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1

손민석 성매매 - 여성에 대한 멸시

 손민석 [2]

m82 Dect1lSembter taatfct 02:or503 

쥴리 논란(?)부터 시작해서 조동연, 장혜영 등을 거치며 인간들이 쏟아내는 발언들을 보면 

결국에는 성매매 여성에 대한 멸시가 깔려 있다. 

여성이 매춘부처럼 자신의 성적 매력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게 뭐가 그렇게까지 화가 날까? 

나는 부당한 이득을 제공해준 이에게 화가 나는데.. 

성매매 여성에 대한 멸시도 결국에는 같은 논리이다. 남들은 노동으로 어렵게 고생해서 돈버는데 여성은 신체를 사용해서 쉽게 돈을 번다는 비판. 여기서도 성구매자에 대한 분노는 생략되어 있다. 여기서 또 옹호해보겠다고 여성들의 섹스노동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거나 착취를 당한다거나 구조적 희생자라거나 하는 주장을 하는 건, 물론 그것들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본다.

 마르크스의 지적처럼 성매매는 근대인의 보편적인 노동력 상품 판매의 한 특수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것이 끝은 아니고 가부장제의 다른 측면 또한 결합되어 나타나는 노동력 판매이기 때문에 '특수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노동력 상품 판매의 한 유형으로, 정당한 교환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에 사적소유 하에서의 일부일처제적 가족의 특질이 결합되어 나타나기에 도덕문제나 이런 것들이 반영되는 것으로 보아야 성매매 현상을 보다 제대로 이론화하고 파악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원시공산제에서의 여성교환, 노예제 - 농노제에서의 여성교환, 그리고 자본제에서의 여성교환이라는 세 단계의 이론화를 전제로 자본제 사회에서의 여성교환의 타파의 계기를 찾아야 한다.  

 성매매는 여성 노동력의 상품화의 극단적 형태로 보아야 하며, 그 자리 자체가 이미 여성의 인권이 최저치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물이기 때문에 절대로 이것을 합법화한다든지 정당화한다든지 할 수가 없다. 여성해방, 더 나아가 노동해방의 연장에서 타파되어야 할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성매매라는 행위가 얼마나 '자연화' 되어 있느냐가 한 사회의 문명적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라 생각한다. 그러니 푸리에의 표현을 빌려 문명화의 정도는 자연=여성이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겠다. 여성노동력의 탈상품화? 탈사물화?라고 해야 할까. 흥미롭게도 엥겔스는 문명의 전제조건으로 남성들이 여성을 두고 더 이상 적대하지 않는 것을 꼽는다. 여성이라는 성적 자원(?)의 분배가 남성들 간의 적대로 이어진다면 인류공동체의 존속은 불가능하다. 문명의 시작과 문명화의 척도가 여성에 달려 있다는 게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중요한 통찰이다.

 이 문명화의 정도가 낮은 한국과 같은 사회에서는 영부인 지망생, 대학교수, 정치인 등과 같은 높은 사회적 지위를 지니고 있는 여성들조차도 하나의 상품으로, 멸시받아야 할 상품으로 전락할 가능성과 위협 속에 놓여 항시적으로 공격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일부일처제적 가족제도를 재생산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이데올로기적 편견 또한 작동한다. 이중의 억압이 만들어내는 특수성을 인지하면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 생각하는데.. 아무튼 복잡한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활용해 쉽게 돈을 번다는 저 이상한 분노의 근원을 어떻게 보다 효율적으로, 한 마디 말로 반박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데.. 확실히 섹스 경험이 없으니 그런 말을 한다는 식으로 후려치는 게 제일 효과적이기는 하다. 다들 당황하거나 무언가 망신당했다는 느낌에 입을 다무는데..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고민이다.

