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업개혁 왜 못하나?

북한, 농업개혁 왜 못하나?

서울-문성휘 moons@rfa.org
20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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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주민들의 먹는 문제해결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지적되는 것이 농업개혁입니다. 이처럼 시급한 당면 과제를 북한당국이 왜 자꾸 외면하는지,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무슨 사연 때문인지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농업개혁을 하면 먹는 문제가 풀린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막상 농업개혁을 시작하면 김일성의 주체농법은 뭐가 되고 그로인해 먹는 문제가 풀리면 김정일은 어떻게 평가해야 되는가”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농업 간부는 북한이 ‘농업개혁’ 문제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런 문제 때문에 올해 초 계획했던 ‘농업개혁’을 시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지금도 그런 문제로 지도부에서 논쟁이 많다고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해방 후 김일성 주석은 소작농민이 70%, 땅을 빌려준 지주가 30%로 현물을 나누는 ‘3.7제 투쟁’을 벌려왔다고 합니다.

또 북한은 당시 김일성 주석이 내놓은 ‘3.7제 투쟁’에 대해 악독한 지주의 착취행위를 종식시키고 농민들을 땅의 노예에서 해방시킨 거룩한 행위로 미화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김일성 동지 혁명역사’라는 교재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무려 네 번에 걸쳐 반복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농민들의 땅을 국유화해 협동농업을 실현한 부분에 대해서도 농민들을 영원한 땅의 주인이 되게 해주고 사회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초를 쌓은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농업개혁을 시행할 경우, 북한의 우상인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대부분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김일성의 ‘혁명력사’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김정은 정권이 안고 있는 고민이라고 말해 북한에서는 농업개혁과 ‘개혁개방’이 쉽지 않은 난제임을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농업개혁을 시행해 식량문제가 해결될 경우, 주체농법을 고집하며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최근까지 수백만 명의 주민들을 굶겨 죽인 김정일 정권의 행위를 어떻게 설명 해야 할지가 최대의 난문제로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정권이 식량난을 구실로 주민들을 굶어 죽게 방치한 문제가 해결돼야 후계자 김정은 정권에서 농업개혁이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우리 인민들이 김정은에게 바라는 건 개혁개방밖에 없다”며 “김정은 정권이 개혁개방을 하지 않을 것으로 인식되는 순간 김정은에 대한 인민들의 기대와 믿음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 북한 인민들 사이에서 개혁개방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절체절명의 문제임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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