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우종학 - 목사를 꿈꾸다가 청춘을 다 바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헌신한 윤미향 대표

(3) 우종학 - 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비록 한번이라도... | Facebook

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비록 한번이라도...
- 목사를 꿈꾸다가 청춘을 다 바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헌신한 윤미향 대표
- 테레사 수녀님처럼 자신의 모든 삶과 이득을 다 버리고, 16년간 할머니들의 트라우마를 자상하게 보살폈던 손영미 소장
- 사택 관리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월 200만 원이 넘는 직장을 버리고 2014년부터 월 120만 원에 컨테이너에 기거하면서 안성 쉼터를 관리하시다가 2018년부터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월 50만 원을 받으면서도 20만 원만 받아도 된다고 하셨던, 그러다가 위암 3기까지 갔던 윤미향 대표의 아버지.
모두 너희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봉사자요, 기억해야 할 성자들이다.
아래 글은 윤미향 대표의 신혼 시절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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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전, 제게도 짧았지만, 신혼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흥역에서 10여 분 되는 곳에 마련된 제 신혼집에 어느 날 저녁, 어두컴컴한 길을 어떻게 찾아왔는지 두 할머니가 문을 두들겼습니다. 제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강덕경, 김순덕 할머니였습니다. 갑작스런 방문에 반가움보다는 이 밤에 무슨 일이 있어서 여기까지 오셨나 하는 걱정이 더 큰 눈으로 두 분을 맞이했습니다. 이유인즉, 함께 살고 있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끼리 싸움을 했는데 너무나 화가 나서 집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답니다. 윤 간사 집 말고는.
할머니들에 비해서 아직 많이 어린 저였지만 싸워서 집을 나왔다는 할머니들이 너무 귀여워서 처음에는 웃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귀엽다는 생각은 잠시였고, 갈 곳이 없더라는 말씀에 안타깝고, 그 와중에 내 집이 피신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에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내 남편은 세 여자들 사이에서 오락부장을 하며 흥을 냈고, 할머니들과 소주 한잔에 오징어 다리와 쥐포, 짱구 과자를 놓고 노랫가락과 한숨, 할머니들의 인생을 풀어내기도 하며 밤이 깊어감을 즐겼습니다.
새벽녘이 되어 인기척 소리가 잠시 나는가 싶었는데, 금세 조용해서 나가보니 아직 아침이 환히 밝아오지도 않았는데 두 분 할머니가 시흥역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두 할머니의 한서린 아리랑 노래가 등 뒤로 흘러왔습니다. “할머니!” 하는 소리에 잠시 뒤를 돌아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다시 가던 길을 가십니다. 옅은 어둠의 배웅을 받으며 걸어가던 두 할머니의 뒷모습은 지금도 제게는 참 다양한 마음을 갖게 하는 추억입니다. 언제나 수요시위 맨 앞에 서서 주먹을 쥐셨던 할머니, 그림으로 일본 정부의 잘못을 꾸짖으며 우리의 작은 목소리를 부끄럽게 느끼게 하셨던 할머니, 이미 고인이 되어 위로를 드리고 싶어도 드릴 수 없는, 사랑을 드리고 싶어도 사랑을 드릴 수 없는 할머니... 아, 보고 싶습니다. 논둑길을 따라 걸어가며 부르던 그녀들의 노랫가락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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