 나는 성구매자에 대해서는 격렬한 혐오와 분노가 일지만, 사실 성판매자인 여성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다. 이것도 내가 무언가 감정적으로 편파적인 지점이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런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이론적 탐구는 어쩌면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약간 공부라는 게 원래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많은 이들이 좀 성매매 여성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지녔으면 한다. 이 사회의 문명적 수준의 발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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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comments

Han Eunhyoung

성판매자는 성적으로 폭행을 당해주는걸로 돈버는 건데요 ㅜㅜ 오징어게임에서처럼 맞으면서 돈받는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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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네, 그런 경우가 많죠. 맑엥도 그걸 모르는 게 아닙니다. <자본론>의 상품장에서 참 그걸 멋드러지게? 설명하는 게 있는데요, 상품이라는 건 어쨌든 들고 나가야 판매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매춘부라는 '상품'도 폭력에 의해 길들여져 판매장에 데려갈 수 있어야 팔릴 수 있다고 표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근데 그렇게만 보면 설명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게 보시면 성매매 여성의 지위는 '노예'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발성이 박탈된 노예이지요. 그런데 위협이 존재하는 것과 별개로 스폰과 같이 나름대로 원하는대로 돈 벌고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육체라는 상품의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계약적 관계 속에서 반드시 폭력에 의해 주체성을 박탈당한채로 계속해서 종사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저는 논리적 분석에 있어서는 이 지점을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놓고 그 심화 과정으로서 노예제에 가까운 형태로 어떻게 변모해가는지를 분석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즉 제 관점에서 성매매 여성은 노예가 아니라 근대적 임노동자의 한 형태입니다.

근대적 임노동자라고 해서 폭행을 항시적으로 당하며 노동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거의 전근대적 신분적 예속관계에 해당하는 수준의 억압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레닌이 <러시아에 있어서의 자본주의의 발전>에서 개념화했듯이 그것을 곧장 농노제적 예속관계로 규정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개념적 분석에 있어서는 계약적 관계 속에서 맺어지는 자본과 임노동 간의 거래가 어떻게 계약적 성격이 탈각되어 전근대적 예속관계에 가까운 억압적 관계로 후퇴하는지 분석하는 게 맞겠죠. 아무튼 별 건 아닙니다만 여성을 피해자로만 봐서는 분석이 안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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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Eunhyoung

손민석 근대적 노동자의 한 형태라고 하니 좀 생각이 뻣어나가는듯해요. 김 조 장에 대해 왜들 저렇게 이상하게 얘기할까 이해안가고 기분이 몹시 나빴는데 결국 성매매 여성 혐오였었네요. 실은 이 댓글도 혐오의 재생산이 될까봐 조심스럽다는요. 윗 댓글 다시 읽어보며 제 생각도 정리해봐야겠어요 감사해요


손민석

한은형 성매매 여성이 자발적으로 유입됐을 때의 계약의 내용은 성의 제공이지, 멸시와 폭력을 급부로 받기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혐오로 보시든 말든 그건 선생님 입장이시지만, 저는 별 상관없다고 봅니다. 설사 멸시와 폭력을 받기로 계약했다고 해도 우리 문명사회가 개입 못할 이유가 당연히 없고요. 그걸 피하려고 주체성이 박탈된 존재로만, 폭력의 피해자로만 보면 현실의 성매매 종사자를 무시하게 된다고 봅니다. 위안부 문제도 마찬가지라 보고요. 아무튼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전달된 것 같으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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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중

아시다시피 가부장제의 물적 기초는 사라지고 가부장제의 문화만 남은 가운데 브띠 부르주아 남성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패배하게 된 상황에서 자신의 소유물로 존재해야할 성판매 여성이 자신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져 “보이니” 그 경제적 격차가 자신의 물질적 패배를 지속적으로 환기 시키는데서 오는 분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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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이호중 뭐 말은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정말 분노가 있는지 검증해봐야 할 문제이니까요ㅎㅎ 면접조사 방법이라도 써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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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중

손민석 하긴 그저 저의 뇌피셜 인상비평이니까요ㅋㅋ그저 하나의 추측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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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이호중 다 뇌피셜이죠 뭐ㅎㅎ 아닌 게 몇개나 되겠습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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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찬

공감합니다. 성매매 여성들을 단순한 노예적 피해자로 치부해버리면 논의의 전개가 어렵고... 노동자의 범주에 묶되,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지만 분명히 문명 사회가 개입해야 할 문제"라고 어젠다세팅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제가 잘 이해한거겠지요..?).

