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6

시부모·남편 한꺼번에 살해…그 며느리가 일깨워준 日의 현실 - 중앙일보

시부모·남편 한꺼번에 살해…그 며느리가 일깨워준 日의 현실 - 중앙일보



시부모·남편 한꺼번에 살해…그 며느리가 일깨워준 日의 현실
[중앙일보] 입력 2021.01.07 05:00 수정 2021.01.13 15:36
인쇄기사 보관함(스크랩)글자 작게글자 크게
기자이영희 기자
SNS 공유 및 댓글SNS 클릭 수291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스토리SNS 공유 더보기


"피고인을 징역 18년에 처한다."
5일 일본 후쿠이(福井)지방법원, 가와무라 요시노부(河村宜信) 판사는 휠체어에 탄 채 법정에 나온 백발의 피고인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피고인의 이름은 기시모토 마사코(岸本政子·72). 그는 2019년 11월 17일 새벽 0시~2시, 함께 살던 시아버지 요시오(芳雄·당시 93)와 시어머니 시노부(志のぶ·당시 95), 남편 다키오(太喜雄·당시 70)를 살해했다.




2019년 후쿠이 기시모토가 살인사건 5일 판결
3인 살해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형량
70대 며느리가 90대 시부모와 남편 병수발
노인이 아픈 노인 돌보는 '노노개호'의 비극



2019년 11월 기시모토가(家) 살인사건이 일어난 후쿠이현 쓰루가시의 집. [사진 후쿠이신문 인터넷판 캡처]
6일 아사히 신문은 이날 재판정의 풍경을 전하면서 "세 명을 살해한 혐의로는 낮은 형량"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 여러 명을 살해한 이에게는 일반적으로 무기징역이나 사형이 선고되기 때문이다. 이런 판결이 내려진 데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바로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나타난 새로운 사회현상인 '노노개호(老老介護)'다.



시부모 병수발 10년...남편도 쓰러져 개호(介護)는 '간호·병수발'이라는 뜻의 일본어로, ‘노노개호’ 란 노인이 노인을 수발하고 돌본다는 뜻이다. 기시모토 일가도 그랬다. 며느리 기시모토는 두 딸이 출가한 10여년 전부터 몸이 아픈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혼자 간병했다고 한다.

2016년부터는 시부모의 거동이 아예 불가능해져 두 사람에게 유동식을 먹이고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다. 시어머니는 자신을 간호하는 며느리에게 "죽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한다.




일본 도쿄의 한 골목을 지나는 노인. [AFP=연합뉴스]
거기에 가업을 운영하는 남편까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의사는 "더 악화하면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70대 할머니가 세 명의 노인을 돌보며 회사 일까지 처리하는 고단한 일상이 계속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날 밤 기시모토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죄송해요. 저도 곧 갈게요"라고 말한 후 수건으로 이들의 목을 졸랐다. 이어 "같이 죽자"며 남편까지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그는 수사관에 "내가 죽으면 아이들이 남편을 돌볼 부담을 지게 되는 게 싫었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이후 친척들에게 사죄의 편지를 남기고 자신도 배와 다리를 칼로 찔러 죽으려 했지만 목숨을 건졌다.



"출구가 보이지 않았을 것" 재판부도 공감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살인사건으로 비교적 낮은 형량을 선고한 데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 유가족의 뜻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판에 나온 남편의 동생은 법정에서 "피고인은 가족들의 간병뿐 아니라 형이 운영하던 회사의 경리 업무나 청소까지 다 도맡았다"면서 "기시모토가(家)에 소중한 사람이었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의 또 다른 동생의 아내도 "시어머니는 항상 '마사코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간병의 어려움을 우리가 더 빨리 눈치챘어야 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도 판결문에서 "피고인 자신의 몸까지 약해진 상황에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었을 수 있다. 피고인의 대처 능력을 초과한 부담이 가해졌을 것"이라며 기시모토가 처했던 상황에 이해를 표명했다.

하지만 "선악을 판단할 수 없는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지는 비극..."지원 시스템 필요" 일본에선 10여년 전부터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2013년 2월에는 나라현에서 96세의 전직 경찰관이 자신이 간호하던 91세 아내를 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6년 사이타마현에서도 83세 남편이 치매에 걸린 77세 아내를 살해했다.

간병의 괴로움에 시달리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는데, 이들이 기댈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재판에 참여했던 60대 배심원은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사건을 일으키느냐 아니냐는 주변에서 작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면서 "간병의 괴로움을 어렵지 않게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행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시부모·남편 한꺼번에 살해…그 며느리가 일깨워준 日의 현실


전체댓글41
게시판 관리기준


로그인 계정 선택
조인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애플
[알림] 소셜 로그인으로 손쉽게 의견을 작성해보세요.
소셜댓글이란?
댓글쓰기
0/500등록
최근순
추천순
반대순
stev**** 2021-01-08 08:27:15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찬성하기3반대하기3
es**** 2021-01-08 02:36:15 신고하기
70을 넘어가면 나머지 노년은 자신이 책임져야한다. 늙어 몸도 따라주지 않는데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렇다고 죽는 것 또한 큰 용기가 필요하다.


