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이종구 - 12 · 3 계엄 소동과 50년 전의 진짜 기독교 작년 12월 3일 심야에 벌어진... | Facebook

이종구 - 2025-05-30 12 · 3 계엄 소동과 50년 전의 진짜 기독교 작년 12월 3일 심야에 벌어진... | Facebook

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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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12 · 3 계엄 소동과 50년 전의 진짜 기독교

작년 12월 3일 심야에 벌어진 계엄 소동은 시민의 저항 덕분에 수습되었고 지금은 대선 정국의 정점이다. 며칠 있으면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고 새로운 정부가 나가야 할 방향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시작될 것이다. 격변하는 국제정세만 보아도 집권 세력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그러나 6개월에 걸친 계엄 수습 과정을 돌이켜 보면 압도적 다수의 시민이 공유하고 있는 옛날의 군사정권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는 최소한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 주도 쿠데타는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
 
즉, 한국 현대사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대통령 주도 쿠데타는 박정희가 1972년 10월 17일 저녁에 저지른 10월 유신이다. 남북대화가 진행되고 있으니 통일을 추진하기 위해 일사불란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회를 해산하고 헌법을 정지시켰다. 그 날 이후 시민의 정치적 기본권은 심각하게 제약되고 사실상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가 없는 동토의 공화국이 되었다. 1979년 10월 26일에 발생한 서울 궁정동 안가에서 여대생을 끼고 술을 마시던 박정희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사살한 10 · 26사건으로 유신체제는 끝장이 났다. 시민들도 잠시 민주화에 대한 기대를 가졌으나 군을 동원한 보안사령관 전두환의 권력 찬탈을 막을만한 역량을 모을 수 없었다. 그 결과는 1980년 5월에 광주에서 벌어진 참극이었다. 1987년의 6월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민주화를 바라는 시민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이러한 민주화 과정에 대한 기억이 사회적으로 공유되어 있었으므로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도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거리에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만일 12 · 3 쿠데타가 성공했으면 벌어졌을 일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고성휘 신학박사는 “NCC 목요기도회 30년사 I , -시대와 함께하는 용기- 1974.7.~1976.5.”(도서출판 동연)에서 사법 살인이 실제로 벌어지던 유신 직후의 살기등등한 박정희 정권과 대결하는 기독교 목회자와 교인, 양심수 가족, 시민의 처절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NCC는 개신교의 연합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말한다. 특히 8명의 인혁당 사건 사형수와 가족의 사연은 책장을 넘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침혹하다. 예를 들면, 중앙정보부는 사형수 부인에게 성욕 항진제를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남편이 공산당이라고 인정하게 했다. 그 부인은 아이들과 집단 자살을 시도하다 어머니에게 발견되어 미수에 그쳤다. 심지어 사형수의 유언도 조작하고, 고문 흔적을 감추느라 성당의 영결식장으로 가는 시신을 탈취해 화장해 버렸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대한민국 제거 대상”으로 지목한 사람은 죽어야 했다. 12 · 3 쿠데타 주동자가 체포를 “수거”로 표현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러나 민청학련 사건으로 검거 선풍이 불어 얼어붙은 사회에서 소수의 기독교 목회자들이 모여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기도회가 순식간에 양심수 가족과 민주시민이 모여 구속자 석방과 민주회복을 외치는 해방공간으로 발전하는 기적도 일어났다. 이 목요기도회는 군사정권이 종식될 때까지 한국에서 유일하게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공간이었다. 교회여성연합회 사무실에 찾아와 “아들을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어머니들을 품은 목회자들은 “구속자가족협의회”(구가협)가 만들어지도록 도왔다. 이 모임은 1980년대에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으로 이어졌다. 목요기도회를 지속하기 위해 개신교 내부는 교파의 차이를 넘어 협력했으며 천주교 신부도 동참했다. 이와 같이 저자는 1974년의 민청학련 사건에서 1976년의 명동성당 3 · 1구국선언 사건에 이르는 시기에 결단한 기독교 목회자와 교인을 중심으로 전개된 민주화 운동의 험난한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광고 탄압을 받는 동아일보에 게재된 교회와 기독교인의 격려 광고 문안을 일일이 소개하고 분석하는 작업도 끈기있게 수행했다.
 
“극우파 기독교”가 낯설지 않은 시사용어로 등장한 현실에서 이 책은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진짜 기독교와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반세기 전의 옛날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실제로는 현실의 사회와 교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가장 여리고 힘없는 자들이 모인 목요기도회의 기도는 응답을 받아 결국 총칼로 무장한 군부 권력도 물러갔다. 태극기, 성조기, 이스라엘기를 들고 민주 시민을 저주하는 폭언을 퍼부으며 거리를 누비는 극우파 기독교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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