하지만 "지들이 하고 싶어서 해놓고 무슨 소리임?"하면서 짜게 외면해버릴 때는 언제고 조동연 씨 사건에서는 엄근진 장착한 채 달려드는 사람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고개를 돌릴거면 좀 일관적으로 돌리기라도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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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황예찬 하하, 네 잘 이해하셨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이상적인이라기보다는 가장 본래적인 형태의 아무런 폭력적 개입 없이 이뤄지는 여성의 육체와 화폐 간의 교환 그 자체를 문제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ㅎㅎ 말씀하신대로 일관성조차 없으니 이런 고민하는 게 의미 있나 싶기도 하네요ㅎㅎ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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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Joon Seo

개인적으로 성매매 합법화라는 이상론적 태도를 취하기도 했는데 실상 합법한 나라도 딱히 바뀌는 게 없다는 점에서 그 생각이 바뀌더라구요. 이게 과연 명쾌한 해결책이 있는가 했는데(논리적인 지점 말고 실존적으로) 없는 것 같아 생각하길 멈추었던 주제인데 오랜만에 흥미롭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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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재밌으셨다니 다행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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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Rorty

남성 성매매 인구의 비율은 전체 성매매 인구중 20퍼센트정도를 차지하고, 성적 목적으로 인신매매 되는 아동중에는 50퍼센트가 남성입니다. 이는 성매매에 있어서 문제가 남성/여성이라는 젠더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권력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만약 성매매가 여성 노동력의 상품화의 극단적 형태라면 20퍼센트 비중을 차지하는 남성 성매매와 관련된 문제를 전혀 설명할 수 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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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왜 설명 못해요. 똑같은 상품화의 극단적 형태로 설명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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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Rorty

손민석 젠더적 문제가 아니라는거죠. 이걸 단순히 옛날처럼 젠더적 형태로만 치환해서 보면, 포르노와 엔터네이너와 같이 다른 산업들과 융합되고, 다양한 성적 취향과 젠더를 먹어치우며 발전해가며, 규모가 커지는 성매매(차라리 지금은 성 산업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봅니다.) 에 전혀 대응하지 못합니다. 담론적으로 봐도 그렇잖아요. 결국 젠더적문제로 끝까지 대응하면 노르딕 모델 제안하는거로 마치는것밖에 안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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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Kevin Rorty 아니, 님 말에 따르더라도 20% 대 80%의 젠더적 차이가 나타나는데 젠더 문제가 아니라고 굳이 말하는 건 별 설득력이 없고 저는 남성의 여성구매와 여성의 남성구매는,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제가 참고할 연구가 없어서 아직은 개념적 검토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고요. 그걸 더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젠더를 빼고는 분석하기 어려워요. 단순히 남녀를 가해와 피해의 구도로만 보는 것은 당연히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는 성산업, 넓게 보자면 연예산업도 그런 범주에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건 동의할 수 있겠으나 젠더 자체를 도외시해서는 무슨 분석이 가능합니까. 권력의 문제이기도 하고 젠더의 문제이기도 하지, 어느 하나를 배제하는 건 좋은 분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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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Rorty

손민석 정확히 말하면 권력의 문제 안에 젠더의 문제가 들어가 있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권력의 문제로 보면 딱히 젠더의 문제로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권력의 문제 안에 젠더의 문제가 들어가있으니까요 (권력구조에서 남자가 여자에 비해 권력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명제 자체를 부정하고 분석하는 사람이 있기나 하나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성매매 분석, 특히 한국의 성매매 분석은 젠더적 문제만 골두하고 있으니까 분석 자체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바가 없어요.

권력구조에서 취약할수록 성매매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빈자, 동성애자, 트랜스젠더일 수록 성매매 인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인데, 기존 성매매담론에서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혹은 남성 성매매인구를 굳이 언급하며 다룬 분석이 얼마나 됩니까. 대부분 '여성'의 문제로 한정시킵니다. 그러니까 분석도 예전과 똑같고 성매매 모델도 예전의 영등포-청량리 시절 에만 머물러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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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Kevin Rorty 권력구조에서 남성이 여자에 비해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젠더적 문제인데 뭔소리를 하시는건지.. 그리고 젠더는 "남녀" 두 개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엄밀하게 말해서 가부장제에서의 젠더는 일부일처제적 관계와 비일부일처제적 관계로 나눠서 논리적 분석을 가해야 트랜스젠더, 동성애자 등의 문제까지 포괄해서 다룰 수 있겠죠. 아무래도 성매매 종사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주로 그 부분이 표출되는 것이지, 연구자나 활동가분들이 그 부분을 배제하는 것도 그들의 이론틀이 그 문제를 해석 못하는 것도 아니라 봅니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어떤 분석을 하셨는지 혹시 참고할 자료가 있으면 제게 주시면 많이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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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Rorty