답글달기
찬성하기20반대하기0
9485**** 2021-01-07 22:55:21 신고하기
우리동네 너무나 인물좋고 착하신분은 남편은 바람나서 첩살림차리고 시할머니와 시어머니와 이웃에 아들없는 시숙모까지 총 13년 똥오줌수발하셨다, 예전엔 종이기저귀도 없어서 천기저귀에 다 받아내셨다, 지금은 정작 본인이 편챦으시니까 빛의속도로 요양병원에 보내졌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나이들면 다 그렇다, 일본분심정 이해가 가네,


답글달기
찬성하기53반대하기0
김**** 2021-01-07 21:17:02 신고하기
얼마나 많이 힘들었으면 가족을 죽이고 자기까지 죽을라고 했을까.그리고 혼자 죽으면 아이들이 남편분을 케어해야 한다고 생각한 아내분은 모성애가 되게 강하다라고 생각한다.


답글달기
찬성하기53반대하기0
gabr**** 2021-01-07 15:29:32 신고하기
어찌보면 정당한 방법이지않나싶다 나도 노인인데 노인을 케어하니 삼중고


답글달기
찬성하기66반대하기0
hima**** 2021-01-07 14:56:24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찬성하기126반대하기0
Grea**** 2021-01-07 14:48:03 신고하기
건강하게 살다가 귀천하는것이 복이다. 아프게 오래 사는건 본인에게도 불행이다.


답글달기
찬성하기105반대하기0
송**** 2021-01-07 14:28:56 신고하기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 아니면 이미 왔을지도 모르는 우리의 현실. 우리는 국가에 손을 버려야 하는지? 아니면 스스로 자기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지? 에대해 사회공동원이 지혜를 모으고 이에대한 솔로몬의 지혜를 찼아야 한다


답글달기
찬성하기63반대하기0
SCho**** 2021-01-07 12:53:21 신고하기
일본 복지부는 뭘헌건지 코로나로 비상상태인가?


답글달기
찬성하기17반대하기6
nws5**** 2021-01-07 12:53:02 신고하기
고령화 사회의 현실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곧 닫칠 일,아니면 이미 닫치고 있는 일입니다. 대처방법,정부에서 해야할 일, 개인이 대비해야 할 일등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답글달기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찬성하기3반대하기3
es**** 2021-01-08 02:36:15 신고하기
70을 넘어가면 나머지 노년은 자신이 책임져야한다. 늙어 몸도 따라주지 않는데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렇다고 죽는 것 또한 큰 용기가 필요하다.

답글달기
찬성하기20반대하기0
9485**** 2021-01-07 22:55:21 신고하기
우리동네 너무나 인물좋고 착하신분은 남편은 바람나서 첩살림차리고 시할머니와 시어머니와 이웃에 아들없는 시숙모까지 총 13년 똥오줌수발하셨다, 예전엔 종이기저귀도 없어서 천기저귀에 다 받아내셨다, 지금은 정작 본인이 편챦으시니까 빛의속도로 요양병원에 보내졌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나이들면 다 그렇다, 일본분심정 이해가 가네,

답글달기
찬성하기53반대하기0
김**** 2021-01-07 21:17:02 신고하기
얼마나 많이 힘들었으면 가족을 죽이고 자기까지 죽을라고 했을까.그리고 혼자 죽으면 아이들이 남편분을 케어해야 한다고 생각한 아내분은 모성애가 되게 강하다라고 생각한다.

답글달기
찬성하기53반대하기0
gabr**** 2021-01-07 15:29:32 신고하기
어찌보면 정당한 방법이지않나싶다 나도 노인인데 노인을 케어하니 삼중고

답글달기
찬성하기66반대하기0
hima**** 2021-01-07 14:56:24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찬성하기126반대하기0
Grea**** 2021-01-07 14:48:03 신고하기
건강하게 살다가 귀천하는것이 복이다. 아프게 오래 사는건 본인에게도 불행이다.

답글달기
찬성하기105반대하기0
송**** 2021-01-07 14:28:56 신고하기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 아니면 이미 왔을지도 모르는 우리의 현실. 우리는 국가에 손을 버려야 하는지? 아니면 스스로 자기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지? 에대해 사회공동원이 지혜를 모으고 이에대한 솔로몬의 지혜를 찼아야 한다

답글달기
찬성하기63반대하기0
SCho**** 2021-01-07 12:53:21 신고하기
일본 복지부는 뭘헌건지 코로나로 비상상태인가?

