위의 적을 전제한다. 당시 프랑스는 1870년 프로이센과 전쟁에서 패한 뒤 독일에 알자스로렌 지방을 빼앗긴 직후였다. 복수와 국가 안보 이데올로기가 극에 달한 시기에 간첩 만들기는 너무 쉽다.

조작 간첩으로 몰린 피해 당사자의 고통을 차치하고 말한다면, 진짜 간첩과 조작 간첩의 차이는 ‘크지 않다’. 오히려 조작이다 아니다가 주된 논쟁이 되면, 조작은 더 쉬워진다. “간첩은 있다”가 강조되기 때문이다. 간첩은 국내 정치의 필요이자 산물이다. 중요한 것은 진짜 간첩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간첩의 정치적 효과다.

행복하려면, 녹색 , 서형원, 하승수

책은 환경 연구 입문서에 가깝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부(OECD) 회원국 중 빈부 격자 2위국이다.(1위는 멕시코) 덴마크의 2011년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81.83 퍼센트였는데 2012년 한국은 54.3퍼센트였다. 우리나라는 원전 밀지도 세계 1위 국가다! 아직도 ‘성장=고용’논리를 믿는 사람이 있을까. 수출이 10억 원 늘어서 창출되는 고용은 2005년 10.8명에서 2011년에는 7.3명으로 줄었다.



며칠 전 투표하지 않겠다는 친구와 언쟁을 벌였는데 내가 이겼다(?). 그녀의 논리는 “보이콧도 존중해달라. 그것도 선택이고 실천이다”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렇게 반박했다. “동의한다. 그렇다면 가만 있지 말고 보이콧 운동을 조직하라. 선거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현실 정치를 하라.” 기권은 선택이 아니다. 개인이 기본적 권리마저 두려워하게 만든 권력의 승리다.



나도 좌절을 거듭하다 보니 희망이라는 말에 냉소를 넘어 분노하는 인간이 되었다. 시대의 반영이라고 변명해보지만 이 책을 읽고 부끄러웠다. 저자들이 부럽기도 했다. 나는 오랜만에 스스로 신나 하면서 공동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념이 보편의 탈을 쓰고 이데올로기가 될 때 인간을 소외시키지만, 꿈과 고뇌는 우리를 연결시킨다. 녹색당의 당비는 월, 3000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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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3-06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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