손민석 젠더적 문제가 문제가 아니라는게 아니라, 권력의 문제로 충분히 호환 가능하고, 그 편으로 다루는게 더 성매매라는 문제를 다루는 것에 알맞다는 소리입니다. 성매매 문제 다루는 담론들 보면 결국 결론은 똑같잖아요 항상. 여성의 성은 역사적으로 상품화 되었고 그 문제는 남성중심주의 사회의 어쩌구... 근데 그게 문제라는걸 누가 모르냐고요. 거의 몇십년된 담론을 계속 주구장창 돌려먹기만 하고 있는데.

저런 관점으로 어떻게 성적소수자의 성매매 비율문제를 대응을 해요? 젠더적 관점으로 보면 게이의 성매매 인구 비율이 시스젠더 여성의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은데, 호환이 전혀 안되잖아요. 트랜스젠더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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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Rorty

손민석 미국만 봐도 확 달라요. AOC 별로 안좋아하지만 이 사람이 구독형 모델 onlyfans 언급한거만 봐도, 일반적인 여성이 어떻게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권력구조에서 취약해지면서 onlyfans를 통해 성을 판매하며 돈을 버는지에 대한 분석을 해요.

한국은 어떨까요? 아직도 포주-성매매 인구 모델만 내세우며 흐름이 바뀐것에 대해 전혀 대처를 하지도 못할겁니다. 만약 한국에서 onlyfans와 같은 모델을 보면 담론이 어떻게 형성이 될까요? 그냥 없애자고 하겠죠.

미국은 정 반대에요. 민주당의 Cori Bush와 같은 사람은 onlyfans가 성적 관련된 모델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하자 바로 역겹다고 하면서, Sex work is work라고 대응을 합니다. 단순히 성매매를 없애자 이런 차원으로는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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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Kevin Rorty 딱히 젠더론을 주장하는 것도, 페미니즘적 입장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라 이걸 왜 설명해야 하나 싶지만, 분석이라는 건 '호환'의 문제가 아니라 말씀하신 권력의 문제가 왜 그런 젠더적 외피를 두르고 나타나는가를 다루면서 확장되어가는 것이겠죠. 권력의 문제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젠더적 다양화가 어떻게 나타나면서 이성애 여성의 성판매, 동성애자의 성판매 등등이 보이는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젠더라는 분석틀이 들어가야겠죠. 그리고 게이의 성매매 인구 비율이 높은 게 설명이 안된다고 보시는데 왜 안됩니까. 가부장적 일부일처제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질서 속에서 비이성애적 관계인 동성애나 트렌스젠더 등의 다양한 젠더들이 처한 위치의 차이를 비남성으로서의 여성 등과 비교하면서 유형화 하면 될 문제입니다. 제가 직접 분석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논리적으로 ~A에 범주에 넣고 유형화해서 분석하면 되죠. 어쨌거나 뭘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니 권력의 문제에서 본인이 연구하셨거나 참고하시는 게 있으면 저도 공부 좀 하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트랜스젠더의 성매매 같은 주제는 잘 모르는 것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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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Kevin Rorty onlyfans 문제는 그냥 유통과정의 차이입니다. 플랫폼 노동 문제도 그렇고 사람들이 유통차원에서의 변화를 너무 과장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문제는 유통과정에서의 변화, 즉 기존의 포주 - 성매매 모델에서의 자본축적과 다른 유형의 자본축적 문제로 해석하면 됩니다. 여성의 포주 역할을 했던, 기존의 조직폭력배라든지 하는 집단, 즉 계급적으로는 룸펜프롤레타리아트의 변화과정하고도 엮어서 논의를 해야겠죠. 그렇다고 해서 젠더적 관점이 꼭 배제되어야 하는가? 그건 또 아닌거죠. 어떤 식으로 그런 유통, 판매 과정에서 젠더적 권력 문제나 이런 게 관철되는지 보는 것도 중요한 겁니다. 왜 그것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제가 본 연구들 중에서 단순히 포주 - 성매매만 놓고 분석한 사례는 없습니다. 이미 금융화된 자본 축적과 연결되어서 더 음지화되고 더 교묘해지고 그런 변화를 겪고 있다고 하는데 포주 - 성매매 모델만 고수한다고 하시는 건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그리고 단순히 성매매를 없애자고 한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탈상품화가 쉬운 문제인가요? 권력의 문제라고 하면 문제가 쉬워지나요? 권력의 문제에서 접근해서 나오는 대안은 뭔가요? 잘 모르겠네요. 권력의 문제라고 한다면 굳이 성매매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거의 모든 측면에 적용되는데 하나 해결하면 전체를 다 해결할 수 있게 되는건가요? 쉽고 말고의 문제도 아니고 분석은 보다 더 복잡해지고 심화될수록 좋습니다. 권력의 문제로만 봐야 한다고 고집할 이유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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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2]

