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식 선생님>
대깨문들의 난동 특히 친일과 반일을 대하는 정서적인 반응을 보면서 저는 이것을 '반일 정신병'으로 불러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최소한의 논리와 지식을 갖춘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저는 '순수한 관념일수록 극단화하기 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80세 노인이라 해도 1945년 해방 당시에는 5살 어린아이였습니다. 한마디로 일제시대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가할만한 경험 자체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이렇게 일제시대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일수록 식민지 시대의 경험에 대해서 확신하고, 분노하며, 극렬한 증오심을 표출한다는 점입니다.
원래 사람이 실제 현실에서 보고들은 경험은 입체적이고 종합적입니다. 그래서 그 경험은 총체적인 성찰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고 특정한 사건이나 사물을 말 그대로 순수한 분노나 순수한 선의로만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몰아치는 토착왜구니 뭐니 하는 반일정신병의 증상은 말 그대로 티비나 영화 기껏해야 싸구려 좌파 저작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일제시대를 간접 경험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식민지 시대에 대해 제대로 된 지적 정서적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단편적인 사실만을 확대 과장 왜곡해 전달하는 좌파의 선동에 쉽게 넘어가 말 그대로 순수한(?) 반일감정을 갖게 된다고 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간이 딱 책 한 권만 읽은 인간이라는 말과도 연관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지적 정서적 경험을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없는 인간들 아니 그럴 필요나 또는 그런 정신적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지적 장애아, 반일 정신병 환자들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재능이 있는 작가나 영화감독이라면 이들 반일정신병 환자들과 그 증상을 다루는, 반일정신병 좀비(The world of anti japan zombie)를 소재로 한 괜찮은 소설이나 영화도 하나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번에 타임라인 출판사가 펴낸 <친일과 반일의 문화인류학>은 한국인의 식민지시대에 대한 지적 정서적 왜곡을 교정해줄 수 있는 내용입니다.
딱딱한 이론서나 학술서가 아니고 술술 읽히는 에세이 성격의 책인데, 재미 있습니다. 저명한 문화인류학자 최길성 선생이 평생에 걸친 친일/반일 문제의 탐구를 통해 얻은 경험을 풀어나가는 스토리텔링이 흥미롭습니다.
저 역시 제 어머니나 할머니, 아버님이나 할아버지 세대의 어르신들에게서는 "일제시대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조선사람들보다 일본인들이 훨씬 나았다. 우리가 그들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는 얘기를 제법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그런 어르신들을 직접 발로 찾아다니면서 보고들은 이야기들이 많이 수록돼 있습니다. 지금 절반쯤 읽었는데, 거문도 관련 스토리도 재미있네요.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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