답글달기
찬성하기17반대하기6
nws5**** 2021-01-07 12:53:02 신고하기
고령화 사회의 현실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곧 닫칠 일,아니면 이미 닫치고 있는 일입니다. 대처방법,정부에서 해야할 일, 개인이 대비해야 할 일등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답글달기
찬성하기61반대하기0
cock**** 2021-01-07 13:54:31 신고하기
복지 늘리면 과잉복지라고 욕먹어요....

찬성하기4반대하기3
SCho**** 2021-01-07 12:54:36 신고하기
이미 일어나고 있고요 복지는 일본보다 뒤떨어져요

찬성하기34반대하기0
ccii**** 2021-01-07 11:52:25 신고하기
사망은 더이상 신의 권리가 아닌 스스로 선택 할 수 있는 권리 이어야 한다.

답글달기
찬성하기85반대하기0
sams**** 2021-01-07 11:25:27 신고하기
노인이나 병약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자.

답글달기
찬성하기116반대하기0
syim**** 2021-01-07 11:21:39 신고하기
나라가 도데체 뭐한거냐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구 국가가 왜 있는데 세금은 왜 내는데 이기적인 정부 서민이 고통은 나몰라라네 앞으로 계속 생길 일들만 같아 섬찟하다

답글달기
찬성하기42반대하기2
furm**** 2021-01-07 10:43:39 신고하기
사람이 산다는 게 무엇일까 ... 가족이란 무엇인가 ... 국가란 무엇인가 ... 결국 나는 무엇인가

답글달기
찬성하기78반대하기1
ch2b**** 2021-01-07 10:36:06 신고하기
국가와 민족을 위해 70세이상자는 모두 안락사시킵시다 그길만이 모두가 사는길입니다 코로나 사태보다 더무서운 것이 바로 고령화사회입니다 당장 코로나 백신부터 70세이상자는 접종을 해주지말아야합니다 나라에 노인이 많을수록 나머지 국민들이 등골빠집니다

답글달기
찬성하기40반대하기40
push**** 2021-01-07 11:46:09 신고하기
ㅎㅎ 이왕 망할 세상인데 70세 이하를 모두 안락사 시켜도 되고 도리어 지구에는 이익인데...그 참.

찬성하기11반대하기1
glso**** 2021-01-07 11:20:32 신고하기
현재의 노인들은 그들이 젊었을 때 자녀 세대를 부양했습니다. 그 자녀 세대가 이제 그들의 부모세대인 노인들을 안락사시키자고 하니....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는 별개 세대가 아닙니다. 한 몸입니다.

찬성하기64반대하기0
pilg**** 2021-01-07 11:20:18 신고하기
맞는말씀인데 그놈에 인권인지 뭔지 땜에 꼭 죽을때 까지 고통을 당해야 하니~~

찬성하기14반대하기1
더보기
jjke**** 2021-01-07 09:59:10 신고하기
70세 노인이게 18년이면 적은게 아닌데... 쓰레기 성범죄자 놈들한데 우리 판새님들이 주는 형량의 두배가 넘는구만.. 90세 노시부모에 70세 병자 남편까지.. 지금까지 버텨내신것만도 훌률하시다

답글달기
찬성하기173반대하기1
hima**** 2021-01-07 09:58:01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찬성하기116반대하기2
push**** 2021-01-07 09:50:16 신고하기
살고 죽는 일이 웃을 일이 아니네. 18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 마음 속에도 찬반이 동시에 일아나네.

답글달기
찬성하기49반대하기0
zakd**** 2021-01-07 09:34:54 신고하기
80세 넘어서 골골하면...........알아서 가자.....남은 사람들에게 민폐다.....다니다보면 눈 다 풀려있고 겨우 걸으면서 좀비처럼 사는 노인들 꽤 된다....자식들에 큰 재산 남겨줄 능력 없으면.......그냥 약 먹고 저 세상 가자....나도 나이 먹어가면서 죽을 때 주변에 민폐 끼치고 있구나 싶으면 조용히 갈 준비 하고 있다....

답글달기
찬성하기60반대하기5
유**** 2021-01-07 09:29:02 신고하기
강건너 불이 아닌 비극에 가슴이 아프다. 때늦었지만 시동생부부들이 조금이라도 거들어줬더라면 이런 참담한 최후는 오지않았을걸. 줄초상치르고 나서야 가여운 형수를 선처해달라는 동생들의 눈물이 너무 허망하다.

답글달기
찬성하기113반대하기0
sage**** 2021-01-07 09:26:58 신고하기
일본엔 요양병원이 있을 텐데 왜?

답글달기
찬성하기20반대하기3
fhgy**** 2021-01-07 08:47:59 신고하기
조건부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

답글달기


[출처: 중앙일보] 시부모·남편 한꺼번에 살해…그 며느리가 일깨워준 日의 현실

[출처: 중앙일보] 시부모·남편 한꺼번에 살해…그 며느리가 일깨워준 日의 현실


[출처: 중앙일보] 시부모·남편 한꺼번에 살해…그 며느리가 일깨워준 日의 현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