Favourites  · 8 Dtecem0botne5arcom uat5 13f:20  · 

매번 당할 때마다 황당하다고 느끼지만 내가 성매매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면 

여자애들은 반대하거나 뭐라고 하거나 안 그러거든? 혹여 비판하더라도 내 반성매매론이 현실의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어떤 해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비판하는데 

진짜 남자애들은 악착같이 성매매는 없어질 수 없는 문제이고, 남성의 본능과 관련이 돼있고 어쩌고 그런 쌉소리를 꼭 한다. 

예전에도 어디서 위안부 문제와의 관련 속에서 성매매는 사라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봐야 한다 어쩐다 발제를 했더니 뒷풀이까지 와서 자기는 절대로 성매매 없어진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왜 성매매 구매자를 비판적으로 보냐 막 그런 소리 한참 하더니 자기는 성매매 한다고 고백(?)한 기자도 있었다. 아직도 기억나네. 

성매매 구매하는 게 왜 잘못이냐 막 그러는데 황당해서.. 그뒤로 기자라는 직업에 편견 생겼는데 아무튼 내가 막 설명해주잖아? 그러면 또 이제 너가 책만 보고 그런 얘기하는거다. 현실을 몰라서 그렇다. 외국사례 들고 오지 마라. 

아니, 그러면 책읽고 분석하고 말을 하지, 뭘 보고 말을 하니.. 너네처럼 직접 성매매 해보고 그 경험으로 말해? 휴, 나한테 욕먹는 애들이 꼭 님이 많이 안다고 해서! 그게 다가 아니거든요! 이런 얘기하는데.. 그래.. 고맙다.. 많이 안다고 해줘서.. 내가 많이 아는 게 아니라 너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뇌내망상으로 키보드 치는게 아닐까 생각해줬으면 좋겠구나..

13 comments

Han Eunhyoung

남녀 격차가 존재하는 한 성매매는 없어지지 않겠죠. 즉 쌉소리들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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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ku Kim

저 같은 경우는 성매매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가, 성노동 당사자의 이야기를 몇몇 접하게 되면서 좀 유보적이 된 케이스이기는 한데...솔직히 성매매/성노동 담론에 구매자들이 낄 필요도 이유도 없는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들여다 봐도 그들이 하는 이야기의 질도 너무 구리고, 도움될 거 하나 없는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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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그러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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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Jeong-Woo

그냥 전 이 문제 안 건드는게 맞다고 봅니다....어느쪽으로 튀어도 결국 답이 없는 문제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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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피한다고 사라질 문제도 아니고 답이 꼭 없다고 보지도 않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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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Jeong-Woo

이 논쟁만큼 별론이 많고 개인의 경험, 감정기제가 많이 작동하는 문제도 없는지라....

너 해봤냐 아니냐부터 여자는 안 사먹냐 그리고 확실히 감정기제 눌리는 부분이 성별, 세대별로 다르단 느낌도 많이 받습니다

개개인이 참여해봤냐 아니냐 차이도 있고 의외로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더라고요

요새는 성인 인방판이 커져서 반쯤 성매매인듯 아닌듯한 시장도 커지고

부동산 임장 다녀보니 소위 집창촌이란 곳들은 쇠퇴일로에 주변에 아파트촌이 생길 예정이라 민원에 밀려 사라질 예정이고 점점 도시 내 음성적 영업으로 지하화될걸로 보입니다

대포폰도 구하기 힘들어져서 성매매 위험성도 커지는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그마저 할 수 있는 구매층도 줄어들면서 자연히 쪼그라 들거라 봅니다

한 10년 뒤에는 좀 더 일관성 있는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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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Rak Park

공감 많이 했고, 예전에 저를 보는 듯 했어요 ㅎㅎ.. 저부터가 이런 질문들에 조금이라도 답을 얻어가려고 책을 읽고 있으니까요. '매매'라는 용어부터 이미 본능으로 얘길 퉁칠 수 있는 당위가 사라지죠. 본능 얘기로 퉁칠거면 우리는 가게에서 돈을 내고 음식을 사먹기보다 차라리 음식을 훔쳐먹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 중에서 꽤 똑똑한? 분들은 다시 '배고픔'을 생리적 본능으로 들고 나올테지만, 단순 배고픔을 해소하는 목적이라면 길거리 비둘기나 고양이, 곤충도 사냥해서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공기, 도덕, 체면 등은 개개인의 '문명인'을 그로부터 멀리 떨어뜨리죠. 무엇보다 저는 사람 안에 병존하는 거칠고 조야한 자연스러움을 담담하지만 온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스러움과 함께, 기꺼이 그 안을 뒹구르는 억척스러움을 동경합니다. 당장 '객체화/대상화'같은 용어들이 어디 시골 어르신들끼리의 대화 속 '거시기'와 같은 운동권 방언 정도로 전락한 것과 별개로 ("박씨, 그거 있잖아, 거시기 그거." "아, 거시기 그거?"), 그 안에 담긴 문제의식 자체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어요.

비슷하게, 지금의 제가 성매매 합법화를 반대하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그 중 '성매매가 폭력적이기 때문/인간을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란 말에는 별로 동의가 가지 않아요. 그보단 차라리 지금 행해지는 성매매들은 마치 숲 속의 나무를 베어 거친 겉껍질을 벗겨 잘라 매끄럽게 사포로 갈아버린, 기름칠까지 깔끔하게 먹인 나무 가공품처럼 기괴하게 반짝거리고 있어, 그 결벽이 우리 안의 날 것에 가까운 피와 살과 똥을 시야로부터 지워버리고 있고, 결국 이를 온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스러움과 기꺼이 그 안을 함께 뒹구르는 억척스러움까지 함께 죽이고 있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거기엔 예상치 못하게 새어나온 생리혈이 시뻘겋게 물들인 속옷과 침대 시트, 정리되지 않은 음모의 무성함, 애무하기 위해 호기롭게 들이댄 코를 찌르는 익숙치 않은 불쾌한 냄새, 솜털이지만 튀어나온 배꼽 밑의 털을 본 애송이의 당혹감, 심적 긴장감으로부터 발기가 잘 되지 않는 자신이나 연인을 향한 책망내지 실망감, 어리숙한 벌거숭이들이 그마저도 맞춰가고 품어주려는 지난한 과정들 모두가 깔끔하게 잘려나가있습니다. 사실, 이 지난한 교감의 과정이야말로 평생을 함께할 파트너를 찾고 만들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데 말이죠. 노골적이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리고 그렇게 자연스러운 동시에 일상적으로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고 교감해가는 지속성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성매매산업 속에서 성구매자는 성판매자를 향해 기괴한 반짝임을 자유 계약에 따라 요구하죠. 저는 오히려 이러한 반짝임이야말로 나무공예품 뒤에 있던 처음 나무의 모습을 망각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바꿔 말하면, 시간이 흘러 성매매가 인간안에 병존하는 '피와 살과 똥'을 예비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된다면 저는 얼마든지 찬성할 겁니다. (이 정도의 인식 변화가 있었다면 사실상 성매매는 더 이상 성매매가 아닌 다른 것으로 불리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성욕 해소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성봉사도 이런 측면에서 저는 찬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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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Rak Park

뭔가 이상하다싶었는데 마지막에 성구매자와 성판매자를 거꾸로 적었군요 이거 엄청 중요한 건데 ㅋㅋ.. 수정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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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YeongRak Park 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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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찬

거기서 이제 호빠 얘기 꺼내면서 봐라 여자들도 구매하지 않느냐 얘기 나오면 레알루다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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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그렇죠ㅋㅋ 그 얘기 꼭 나와야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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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yeong So

성매매는 인간의 성을 자본에 종속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성매매를 금지시켜야한다고 생각핮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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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houn Tom Song

어떨지는 사실 성매매 금지를 해보면 알겠죠. 다만 저는 술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지만, 둘 다, 판매 금지하자면 반대할 것 같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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